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에
그리고 냉해에
바람 잘 날 없던 날씨가
모처럼 날씨가 화장해 졌다.
일기예보도
당분간 좋을거라 하고...
날씨 때문에
고추며,
도마도,오이,가지,등등을
모종도 못하고 서울로 올라온지라
그렇찮아도 모종시기를 놓칠까봐
내심 신경을 쓰고 있던 터인데
시골 어르신댁에 전화를 했더니만
빨리 내려와서
모종하고 다시 올라 가란다.
여느때 같으면
내가 시골집에 가야겠다고
마나님에게 눈치를 보며
말을 건냈다치면
텃밭일 씨짤떼기 없는것
왜 또
하러 갈라냐고 투박스럽게 쏘아 부치는데
우잉?
의외다.
갈려면 이것저것 부족함이 없도록
사전에 하나하나 잘 챙기란다.
넘 힘들게 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말이지
그간 힘겹게 싸워온 결과가
조금씩 협조해 주는 듯한 말을 듣고보니
내심 쾌재다.
어느땐 시골에 가서 그런짓 할라면
이혼할 폭 잡으라고 까지 했는데...
내려갈 때마다
눈치(?)보며 외로웠던 발길이
절로 흥이난다.
이삼일 지나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언제 그리도 추었으며
비가 모질게 왔었냐고 반문하듯
그야말로 들녘이 파르르 하고
따스하다.
바뿐 일손으로들 분주한 모습들이
차창가에 부딪친다.
저 멀리 쭈구리고 않아
땀을 딲는 아낙네의 땀내음이
콧잔등에 와 닿는듯 하다.
마치 내마나님 내음 마냥...
오후 3시쯤 기차역에서 내렸다.
내일은 보성장날이란다.
역전앞에
낯익은 개인택시 아저씨가 날 반긴다.
낼름 반가운 마음에
고추모종 살만한 곳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요며칠새 죄다들 심어서
가까운 곳에는 없으니
내일 장날에 가서 사 오랜다.
죄다들 심었다는 말에
금새 초초해 진다.
모종 시기를 뫃칠까 봐...
어찌해야 하나 하고 망설이고 있노라니
옆에 있는 아저씨가
어디에 있을거라 알려 주는데
우라질
택시값만 해도 솔찬하다.
곰곰히 이것저것 생각타 보니
그래도 오늘 사다가
심을수만 있으면 그게 더 나을성 싶다.
택시를 한참을 타고 가
택시 요금메타 땜에
정신없이 이것저것 달라며 샀다.
고추모종 청양 25, 일반고추 75
모종 하나에 120원씩이다.
오이 8, 가지 8, 100원씩이고
도마도는 다른집에서 사 왔는지
도마도 10, 200원씩 달랜다.
내가 지금 뭐하는지 모르겠다.
모종 얼마 안되는것을
멀리 택시를 타고 가서 까지
사다가 심는다는게
과연 경제원리로
타당이나 하는거니 말이다.
나중 문제다
이것저것 셈을 한다치면
어느것 하나 할수있을거나 싶다.
지금 나는
경제성 보다는
과연 이런 일들을 할수 있으며
또한 어떻게 하는것이 최선이냐의
결과치를 얻고 싶은지 모른디.
어느때
이곳에 내려와 일하듯
불이나케
짐을 내려 놓고
감자밭을 둘러본 후
고추모종부터 심기 시작했다.
미리 만들어 논 고추밭두룩에
구멍을 뚫을려고
대나무를 다듬어 사용 할려다
문득 쇠지렛대가 생각난다.
금새 찾아와
그냥 무게를 이용해
위에서 내리 찍었더니만 금상첨화다.
적당한 크기의 구멍이여서
낸중 흙덮기가 안성맟춤이다.
순식간에 백여개 모종을 심었다.
그야말로 차로 졸치기다.
이런 일만 있다면야
날이면 날마다 하고프다.
다음으로
가지며 도마도를 심기 위해서
지난번 풀로 가득찬 땅짜투리를
얼머간 괭이로 밭갈이 해 놓았기에
금새 자라난 풀들을 제거하니
휼륭한 텃밭이 됐다.
이 역시
대충 심고나니 그만이다.
물론
보름여전 퇴비를 뿌려 놓았던 곳이다.
다음은 오이를 심어야한다.
오이는 언젠가
아파트 부근에 주말농장 10 여평을 임대해
심어 봤을때 경험이 있었던 터라
내깐 심혈을 기울려 심었다.
줄기가 자라서 타고 올라갈수 있게
지지대도 새우고...
물론 고추 지지대며 도마도 지지대도 같이...
이제 남는건 뭘까 하고
더듬어 생각하니
아무래도 마늘밭이 눈에 거슬린다.
지난해 늦가을
고구마를 케고 난 후
긴긴 겨울에 밭을 그냥 내 버려둔다는게
뭔가 호접할듯 해
궁리끝에 부랴부랴 심어 놓았던 것인데
혼자 힘으로 할려니
넘 힘에 겨워 미루웠던 마늘밭의 풀들이
잦은 비에 그만 장난이 아니다.
풀반 마늘반 인듯 하니 말이다.
이웃 아주머니께서
꼭 풀을 제거하고 웃거름을 주란다.
마늘 한접을 사서
그걸 죄다 쪼개 심어논거라
마늘 여섯 일곱접을 족히 나올 양이지만
일일히 풀을 제거 할려니
반나절은 족히 엎드려 뽑아야 할 처지다.
어쩌라
아무도 없이 나 혼자 해야 하거늘...
쉬지도 않고 3시간여에 걸쳐서
뽑아주고 나니
마치
내 몸을 목욕이라도 해준듯 하다.
퇴비 한포를 웃거름으로 뿌려주고 나니
더는 부러울게 없고.
이제 급한 불을 껐다.
비가 오던
냉해가 오던
올테면 오라지
뭘 더 바라리...
친한 친구녀석이 내게 건네준 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시골에 가
절대 동물은 키우지 마라.
넌 그 순간부러 동물에 매이게 되니 말이다.
일상의 일들을 하면서
쉬엄쉬엄 하는게 텃밭 일이다.
땀 흘러 일해라.
그리고
혼자 일 할수 있도록 하고...
혹 경험이 쌓이면
그땐 단기수인 홍가시나 철쭉재배를 하여라.
다소간 쩐맛도 봐가면서 해야할게 아니냐
농촌 일에 흥미를 갖도록 해라.
그러면서
한쪽에다 장기수인 소나무 같은 묘목들을 심어라.
달리 노후 준비더냐
이게 노후 준비지.
넌 모든게 갖춰져 있다.
하기 힘들면
내가 옆에서 도와주마.
나도 옆에서 할수 있도록
여건만 마련해 주면 된다
.
친구의 이런 저런 말들을
더듬어 보노라니
마음은 어느새
밀짚모자 쓴 여유스런
그리고 행복이 가득찬
구리빛 얼굴의 자화상이 그려진다.
이틀여를
그간 돌보지 않았던
잡다한 집안 구석구석을 챙겨 보는데
오리가 있었덛 둠벙이
어찌되였는지
고인 물들이 다 빠져나가 버리고
바닥이 보일정도로 관리가 엉망이다.
누군가가
물이 빠져 나가는 곳을
건들여 그냥 내깔려 놓았다.
헌데 자세히 살펴보니
마을위 정수장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담기 위해 뚤어노은
물주입구멍이 막혀 있는거다.
여지껏 단 한번도
관심을 안 갖었던 터라
한동안 궁리끝에
긴 대나무 장대를 만들어
막혀있는 물주입구를 뚫어 보는데
언제부터 이곳이 막혀 있었던지
웬만해서
뜷어지지 않는다.
실갱이를 하기를 수시간만에
드뎌 둟었다.
이제 남은건
담주변에 강남콩들을 심는것 하고
관상겸 수세미를 심는거다.
다행이
이웃집에서 흔쾌히 한주먹 챙겨 주셔서
풍족히 두루 심었다.
마지막으로
집주변의 풀 제거 작업이 남았다.
첨앤 풀약을 사서 하려고
뒤로 미뤘는데
막상 할려니
그간 힘에 겨웠을까
아님 무리를 하였을까
갑자기 목이 잠기고 따가워지는걸 느껴지면서
몸놀림이 거북살 스럽다.
조금 쉬면 괜찮아 지려니 하고
동내앞 마을회관에 나가
티비를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 보는데
몸이 풀릴 기운은 커녕
감기 기운을 느껴지면서
점점 열이 오른다.
감기라곤 8년여를 안 걸리고 있는 몸인데
설마 감기일가나...
얼마간 쉬면 나아지려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갈수록 목이 따갑다
몸놀림도 힘들어 지고...
목소리도 잠겨서 걸걸하다.
서울집에 연락했더니만
차라리 안 할걸 후회 막급니다.
누가 일을 그리 무리하게 하라고 하였길레 그러냐며
당장이라도 올라 오라니 말이다.
얼마간의 시골 텃밭에 대한
그간의 쌓아온 내 노력이
죄다 한순간에 물건너 간것 같다,
간밤을 보내고도 여전해
할수없이 짐을 쌓다.
광주 처제집에 가
좀 쉬고 몸을 추수릴 계획을 갖이고...
또다시 하나하나
모든것들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집정리와 청소를 하고나
대문을 잠을쇠로 잠그고 나
몸은 안 좋치만
다음에 내려와
텃밭을 둘러볼 생각을 하노라니
택시에 몸을 기댄
내 몸이 잠시나마 포근해진다.
긴 잠이라도 자고플 정도인데
어느세
택시는 기차역에 다달았다.
201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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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감자)심는 이야기(4)
뽀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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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7 07:0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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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울 사시면서 보성까지 왕복하신 건가요? 아님 다른 지방?.....여하튼 대단하십니다. 부럽기도하구요~
맞습니다. 서울에서 보성,득량까지요. 허지만 여느땐 광주에서의 일이 있고해서 겸사겸사 이지요. 단순히 텃밭만 생각하고 이리 한다치면 이해타산이 맞겠읍니까. 누가 그러는데 미친짓이죠.ㅎ. 조금씩 조금씩 농촌생활에 접근해 보는거지요. 건강관리도 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남 보기엔 부럽게 보일런지 모르지만 쉽지 않군요. 모든걸 혼자 할래니 말입니다. 딱히 텃밭일에 잘 아는것도 없고...
뽀시락님 돌아오셨군요 감기걸리셨어도 발걸음만은 가벼우시리라 생각됩니다 시골일에 든든한 후원ㄴ자를 얻으셨으니말입니다
근데 든든한 후원자가 간혹 속을 디비지게 하는지라 아직은 하세월일듯 합니다.ㅋ 잘 꼬들겨야 할터인데...ㅋ
아휴 대단하네요 서울서 오가며..농사하시공.,..힘들어도 식물이 크는것보면 자꾸가고프지요.. 뽀시락 하시며 농사짓는모습 좋아보여요.
고맙습니다.
워우 멋져요 ^*^ 부지런하시고 마음씨 고우신 님의 모습이 진정으로 느껴집니다 나도 얼른 귀농해서 이런 멋진 체험 빨리해보고 싶군요 ^*^ 감사드립니다 ^ㅡ^;;언제나 허스키한 하루되세요 ()/
마음이 고운 사람같이 보이시나요?ㅋ 헌디 울마나님은 영~...ㅋ
멀리까지 가서 텃밭일구시는 모습, 재미있게 긴글 쓰시는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집니다
그열정 식히지 마시고 오래오래 함께하시기를 ~~
다시 재미있는 글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도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일상에서 지금 새로움을 접하고자 이리 텃밭을 보댓기게 하고 있읍니다. 과연 날 받아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