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밤 10시
카페하다 보니 장례식장에 오는 일도 잦다?!
오늘은 일부러 카메라를 두고 온다
카메라가 장례식장의 분위기를 왠지 동창회장으로 만들기 때문
우와~ 저리 많이 왔냐
먼 빛으로 보아도 동대부고 23기 친구들이 우글거린다. (기분 좋다)
하긴 자동차를 끌고 가면서도
장례식장에 가는 맘이라기 보다는 친구보러 가는 맘이다.
내겐 최희복 장인어른의 장례식이기도 하지만
최희복의 손 윗 사위인 주신환(동대부고20기) 선배와 오랫만의 자리이다
내겐 너무 힘들었던 의과대학 시절에
그 선배가 사준 술과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주신환 선배는 한양대 안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수원에 근무중이다.
선배 말고도
우리 동기 뒷 테이블에 아는 안과 의사들이 가득해서 약간 조심스러웠다
18기 내과 선배도 있어 인사도 정중히 드리고...
자~ 우리 친구들에게 가보자
역시나 이병삼과 양재홍 일찍 퇴근해서는 자리 지키고 있다
둘은 그림자처럼 함께 늘있다
31일 2반 반창회도 있는데 오늘도 역시나 2반 사람이 8반 친구보다 많다
최희복 8반이냐 2반이냐?
어~ 성대진이 나왔네 그려.
체육대회날 최희복과 같이 달리던 사람이 언제나 처럼 말쑥하게
고등학교 때 부터 군대 이야기까지 성대진도 이젠 입심이 붙어간다.
이상목 제수씨를 역시나 꼬옥 부여잡고 나타나
친구들의 시기의 눈총을 받으며 동참~
그러덴 상목이는 제수씨 앞에서 별별 고등학교 시절의 사고친 이야기를 다아 들춰낸다.
안성환 박사 오늘 얼굴 검게 나타났다
개인 병원의 답답한 속에서 공간 열린 보바스병원 근무하더니...
새로 산 차 구경도 안시키고 헤어진게 아쉽구먼
심성엽~ 방가 오랜만이었고
장인 어른 틀니하는 것 때문에 의정부를 오전에 오가더니
최근엔 건축 문제 등으로 신경도 많이 쓰일 터인데 일찍 와있다.
김종호~ 일부러 전화 연락도 안했는데 안빠지네~
업체하는 친구들은 말일이라 정신 없을 터인데(결제하느라)
늦은 시각까지 자리를 일어서질 않고 함께한다
서명원~ 사이판에서 촬영한 비디오 편집하느라 시간투자 엄청하고 있다고
구정때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하고 있단다. 또한번 가봐?!
김종진~ 운전면허 없으니 항상 넉넉하게 자리 잡고 소주잔을 채운다
아이 부러봐~ 그 쓴 소주를 잘 넘기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오늘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기만 하시네 그려
뭔일 있나?
나무 가지 끝에서 뛰지마라 허리 다친다.
황승민~ 9반 반장님이 8반 반장님보다 일찍 오셨네
다들 승민이 언제 장가가냐고 한마디씩해도
이젠 이력이 붙었는지
최근 잘라버린 턱이 긴 그녀 이야기에 흥이오른다
강준규~ 최근 위가 좀 좋아졌나. 안색도 좋아보인다.
아직 약은 먹고 있지만 상태 보기 좋았고
안성환에게 가서 내시경은 해야지~
최근에 집 옆 공사 때문에 벽이 갈라져서 엄청 신경쓰고 있다.
안성돈~ 탱고 이야기에 주위 친구들이 잘된다고 부러워해준다.
명함만한 얇고 작은 디지탈카메라를 갖고와서 촬영을 하고(빨랑 올려)
얼굴 웃음 가득하고 흥이 나보이는 것을 보니
월말에 수입이 괜찮아 보이네~
이병열~ 감기로 고생한다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말쑥하게 나왔다
제수씨 바가지가 조그마했나?
착한 제수씨 시인과 살느라 고생 많수~
얼굴이 반지르한 이유는 오기전 사우나가서 때깔 좀 냈단다.
줄담배 때문에 다들 친구들이 걱정하고 있는 터
금연초라는 쑥담배를 연신 꺼내는데
아무래도 병열이 금연 시켜서 같이 오래 살았으며 좋겠다
백연태 산악반장~ 11시가 되어 김용규(용산)를 실고 날라왔다.
언제나 처럼 부드럽게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술이 고팠는지 소주에 맥주를 타서 소맥으로 한잔 들이킨다.
한구석에 희복이 어깨 잡고 긴 이야기를 한다.
보기 좋군
김용규~ 어제 과음을 하셨나? 하얀 얼굴로 나타났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가 많아서
굉장히 멋적어하고 연이어 "제가 누구지?"를 연발한다.
우리 모두가 처음엔 서로 그랬나보다
용규가 감정 없는 의혹의 눈초리를 동기들에게 보내는 것을 보니
우리가 바로 얼마전에 그랬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지금은 서로 사는 것이 죄다 섞여있어
어제 무엇을 했는지 얼충 알 정도로 살고있다.
이상우~ 막판 자정을 넘은 시간 술이 거나해 들어온다
최희복의 가장 친한 친구임을 자부하는
그래서 한잔 걸치고 목소리 한톤 높아져있다
다들 이상우 무서워 일찍 왔더니 제일 늦었다고 한소리하고
상우가 요새 바쁘고 정신이 없긴 없나보다
이야기하는 속에서도 시간없다는 이야기를 바쁘단 이야기를 계속한다
치열하게 사는 상우야 성공하그라
새벽 1시 모두 얼굴 가득 웃음지으며 자리 일어선다
장례식장에 온 우리들이 최희복에게 든든한 친구였기를 바라면서
적어도 제수씨에게
당신의 남편이 얼마나 많고 좋은 친구들을 갖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었기를...
+ 최희복 "우리 동기 국화꽃이 제일 먼저 크게 와서 기분 좋았다"
+ 국화꽃에는 "동대부고 23기 좋은 친구들" 이란 리본이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