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서 나중에 두고두고 꺼내서 안을만큼 소중한 나날이 지속되길 바랐는데
이번 기회는 오빠를 세상에 알리는 카드라고 좋게 생각해볼려고 해도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꿋꿋이 일어나는 오빠가 생각나서
마냥 좋게는 못 생각하겠어요.
사실은 그래요.
처음에는 그저 빛나서 바라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제 눈이 오빠만을 따라가고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마지막이 빛날 것을 알고 또한 그 마무리는 김우석이어서
어느 순간도 지루하지도, 빛이 꺼지지도 않아서
모두 정말 지나치는 바람결 하나라도 붙잡을만큼 소중했어요.
저는 우석 오빠가 말했던 말을 아직도 믿어요.
그래도 마무리는 아름답게 된다는 말, 정말 믿어요.
그 말 덕분에 조금 위험한 행동들도 멈추었고
당장 꿈을 향해 달려나갈 수 없는 저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한심하게 바라보지 않았어요.
전 조금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오빠도 직진으로 가는 길이 잠시 망가져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돌아서 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는 그만두고 편지라도 더 많이 쓸 걸 그랬어요.
오늘 시 공부하면서 오빠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시도 있었고
길 지나가면서 간혹 데이식스 노래들이 들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서
하루하루가 너무 의미만으로도 벅차고 가득 들어와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저에게 이런 나날을 선물해주어서 고마워요.
김우석이라는 세글자만으로 눈물보다는 웃음이 더 잘어울리도록
그때까지 그날을 넘어서까지도 응원할게요.
아무것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정말 미안해요.
이 공카에서 제가 처음 쓴 편지가 저처럼 보잘 것 없는 애가 아무리 힘이 작아도
모두 모이면 큰 힘이 되어서 우석 오빠의 앞길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남겼는데
그렇게라도 못해주어서 미안해요.
우석 오빠는 언제나 빛이 나고 웃음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사람은 그렇지만 글자는 과거를 나타내니까 오빠의 과거가 행복이 만연한 웃음으로 점철되도록
앞으로는 더 지켜줄게요.
너무 늦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감정이 서툴어서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오롯이 응원에 힘을 쏟도록 만들고 싶네요.
짤랑단과 김우석, 원잇과 김우석 모두 어떤 형태로든지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요.
어느 관계에서든 양쪽이 행복한 방향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랄게요.
제가 오빠보다 더 먼저 태어나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모두 후회가 남지만 그보다 저도 빛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어서
평범한 여학생처럼 아이돌을 좋아하고 응원하고 동경할 수 있게 만들어주어서
가식적인 가면을 벗어내리고 감정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어서
우석 오빠가 저에게 간접적으로라도 해준 것은 셀 수 없이 이렇게 많은데
저는 이런 마음을 전하는 방법과 온갖 매체로만 응원 할 수 밖에 없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오늘 공부하며 우석 오빠가 생각난 시를 바칠게요.
133일, 누군가는 너무 짧았다고 울겠죠.
오빠가 말하신거 기억나시나요?
앞으로는 슬퍼서보단 기뻐서 울겠다고,
저도 오늘이 지나면 기뻐서 울 날을 기다리며
133일의1분, 1초 모두 집중해서 가슴에 담아둘게요.
정말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에요, 감사해요.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다.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이라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즐거운 편지>
저는 오늘 오후에 이 시의 제목을 이렇게 슬프게 느낄 것이라 상상도 못했는데
오늘의 편지와 제목이 상반되니 반어법이겠네요.
이 시의 제 해석은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것은 그대가 지금처럼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그러한 자연적 요소들이
바뀌는 것처럼 사소한 일이다. 언젠가 그대가 괴로움에 가득 차 길을 헤매일 때, 내가 오랫동안 간직해오던 이런 사소함으로
그대가 길을 찾도록 부를 것이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이 기다림으로 바뀐 것에 있다.
시간이 흘러 위태로워질 때,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멈출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내 사랑이 멈추어도 기다림으로 바뀌므로 나는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러는 동안 위태로움은 멈추고 다시 기다림은 사랑으로 바뀌고 시간이 흘러 다시 위태로워져 이렇게 순환이 될 것을 믿는다.
결국은 나의 사랑은 그대가 견딜 수 없을만큼 멀어지거나 위태로울 때, 기다림의 자세를 갖추어 그대가 괜찮아 질 때까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그대가 돌아오면 나는 다시 사랑의 자세를 갖추어 그댈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기다림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시에요.
제가 볼 때는 시인 황동규님께서 고등학생 때 쓴 연서여서 조금 미숙한 면이 있지만
연서는 그럴 때 더 풋풋함을 느낄 수 있으니 오늘 우석 오빠에게 보여드려야겠다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예상 못했지만
저의 사랑은 기다림이어서 오빠가 다시 돌아올 때,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자세를 갖추어 그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릴게요.
이번에는 제 시를 바칠게요.
앞의 시보다는 정말 질이 떨어지지만 오빠만을 위한 시이니까 의미가 깊을 수 있을거라 믿어요.
여름을 헤엄치다.
난 여름을 헤엄친다.
시작은 너였다.
처음의 난 무채색이었다.
이런 나에게 넌 두근거리는 빨강을 선물해주었고,
심장이 뛰어 참을 수 없었다.
가끔 너의 행동이 슬퍼 눈물이 나올 때면
그 눈물이 바다가 되었다.
넌 나에게 계절이다.
여름이라는 계절.
너무 뜨겁고 더워서 머리가 아찔한 그런 여름.
난 여름의 빨강을 지니고, 여름의 강을 헤엄쳤다.
난 여름을 헤엄친다.
혹시 익숙한 시이지 않나요?
5월 3일 이후 한달 즘 후에 업텐션 공카에 오빠에게 쓰는 편지로 올렸었어요.
지금과는 다른 이름이었지만 정말로 '김우석'만을 위해 쓴 시이니까,
또 누군가를 위한 시는 '여름을 헤엄치다'가 처음이에요.
추운 겨울 마음이 시리고 얼굴에서 구슬이 흘러 눈조차 시리지만
머리가 아찔한 여름이 담긴 시라도 읽으시고 마음이 안정되시길 바라요.
다시, 꼭 다시 만나요. 기다리고 사랑할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