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언론이 한국의 연평도 문제에 주목하던 12월 15일, 미국 뉴저지주 덴빌레에 있는 GM 딜러숍은 미국 전역에서 모인 신문·방송기자들로 북적거렸다. 퇴역 조종사인 제프리 카페(Jeffrey Kaffee)가 GM이 생산한 전기자동차를 타는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제프리 카페는 GM이 개발한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를 가장 먼저 구입한 1호 손님이다. 시보레 볼트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전부 3만6000달러. 결코 싼 차는 아니다. 그러나 친환경에다 기름 소모량이 적다는 점에서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갈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점은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시보레 볼트 등장 이후 5일이 지난, 12월 20일 일본 도쿄로 발길을 옮겨보자. 이날 일본 신문·방송 경제면의 헤드라인은 닛산(日産)의 전기자동차 ‘리프(Leaf)’의 사진으로 메워져 있었다. 닛산 2200개 지점을 통해 선보인 리프는 발매 10일 만인 2010년 12월 31일까지 이미 6000대의 판매를 예약해둔 상태다. 닛산 리프의 가격은 기본형이 약 4만달러로 시보레 볼트보다는 10% 정도가 비싸다. 그렇지만 성능 면에서 보면 GM은 닛산에 비해 열세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엔화 강세 때문에 닛산의 가격이 높지만 성능만을 본다면 일본의 압승이다. 한 번 충전에 주행가능한 거리를 보면, GM은 불과 56㎞인 데 비해 닛산은 무려 200㎞에 달한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GM의 경우 3시간(240볼트)인 데 비해, 닛산은 전용시설을 통한 급속충전의 경우 불과 30분 만에 끝낼 수 있다.
필자는 지난 12월 초 도쿄 긴자(銀座)에 설치된 닛산의 모델룸에서 리프를 시승한 적이 있다. 차량의 내부공간이 경차에서처럼 다소 답답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시동키가 아예 없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마치 컴퓨터를 켜듯, 좌석 옆에 붙은 버튼을 살짝 누르면 시동이 걸렸다. 그렇지만 시동을 걸었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었다. 가솔린자동차처럼 엔진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운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닛산 관계자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피드감이 곧바로 전달된다는 점이 가솔린자동차와 크게 다르다고 설명해줬다. 가솔린자동차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에서 가솔린이 분사되면서 바퀴로 연결되지만, 전기자동차는 배터리를 통해 곧바로 바퀴로 힘이 전달된다. 미묘한 시간 차이지만, 한번 전기자동차에 익숙해지면 가솔린자동차를 무시(?)하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이 거의 동시에 터트린 전기자동차의 데뷔는 2011년부터 시작될 자동차 시장의 엄청난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다. 미쓰비시(三菱)자동차가 2009년 7월, 주행거리 150㎞에 달하는 ‘아이 미 브(i-MiEV)’를 시판하기는 했지만, 전기자동차 간의 진짜 전쟁은 2011년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상식이다. 2011년부터 GM과 닛산, 미쓰비시, 도요타가 양산체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전쟁의 주무대는 자동차 천국인 미국이다. 그러나 2011년,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전쟁의 주된 무대를 일본 국내로 한정하고 있다. 싸움에 들어가기 전에 워밍업을 한다는 측면에서 먼저 일본 내에서 전기자동차에 관한 갖가지 평가와 실험을 마친 뒤 미국 수출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최대 50만대 양산체제 닛산
일본 전기자동차 분야의 선두주자는 닛산이다. 일본 자동차산업을 근본부터 바꿔 ‘흑선(黑船)’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사장은 전기자동차 리프를 통해 닛산이 잃어버린 30년 역사를 한꺼번에 돌려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곤 사장의 독려하에 닛산은 2011년 전기자동차 5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2012년부터는 미국과 유럽시장에도 진출해 최대 50만대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사실상 전기자동차에 사운을 걸고 있는 셈이다. 전기자동차의 선구자 격인 미쓰비시가 2008년 첫 생산 이래 지금까지 전부 5000대의 ‘아이 미 브’를 판매한 것에 비교한다면, 닛산이 얼마나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지 알 수 있다.
닛산·미쓰비시와 더불어 도요타(豊田)자동차도 2012년부터 미국시장에 전기자동차를 투입한다. 도요타는 미국의 전기자동차 벤처회사인 테스라와 손을 잡고 2012년부터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인 ‘라브4(RAV4)’를 선보일 전망이다. 도요타는 일본에서도 ‘IQ’란 이름의 소형 전기자동차를 2012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도요타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특화해온 혼다(本田)자동차도 전기자동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메이커가 전기차에 소극적인 이유
미국에서 전기자동차는 GM이 개발에 나서기는 했지만, 아직 업계에서 골치 아픈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전기자동차는 고용창출 면에서 가솔린자동차에 비해 별다른 장점이 없다. 전기자동차는 비교적 적은 수의 인원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솔린자동차를 전기자동차 시스템으로 바꿀 경우 감원은 필수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 중 하나인 자동차 노조의 반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윤 면에서도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자동차보다도 훨씬 적다. 전기자동차의 대부분은 경차이고, 유지에도 거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회사의 주된 수입원은 중대형 승용차와 차량유지 관련 비용에 있다. 물론 자동차 그 자체보다 전기자동차를 운행 가능하게 만드는 전기충전시설 확보도 결코 쉽지가 않다. 땅이 넓기 때문에 수십㎞마다 하나씩 새로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다. GM 시보레 볼트의 경우 전용충전시설이 아예 전무한 상태이기도 하다. 한 번에 7, 8시간이 걸리더라도 집에서 알아서 충전을 하라는 것이 GM의 방식이다. 전기자동차 분야가 친환경 에코(ECO) 산업으로서 정부보조금을 지원받고 있기는 하지만, 가솔린자동차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 정부·기업·자치단체가 연계해서 전기자동차를 21세기 국가발전산업으로 착실히 만들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 자체의 성능만이 아니라, 전기자동차를 지원하는 급속 충전시설과 관련 서비스도 일본이 월등하게 앞서고 있다. 닛산의 경우 전국 200개 장소에 급속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아이폰과 같은 단말기를 통해 전기자동차 소유자를 통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0달러 정도를 내면, 배터리가 떨어져서 도로에 서있다 하더라도 긴급 지원차량이 달려와서 배터리를 즉석에서 바꿔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석유가격에 비례하는 전기자동차 인기
일본의 후지(富士) 키메라총합이 밝힌 자동차산업 동향을 보면, 10년 뒤인 2020년 전세계 전기자동차 판매규모는 약 17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735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1억만대 정도로 성장한다고 볼 때, 전기자동차는 1.7%, 하이브리드는 7.3%를 점하는 셈이다. 미미한 수준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석유 가격이 급속히 오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가 가장 많이 팔린 시기는 석유 가격이 오르고 금융위기도 함께 덮친 2008년 겨울이다. 당시 필자도 자동차를 구입하러 딜러숍을 돌아다닌 적이 있지만, 연비율이 나쁜 자동차의 경우 할인폭이 40%에 달하는데도 소비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형편이 된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사자는 것이 당시의 대세였다. 한국에서도 피부로 느끼겠지만, 최근 미국에서도 석유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는 등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미래는 전기자동차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로운 변화의 시대로 접어든 21세기. 자동차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한국 전기차 산업의 미래 핵심 부품인 리튬전지는 세계 2위 생산국 지난해 9월 청와대에서 현대자동차가 만든 전기자동차 블루온(BlueOn) 시승식이 열렸다. 기업이 만든 전기자동차의 시승식이 국정 핵심장소에서 열렸다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시승식이 열린 건 전기자동차야말로 한국 자동차 산업, 나아가 한국의 내일을 가늠하는 ‘키(Key)’가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늦기 전에 빨리, 빨리…’라는 것이 시승식에 참가한 50여명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을 것이다. 400억원을 투자해 선보인 블루온은 한 번 충전에 130㎞를 가고 2012년에 총 25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름대로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는 야심찬 계획일 수도 있지만, 청와대 시승식 세 달 뒤 전기자동차 양산 체제에 들어간 일본과 미국의 성적표에 비교하면 너무도 초라하다. 가격과 성능은 논외로 하고 생산규모만 살펴보더라도, 현대가 2500대를 양산(?)하는 2012년의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규모는 최소한 10만대, 그리고 2013년에는 50만대 규모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GM은 2012년 한 해 동안 4만50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닛산은 앞으로 10년 내로 최대 50만대의 양산체제를 계획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에 관한 한 한국은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전기자동차는 늦었지만, 전기자동차를 구성하는 핵심기술 산업에서는 한국도 나름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리튬전지이다. 리튬전지는 원래 아이패드나 아이폰과 같은 제품에 필수적이지만,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로도 활용된다.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자동차의 성능을 가늠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사용시간이 오래가고 교환도 쉽고 값도 싼 리튬전지를 얼마나 다량으로, 빨리 확보하는가가 전기자동차 성패를 가름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리튬전지 가격이 내려갈 경우 전기자동차의 가격도 내려가는 셈이다. 자동차업계는 2015년 리튬전지 시장이 지금보다 4배가 커지면서, 생산량의 40%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2월 21일 일본IT총합연구소가 밝힌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은 리튬생산 면에서 전세계 생산량의 35%를 차지해 세계 2위 생산국이다. 1위는 전체의 42%를 생산하는 일본이다. 그러나 개업 기업 순위에서는 한국의 위상이 달라진다. 삼성SDI가 세계 1위로 전세계 리튬 시장의 20.1%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산요(三洋)전기가 세계 2위로 19.9%, LG화학이 세계 3위로 15%, 소니가 세계 4위로 1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전지는 삼성SDI가 2000년, LG화학이 1998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신산업에 불과하다. 불과 10여년 만에 세계 제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
미국의 전기자동차 음모론 “석유카르텔, 정치가, 자동차업계가1996년나온전기차를죽였다” “전기자동차가 왜 지금에야 등장했는가?” 전기자동차에 관한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질문 중 하나이다. 기름값이 오르고, 환경문제로 전세계가 난리인데 왜 무공해 전기자동차는 21세기에 들어와서야 겨우 나타났나? 인류 역사상 전기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것이 1835년이고 1900년 초반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가 가솔린자동차보다 더 많이 생산됐다는데 왜 지금에서야 전기자동차가 시판되고 있을까? 이같은 소박한 의문에 대한 모법답안은 친절하게도 이미 영상으로 제공돼 있다. 2006년 첫선을 보인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Who Killed the Electric Car?)’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그것이다. 미국인 감독 크리스 페인이 만든 이 영화는 선댄스(Sundance)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다큐멘터리계에서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도 비디오로 출시돼 일부 자동차 매니아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1990년대 캘리포니아에 등장한 전기자동차에 대한 얘기를 음모론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1990년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공해방지를 위해 ‘배기가스 제로법’을 제정한다. 캘리포니아에서 팔리는 자동차는 일정 수준 이하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만 한다는 법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자동차 판매시장의 향방을 가름한다. 유명 자동차 업체들은 즉각 배기가스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 생산에 들어간다. 1996년 GM이 EV1을 내놓았고 뒤이어 도요타, 혼다, 닛산과 같은 일본 자동차 업체도 전기자동차를 선보인다. 기름이 안 들고, 엔진오일도 필요 없으며, 한 번 충전에 2㎞까지 갈 수 있는 전기자동차는 순식간에 판매량을 넓혀간다. 당시 시중에 팔린 전기자동차는 5000여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꿈의 차로 불리던 전기자동차는 어느날 갑자기 GM으로부터 전량 리콜을 당하게 된다. 이미 돈을 전부 지불한 사람들도 안전을 이유로 차량을 반납해야만 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도 똑같은 조치를 취한다. 음모론은 화제 속에 출발했던 차세대 전기자동차가 왜 출시 직후 갑자기 리콜을 당하면서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느냐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기자동차가 일상화될 경우 손해를 볼 석유카르텔, 정치가, 기존 자동차업계 등의 음모에 의해 전기자동차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당시 41대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의 석유카르텔을 대변하는 반(反) 전기자동차 세력의 두목 정도로 묘사되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석유 가격이 하락하고 자동차 부품 업계도 시련에 봉착하게 된다. 자동차산업 몰락에 따라 실업률도 상승하고, 결국 기존의 자동차 공장을 지역구로 가진 정치가들도 재선에 실패하게 된다. 미국 전역에 흩어진 18만여개의 주유소 연합도 기득권을 구성하는 핵심멤버다. 이들은 전기자동차가 갖고 있는 장점을 무시하고, 단점을 강조하거나 과장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 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의 ‘배기가스 제로법’은 합법적으로 폐지된다. 막 출시된 GM의 전기자동차가 사막 내에 설치된 자동차폐기장으로 향한 것은 그 직후이다. 이라크전쟁으로 석유값이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던 시기에 출시된 이 영화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상식적 음모론’에 기초한 다큐멘터리이다. 음모론에 주목해서 보기보다는 전기자동차가 갖는 역사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주의 깊게 볼 만한 다큐멘터리이다. |
전기차에 대한 미·일 소비자의식 여론조사 전기자동차는 석유가격만이 아니라 친환경이란 측면에서 이미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품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선진국에서 전기자동차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그에 대한 반응은 지난해 6월 영국계 컨설팅회사 딜로이트(Deloitte)가 발표한 미국과 일본의 소비자의식 조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전세계 150개국에 지부를 갖고 있는 딜로이트는 일본인 2000여명과, 디트로이트 거주 미국인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다음은 조사결과 가운데 핵심사항이다. 1. 지금 당장 자동차를 산다고 가정할 때 전기자동차도 구입할 생각이 있는가? 미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전기자동차 구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전기자동차 구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미·일 공통) 전기자동차 구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돈·주행거리·충전과 같은 경제적·기술적 제약이 대부분이다. 가솔린자동차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3. 전기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는?(미·일 공통) 전체적으로 전기자동차는 친환경, 고가, 가치, 멋이란 측면에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