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사, 안단테로
박 해 성
그대, 달빛 입고 아직 거기 서 계신가
욱신욱신 몸살기에 헛것인지 뜬것인지
강 건너 휘파람소리 달뜬 귓불 간질이면
휴대폰에 저장해둔 한 사람 지우려다
즌 데를* 헛짚는다, 찌르르 저린 손끝
끊어진 형광등인 듯 속내 정녕 먹먹하고
자정 넘어 어둠은 잘 익은 포도주 같아
취기 사뭇 농밀하다, 어긔야 어강됴리,**
눈처럼 겹쌓인 적막 녹을 낌새 영 없는데
지상의 젖은 화답 그대로 새가 되어
먼 길 훨훨 날아간다, 아으 다롱디리**
낭자한 그 날갯짓에 꽃잎 하 흩날리겠다
*《井邑詞》원문 중 부분 차용.
** 《井邑詞》 후렴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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