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 중 유일하게 월드컵 우승 3회에 빛나는 독일과 이탈리아와의 친선 경기는 원정팀 이탈리아의 1 : 0 승리로 끝났다.
역대 월드컵에서 유럽 팀들 중 가장 많은 우승인 3회씩을 기록하며 전통의 강호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두 팀은 비록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었다. 이탈리아로서는 2002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물론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아직도 한국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 대해 언급할 때 "석연치 않았던 경기"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한데다 유로 2004 예선에서도 웨일즈에게 조 1위 자리를 내준 채 2위에 머물러 있는 시점이고, 독일로서는 비록 지난 2002 월드컵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준우승의 성적을 일궈냈다고는 하지만 네덜란드, 스페인 등 소위 강팀들과의 평가전에 1 : 3의 연패를 당한데다 유로 2004 예선에서도 무패가도를 달리고는 있지만 전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혹평을 듣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사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이날의 유일한 한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끈 크리스티안 비에리. (게티이미지/유로포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소재한 고트립-다임러-슈타디온(Gottlieb-Daimler-Stadion)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에게 있어 여러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경기였다. 우선 이탈리아 감독인 트라파토니가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을 만큼 독일 축구에 대해 해박하다는 점과 반대로 독일의 루디 푈러 감독은 5년간이나 세리아의 AS 로마에서 활약하며 이탈리아 축구에 정통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로의 축구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두 팀의 수장들이 벌이는 벤치 싸움도 충분한 볼거리들 중의 하나였다.
또한 칸과 부폰이 벌인 수문장 대결도 기대를 모았다. 2002 월드컵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독일을 준우승을 이끈 칸과 현재까지 세계의 골키퍼들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부폰(2001년 파르마에서 유베로 이적할 당시 4,590만 달러의 이적료를 기록)과의 대결이 경기 시작 전부터 언론의 초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사진: 신들린듯한 선방으로 이탈리아 대표팀을 승리로 이끈 '유벤투스의 수호신' 지안루이지 부폰. (게티이미지/유로포토)]
또 한가지 이날 경기의 재미있는 점은 두 팀이 대결을 벌이는 동안 두 팀과 유로 2004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해있는 웨일즈(9조, 이탈리아와 한 조) 그리고 아이슬랜드(5조, 독일과 한 조)가 각각 이 날의 유일했던 유로 2004 지역 예선전에 나섰다는 점이었다. 이들의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는 유로 2004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가와 독일은 조 2위로 내려앉느냐가 걸린 한판이었기에 두 팀은 다른 경기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탈리아는 델 피에로와 토티가 함께 경기에 잘 나서지 않는 관례를 깨고 나란히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다. 트라파토니가 이날 경기에서 꺼내든 카드는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4-2-3-1이었다. 4백은 우선 왼쪽부터 잠브로타(유베), 레그로탈리에(유베), 칸나바로(인터) 그리고 파누치(AS 로마)가 선발 출장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14개월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유벤투스의 타키나르디와 이번 경기로 3번째 A매치에 출장하게 된 키에보 베로나의 페로타가 출장했다. 한편 이날 트랍이 내세운 핵심 카드인 공격 라인은 비에리의 원톱에 델 피에로와 카모라네시가 토티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포진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맞서는 독일은 경기 하루 전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3백을 포기하고 4백으로 맞섰다. 왼쪽부터 라우(바이에른), 바우만(브레멘), 뵈른스(도르트문트), 힝켈(슈투트가르트)이 선발로 4백을 담당했다. 힝켈은 이번이 3번째 A매치 출장으로 선발 출장하기는 처음이었다.
한편 바이에른 뮌헨의 예레미스와 레버쿠젠의 라멜로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으며 프라이어와 슈나이더가 각각 왼쪽과 오른쪽 미드필더로 자리했다. 발락, 프링스, 뵈메 등 넘쳐나는 미드필더들의 부상으로 프라이어가 왼쪽으로 출장한 것이 조금은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사실상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그가 왼쪽을 맡은 것은 처음인데다 소속팀인 보쿰에서도 거의 맡은 적이 없는 낯선 위치이기 때문이다.
투톱에는 최근 7번의 A매치에서 5골을 기록하고 있는 보비치와 올 시즌 레버쿠젠 초반 돌풍의 주역들 중 한 명인 네빌이 자리했다. 우선 선발 명단만으로 볼 때 이탈리아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델 피에로, 토티라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자리한데다 비에리라는 세리아 최고의 골잡이가 최전방에 자리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델 피에로를 주로 맡게 될 힝켈이 사실상 국제 경기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점도 경기 시작 전부터 독일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독일 축구계의 두 영웅 로타 에머리히와 헬무트 란에 대한 묵념이 끝난 직후 열린 경기는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독일의 오름세로 시작됐다. 큰 공방은 없었지만 15분 여까지 독일 미드필드 진이 이탈리아 미드필드 진을 근소하게 프레싱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16분이 막 지나갈 무렵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델 피에로-토티-비에리 라인이 빛을 발했다. 이전까지는 수비진과의 공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공 한번 제대로 잡지 못했지만 단 한번의 찬스에서 이들이 발한 집중력은 놀라웠다.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공을 넘겨받은 델 피에로는 서너번의 가벼운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떨궈냈고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근처 지역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토티를 향해 짧고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를 받은 토티는 논스톱으로 중앙에 위치해있던 독일 수비수 2명 사이로 달려들어가는 비에리에게 다시 한번 정확히 연결해 주었고, 비에리는 이를 약속이나 한 듯 정확한 타이밍에 오른발을 갔다 대며 논스톱으로 칸이 지키는 골문의 외쪽 상단을 강하게 때렸다. 마치 무인 공장의 기계를 연상케 하듯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들어간 환상적인 골 그 자체였다. 경기장을 찾은 이탈리아 팬들이 열광적으로 환호성을 질렀음은 물론이다.
이전까지 투박하나마 미드필드 진영에서 강하게 압박하며 높은 볼 점유율을 가졌던 독일로서는 그저 환상적인 이탈리아의 득점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첫골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인 22분 경, 이들 환상의 공격진은 다시 한번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탄식하게 했다. 이번에는 토티에게서 시작되었다. 역시 왼쪽에서 공을 잡은 토티는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했고 우측에서 뛰어 들어가던 비에리에게 한방의 스루 패스로 골키퍼와 일대일을 만드는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각이 좁았다는 생각을 한 비에리는 이를 역시 완벽하게 왼쪽에서 프리하게 서있던 델 피에로에게 넘겨주었다. 무려 3명의 수비수들이 일순간에 제쳐지는 순간이었다. 아무도 없는 빈 골대에 델 피에로가 골을 성공시켰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 때 선심의 기가 오프 사이드를 지적하며 높이 올라갔다. 토티가 비에리에게 패스할 당시에도 매우 미세하긴 했지만 동일 선상이어서 오프사이드를 면했지만 이미 수비까지 전부 다 뒤로 한 상태에서 비에리가 델 피에로에게 넘겨준 패스를 델 피에로가 비에리보다 앞에 서 있다가 넘겨 받았다는 선심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느린 화면에서조차 델 피에로가 앞서 있었는지 아닌 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거의 동일 선상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기에 2번째 골이 무효 처리된 것은 이탈리아에게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한편 독일로서는 지난 네덜란드와 스페인 전에 이어 또 다시 대량 실점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덜 수 있는 순간이었다.
독일은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에도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드필드 진영에서 근소한 수적 우위를 점하며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분위기로 경기를 이끌었지만 막상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실패하며 그다지 위협적인 장면들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측면까지는 잘 돌파해 들어가더라도 크로스를 올리기 전에는 항상 2명 이상의 수비진이 따라 붙는 이탈리아의 수비가 돋보이는 전반이었다. 슈나이더, 프라이어, 혹은 라우까지 활발하게 측면을 두드렸지만 잠브로타, 파누치 등의 윙백들을 물론 타키나르디와 페로타까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독일의 크로스를 원천 봉쇄했다. 물론 칸나바로와 레그로탈리에가 지키는 중앙 수비도 독일이 쉽게 뚫기에는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한편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한 카모라네시는 강하게 압박한 독일의 미드필드 진들 탓에 그다지 많은 볼 소유를 하지 못하며 주로 수비 쪽에 가담해 사실상 전반 20여분이 지난 후에는 이탈리아의 전술이 4-3-3의 형태로 변형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전반을 마친 독일은 후반 들어 중앙 수비수인 뵈른스와 미드필더인 라멜로를 각각 레머와 켈로 교체하며 일단 수비의 안정을 꾀했다. 공격진에서의 문제점보다는 한방의 패스로 무너지는 수비진을 우선 안정시키기 위한 전술이었다. 후반전 들어서도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후반전이 10분 정도 경과된 57분경 토티는 후반에 새로 투입된 켈의 패스미스를 넘겨받아 골키퍼인 칸까지 제쳐내며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마지막까지 따라붙은 레머가 이를 걷어내며 2번째 득점 찬스를 날렸다. 토티의 이 슛이 벗어난 이후 독일은 그야말로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그 계기는 바로 60분에 보비치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클로제였다.
클로제는 투임 됨과 동시에 2분도 채 되지 않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냈다. 페널티킥을 차는 지점에서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으로 슛을 날렸는데 이를 부폰이 달려들며 저지하려 했고 그 와중에 두 선수는 가볍게 충돌하면서 볼은 클로제의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뒤에서 달려들던 파누치는 골문 안으로 데굴데굴 들어가던 공을 끝까지 따라가며 골문 앞 불과 몇 센티미터 앞에서 극적으로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하마터면 자신의 골문 안으로 차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고도 완벽하게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클로제는 골과 다름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지 1분만에 또 다시 문전에서 이번에는 강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이번엔 부폰의 정면으로 향해 코너킥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지난 A매치들에서 최근 기록한 8골이 모두 헤딩에 의한 득점이었을 만큼 헤딩의 달인인 그지만 이번에는 발로 2번이나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만들어 냈다. [사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독일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언급한 바와 같이 60분부터는 사실상 독일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최근 들어 이런 파상 공세는 지난 유로 2004 예선이었던 페로-제도와의 원정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득점운이 너무나도 독일을 따라주지 않았다. 아니 지독히도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정도였다. 독일의 이런 일반적인 공세는 무려 80여분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다. 83분경 타키나르디의 중거리 슛이 나오기 전까지 독일 진영에는 거의 공이 넘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파상 공격을 하는 와중에는 아쉬운 장면들도 몇 차례 연출됐다. 72분에 날린 예레미스의 30여 미터에 이르는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으며 골과 연결되지 못했고, 75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레그로탈리에가 클로제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지만 심판이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간주해 오히려 클로제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물론 느린 화면에 잡힌 그림에는 완전한 반칙이었다. 전, 후반을 통해 양 팀이 한 차례씩 오심에 울고 웃은 장면이었다. 물론 이탈리아의 오프사이드 건은 오심이다 아니다를 구분 짓기 힘든, 전적으로 선심이 판단해야할 몫이었지만 이탈리아의 홈이었다면 거의 득점으로 인정했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었다. 이 밖에도 클로제의 다이빙 헤딩슛과 예레미스의 헤딩슛 등이 날카롭게 이탈리아의 골문을 향했지만 모두 부폰의 선방에 걸려 무위로 그치기도 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이 축구 역시 점수가 말하는 스포츠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점수에서 진다면 패한 경기다. 슈팅수 19 : 11, 특히 유효 슈팅수만 10 : 5에 달했을 정도로 우세했다고는 하지만 경기 결과는 0 : 1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축구인 것이다. 이를 반대로 역으로 표현하자면 이탈리아의 수비가 완벽했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허약한 골 결정력은 지난 번 1 : 3으로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패할 때도 이미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 문제점이 고스란히 이번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또 나타난 것이었다.
분명 이번 평가전에서 보여준 이탈리아의 경기력은 특히, 수비진이 보여준 능력은 그 명성답게 훌륭한 것이었다. 한편 델 피에로-토티-비에리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공격진은 단 한 차례의 찬스만으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이탈리아가 보여준 수비는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됐다. 전반전에 독일의 크로스를 원천 봉쇄하며 기회조차 내주지 않았던 수비진이 후반에는 독일 공격진의 크로스를 무차별적으로 허용하며 무너진 것이 그것이다. 칸나바로나 레그로탈리와 같이 몸을 내던지는 수비가 없었다면 자칫 패할 수도 있었던 한판이었기에 후반전의 아쉬웠던 수비는 한번쯤 되짚어 볼 만한 경기였다.
독일로서는 두말할 필요 없이 공격진의 킬러와 창의적인 볼 배급원의 부재가 아쉽다. 보비치가 그 동안 꾸준히 국가 대표 경기들에서 득점을 올리며 독일의 공격을 이끌었지만 이번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강력한 수비수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점과 숄의 국가 대표 은퇴 이후 미드필더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조율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독일 팀이 앞으로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끝으로 이번 경기의 결과와는 관계없지만 이탈리아는 유로 2004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한 웨일즈가 이날 세르비아-몬테니그로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해 자력으로의 포르투갈 행이 가시권 내에 들어오게 돼 한결 기분 좋게 귀국길에 오를 수 있게 되었고, 반면 독일은 같은 조의 아이슬랜드가 이날 페로-제도에게 승리해 조 2위로 내여 앉음(아이슬랜드가 독일보다 한 경기 더 많이 치른 상태에서 승점 1점이 앞섬)으로써 남은 경기들에서도 결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어 이탈리아전의 패배에 이은 또 하나의 안 좋은 소식을 떠 안게 됐다.
양팀 선수 명단 및 주요 기록
독일 : Kahn - Hinkel, Worns, Baumann, Rau - B. Schneider, Jeremies, Ramelow, Freier - Neuville, Bobic - Trainer: Voller
교체 : 46. Rehmer for Worns, 46. Kehl for Ramelow, 60. Klose for Bobic, 71. Lauth for Neuville - 55. Delvecchio for Del Piero, 64. Fiore for Camoranesi, 69. Ambrosini for Vieri, 75. Corradi for Totti, 79. Ferrari for Legrottaglie
심판 : Nielsen, Kim Milton
관중: 49,000명(만원)
경고 : Klose - Perrotta
-사커라인 차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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