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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23
오늘 참 바빴다.
오늘은 하루종일 참 바쁜 날이었다. 사실은 별 뚜렷한 일을 한 것도 없으면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같은 단지 다른 동에 사는 아들내외가 직장에 나가는 통에 아들집에 가서 어린이집에 보낼 손자놈을 집에다 데려다 놓고
아침을 먹고 매주 목요일 방배동 문화센타에서 하는 중국어 강의를 들으러 집을 나선다. 강의가 10시에 시작되는데 지하철을 타고 내방역에 내려 강의실에 들어가니 시간이 9시 45분이다. 조금 있으니 젊고 아름다운 중국어 여선생이 들어온다. 오늘은 베지색 롱코트를 입고 왔는데 역시 모습이 우아하고 언듯 보면 영국 왕세자빈 다이아나의 모습이 떠 오른다. 큰 키에 언제나 패션감각이 뛰어나 언젠가 내가 ' You are relly good model ' 이라고 칭찬을 해 드린 적이 있는데 서양속담 ' beauty is virtue ' 란 말이 생각난다. 아름다움이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미덕이란 말이 아니겠는가 !
이 여선생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일단 수업에 들어가면 근 두시간동안 열정적으로 강의를 한다는 점에 있다. 나의 중국어 실력이 아직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출석하는 것은 이 선생님의 매력때문이라고 하면 늙은이의 주책이겠지.
두 시간동안 중국어강의를 듣고 오늘은 즉시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가 내일 장을 담근다고 장담그는 물은 특히 좋은 물이라야 한다며 현충원에서 약수 2리터들이 병으로 10개를 떠 와야 한다고 한다. 소금 5kg와 물 20리터가 있어야 장을 담글 수 있다고 해서 집에 오자마자 바로 약수를 뜨러 병 5개를 배낭에 넣고 현충원으로 달려간다.
물떠는 사람이 별로 없어 물을 길어 바로 돌아왔다. 왜냐하면 요즘 오후 2시와 4시에 SBS에서
뉴스브리핑을 하는데 2시에 TV를 들으려고 틀어보니 동계아시안게임관계로 뉴스는 하지않는다. 그래서 다시 물통 5개를 들고 현충원으로 갔다. 물을 길어 와서 조금 있으니 4시 뉴스브리핑을 한다. 뉴스가 좀 좌측으로 기우는 느낌이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대강 알 수가 있다. 요즘처럼 시국이 어지러운 때 어떤 친구들은 아예 TV를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좀 알고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므로 부지런히 뉴스청취를 한다. 대통령후보 문모씨가 자기진영에 임명한 정전통일부장관이 이야기하는 김정남암살에 대한 터무니없는 의견이나 대통령측 변호사 김모씨의 헌법재판소에서의 살벌한 발언등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참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참을성을 가지고 헌재의 결과를 기다려보고 승복해야 할 일인데 왜 이래 야단법석인지 걱정이다.
아들이 집을 옮기려고 하는데 저녁 7시경 부동산에서 집보러 사람을 데리고 온다는데 그것 역시 내가 가서 문을 열어 보여주어야 한다. 집을 보여주고 돌아오니 시간이 8시가 다 되었다.
오늘 내가 한 일을 보면 손자놈 데려오기, 중국어 강의듣기, 아내 장담그는데 필요한 약수 떠다놓기, 그리고 아들집 부동산에 보여주기등인데 하루종일 하는 일 없이 바빴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그 나름대로 나에게는 보람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어학을 듣는것은 단순히 나 자신을 위한 일이지만 손자 데려오기 약수물 떠다 놓는것 집 보여주기는 가족을 위한 일이 아니겠나 ?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것은 내가 아직 건강을 그런대로 유지하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이 들어갈수록 주위에 아파 드러눕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