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라일락이 짙은 향기를 뿜고 있지요. < 우리들의 이야기 >는 라일락꽃 향기를 노래하고 있어 라일락이 만개하는 요즘 감상하기 좋은 곡으로 보여집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 >는 피지의 국민 가요인 < 이사 레이 ( Isa Lei ) >를 번안한 곡입니다. 피지는 뉴질랜드 북쪽에 있는 조그만 국가입니다.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지고, 풍광이 수려한 국가입니다.
이사 레이는 < 아! 슬프다 > 라는 뜻으로 이별의 노래로 해석됩니다. 이사 레이는 1964년 The Seekers 가 발표한 곡입니다. The Seekers 는 호주 출신의 4인조 Folk 그룹 입니다. The Seekers의 인기는 Beatles , Rolling Stones 등과 견줄 정도로 엄청났지요.
https://youtu.be/_F018ZVfkmA
< Isa Lei >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Isa Isa vulagi lassa dina Nomu lako au na raawa kina
Cava beka ko a mai cakava Nomu lako au na sega ni lasa
Isa lei, na noqu rarawa Ni ki sana vodo e na mataka
Bau nanuma,na nodatou lasa, Mai Suva anauma tiko ga
Vanua rogo na nomuni vanua Kena ca ni levu tu na ua,
Lomaqu voli me'u bau butuka Tovolea ke balavu na bula
Domoni dina na nomu yanuyanu, Kena kau wale na salusalu,
Mocelolo,bua,na kukuwalu, Lagakali,maba na rosi damu
Isa 그대는 내가 가진 유일한 보물이라오
그렇게 외롭고 쓸쓸히 내 곁을 떠나야 하나요
시들어 가는 장미, 저무는 황혼처럼 말이죠
그대는 언제고 내 맘에 그리움으로 남으리라
Isa Lei, 보라빛 새벽 그림자가 스러져가고,
아침이 내 슬픔 위에 서럽게도 밝아오네요
오 잊지 마세요, 내곁을 멀리 떠나더라도
수바 만에서의 그 소중한 추억의 시간들을 잊지마오
Isa Isa,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했었다오
그대의 반가운 인사를 대한 순간부터
따스한 햇볕아래 함께 했던 우리들의 시간들.
지금 그 행복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렸다오.
바다 건너 그대 사는 섬이 날 부르네요
장미꽃 향기로운 그 행복한 땅이 손짓하네요.
오, 당신의 섬, 그대 곁에 갈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은 영원히 당신과 그 기쁨을 노래할 텐데
< Isa Lei >는 다른 섬으로 떠나버린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스토리지요. < Isa Lei >는 발표된지 8년만인 1972년 한국에서 재탄생합니다. 이 무렵 인기 남성 듀엣인 < 트윈 폴리오 >로 유명했던 윤형주 님은 우연히 이 곡을 접합니다. 다음은 윤형주 님이 이 곡의 번안에 대해 회고한 내용입니다.
https://youtu.be/qxCpwKaHU-E
피지에서 온 어떤 선교사가 아버님에게 LP판을 선물한 것을 감상했어요. 대략 10여 곡의 폴리네시안 음악이 담겨 있었는데 그 중에 딱 꽂힌 노래가 바로 이살레이에요. 당시 집 안에 라일락 꽃이 예쁘게 피었는데 그것을 보고 써내려간 것이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살레이란 노래에 '웃음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로 시작하는 학창 시절을 회상하는 의미를 담았죠.
< 우리들의 이야기 >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 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
라일락 꽃 향기 흩날리던 날 교정에서 우리는 만났소
밤 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2.
비가 좋아 빗속을 거닐었고 눈이 좋아 눈길을 걸었소
사람없는 찻집에 마주 앉아 밤 늦도록 낙서도 했었소
밤 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
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언제라도 난 안 잊을테요
< 우리들의 이야기 >는 라일락 향기가 흩날리던 날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긴머리 여인을 그리는 내용입니다. 두 연인은 사계절이 다가도록 자주 만나 데이트를 합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결별하고 맙니다. 남자는 여인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며 밤하늘의 별을 보고 절규합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 >는 가사가 돋보이지요. <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 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 >는 다소곳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여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지요. 특히 < 사람없는 찻집에 마주 앉아 밤 늦도록 낙서도 했었소 > 대목은 이 곡의 압권이지요. 깊은 정적이 흐르는 둘만의 공간에서 친밀한 연인이 따뜻한 정감을 교류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세상 끝에선 두 연인의 모습을 오버랩시킵니다.
번안곡은 원곡과 동일하게 떠나버린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다만 장미가 라일락으로, 섬이 교정으로 바뀐 것이 다르네요. 원곡은 여인에게 자기를 잊지 말라고 애원하는 것인데 비해 번안곡은 자기는 여인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하는 것도 차이가 있군요.
윤형주 님은 주한 피지 한국대사관의 초청으로 2014년 8월 피지에서 공연했지요. 당연히 이 곡을 열창했겠지요. 과거 라일락 꽃은 5월에 만개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최근에는 4월에 라일락 꽃이 피더군요. 요즘 길을 걷다보면 벌써 라일락 꽃이 피어 있더군요. 향기도 매우 진하여 향수 냄새를 맡는 것 같습니다. 이 곡은 요즘처럼 라일락 향기가 진동하는 계절에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학 교정에서 부른다면 더욱 어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