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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라는 길 위에 선 어떤 나그네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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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제이슨 라이트먼은 21세기의 프랭크 카프라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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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 냉혹한 자본주의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의 감촉.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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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 인생은 모호하고 뒤틀린 것, 하지만 그게 ‘레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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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 | 제이슨 라이트먼의 공중부양신공 | ★★★★ |
지용진 기자(무비위크) 3년 전 영화 <주노>를 기억하는가? 10대 소녀의 임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회적 이슈를 세심하게 짚은 이 작품은 당시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1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이 독립 영화는 관점에 따라서 문제가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주노>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차기작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엔 미국 사회의 병든 경제로 인해 오히려 활약하는 해고 전문가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실업자들의 이야기다. <주노>가 그랬듯 <인 디 에어> 역시 사회의 심각한 단면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품이다.
대량 해고 사태라는 사회 문제를 다루지만 딱딱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는다. 대신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개인에게 초점을 두고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흡사 다큐멘터리처럼, 해고 당한 사람들의 인터뷰 장면에서는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라이언 빙햄의 동선을 따라가며 그의 인생행로의 어느 한 순간을 담아내는 부분은 유쾌하다. 이를테면 인터뷰이들의 사연을 듣는 장면에서는 숙연해지지만, 특별 회원에게만 발급되는 흑연으로 만든 컨시어지 키 하나에 으쓱해 하는 라이언 빙햄의 모습에서는 경쾌함이 전해져 온다.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특유의 센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미희 기자(연합뉴스) 라이언의 자신만만함은 곧 배우 조지 클루니의 자신만만함이다. 영화 '인 디 에어'를 보는 재미는 클루니의 그 자신만만한 연기를 보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천만 마일리지를 모아 세계에서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다는 목표 달성을 앞둔 어느 날, 온라인 해고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당돌한 신입사원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나타나고 라이언은 '해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나탈리와 함께 출장길에 나선다.
누구에게도 어딘가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라이언은 호텔 라운지에서 자신과 비슷한 여자 알렉스(베라 파미가)를 만나고, 가슴 한 구석에 숨어있던 따뜻한 불씨를 발견한다.
회사를 대신해 해고 사실을 전하는 잔인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가, 12살 때 이미 사람은 혼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그도 결국 "최고의 추억이나 중요한 순간엔 누군가 함께였다"고 말한다.
영화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짐짓 가볍게 꾸려나가지만 해고 통보를 받고 난 뒤 반응을 연기한 장면들은 인상적이다.
10대 소녀의 임신을 소재로 한 영화 '주노'로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모두 잡았던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이 연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등 주요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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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관한 성숙한 태도와 유쾌한 시선이 사랑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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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 | 없을 땐 독하게 없다가 올 땐 겹쳐서 오는 게 사랑이더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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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 대사만큼은 더 풍부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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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복잡하니까 그게 사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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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연륜과 지혜도 자기 사랑 앞에선 속수무책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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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 알량한 결혼제도 때문에 사랑이 복잡해지건만… | ★★☆ |
이화정 기자(씨네21) 로맨틱코미디의 장인 낸시 메이어스의 장기는 이런 거다. 이를 테면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면 과감히 여자가 되어보는 것. <왓 위민 원트>의 닉(멜 깁슨)은 얇은 스타킹이 행여나 찢어질세라 고이 신고, 제모의 수고스러움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여성의 고통을 십분 헤아리는 동안 사랑을 알게 된다. 이때 먼저 수반되는 것은 사랑이 아닌, 여성 곧 인간에 대한 이해다.
이 영화가 재밌는 건 갑작스런 사랑에 휘말린 이 순간에도 사랑을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은 인생이라는 점이다. 스크루볼코미디를 연상케하는 티격태격 말꼬리 잡기에 신난 제인과 제이크. 성적인 희희낙락과 연애의 감정에 휩싸인 그들의 상황을 더할 나위 없이 코믹하게 그리면서도 메이어스는 그들 주변의 가족을 잊지 않는다. 사랑이 단순히 둘만의 감정으로 끝나버릴 쉬운 게임이 아닌, 따져봐야 할 것도 버려야 할 것도 너무 많은 어려운 인생이라는 게 사랑의 결론일지 모른다. 나이 먹는 감독처럼 그녀의 로맨틱코미디도 풍성한 결로 진화하고 있다.
안영윤 기자(무비위크) 로맨틱 코미디의 연금술사인 낸시 메이어스 감독은 제인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사실 이혼한 커플이 다시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눌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한쪽이 가정을 꾸린 상태라면 그 확률은 더 희박하지 않을까. 때마침 재혼하지 않은 다른 한쪽이 비슷한 상처를 지닌 다정한 이혼남을 만날 확률은 또 얼마나 될까. 어쩌면 비현실적이고 지극히 로맨틱한 이야기겠지만, 낸시 메이어스 감독은 탄탄한 각본과 노련한 연출력으로 관객과 공감대를 쌓는 데 성공한다.
이 영화로 낸시 메이어스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메릴 스트립은 예순 살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사랑스러운 에너지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이 들어도 철들지 않는 능청스러운 전남편을 연기한 알렉 볼드윈과 배려 많은 이혼남이 된 스티브 마틴은 유쾌한 조화를 이룬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중년 남녀의 사랑을 성숙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이야기한다. 세상을 알 만큼 알고 사랑을 해볼 만큼 해본 중년에게도 사랑은 여전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이 영화는 유머를 잃지 않으며 사랑의 복잡한 본질에 행복하게 다가선다.
한미희 기자(연합뉴스) 영화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20대 청춘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졌던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을 주름 많고 배도 나온 50대 이혼녀와 이혼남에게 맡겼지만 더없이 유쾌하다.
연애도, 결혼도, 이혼도 다 겪은 이들에게도 사랑은 역시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모든 게 쉽지만은 않다.
제인은 뻔뻔스럽게 다시 다가오는 제이크에게도, 세심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건축가 아담(스티브 마틴)에게도 마음이 흔들린다. 그 마음을 스스로 확신할 수 없어 의사에게 상담할 만큼 버거운 일이기도 하다.
스트리프의 '발랄한 50대 이혼녀' 연기는 자연스럽다. 또,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어쩌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이크가 다정하게 식사하는 제인과 아담을 염탐하며 질투하는 장면이나, 이혼한 장인과 장모의 밀회를 목격한 사위의 코믹 연기는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 없다.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로맨틱 홀리데이' 등의 전작을 통해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짚어낸다고 인정받는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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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 2000년대로 한정하면 성룡 최고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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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 액션스타가 아닌 연기자 성룡을 만난다 | ★★☆ |
장영엽 기자(씨네21) 큰 병사와 작은 장군. ‘대병소장’(大兵小將)이란 제목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쟁터가 배경이지만 <대병소장>의 관심은 장군 대신 병사, 비극보다 희극, 벌판 대신 오솔길에 있다. ‘떼신’으로 대변되는 중국 역사극 블록버스터와 달리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대병소장>으로 중국에서 처음으로 제작, 기획, 무술에 출연까지 맡은 성룡은 중국인에게 친숙한 전쟁사극과 자신의 개인기를 살릴 수 있는 로드무비를 결합해 대륙 공략을 시도하는데, 이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 영화에선 그 어느 때보다도 성룡의 애크로배틱한 ‘연기’가 두드러진다. 굳이 ‘연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성룡의 액션 파트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양나라의 노병을 맡은 성룡은 영화에서 줄행랑 연기에 집중한다. 피하고 도망치고 막는 것이 그의 주요 임무다. 그런데 연기(만) 하는 성룡의 모습을 보는 게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가짜 화살촉, 가짜 피주머니 등 영화적 장치를 웃음의 도구로 사용하고, 중년배우의 주름과 연륜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성룡의 연기는 액션배우 그 이후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성룡의 몫이 빠진 액션을 대신하는 건 위나라 장군 역을 맡은 왕리홍과 추격자인 문공자 일행이다. <색, 계>에서 탕웨이의 이뤄지지 못할 연인으로 출연했던 왕리홍은 액션연기와 더불어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을 선보이며, 이 영화로 배우 신고식을 치른 유승준은 신인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연기보다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기자기한 잔재미에 비해 영화의 큰 흐름이 너무 엉성한 건 아쉽다. 왜 출연했는지 존재의 이유가 희박한 조연 캐릭터도 있으며, 몇몇 인물은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갑자기 건너뛴 결말에서 허무하게 퇴장한다. 작은 즐거움은 누릴 수 있지만, 크게 만족할 수는 없는 작품이다.
송광호 기자(연합뉴스) 이 영화에서 세 번째로 큰 비중의 역할이지만, 유승준이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병소장'이 청룽과 왕리홍(王力宏) 중심으로 전개되는 투톱 영화인 탓이다.
청룽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연기에 처음 도전한 유승준도 마찬가지다. 갈팡질팡하는 공자 '문'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것 같다. 다면적인 얼굴을 가진 캐릭터여서 어쩌면 가장 매력적인 인물일 수도 있지만, 유승준의 연기는 상당 부분 표정 변화에만 의존한다.
청룽의 코믹한 액션을 즐기는 팬들에게는 다소 의아한 영화일 수 있다.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중국 윈난성(雲南省) 일대의 풍광은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CF 감독 출신인 딩성(丁晟) 감독이 연출했다.
청룽이 중국에서 제작과 주연, 각본, 무술감독 등을 맡은 첫 작품으로 25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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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 | 감옥이라는 학교를 거쳐 어떻게 ‘개털’은 ‘범털’이 되었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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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이미 장르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걸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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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 하드보일드가 신비주의를 만나 빚은 기적같은 순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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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 감옥판 대부의 탄생~거리두기의 쿨함으로 몰입시킨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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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그 통증과 성찰에 시정을 보탰더라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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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 생존의 법칙을 깨우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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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 범죄자의 내면을 가장 풍성하게 일궈낸 걸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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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 멜빌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렘을 다시 한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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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 트레비앙! 트레비앙! 트레비앙! | ★★★★ |
김성훈 기자(씨네21)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말리크가 서서히 범죄 거물로 성장하는 과정과 감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밀도있게 담아낸다. 코르시카와 아랍 조직 사이의 갈등, 살해, 복종, 간수 회유, 마약 밀매 등 서로 다른 사건들이 꽉 짜이게 배치돼 인물과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사건과 사건 사이에 여백을 두어 ‘왜 인물이 저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때 관객이 이입하는 시점은 말리크다. 순수했던 말리크가 조직에 들어갔을 때는 더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다가도, 그가 점점 범죄 거물이 되어 갈 때는 파멸될까봐 걱정스럽다. 연약한 인상에서 야심만만하고 냉혈한 면모까지, 말리크의 여러 면모를 아랍계 배우 타하 라임은 설득력있게 표현한다. 2시간3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예언자>는 장르적 쾌감을 비롯해 환경에 의해 변모해가는 한 인간에 대한 탐구, 또 다른 사회의 축소판인 감옥의 냉혹한 정치학, 프랑스 사회 내 소수자인 이민자 계급의 갈등 등을 역설한다. 근래 보기 드문 범죄영화의 수작이라 할 만한 <예언자>는 장 피에르 멜빌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처럼 설렌다. 이 작품은 2009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2010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송광호 기자(연합뉴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연출한 '예언자'는 근래에 보기 드문 뛰어난 범죄 드라마다. 이야기 구조가 세밀하고, 배우들은 연기가 탁월하다.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프랑스 사회의 치부를 은근하게 드라마 안에 담아내는 감독의 능력도 돋보인다. 오디아르 감독은 글도 쓸 줄 모르는 무식한 아랍계 청년이 뛰어난 머리와 술수로 거물 마피아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2시간34분에 걸쳐 그렸다. 읽을 줄도 모르는 밀라크가 인종 차별이 팽배한 코르시카 갱단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으며 위로 올라가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후반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핸드헬드 촬영을 통해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주기도 한다.
신음이 난무하는 폭력적인 신(Scene)과 대사가 없는 교도소의 수업시간 신을 잇대어 보여주면서 발생하는 리듬감도 훌륭하다.
프랑스 교도소 생활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영화에 힘을 불어넣어 준다. 신체검사, 동성애, 마약 등에 대한 묘사와 인종차별에 대한 묘사도 거침없다. 타라 라힘을 비롯한 주ㆍ조연들의 뛰어난 연기도 영화의 강점이다.
다만 면도칼을 이용한 살인 등 잔인한 장면도 여럿 있어 비위 약한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릴 수 있을 것 같다.
작년 칸국제영화제에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달 27일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달 7일 열리는 제82회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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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맹렬하고 맹렬하다 졸렬해지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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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 | 싸움질, 총질, 운전질 끝에 결국 진부한 연애질 | ★★ |
강병진 기자(씨네21) 뤽 베송의 파리는 소음이 끊이질 않는 도시다. 제한속도를 무시하는 자동차들의 습격, 1 대 다수의 결투, 그리고 쉴새없이 떠드는 남자들. 그리고 뤽 베송 사단의 기대주인 피에르 모렐은 프랑스 국경 밖의 인물들을 데려와 이 소동의 크기를 불린다. <13구역>은 미래의 파리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이방인의 이야기였고, <테이큰>은 미국인 남성이 프랑스 내 알바니아 인신매매범을 소탕하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연출작인 <프롬 파리 위드 러브>의 주인공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을 척결하려는 미국인 비밀요원이다. 물론 감독의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해도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할리우드 스타일을 파리에 이식하는 전형적인 뤽 베송 사단의 액션영화다.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죽이고, 부숴버리는 베테랑 정규직 요원과 적성을 고민하는 인턴직 요원의 콤비플레이에서 떠올릴 수 있는 할리우드영화는 상당히 많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그러면서도 은근히 미국인을 깔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는 것. 극중의 왁스는 치즈버거에 환장하는 미국인 백인 남자인데, 영화는 그를 매력적인 히어로가 아닌 그냥 불만투성이에다 지저분한 남자로 묘사하고 있다.
몇 가지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그런 것조차 굳이 지적할 필요가 없는 공산품 액션영화다. 눈과 귀로 즐기는 액션 시퀀스는 딱 기대만큼의 재미를 지니고 있다. 단, 감독의 전작인 <테이큰>의 매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아니, <테이큰>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테이큰>은 감독의 연출보다 아버지란 캐릭터와 그가 딸을 구한다는 설정에 기댄 영화였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에는 그만큼의 분노와 통쾌함이 없다. 대신, 영화는 제목의 기원을 짐작하게 하는 슬픈 로맨스의 반전을 심어놓았다. 사실 그 반전마저도 한국 관객에게는 너무 유명한 반전이다.
송광호 기자(연합뉴스) '프롬파리 위드러브'는 가는 곳마다 테러리스트를 초토화하는 '무식한' 일급 특수요원 왁스와 똑똑하고 치밀하지만, 사랑에는 미숙한 외교관 제임스의 활약을 그린 버디 무비다. 버디 무비란 남자 주인공 두명이 짝패를 이루는 형식의 영화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사건을 경험하면서 화합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피에르 모렐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전작인 '테이큰'보다 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왁스는 수십 명과 싸우면서도 총알 한 방 맞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자동차를 별 어려움 없이 대포로 쏴 맞추기도 한다. 과장이 심하지만, 액션 자체는 볼만하다. 존 트라볼타와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의 연기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미덕은 거기까지다. 영화는 액션과 두 인물의 활약상을 그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자친구가 왜 제임스를 배신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으며 버디 무비라는 틀을 유지하면서도 왁스와 제임스가 인간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 대한 묘사도 약하다.
또 영화는 아랍 사람들이 받는 정치적, 경제적 차별은 배제한 채 그들을 단순히 테러리스트로만 간주한다. 이처럼 정치적인 균형감을 상실한 탓에 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뤽 베송 감독이 '테이큰'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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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씨네21) ‘왓 위민 원트’를 충족시켜주는 꿈의 남자는 이런 사람일까. 25살이라는 풋풋한 나이에 꽃미남은 기본이요, 여성학 전공자답게 남자랍시고 으스대는 권위는 눈곱만큼도 없는데다, 청소와 요리에 능하고 말썽꾸러기 아이들과도 잘 놀 줄 안다. 심지어 외로울 때면 훌륭한 잠자리 상대가 되어준기도 한다. 권위적인 남편에게 상처받고, 새 출발에 남몰래 스트레스를 받고, 홀로 고단하게 두 아이를 키우는 마흔살 싱글녀 샌디에게는 애럼 같은 남자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영화의 초반부에 샌디와 애럼이 우연히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벌어지는 것도 샌디에게 애럼 같은 남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샌디는 호신술 강좌에서 애럼의 배려를 느끼고, 커피 가게에서 애럼이 아이를 잘 돌본다는 정보를 얻는다. 이리하여 샌디는 애런에게 사랑에 빠지고, 또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다소 헐거운 극 구조 때문에 이 과정이 어색할 법도 한데, 두 배우의 톡톡 튀는 연기 덕분에 전혀 그렇지가 않다. 캐서린 제타 존스는 간만에 눈에 힘을 뺐고, 저스틴 바사는 신예답지 않게 부담없는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른보다 더 조숙한 두 아역배우도 재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마흔살 여성의 연하남 판타지를 그리는 영화 같다. 처음에는 남자의 도움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수동적인 여성을 그리는가 싶더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한 여자의 성장극으로 급변한다. 애럼을 통해 샌디는 삶의 태도를 능동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극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전형적이고 서둘러 봉합하는 부분에서 허점이 많긴 하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건강한 로맨틱코미디다.
한미희 기자(연합뉴스) 영화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일에 열심인 씩씩한 연상의 이혼녀와 사랑하는 이를 내조하려고 좋은 회사도 포기하는 연하의 총각이 만드는 연애담이다.
영화 초반에는 곳곳에서 소소한 웃음을 유발한다. 제타 존스는 씩씩하고 똑똑한 듯하지만 어수룩한 구석도 있고 마음도 약한 억척 엄마 역에 의외로 잘 어울린다.
카디건이나 스웨터에 진주 목걸이를 하고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책임지는 어머니 역할이 이렇게 자연스러우니, 이제 제타 존스에게 '인트랩먼트'나 '레전드 오브 조로'에서 본 카리스마를 기대하기란 무리인 듯싶다.
아이답지 않은 독설과 아이다운 엉뚱한 소리를 번갈아 내뱉는 두 아이도 귀엽다. 어수룩하고 순진한 애럼은 이 귀여운 악동들과 섹시하면서도 솔직하고 매력적인 샌디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로 가볍게 시작한 영화가 중반 이후 갑자기 심각한 사건과 진지한 성찰로 무게를 잡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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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 가미키 류노스케의 재롱은 귀엽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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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 <러브 레터>까지 가기엔 그저 맑기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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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미안하지만 20분은 들어내야겠다 | ★★☆ |
이주현 기자(씨네21) 라디오를 듣는다는 것은 어쩌면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또 어루만지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사연을 공유하고, 음악을 공유하고,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은 큰 위안을 얻는다. <리틀 디제이>의 인물들도 라디오를 통해 진심을 전하고 진심을 확인받는다. <리틀 디제이>는 그런 라디오의 힘을 믿는 영화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 <리틀 디제이>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과 건강하고 어여쁜 소녀의 러브스토리다. 소년과 소녀는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극장에서 떨리는 첫 데이트를 하고, 별을 보러 전망대에 올라가고, 그러다 소나기에 발이 묶여 한데서 밤을 지새우고, 병세가 악화되어 슬픈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의 후반부는 소설 <소나기>와 너무나도 흡사하게 진행된다.
이런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리틀 디제이>에는 즐길 만한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타로와 타마키 역을 맡은 가미키 류노스케와 후쿠다 마유코의 연기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상큼한 미소가 매력적인 마유코는 아역배우답지 않게 영리하게 연기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가미키 류노스케는 <피아노의 숲> <썸머워즈> 등 애니메이션에서의 목소리 연기로 먼저 인정받은 아역배우다. 그래서인지 가미키는 야구경기 중계 같은 목소리 연기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리틀 디제이>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흥밋거리다. 1970년대 후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퀸의 <Somebody to Love>와 영화 <라스트 콘서트>의 <세인트 미셸> 등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 노래로 사용된다. 그외에도 7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노래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감독 나가타 고토는 이와이 순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러브레터>의 감성을 <리틀 디제이>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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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주 개봉작... 볼만한 영화들이 많은듯.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로 볼만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듯~ ^^*
첫댓글 인 디 에어 엔딩에 흐르는 주제가까지 다 감상하고 나오셔야 함^^
인 디 에어 엔딩 주제곡엔 가사가 보여지는데, 음악영화인 크레이지 하트엔 왜 가사가 안붙어있는지 좀 아쉬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