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양희의 열 두 평 컨테이너 하우스 요즘 좋은 집들이 좀 많은가. 통나무집도 있고 황토집도 있는데 고작 컨테이너라니. 모두들 실망한 기색이었다.
조양희씨의 12평짜리 컨테이너 하우스는 원래는 임시 거처였다. 허름한 농가가 딸린 300평 대지를 구입했을 때는 집을 헐고 멋진 전원주택을 지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새집을 짓는데 돈과 에너지를 쏟을 엄두가 안났고, 새마을 운동 때 지은 듯한 농가는 여전히 튼튼했으며, 무엇보다 컨테이너 하우스가 너무 근사했다.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만들어졌더라구요.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기도 하고, 세로로 세우기도 했는데 하나하나가 다 작품이었죠"
만들고, 대신 컨테이너는 작업실과 주방, 가족실로 꾸몄다. 창문을 어디에 어떤 크기로 낼지, 문은 어느쪽에 달지 결정하느라 몇 번이나 스케치를 해보고, 단열을 위해 스티로폼을 댄 후 손수 벽지도 발랐다. 화장실과 조그만 싱크대는 따로 인부를 불러 설치했다. 컨테이너 외벽은 꽃분홍색 페인트로 칠하려 했는데 결국 포기했다. 남편 박문규씨(52)가 "분홍색만은 제발"하며 낭만파 부인을 말렸던 것이다.
멀쩡한 고급유리를 버리다니"
조양희씨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은 컨테이너에 잇닿아 만든 유리 온실. 철근을 세우고 유리 새시를 끼우는데 돈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인테리어 공사하면서 원래 있던 그 비싼 유리창들을 다 내다버렸다고 혀를 끌끌 차더군요"
풍경을 즐기곤 했다. 그리고 조양희씨는 깨달았다. 그가 호화롭고 넓은 전원주택을 가졌다면 이렇게 온전하게 자연을 즐길 수 없으리라는 것을.
시골로 간다고 모두 자연을 온전히 즐기는 것은 아니다. 전원주택이라는 넓은 성에 갇혀 집 밖의 자연에 눈길을 돌리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 점에서 조양희씨는 집이 좁고 불편한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한다.
피곤할 때도 있었다. 그럴수록 자꾸 밖으로 나오게 되었고, 거의 온실하고 마당에서 살다시피 했다. 덕분에 지난 5년간 조양희씨 가족의 삶은 온전히 '자연'이었다.
서울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한결같이 했던 말은 "컨테이너가 생각보다 좋네"와 "12평도 꽤 넓네" 였다. 그리고 적은 돈으로 멋진 공간을 소유해버린 그의 결단을 부러워하며 곧 뒤따라올 것처럼 흥분하곤 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땅 사고 컨테이너 사서 지내겠다고 하더군요. 아니, 땅도 필요 없죠. 시골에 빈터가 얼마나 많은데요. 주인에게 잘 얘기하면 공짜죠. 쫓겨나면 또 어때요? 그대로 들어다 다른 곳으로 옮겨놓으면 되는데요"
집을 가볍게 하고 나니 저절로 부자가 되었다. 물질적으로도, 마음으로도. (사진제공 웹진 주택저널) |
출처: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 원문보기 글쓴이: 퍼플
첫댓글 참으로 현명하신 판단 많은분들께 귀감이 될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멋있네요
정말 좋은정보네요 도담채주택으로 스크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