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영평사 구절초
꽃으로 물든 산사의 매혹적 정취
산사와 어우러져 수수한 멋을 자아내는 구절초. 바라만 보아도 미소가 번진다.
• 개화 시기: 9월 하순~10월 중순
• 특징: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음력 9월 9일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방에서는 '선모초'로 불리며 9월에 꽃잎을 땄을 때 약효가 최고조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아랫배가 냉한 사람이나 생리불순, 손발이 찬 사람에게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 꽃말: 순수, 어머니의 사랑
가을이 무르익으면 산자락이나 길섶 곳곳에 피어나는 대표적인 가을꽃 중 하나가 바로 구절초다. 충남 공주시 장군산 자락에 안겨 있는 영평사 또한 이맘 때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구절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꽃으로 물든 산사의 유혹에 못 이겨 매년 수만 명의 인파가 찾아온다. 가을 초입, 알록달록한 코스모스가 추심을 흔들어 놓는다면 깊어가는 가을 끝자락, 순백의 구절초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매력을 지닌 꽃이라 해도 좋다.
영평사를 둘러싼 장군산 기슭에 피어나는 꽃단지는 3만 평 정도다. 이곳의 구절초는 자생적으로 피어난 것이 아니라 영평사 주지스님(환성스님)의 구절초 사랑에서 비롯됐다. 10여 년 전, 산등성이에 피어난 구절초의 청아하고 순수한 모습에 반해 해를 거듭하며 심고 정성껏 가꾼 결과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아늑한 산사와 자연, 맑은 공기 속에 스며든 풋풋한 꽃향기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는 곳이다.
영평사로 들어서는 길에도 구절초가 가득하다. 꽃길을 따라 1km 남짓 들어오면 일주문이다. 흔히 네 개의 기둥 위에 지붕을 얹은 여느 일주문과 달리 이곳은 기둥이 한 줄로 두 개뿐인 점이 독특하며 이는 일심(一心)을 상징하기 위해서라 한다. 일주문을 지나 들어선 대웅전 앞마당도 잔디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대웅전 왼쪽에 자리한 삼신각의 마당에 오르면 우뚝 솟은 아미타불과 대웅전, 구절초가 신비롭게 어우러져 있다.
영평사 구절초는 먼저 대웅전과 삼신각, 삼명선원 일대를 둘러본 후 장군산자락을 한 바퀴 돌아보면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대웅전 옆 장독마당을 지나 요사채를 거치면 둥그스름하고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구절초 꽃길이 이어진다. 산자락에 흩뿌려진 꽃길은 나무, 잡풀들과 어우러져 있어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호랑나비와 꿀벌들이 꽃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특히 축제 기간, 산사 주변에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이곳까지 오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한 꽃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군데군데 '구절초 꽃길'이라는 팻말을 따라 500m 정도 오르면 다시 내리막길이다.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싱그러운 숲길이 펼쳐진다. 이 길을 따라 300m 내려오면 하얀 구절초밭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에 일렁이며 무리지어 움직이는 구절초는 언뜻 깔깔대며 웃는 어린아이의 얼굴 같다. 꽃말처럼 순수함 그 자체에 보는 이의 입가에도 절로 미소가 번진다. 꽃 속에 파묻혀 300m 더 내려오면 서서히 대웅전의 뒷모습이 드러난다. 꽃길을 걸은 후 대웅전 앞에 자리한 찻집에서 구절초차나 백련차를 마시며 음악이 흐르는 산사의 정취를 잠시 느껴보는 것도 좋다.
PLUS.TIP 영평사 구절초축제
매년 꽃이 만개하는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 무렵에 영평사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대웅전 잔디마당에서 산사음악회를 비롯해 사진전시회, 천연비누 만들기, 108배 체험, 밤줍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이 기간 중 조미료를 넣지 않고 죽염수로 간을 한 담백한 국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점심국수공양이 인기가 높아 점심 즈음에 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첫댓글 봉양국수먹으러가봤으면.
참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