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시작하며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의 개막도 성큼 다가왔다. 12개 팀들은 두달에 걸친 동계훈련을 통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 중이다. [서호정의 킥오프]는 K리그 클래식 12개 팀의 프리뷰를 통해 각 팀들의 전력을 미리 살펴 본다. 각 팀 별 주요 선수의 레벨을 확인하고 리그 전체의 최고 선수 101명도 찾아 본다. 프리뷰의 여덟번째 주인공은 지난 시즌 돌풍의 중심에 섰던 성남FC다.
:: 2015년의 성남FC는?
잘해야 상위스플릿 경쟁권이라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5월까지 고전했던 성남은 리그에만 집중하기 시작하자 승점을 무섭게 쌓아갔다. 18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7승 3무의 무패 가도를 달렸고 32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승리하며 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었다. 4위로 상위스플릿에 오른 성남은 1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최종 5위로 시즌을 마쳤다.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시민구단 전환 후 2년 만에 강자로 돌아왔다. 황의조의 성장과 김두현의 건재함, 김학범 감독의 조직력 중심의 전술 등 부수적 성과도 많았다.
:: 2016년 준비 과정은?
박준혁, 김철호, 김성준, 남준재 같은 지난 시즌의 핵심 선수가 나갔지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작업은 충실히 이뤄졌다. 황진성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데려와 팀의 수준을 더 높였다. 티아고, 피투를 영입해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유창현, 조재철, 최호정, 안상현 같은 좋은 주전급 멤버로 스쿼드의 두께를 올렸다.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김동준과 강원에서 온 김근배로 뒷문도 든든하다. 지난해보다 스쿼드가 더 좋아졌다는 평이다. 순천에서 국내 전지훈련을 가지며 피지컬 완성에 집중한 성남은 미국 LA로 전지훈련을 떠나 경기력을 완성시켰다.
:: 선수단 IN&OUT
IN: 황진성(교토), 김근배(강원), 조재철(경남), 최호정(대구), 티아고(포항), 유창현(전북), 안상현(대전), 김동준(연세대), 피투(아트로미토스) 박인우(원광디지털대), 최명진(광주대), 이범수(명지대), 박재우(천안FC), 권혁준(문경대), 김명수(관동대), 연제운(선문대)
OUT: 정산(울산), 박준혁(입대), 심우연(서울), 강진욱(계약만료), 한상현(계약만료), 이요한(계약만료), 김철호(촌부리), 레이나(계약해지), 김성준(상주, 입대), 남준재(안산, 입대), 이승민(계약만료), 이상협(임대만료)
:: 스쿼드 레벨표
팀을 떠난 선수 중 지난 시즌의 핵심 선수는 김철호, 김성준, 남준재, 박준혁인데 김철호를 제외하면 군입대라는 불가항력적 문제였다. 황의조, 윤영선 등 타팀이 군침을 흘린 주축들을 시민구단의 재정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 지켜냈다는 얘기다. 외국인 선수가 플러스 알파가 될 관건이다. 티아고는 지난 시즌 어느 정도 검증이 됐지만 피투가 측면에서 어느 정도 해주느냐에 따라 공격의 파괴력이 달라질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험과 패기, 공격과 수비의 조화가 잘 된 알찬 스쿼드다.
:: 리더
김두현(MF)은 존재만으로 팀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선수다. 여전히 차원이 다른 패스와 슛, 시야를 갖고 있지만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의 솔선수범과 경험이 팀의 수준을 올렸다고 확신한다. 황의조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을 각성시키는 역할까지도 하니 팀 입장에선 완벽 그 자체의 리더.
:: 센터
황의조(FW)는 프로 3년차인 지난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K리그 정상급 골잡이로 거듭났다. 2년 간 6골을 넣었던 그가 지난 한 해 리그에서만 15골을 넣었다. 황선홍을 연상시킬 정도로 만능 공격수인 그는 올해 더 강화된 2선 지원을 등에 업고 20골 고지를 노크한다.
:: 실력파
윤영선(DF)과 임채민(DF)이 수비 중앙에 버팀으로써 상대의 고민은 커진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국가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윤영선은 힘과 높이로 상대를 제압하고, 임채민은 젊지만 수비진을 리드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임채민이 지난 시즌 입은 장기 부상 여파에서 빨리 회복될수록 성남 수비는 견고해진다.
:: 외국인 멤버
티아고(FW)와 피투(MF) 2명의 외국인 선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던 성남은 국내 선수들의 역량 집중에 더 힘을 실었다. 하지만 티아고는 뛰어난 왼발과 돌파 능력으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피투도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그리스에서 검증이 된 경험 많은 선수. 외국인 선수다운 몫만 해 주면 충분하다.
:: 총괄 프로듀서
김학범 감독은 강원 감독과 중국 무대를 거치며 지도자로서 더 단련됐다. 성남 감독 복귀 후 첫 시즌엔 없는 전력으로 성과를 내는 법을 보여줬고, 지난 시즌엔 부족한 부분을 조직력을 채우며 또 한번 업그레이드를 이뤄냈다. 그 보상으로 더 탄탄한 스쿼드를 받은 그가 올 시즌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여줄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전력분석(각 10점, 50점 만점)
골키퍼: 7점. 박준혁이 현역으로 입대했지만 베테랑 전상욱이 있고, 떠오르는 신성 김동준이 합류했다. 김근배는 세컨드 골키퍼로서의 몫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선수. 선방쇼를 펼치는 박준혁이 맹활약한 지난 시즌과는 다른 안정감 위주의 골키퍼들이지만 기량은 밀리지 않는다.
수비: 8점. 어느 팀 부럽지 않은 막강한 센터백 라인을 자랑한다. 윤영선, 임채민, 김태윤, 장석원에 최악의 상황에 센터백을 소화할 멀티 플레이어가 즐비하다. 양 측면은 중앙에 비해 조금 아쉽지만 장학영이라는 백전노장이 버팀목이 된다. 오른쪽은 이태희와 곽해성의 경쟁 체제다.
허리: 9점. 김두현과 황진성이라는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가 조화만 이뤄낸다면 김보경-이재성, 신진호-다카하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머지 한 자리가 관건이다. 하드워커 김철호의 자리를 정선호를 비롯해 이종원, 조재철, 최호정 등이 메워야 한다.
공격: 8점. 황의조라는 확실한 득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으로 경쟁력은 증명된다. 올해도 15골 이상을 넣어줄 것이다. 문제는 황의조의 백업인데 유창현을 영입해 해답을 찾았다. 양 측면은 박용지와 김동희, 티아고와 피투가 상대에 따라 가동된다. 강점이 다 각각인 선수들이다.
조직력: 9점. 지난 시즌 13라운드(제주 원정 3-4 패) 이후 성남은 2실점 내로 경기를 마쳤다. 무실점이 10경기, 1실점이 10경기였다. 2실점은 4경기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조직 완성도와 안정성이 높아 꾸준한 경기로 승점을 챙긴다는 의미다.
총점: 41점(3위). 2015년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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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수와 불안요소는?
외국인 선수들이 상대에게 위협이 돼야 한다. 티아고와 피투가 능력을 보여주면 황의조, 김두현, 황진성의 존재가 더 큰 효과를 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를 치르지 않는 만큼 지난 시즌보다 더 빨리 순위 싸움에서 치고 나가야 한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쉽고, 전북과 더불어 23세 이하 선수 기용의 폭이 넓지 않은 것도 불안요소다.
:: 성적 예상
수원과 포항의 전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전북, 서울의 양강 구도를 견제할 가장 유력한 후보다.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하지 않는 만큼 3, 4, 5월에 선두권 싸움의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목표는 2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지만 그것을 넘어 우승 판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위 이상 예상.
:: 성남이 꿈꾸는 최고의 순간
조기에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높은 구단주를 두고 있는 시민구단인만큼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나가게 된다면 현재보다 더 강화된 스쿼드를 내년에 꾸릴 수 있다. 한 시즌 반짝하는 시민구단들의 전례를 넘는, 확고한 강자로 군림하는 시민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글=서호정 기자
사진=FAphotos, 성남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