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진짜 이사 끝

[開東 이시찬]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부부는 30년이 넘었어도 살 맞대고 잔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

늦은 나이에 떠밀리다시피한 결혼이어서 그런지 서로 설레거나 10~ 20대의 정열은 이미 식어 있었다.

더구나 장모님이 신혼 이불을 준비해 왔는데, 요 두 게에 이불 두 개를 가져오셨다. 한 이불 덮지 말라는 건가?

장모님은 잠시 후 '우리는 50돼서 딴방 썼다'고 하신다. 즉 장인 어른과 50부터 따로 잤다는 건데 신혼부부에게 그 말이

왜 필요했을까? 

우리는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장모님이 준비한 두 채의 이불을 각각 덮고 잤다. 즉, 한 이불 덮고 잔 날이 거의 없었다.

단칸방이었으니 방을 따로 쓰지는 못하고 가능하면 떨어져 잤다. 이후로 방이 두 개일 때는 아들이 차지하고 있었으니 딴방을

쓰지 못했다. 따라서 집사람에게 팔벼게를 해준 것이 몇 번 되지 않은 것 같다. 

장모님의 '50대부터 딴방을...' 당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면 우리가 장모님 말씀보다 더 일찍 딴방을 쓴 셈이다.

내일부터는 어쩔 수 없이 한 침대를 쓰게 됐다. 이사올 때 몸이 좋지 않은 집사람이 쓰던 간이침대는 가져와 여전히 쓰고 있지만 나는 매트리스를 버리고 와서 20여 일을 맨바닥에서 잤는데 아침이면 개운치가 않았다. 아직은 쓸만 했는데 버리고 온 것을 후회하면서 침대를 주문했는데 내일 아침에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침대 규격은 슈퍼싱글과 퀸 사이즈는 흔했지만 킹 사이즈는 드물었다. 부부 자는데 더블이나 퀸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킹도 좁을 수 있다. 나는 체격은 왜소해도 잠을 험하게 자는 편이고 무엇보다도 신혼 초부터 떨어져 자던 것이 익숙해서인지 집사람이어도 몸이 닿으면 엄청 싫다. 조금이라도 간격을 더 두려고 킹 사이즈를 주문한 건데 얼마를 같이 잘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배송비도 제일 비싼 업체가 내게는 새벽인 8시에 도착한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폭이 10cm 짧은 아들의 퀸 사이즈 침대는 잘만 들고 오더니.... 천상 10시 다 돼서 출근하는 아들 새벽잠을 깨워야겠다. 내일 침대 오면 25일 만에 이사 완전히 끝.

[박인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사가
습관화 된 생활마저도 옮기고 말았네요.

그런데
이사정리,
좀 더 연결되어 질겁니다

저는 딱 세 달 걸리더군요.
이제 좀 적응이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서니
주변에 손 볼것도
더 준비할 것도 없었거든요.ㅎㅎㅎ

건강하세요~~

[開東 이시찬]

그럴 것 같기도 해.
포장이사라 하루 이틀이면 되는 줄 알았더니 끝이 없네.
아마도 다 버리고 와서 채우려니까 이렇게 길어진 것 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