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보존의 법칙
황삼연
소나기 한 줄기에도 뛰쳐나온 지렁이가 햇살을 못 견디고 풍장 치듯 누웠다
변덕이 죽 끓듯 해도 나불대지 말란다
사마귀 구애 끝에 사랑을 나누다가 장엄히 맞은 최후 암컷의 비장한 본능
족쇄 된 외길의 보루 기꺼운 희생이다
제 살을 내어주는 어미 문어 죽음 앞에 생을 진 버거움도 주저하지 않으신
어머니 저민 그 자취
필사하듯 하려네
첫사랑
하수미
악보를 받아든 순간
흔들리던 눈빛들
‘나 홀로 저민다’
노랫말에 젖어들며
잠시 흡! 가둬 둔 들숨
추억으로 들춰낸다
노래는 아니어도 노래로 남았다고
지휘자 손끝 따라 울려퍼지는 첫 소절
무대 위 빛나는 주인공
모두가 프리마돈나
* 김효근 작사 작곡 <첫사랑> 가사 일부.
수산시장 풍경
하수미
파아닥
파아닥. 탁
요동 멈춘 지느러미
시린 바다의 살점
입맛 다시는 술잔
“겨울엔 모름지기 방어시”
파도치는 비릿한 눈발
붉은 갓
표문순
뻐세게 가시 돋은 걸
훔치듯 도려왔지
시어터진 기억처럼
코끝을 톡 쏘고 가는
성동리
귀가 아주 붉은
열다섯 훈이를 닮은
- 《오늘의시조》2023. 제17호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時調의맛과˚˚˚멋
황삼연 시인의 <유전자 보존의 법칙> 외
안해나
추천 0
조회 78
24.05.06 09:33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