라온고가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권 B 권역 6승으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후반기에도 연승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경기권의 팀 편성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항상 2강 야탑고와 유신고가 선두권을 유지하고 나머지 팀들이 그 다음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유신고가 강원권에 포함되면서 야탑고(경기권 A)와 떨어진 팀들은 1위 자리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온고는 시즌 전부터 제법 전력이 탄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운드도 약하지 않고 수비나 공격 짜임새도 평균을 넘는다는 평가였다.
개막 전 권역별 팀 선정 이후엔 같은 조(장안,부천,소래,인창,율곡,광명공고)의 팀 전력을 감안하면 우승도 넘볼 만 했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전승까지는 할 줄은 강봉수(라온고)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 몰랐다.
*창단 4년 만에 권역 첫 우승, 그것도 전승으로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라온고는 창단할 때엔 송탄제일고였다. 그러나 2018년 학교명이 바뀌면서 새로 창단된 다른 팀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송탄제일고는 2016년 주말리그를 거쳐 대통령배와 봉황기에 출전했으나 모두 1회에서 콜드패를 당했다.
하지만 2017년엔 주말리그 전후반 모두 4위권에 올라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 참가했다.
물론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으나 전국 모든 팀이 참가하는 봉황대기에서는 김해고와 물금고를 연달아 꺾고 32강까지 오르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에도 3차례 전국대회에 출전했는데 황금사자기에서는 원주고전 승리 이후 강호 대구고와 접전 끝에 4-7로 패하며 8강행이 좌절됐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많은 팀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선수 수급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경기권 내에서 그래도 선전하는 팀으로 통하면서 입학을 원하는 신입생도 늘고 전학을 오는 이들도 증가했다.
라온고는 올시즌 전반기 부천고에게 8회 석 점을 뽑아 5-3 극적인 역전승을 시작으로 소래고(12-6), 율곡고(4-1),장안고(9-3),인창고(10-6)등 경기 초반 끌려가던 분위기를 뒤집는 뒷심을 발휘했다.
전년도까지만 해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에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앞서고 있어도 불안했덕 것이다.
그러나 올해 라온고는 180도 달랐다.
선수들은 ‘지고 있어도 질 거 같지 않은 느낌’ 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후반기 주말리그는 전국대회 출전과 무관하기 때문에 자칫 안일하게 생각할 수 도 있으련만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8일 토요일 율곡고와의 후반기 3번째 경기직전 모습
* 후반기도 3승, 전국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증 폭발
라온고는 후반기리그에도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첫 상대 부천고(13-1)를 눌러 이겼고 소래고에게도 15-7 역시 콜드승으로 가볍게 제쳤다.
18일(토) 탄천구장에서 펼쳐진 율곡고전에서는 3-2 한 점차 승을 거두며 3승째를 신고했다.
올시즌 공식 경기 9전 전승.
강봉수 감독
2017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강봉수감독은 ‘전년과 비교해 전력이 좋아진 것이 아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며 ‘시즌 전 장안고에게 연습경기에서 매번 졌었는데 주말리그에서 한 이닝 7점을 뽑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고 그 이후부터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해졌다’ 고 밝혔다.
18일 탄천종합운동장내 야구장 주변에서 ‘라온고등학교’라고 선명한 글자가 새겨진 버스를 볼 수 있었다.
라온고 야구부 버스였다. 외관상으로도 출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깔끔하고 산뜻한 버스에서 파란색 유니폼의 선수들이 하차중이었다.
송탄제일고로 창단 할 땐 흰색 유니폼이었으나 이후 이 색으로 유니폼이 교체됐다. 멀리서 보면 휘문고나 부산고가 떠올려지는 색상이다.
유니폼에 대한 이미지는 팀 전력과 비례한다. 팀 성적이 좋다보니 왠지 라온고 선수들의 유니폼이 잘 어울리고 멋져 보였다.
“저희요? 단합이 잘 되는 거 같아요. 다들 목표가 팀 승리였거든요. 전반기땐 그랬고 이젠 개인성적에 집중해야죠. 그래도 팀이 먼저잖아요. 오늘도 전력을 다할 겁니다.” (3학년 이준재 우완)
190cm 97kg으로 팀 내 최고 장신 이준재는 전반기 4경기(14이닝) 등판 2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최고구속 145km/h
“스카우트들이 저희 게임 보러 자주 오세요. 일단 지명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준재와 나란히 원투펀치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25이닝)을 던진 고영선도 140대 전후의 볼을 던지는 우완 오버로 전반기 2승 평균자책점 1.44를 찍었다. 삼진도 19개로 팀 내 최다.
율곡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 둘은 대기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비봉고에서 전학을 온 친구가 있거든요. 이재성이라고 좌완인데 오늘 선발 등판 합니다. ”
고영선은 이재성이 가세함에 따라 마운드가 더욱 탄탄해 질 것 같다며 전국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준재- 고영선
* 화려하진 않아도 안정적인 마운드
전반기 라온고의 팀 방어율은 2.42
고영선-이준재 이외 신동윤(2학년.사이드암)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3경기 등판 8이닝 동안 단 1실점 1자책. 2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유급을 해서 지금 3학년과 같은 나이인데요. 작년에 인천고에서 왔어요. 지금 인천고 마운드도 좋은 거 보면 전학을 선택 한 것이 잘 한 거 같아요.팀 분위기요? 둘 다 좋지만 여기가 더 정도 있고 마음도 잘 뭉쳐지는 거 같아요. 지금 130대 중후반의 스피드인데 앞으로 좀 더 구속을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셋 이외 이재성(3학년.좌완)의 가세로 라온고의 마운드는 더 든든해졌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선 이재성은 율곡고 타선을 맞아 최고구속 137km/h을 기록했으며 1.1이닝 동안 42개의 볼을 던져 3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이 외 2학년 투수 송재영(좌완) 이민우(우완)의 활약도 기대된다.
라온고는 비록 150을 넘나드는 파이어볼러는 없지만 기량이 고른 편이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자유자재로 투수 수급이 원활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체적으로 볼넷비율도 낮다.
후반기엔 3경기에서 팀 방어율이 1.88로 더욱 좋아졌다.
신동윤
* 승리를 향한 강한 열망과 단합의 결실
사실 경기권의 전력은 야탑과 유신을 제외하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라온고의 전승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될 소지가 크다.
허나 경기 내용이나 기록을 살펴보면 요행으로 혹은 약체를 상대로 거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전반기 라온고의 팀 타율은 0.285이었다. 득점은 51점으로 평균 8.5점을 뽑았다. 반면 실점은 19점으로 평균 3점대 초반.
투수들의 역투 뿐 만 아니라 타선의 집중력도 좋았던 것이다.
그 중심엔 주장 겸 1번 타자로 뛰고 있는 김지찬(3학년.유격수)이 있다.
김지찬
모가중학교 출신의 김지찬은 160cm가 조금 넘는 작은 키의 내야수. 남들보다 체구는 작지만 수비와 방망이 그리고 주력까지 나무랄 것이 없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반기 6경기 출전 26타수 14안타 타율 0.538 1홈런 6타점 9도루 OPS 1.302를 기록했다.
전경기 유격수로 뛰면서 기록한 실책도 없다.
“형도 잘 했는데 지명을 받지 못하고 건국대 갔어요. 작아서 힘든 점은 딱히 없는데 보시는 분들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하시는 거 같아요. 형이 이루지 못한 꿈 이뤄보고 싶어요.”
두 살 터울 형 김지훈(3루수)도 160대 초반의 작은 키였으나 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며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프로직행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2년전 형 김지훈과 함께
김지찬은 김선빈(KIA.내야수)처럼 작지만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며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율곡고전에서 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 톱타자로 나와 우중월 안타로 1루 출루해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다시 3루 도루까지 안착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펼쳐진 상황에 율곡고 배터리는 당황하며 폭투. 다시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돌진 혼자 점수를 만들어 냈다.
부천고 에이스 홍원표(3학년.우완)는 ‘김지찬은 아주 신경 쓰이는 타자다. 1루에 출루하면 그냥 도루를 하라고 내버려 둔다. 그게 편하다(웃음). 주루 플레이가 좋아 상대하기 껄끄럽다’ 고 말했다.
수비하는 모습은 경쾌하고 군더더기 없다. 보폭이 좁긴 해도 범위가 넓고 동작이 재빠르다. 무엇보다 야구센스와 게임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강봉수 감독은 ‘유격수로서 부족함이 없는 선수’ 라며 ‘역대급 유격수로 성장할 재목감’ 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스카우트들은 ‘키가 좀 만 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피력하며 ‘지명을 해도 결국 선수 활용권을 쥐고 있는 코칭 스태프 입장에선 체격이 좋은 자원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현실’ 이라며 말을 아꼈다.
허윤-오석-정훈석-강성훈 (위부터 시계방향순)
주로 6,7번 타순에 배치되는 지정환(3학년 2루수)는 전반기 타율 0.438 4타점 4도루를 기록하며 하위타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석(3학년.3루수), 강성훈(3학년.중견수),정훈석(3학년.좌익수)등 타율이 평범했던 타자들은 일제히 ‘ 팀을 위해 팀플레이를 한 결과’ 라며 후반기엔 개인 성적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 할 것이라며 털어놨다.
포수는 허윤(3학년)과 김상혁(3학년)이 돌아가며 본다.
2학년 중에서 주전으로 뛰는 야수는 단 한 명 바로 배정빈(2학년.우익수)이다.
“원래 투수를 했는데 스피드도 나오지 않고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아 1년 유급을 하고 수비연습을 했죠. 내년엔 3루를 볼 계획입니다. 겨울 동안 힘이 붙어서 인지 타격이 잘 맞고 있어 요즘 야구가 너무 재미있어요.”
모가중 출신 배정빈은 183cm 78kg의 우투우타로 전반기 타율 0.357 5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율곡고전 2-2 동점이던 9회말 우중간 사이로 빠져 나가는 3루타를 치고 나가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배정빈
라온고는 지금까지 낯설고 생소한 팀이었다. 그러나 창단 4년째인 올해 그들은 차근차근 ‘이기는 방법’ 과 ‘승리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다음달 17일(월)부터 시작되는 제 73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과연 그들은 어디까지 올라갈까?
우승팀을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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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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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