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족(纏足) 이야기
정리 해설 김광한
전족(纏足)
전족이란 여성의 자연스런 발을 마치 분재나 수석처럼 만들어서 그것을 보고싶을때 보고 즐기는 것과 같은 형태였다.당시 중국인들은 여성의 발은 작을 수록 성적이나 기호적으로 상품가치가 나 이것을 보면서 남성들이나 부유한 자들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채우는 경우가 대다수였다.여성을 인격의 가치로 취급하지 않고 오직 분재처럼 작게 만들어진 여성의 발을 들여다 보는 쾌감, 어찌보면 변태적인 인간의 속셈을 들여다보는 것같아 기분이 씁쓸해진다.분재는 큰 나무를 줄여 인간의 눈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라지만 상대적으로 나무는 인공적으로 성장을 억제 시키는 인간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60년대 초 조흔파 선생이 쓴 <남녀백경>이란 수필식 풍자글이 있었다. 괴상야릇한 취미를 갖고있는 남녀 1백명의 이야기를 그린 것인데 여기에 여성의 발과 함께 그 발을 감싸고 있던 버선이나 양말을 수집하는 자가 등장한다.일종의 변태인데 이 자는 여성의 발을 보기 위해 남의 방에 들어았다가 혼이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그 당시 서울 중구 소공동에는 중국 음식점이 많았는데 여기에 종업원이나 주인여자를 보면 걸음걸이가 뛰땅 거려 잘보면 신발이 손바닥만한 것을 알수가 있었다. 전족을 한 것이다.일반인들이 보면 전족이란 여성의 고통을 즐기는 아주 고약한 자들의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중국인들은 그것을 당연시했었다. 1천년동안이나.
골동품상을 하는 동인안은 골동품을 보는 안목이 가히 신의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그는 진짜를 사들이고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어 비싼 값을 받고 골동품을 팔아 많은 돈을 벌었다. 돈을 번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진품을 모사하는 모사화가를 여럿 고용해 오직 한부분만 그리게 해 자신이 그리는 것이 모사인줄 모르게 해서 비밀을 유지 시키는 것이다..그래서 그가 사는 텐진(천진)에서는 6대 부호로 알려졌다. 그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이 생긴것도 그렇지만 지능이 좀 모자라서 많은 액수를 들여 세 며느리를 얻었다. 바보같은 첫째 아들의 며느리 향련은 시집올 때 그 할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족을 만들어주었다.가끔씩 이 집안에서 며느리들과 이에 따른 여자들을 상대로 전족 대회가 열렸다. 얼굴과 몸이 중심이 된 미인대회가 아니라 발의 크기에 따른 전족 자랑대회인 것이다.한편 집주인 동인안은 나중에 과부가 된 며느리 셋을 돌려가면서 정을 통하고 한마디로 윤리나 인간의 질서보다 조그맣고 귀엽게 생긴 발이 중심이 된 괴기한 집안을 이끄는 이상한 인간이었다.
전족은 길이가 3촌 2푼 이내여야한다. 1촌이 3.5센티이면 대략 10센티 정도가 된다. 여자의 발을 10센티 이내로 줄이려면 우선 발가락들을 인위적으로 꺾어야한다 그리고 신발안으로 욱여 넣어야한다. 거기에 따를 신발을 만들어야하는데 발에 맞춘 신발이 아니라 처음부터 신발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의 발을 줄여야한다.그래서 전족을 삼촌금련이라했다.금빛나는 연꽃이란 뜻이다.이 전족 풍습은 청나라에 들어와 전면 금지 되었지만 조선의 상투처럼 단발령을 내렸어도 여전히 상투틀고 다니는 조선인같이 중국 여자들은 전족이 여자가 갖는 특권으로 생각하고 청나라를 지나 우리가 어렸을 60년대까지 지속이 되었던 것이다.
<김광한 해설>
천 년간 이어진 중국 미인의 절대조건, 전족(纏足) : 전통인가, 욕망인가, 억압인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능가하는 중국 최고의 풍자문학!
-중국 전기문학상 수상작품 -중· 미· 일 150만부 판매 -1985년 출간 이후 30년간 스테디셀러
송나라 이후 천 년을 이어온 중국 미인의 절대 조건, 전족(纏足). 이 소설의 원제이기도 한 ‘삼촌금련(三寸金蓮)’은 3촌이 9.9cm이니, 대략 10cm의 아주 작은 발을 의미한다. 여성은 발이 작을수록 더 좋은 가문에 시집을 갈 수 있었고, 남성은 그러한 여성을 소유하는 것이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의미했다.청나라 말기, 톈진의 부호이자 전족으로 유명한 동씨 가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삼촌금련’의 망상에 사로잡힌 한 가족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통해 10cm 발에 갇혀 사는 여성들의 아픔과 남성 중심의 왜곡된 중국 사회를 비판한다. 또한 전족파 수장이 된 과향련과 반전족파(하이힐) 수장인 우준영의 갈등과 대립을 보여주는 장면은 남성들의 왜곡된 미의식에 갇힌 여성들의 싸움을 통해 남성과 여성, 여성운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펑지차이
저자 펑지차이
1942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서예가, 화가이기도 하다. 톈진시 문학예술연합회 주석, 국제 펜클럽 중국센터 회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 문학예술 계연합회 부주석, 중국 소설학회 회장, 중국 민간문예가협회 주석, 중국 민주촉진회 중앙부주석, 전국 정치협상위원회 상무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톈진 펑지차이 문학 예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문화대혁명 후일담을 주제로 한 ‘상흔문학운동’의 대표적인 작가로, 그 자신이 문혁 당시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 1985년 이후 ‘문화반사소설(文化反思小說)’로 중국 문단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백 사람의 십 년』(一百個人的十年)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약 80여 종의 작품집이 출판되어 있고, 이 소설의 원제인 『삼촌금련』은 출간 이후 30년째 스테디셀러로, 중국과 미국?일본 등에서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역자 : 양성희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사범대학에서 수학했다. 『참새 이야기』(쑤퉁 지음, 더봄)를 비롯해 2005년부터 『위장자』, 『란란의 아름다운 날』, 『도시를 읽다』, 『다그치지 않는 마음』, 『마윈』, 『샤오미처럼』, 『사랑을 배우다』, 『대국굴기』, 『채근담』, 『와신상담』 등 5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중국어 번역 온라인 카페 ‘저울’을 운영하며 출판기획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