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한해는 가슴에 간직할 추억이 많을수록 행복하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그 어느해 보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철들면서 어느때인가부터 기억보다 망각이 더 큰 신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무너지기도한 한 해였구요.
취미생활이라고는 거의 없었던 메마른 정서에 불을 활활 붙여놓은 “산행”이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된것 같습니다.
이 모두가 푸른 산악회와 직장내 소규모 산악회 덕분이죠.
특히, 근교산행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고 푸근하고 풍요로운 산행을 이끌어
주신 늘푸른님을 비롯한 임원님들, 항상 웃음으로 내외조 해주신 솔향님,
분홍색님, 아직 닉네임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선화님의 부군되시는 분, 그리고
수고하신 모든 푸른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써 봅니다.
이 한해를 마무리 하는 한라산 산행!
근 1개월전에 일찌감치 신청한 산행이었습니다만, 불과 몇일을 앞두고
직장일 관계로 취소하였다가 머루님과 데이지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총무님,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기상청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날씨는 3일내내 “해”가 표시되어 있고
가장 관심을 가졌던 파도의 높이도 0.5m - 1.5m로 아주 순조로운 산행을 예고!
사실 산행에는 그렇게 강인하신 데이지님이 가끔 차멀미 하는것이 신경에
쓰였거든요.
배를 타기전 서해의 낙조를 볼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여객선 터미널옆으로
이동해 보았지만 시선을 가리는 건물과 시설물이 왜 그리 많은지요.
자연에 도전(?)하는 도시의 공해탓에 해가 물에 잠기면서 뿜어내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이틀밤이나 머물러야 하는 선실내 잠자리!
아주 오래전 군생활 내무반을 연상케하는 정겨움도 있었지만, 인원에 비해
좁을것 같은 공간에 약간은 불편할 것 같은...
적은 비용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도...
안전한 산행을 위한 등산복 착용법등의 설명을 들으러간 공간을 잠자리로
개방하는 바람에 우리 일행은 무척이나 편안한 잠을 이룰수 있었습니다.
군대 용어로 줄을 잘 섰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편히 잘라니까 눈치가 보인다는 머루님의 말에 역시.....
그래도 우리가 빠짐으로서 다른 분들도 그만큼 여유가 있을것이라고 애써
미안한 마음을 달래면서...
제주항에 도착하기 전,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갑판위에서 잔잔한 검푸른 물결을 바라보면서
연한 향내음이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 한잔의 감미로움에 한껏 젖어 보고
자원을 했던 직장 첫 근무지가 제주도였다는 뭉클님과 모처럼 선후배간의
따뜻한 대화를 나눌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우린 원주가 고향이라서..)
안개와 구름사이로 힘들이면서 간간이 그 모습을 보여주는 일출을 감상하면서...
우리를 실은 버스가 드디어 한라산 기슭에 다달았고
12시전까지 진달래 동산을 통과하지 않으면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내려
와야 한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서둘러 산행길에 올랐습니다.
당초 후미를 담당하는 머루님과 함께할 산행계획이었지만
진달래 동산이 마음에 걸렸고 뒤따라 오시는 분들께서 아마 상당수 인원이
시간내 진달래 동산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말에 그냥 눈 딱 감고 있는 힘을
다해 초고속으로 달려, 한라산 정상이 눈에 환하게 들어오는 지점에서야
처음으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후미를 담당하는 머루님이 혹 한라산 종주를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옆에서 들으면서...
몇 번이나 들어봤던 한라산 산행로,
아주 길고 긴 산행로 였지만 위험하거나 크게 가파른 곳 없는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였구요.
겨울날씨 답지않은 포근함, 아니 오히려 봄볕같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한라산 정상위론 맑디 맑은 푸른 하늘을, 그리고 바다가 보임직도 한
수평선 위에는 서로 다른 모양의 구름이 뒤엉켜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첫 휴식지에서 혀로부터 장에 이르기까지 향기롭고 달콤한 내음새가 물씬 풍겨
나는 술한잔을 곁들이고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겨울 한라정상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이 수북히 덮인 한라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눈덮인 한라를 생각했거든요.
연중 날씨가 대부분 변화무쌍해 비, 안개, 구름으로 인해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날이 거의 없는데 오늘 산행하는 분들은 복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서늘하게
느껴졌던 바람이 거세지고 차거워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분지로 형성된 백록담의
구석구석까지, 수평선의 구름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멀리 감귤농장인 듯한 농경지,
성냥갑같은 건물 등 시가지의 전경에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다신 이런 기회가 없을것 같은 마음으로.....
산 정상을 표시하는 정상석, 늘 돌로 다듬어진 것만 보아와서 그런지
정상을 지나쳐 조금 가서야 “아차”싶었죠.
정상의 표식을 돌 대신 나무로 만들은 것이 이색적이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 꿋꿋이 서 있는 괴목들과 주목나무 군락지를 거쳐 내려오면
서 그 옛날 화산 활동으로 인한 분화구인 듯한 분지와 검은 돌들,
특히 울산바위을 닮은 듯한 바위를 뒤로 하고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얼마후 산행후미의 푸른님들도 진달래 동산을 통과, 하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머루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마중을 나가 배낭 두 개를 양 어깨에 둘러메고
내려 왔습니다. 아주 짧은 거리지만....
그 배낭이 너무 너무 가벼운 것 있죠. 머루님께서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를.....
크리스마스 이브!
교회에 적만 두고 신앙생활 제대로 해 본적이 없지만,
중학 2년 때인가요, 조그마한 시골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성극의
구두쇠 스쿠르지 영감역을 맡은 기억이 났습니다.
돌아오는 밤바다의 선상에서 몸이 날아갈듯 세차게 부는 바람을 맞으면서 한해를
조용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한해였습니다.
다시한번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신 푸른님들께 감사 드리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첫댓글 주목 나무님의 주옥 같은 후기글에 다시한번 긴 여행을 더듬어 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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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말 년시 ![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겁게 보내시길 바람니다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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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못할 추억일것 같습니다. 겁도 없이 처음으로 따라나선 산행, 여러 회원님께 민폐가 되지 않을까 있는힘을 다해 열심히 따라 갔지만 점점 뒤로 밀리고 결국엔 꼴지가 되었습니다. 되돌아 가야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저를 이끌고 후미에 쳐저 있는 재희언니(금산 아지매 님) ... 이대로 포기 할수 없었습니다. 진달래 밭에서 백록담 정상이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1키로가 이렇게 먼길인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저 때문에 마음쓰신 여러분들...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특히 재희언니,샘물님 고마워요.. 그리고 제 배낭메고 고생하신 머루님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적정한 선에서 되돌아가는게 맞지만,,, 배를 13시간이나 타고 처음 한라산을 왔는데, 그럴수는 없으신거죠... 님의 열정에 갈채를 보내며,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게 써 내려가신 후기글에 푹 빠져서 한참을 행복했습니다. 평상시 산행에서 후미인 저도 머루님이 정상을 밟지 못하면 어쩌나 무척 염려되어 평상시 속도보다 좀 빨리 걷다보니 중간쯤 이더군요. 진달래 평원이 얼마남지 않은 지점의 평상에서 시간이 충분하기에 머루님을 기다렸다가 함께 가려하였는데 머루님께서 먼저 오르라며 평상에 남았는데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정체가 심해서 아무리 빨리 걸어도 의지대로 산행이 어려울듯해서 걱정을 많이했습니다. 머루님이 진달래 동산을 통과 하였다는 무전을 받고서야 안심을,그리고 사과나무님 금산아지매 수고 많았어요^^ 주목나무님의 글을 읽으면서 순간 순간이 많이 행복했습니다.
위에 평상에서 기다리는데, 금산아지매님, 사과나무님, 둥지님이 오셨고, 나중에 비타민님까지 올라오시는데, 반가움에 깃발을 빼서 흔들었습니다,,, 전날밤 주님을 많이 모셔서 초반에 힘들어 하셨기에,,,,,
한라산 산행 아주 좋은 날씨에 잘 다녀오셨네요. 저는 지금 막 속초에서 돌아와 주목나무님 산행기 읽었습니다. 이제 한라산 산행사진을 볼 기대로 즐겁습니다.
잊고 싶은 망각의 시간들 잊지 말아야하는 고운 시간들 그속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은 살아가면서 향기로운 향기가 되어 인생을 생기롭게하겠지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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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맵시로 단장한 한라산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주목나무님 늘 향기롭고 건강한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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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번복은 번거로움 보다는 함께 할 수 있다는 ![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움이 더 컸으니 미안해하지 마세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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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나무님 건강하게 잘 다녀오셨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늘 다녀오신 글속에 아름다운 그 곳에 경치와 느꼈던 모든 일들이 남겨져 있어 읽고 나면 늘 마음이 환해지는 것 같습니다. 함께 제주도 여행을 자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후기글이라도 읽어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제주도 여행의 피로 잘 푸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행복한 산행이었으며 주목나무님의 산행 후기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더 산행한 기분입니다. 푸른님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새해에는 좋은일만 가득 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박3일이라는 긴 산행을 준비하여 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모든 회원들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산행후기를 기다리는 회원들도 많고 저도 이제는 산행후기를 읽어야 산행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히고 마무리가 지어집니다. 주목나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가슴이 따스해지는 후기 잘보고 갑니다 주목나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안 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50회 이상 한라산을 올랐지만 이번 산행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산행후기 읽으며 추억을 되새겨 봅니다. 주목나무님!!! 행복이 함께하는 황금돼지 해 되세요.
산행후기를 읽으면서 괜이 긴박감도 들고 아슬아슬한 스릴도 느껴지네요. 한라산 갔다온 사람들이 날씨때문에고생햇다는 말들을 많이들 하던데 늘푸른님들은 복받았나봐요. 그산행길들이 눈에 선합니다. 다시 이런기회가 주어지면 꼭 함께하겠습니다.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주목나무님의 한라산 산행후기를 읽으면서 푸른님들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취미생활을 할수있는 사람들은 이미 행복을 안고 살아간다고 믿고 있고요 .다만 이곳에서는 이상하게 산에기기가 너무힘드네요 . 푸른님들의 사진과 글읽으면서 대신 감상잘하고 있습니다 .제컴이 오랬동안 고장 났었기에 이제야 댓글 드림니다 . 좋은 새해가 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