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게 지대 좋아 게시글 미리 보기 방지 필수‼️
미리 보기 방지되지 않은 글은 무통보 리턴 될 수 있습니다.
네네 안녕하세요,,, 수줍게 무지좋 글 찌러 온 김봉식이올시다.
살면서 귀신을 딱! 하고 마주한 적은 없다만 마주칠뻔한? 그런 일들밖에 없고,,,
뭔가 상황이 으스스하다,,, 머 그런,,, 그런 일들 밖에 없어요,,,
그래서 약간은 노잼일 수도 있음 (she무룩...)
그치만 저는 그때 참 무서웠지... (먼산) 하고 기억해서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쪄보려고 합니다.
봉식이의 공포 하우스 렛츠 고
때는 바야흐로 봉식이의 초6 시절. 엄마, 아빠, 나, 남동생은 빌라 1층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학교가 멀어져서 슬펐지만 이전에 살던 주택에서는 2층에 살아 뛰어놀지 못했던 한을 풀 수 있어 그저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빌라가 훨씬 더 깔끔하고 밝았었음)
거기다 더 중요한 점.
드디어 봉식이의 방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하하.
어린 봉식이는 너무 기뻤지만 내 방임에도 혼자 못 자고 동생이랑 같이 지내야 한다는 점이 약간은 슬펐답니다,,,
아무튼 그냥저냥 잘 살고 있었어요. 그 창문을 보기 전까지는요.
1. 빨간 창문
시작 전 과거 봉식이 방의 도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침대 옆 파란색은 창문, 화장대 옆 뚫린 곳은 문이 있던 자리입니다.
그날은 그냥 평범한 하루의 평범한 밤이었습니다.
봉식이는 제 방 침대 위에서, 나머지 가족들은 거실에서 잤어요. (난방비 아끼느라 거실에만 보일러를 켰었거든요.)
자다가 갑자기 눈이 번쩍-! 하고 떠졌습니다. 그냥 눈을 감았다 뜰 때처럼요. 으으,,, 하면서 비몽사몽이 아니었어요.
몇 시지? 싶어 손을 뻗어 더듬더듬 휴대폰을 찾아 집어 들고 켰습니다.
03:00
정확히 세시더군요.
개쫄보에 무서운 건 전혀 못 보지만,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던 봉식이는 예전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세 시는 귀신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시간이다.'
봉식이는 갑자기 든 생각에 오싹해져 몸을 벽 쪽으로 돌리곤 웅크려 누웠습니다.
위에서 봤다시피 벽 쪽으로 몸을 돌리면 바로 위쪽으론 창문이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눈을 감았다 뭔가 이상한 기분에 살며시 눈을 뜨고 창문을 보니
창문이 새빨간색이었습니다.
마치 바깥이 온통 새빨간 것처럼요. (밖은 그냥 길가였습니다.)
가로등 불빛이라기엔 창문 전체가 빨간색이었고, 엠뷸런스나 소방차였다면 소리가 났을 겁니다.
게다가 가로등이나 엠뷸런스 불빛이었다면 동그랗게 퍼지거나 약간의 그라데이션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창문은 온통 빨간색이었습니다. 한 군데도 빠짐없이요.
생각할수록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감각에 몸을 반대편으로 눕혀 거실에 있는 가족들을 보며 자야겠다 생각했어요.
몸을 돌려 문을 통해 거실을 바라봤을 땐 커튼 덕에 어두컴컴한 거실만을 마주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몸이 가족들을 향해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려던 찰나
뭔가 이상한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페도라 모자를 쓰고 긴 원피스나 코트 같은 걸 입은 듯한 실루엣의 어떤 사람의 옆모습이 보였습니다.
문에 반이 가려진 데다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지만, 느껴졌습니다.
그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키가 비정상적으로 컸습니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큰 키는 그것이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미동도 없었고요.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은 옆으로 선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 세시, 밖은 새빨갛고, 제 방 문 앞에는 커다란 검은색의 어떤 존재가 서있는 그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부디 잠에 들길 빌고 또 빌었습니다.
다행히 간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할머니의 따뜻한 음성에 잠을 깼습니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았지만, 요즘도 생각하면 오싹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2. 쟁반 노래방
한가로운 주말이었습니다. 엄마와 싸워 기분이 안 좋았던 저는 친구나 만나러 가야겠다 싶어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목욕탕 의자에 앉아 샤워기를 들고 물을 맞으면서 스트레스 완화를 시도하고 있던 그때
뭔가 쩌적- 하는 소리가 들렸고, 응? 뭐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무언가가 제 옆으로 떨어져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졌고, 온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얼빠진 저는 눈을 감고 물을 맞는 자세 그대로 굳었습니다.
약 3초의 정적 이후 눈을 살며시 뜨고 옆을 보니
전등 커버가 떨어져 깨져있었고, 산산조각이나 욕실 사방으로 튀어있었습니다.
큰 소리에 놀란 엄마가 욕실 문을 벌컥 열었고,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놀라 이게 무슨 일이냐 물으셨습니다.
하지만 봉식이도 영문을 모르는 일이고, 그저 파편이 튀어 팔에 난 생채기만 문지를 뿐이었습니다.
엄마의 도움으로 대강 헹구고 밖으로 나온 봉식이는 생각했습니다.
그 검은 게 화장실을 보고 있었나?
3. 누구세요?
그때는 연말이었습니다. 봉식이는 거실에 누워 가요대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날 집에 안 계셨고, 엄마는 약속이 있다며 나가셨어요.
동생은 옆에서 자고 있었고, 자는 동생을 위해 착한 봉식이는 불을 끄고 소리를 작게 한 채로 가요대전을 감상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을 때,
지이잉, 하고 빌라 공동현관 자동문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여기서 잠깐, 빌라 구조가 신기했던 게, 1층 밑엔 주차장이 있는 데다 빌라 좌우로 약간의 단차가 있어서
오른쪽에서 보면 주차장이 지하 1층, 왼쪽에서 보면 주차장이 1층인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봉식이의 집이 1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1호로 표기되어 있었고, 계단을 올라와야 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누군가가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잇따라 났고,
그 소리는 봉식이의 집 앞에서 멈췄습니다.
처음엔 엄마인가 싶어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도어락 소리는 나지 않았고, 이상함을 느낀 저는 티비 소리를 완전히 끈 채로
온 신경을 현관문 바깥으로 집중했습니다.
고요하던 그때 비밀번호를 눌리는 소리가 났고,
긴장한 저는 한 손에는 휴대폰을, 한 팔에는 동생을 꼭 안고 현관문을 바라봤습니다.
삐삐 삐삐삐-
틀렸을 때 나는 삐삐 소리가 났고, 바깥에 있던 사람은 다시 번호를 눌렸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리지 않고 다시 삐삐 소리가 났습니다.
그럴수록 긴장되어 손에는 계속 땀이 났고, 무서움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비밀번호를 서너 번 틀렸을 때쯤, 도어락을 눌리는 소리는 멈췄습니다.
갔나? 싶어 귀를 기울여봤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도,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도 나지 않았어요.
일단 조용해진 바깥에 긴장을 약간 늦추고 손톱을 깨물며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때였습니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고, 인터폰을 확인한 봉식이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인터폰 화면에 비친 바깥엔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점점 엄습하는 공포감에 동생을 꼭 끌어안고 가족들에게 카톡을 했습니다.
엄마 언제 와? 엄마, 엄마 밖에서 이상한 사람이 자꾸 우리 집에 들어오려고 해
엄마는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는지 감감무소식이었고, 봉식이는 숨죽인 채로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시나 안에서 소리가 나기라도 하면, 밖에 있는 저것이 집 안에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다 쓸 것 같았거든요.
곧이어 그것은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문을 쿵쿵 두드리더군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봉식이는 그저 어른들이 빨리 제 연락을 보고 집으로 오길,
동생만 꼭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곧이어 고요해진 바깥에 조용히 인터폰을 들어 바깥을 확인해 봤지만, 밖엔 여전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행이다. 술 취한 사람이 자기 집인 줄 알고 왔나 봐.
그리고 티비를 보던 봉식이는 다시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도어락 눌리는 소리를요.
하지만 이번엔 우리 집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앞집 도어락을 눌리기 시작했고, 곧이어 문을 쿵쿵쿵 두드렸습니다.
앞집도 조용하자 그것은 곧이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그리고 그 이후로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도어락을 눌리는 소리나, 초인종 눌리는 소리, 문을 두드리는 소리,
심지어는 다시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까지도요.
누구였을까요. 아니 무엇이었을까요.
사람이어도, 귀신이어도 무서웠을 것 같네요.
이 외에도 그 집에선 안 좋은 일이 정말 많이 일어났습니다.
악몽 같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 부모님의 이혼 (정말 크게 싸우고 이혼하셨습니다. 아빠가 칼부림을 하셨거든요.), 알고 지낸 남사친과 오랜만에 만난 남자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다사다난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집을 제 인생 최악의 집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악의 시기가 마침 그 집에 갔을 때 겹쳤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친할머니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요.
친할머니께선 독실한 불교신자셨습니다.
오죽하면 저희 친가 쪽 형제들 이름을 모두 절에 가셔서 주지 스님께 받아오실 정도셨으니까요.
아무튼, 봉식이네 가족이 그 집으로 이사하려고 계약하고 보증금까지 낸 상황에서
무슨 연유인지 친할머니께서 이 집은 절대 안 된다며 계약을 취소하라고 하셨답니다.
그 이후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해서 너무 궁금합니다.
할머니께선 뭘 알고 계셨던 걸까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막 썩 무섭진 않은 것 같아 써놓고 올릴지 말지 고민이 되지만
써놓은 게 아쉬워서 그냥 올려봅니다. 우하항.
그럼 이만~!
첫댓글 아닠ㅋㅋㅋ 자꾸 봉식이라고 3인칭 쓰시는거 지대 귀여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