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년대 들어 롯데 팬들이 야구 시즌 중 가장 기다려지고, 또 온전히(?) 기뻐하는 날이 있다면.. 그건 드래프트 데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 없이 드래프트가 다가왔죠.
롯데는 전체 4번부터 시작해, 14 - 24 - 34 - 54 - 64 - 74 - 84 - 94 - 104픽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5라는 진해수랑 바꿔 먹었으니까요?
4순위.. 애매하면서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픽 순번이긴 합니다. 그렇다면 롯데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까요?
1. 투수 충원
롯데는 19드랩 고승민 1라를 시작으로, 지난 6번의 드랲 중 20드랲을 제외한 모든 드랲에서, 상위픽에 야수를 보강한 바가 있습니다. (사실 20드랲도 4라픽인 정도웅이 야수긴 하지만 얘는 뭐 긁어보기도 전에 나갔으니,,)
그건 6번의 드랲에서 상위 5개픽까지 종합하자면
19) 서xx - 고승민 - 강민성 - 김현수 - 박진
20) 최준용 - 홍민기 - 박재민 - 박명현 - 정도웅
21) 손성빈 - 김진욱 - 나승엽 - 김창훈 - 송재영
22) 이민석 - 조세진 - 진승현 - 윤동희 - 김세민
23) 김민석 - 이진하 - (이학주) - 김기준 - 정대선
24) 전미르 - 정현수 - 이호준 - 박준우 - 강성우
사실 야수 위주의 픽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했습니다. 19시즌만 봐도 코어 야수 유망주라고는 고승민과 한동희, 그리고 경찰에서 오지게 구르던 김민수 뿐이었고, 1군에서 뛰던 선수들 중 그나마 두각을 나타낸 게, 허일이나 강로한 정도였다는 게 진짜 호러 그 자체였죠. 심지어 그때 상동에선 작뱅이 3번치고 채탱이 4번치던 시절이니까요.
그 이후로 싸그리 끌어모은 야수들이 지금 롯데 야수진의 주축이 된 것도 맞습니다. 당장 롯데의 현재이자 미래인 윤고나와 포수 최대 유망주인 손성빈은 이미 1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죠.
내년엔 진짜 치고 올라와야 할 조세진과 김민석, 유격수 놓고 한태양과 함께 다퉈야 할 이호준, 강성우, 김세민, 상무에서 스텝업 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정대선까지. 1군에서의 성적과는 별개로, 모두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한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투수 파트는 처참하죠. 서씨는 커리어 끝났으니 제외하고, 그나마 1군에서 조금이라도 활약한 선수가 최준용 김진욱 진승현 송재영 이민석 박진 전미르 정현수 뿐입니다. 그마저도 확실히 리그에서 A급이라 평가받은 건 22시즌 한정 최준용 뿐이죠.
당장 이번 시즌 만큼 투수력이 처참한 시즌이 15시즌 이후로 또 있었나 싶습니다. KBReport 기준으로 롯데 투수 WAR을 매겨보면, 반즈는 5.69, 윌커슨은 4.30이지만.. 토종 투수 중에서 1을 넘긴 투수가 박세웅(2.92), 김원중(1.16) 뿐입니다. 그나마 평가가 후한 스탯티즈 기준으로 봐도 1을 넘긴 게 박세웅, 김원중, 김진욱, 한현희, 김상수 뿐이고요.
그나마 김진욱이 5월말부터 4선발 땜빵이라도 해줘서 다행이긴 하지만.. 얘 당장 내년에 군대 갑니다. 이런 투수 뎁스 속에서 4선발 마저 부재 상태가 된다는 거죠.
결국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절대적으로 투수 보강이 필요하고, 특히 가장 좋은 선수를 뽑을 확률이 큰 1라운드와 2라운드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여기서는 무조건 투수를 뽑으려고 할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1라는 김태현, 2라는 박세현 or 김서준 or 김재원을 원하긴 합니다.
1라) 8월 이후 롯데의 스탠스는 확고했습니다. 김태현 아니면 김태형.
물론 이러다 삼성 순번에 김태현이 나가면 배찬승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언론에 풀린 건 김김이었죠.
아무래도 성민규가 나간 이후로 김풍철이 다시 스카우트 팀장으로 올라왔고, 김풍철이 팀장일 때 뽑은 강동호, 이승헌, 강민성, 홍민기만 봐도,, 웬만하면 하드웨어가 좋은, 소위 떡대픽을 선호한다는 건 롯데 팬들이라면 다 알만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185/87의 김태현, 186/91의 김태형을 182/80의 배찬승보다 더 선호하지 않을까? 하는 추론도 충분히 가능하죠.
물론 김김배 모두 정정듀오에 비해 살짝 밀린다 뿐이지, 최상위급 포텐셜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누굴 뽑더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어보이긴 합니다.
다만 김태현이 가진 특유의 디셉션과 높은 RPM에서 나오는, 구속 대비 묵직한 구위와 괜찮은 제구력. 세컨 피치로 달 수 있는 스플리터와 커브. 특히 패스트볼 구위 하나 만큼은 올해 탑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차세대 선발감이 김진욱과 전미르 뿐인 이 망할 팀의 현실상, 과연 김태현을 거를 수 있을까 싶습니다. 냉정히 이 팀에 불펜핏은 많긴 하니까요.
물론 4픽을 가진 이상 온전히 삼성의 선택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건 맞고, 김김배 누가 오더라도 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번에는 좀 잘 키웠으면 좋겠네요,,
2라) 만약 1라에 좌완을 먹는다면, 2라는 우완으로 갈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롯데 순번까지 내려올 만한 선수가 있다면, 충훈고 김서준, 배명고 박세현, 장충고 김재원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모두 우완이죠.
지금 정정김김배 이후로 1라 중후반~2라 초반에 언급되는 선수들이 박준순, 김영우, 박정훈, 권민규, 김동현, 심재훈, 이율예 정도인데, 여기서는 크게 변동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이율예도 포수 보강이 급한 한화나 삼성 순번에서 충분히 뽑아볼만 하고, 박준순이나 심재훈도 2루나 3루 급한 팀들이라면 당연히 노릴 선수들이고요.
사실 롯데 입장에서, 3명의 야수가 먼저 나가는 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물론 가능성은 없겠지만 박준순이나 심재훈이 롯데 순번까지 내려오면 주절먹이고, 그렇지 않아도 그만큼 좋은 투수들이 내려온다는 말이 되니까요.
아무튼 제가 앞서 말한 이 세 선수 모두, 최고 구속은 150이상 찍어봤고, 전문가들이나 팬들 사이에서도 2라운드에서 삼롯갸 순번에 나갈 수 있는 선수들로 평가 받더라고요.
일단 김서준은 올해 세부 스탯이 워낙 압도적입니다. 46.2이닝에 75K 12BB, WHIP도 0.70. 그래서 7월까지만 해도 1라 중반까지 나왔는데.. 지금도 뭐 아무리 늦어도 2라 롯데라고 하니까요. 내려오면 땡큐고, 먼저 나가면 쩔 수 없긴 하죠.
현실적으로는 박세현이나 김재원일 것 같아요. 박세현은 구속 + 구위가 좋고 타고난 스태미너가 좋다는 평가가 꽤 있던데, 지금은 부상 이슈가 있다곤 하지만 애초에 이진하도 허리 이슈 알고서 뽑은 팀이라.. 크게 개의치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김재원도 190cm + 투수 전향한지 얼마 안 된 선수라는 거 감안하면, 딱 김풍철이 환장할 만한 스타일이라.. 여기에 소래고 김태훈, 부산고 김정엽까지 가세하면 ㅋㅋㅋㅋ 솔직히 2라부터는 ㄹㅇ 모르겠습니다. 앞픽들도 중요하고 스카우터들이 어떻게 평가하는 지도 중요하니까요.
2. 그럼에도 유격수 + 포수 니즈픽은 필요하지 않을까?
1,2라는 투수일 확률이 거의 100%고, 6라 이후로는 야알못 기준에서 솔직히 누굴 뽑아도 잘 모르기 때문에,, 3,4라에 꽤 눈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뽑은 3~4라? 김창훈, 윤동희, 김기준, 박준우 모두 당초 순번보다는 좀 밀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김창훈은 유급만 아니었으면 1차 받았을 거라는 얘기가 2학년 시절부터 나오던 선수였고, 윤동희도 드랲 직전까지 1라 컷이라는 얘기 나온 선수를 진짜 운좋게 3라에 건진 케이스고, 박준우나 김기준도 최대 2라, 최소 3라 얘기 나오다가 4라까지 밀린 경우라.
사실상 2라 중순 부터는 당초 예측과 달라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거죠.
롯데 입장에서 보면.. 만약 2라에서 노리던 투수가 3라까지 밀리고, 3라에서 노리던 투수가 4라까지 밀린다?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조건 상위 라운드에서 유격수를 충원해야겠다 싶으면.. 개인적으로는 덕수고 배승수, 경기고 어준서가 가장 핏에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시즌을 뜨겁게 달군 덕수 내야 3인방 중, 유격수 자리를 차지한 건 박준순도, 우정안도 아닌 배승수였습니다. 실제로 청대에서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죠. 물론 당장 프로 1년차부터 주전 유격수로 뛸 순 없겠지만, 그래도 프로에서 유격수를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만으로도 롯데에게 있어서는 큰 가치가 있어보입니다.
장타력이 좀 아쉬워보이긴 하지만 타출갭도 좋아보이고(타율 0.310/출루율 0.445) 184cm의 신장이라면 향후 벌크업으로 장타툴을 늘릴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심우준의 대체자를 찾고 있는 kt나 3라 3장을 가진 키움이 먼저 채가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만약 배승수가 나간다면? 어준서로 눈을 돌려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3 기준으로 3/4/5 슬러시 라인을 찍으며 옵스 10할을 넘겼고, 도루도 18개라는 건 분명 컨택이나 스피드는 갖추고 있는 선수라는 거고, 특히 수비는 이번 드랲 유격수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요. 여러모로 작년 이호준이 떠오르는 선수입니다. 다만 이호준보다는 어준서가 피지컬 적으로는 더 좋고요.
물론 김정엽이 3라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꽤 있고, 충암고 박건우나 충주고 양수호, 경남고 박시원처럼 괜찮은 투수 자원들이 꽤 많아서 "무조건 숏망주를 충원할 것이다!" 까지는 아니라고 봐요. 뭐 앞서 말한 것처럼 한태양, 김세민, 이호준, 강성우 등 아예 숏망주가 없는 건 또 아니라.. 새삼 음주로 나가리 된 배영빈 음해가 마렵네요? 얘 사고만 안 쳤어도 올해 기회 엄청 받았을 것 같은데 ㅋㅋㅋ
뭐 숏망주는 그렇다 치고, 포수도 하위 라운드에서는 한명 정도 뽑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보근 서동욱 강태율 모두 포수로서는 낙제점이라 봐야 하니까요. 또 애매한게 1,2라에 지르기엔 손성빈이라는 존재가 너무 커서.. 적당히 6~7라에 수급할 포수가 하나 튀어나왔으면 좋겠네요.
종합하자면 이번 드랲의 기조는 최대한 투수픽, 그 안에서 유격수나 포수 자원을 노려보지 않을까? 정도라고 봅니다.
이번 시즌 롯데의 가장 큰 수확은 야수진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겁니다. 포수 손성빈, 1루수 나승엽, 2루수 고승민, 3루수 손호영, 외야 한 자리 윤동희. 수비 포지션에서 5명이 정해진 상태죠.
외야도 뭐 레이예스 같은 코너 외야 담당할 외국인 타자에, 나머지 한 자리 두고 황성빈 조세진 추재현 김민석이 경합하는 구도면 나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풍족한 편이죠. 물론 유격수랑 포수 구멍난 걸 못 채워서 성적이 이꼴이 나긴 했지만,,
아무튼 야수 코어는 채웠고, 결국 그 사이에 구멍이 뚫려버린 투수 뎁스를 누구로 채울지, 그 사이에 유격수 포수 니즈픽을 갈길 수 있을지가 이번 롯데 드랲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줄 요약) 풍철 아재요 잘 좀 뽑으쇼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어쨌든 성멘시절엔 좋은 야수 많이 뽑았으니 올핸 투수위주로 많이 뽑길 바랍니다
이런 거 보면 성멘이 야수 리빌딩 하나는 기깔나게 하고 갔구나 싶긴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만약 감독 좀 잘 뽑고 48시간도르 없이 무난하게 이지영 데려온 세계선의 성멘과 롯데는 어땠을지
정성추
매년 드랩 순번이 아쉽습니다
올해도 최대 7위 같은데 포기하고 전체2번 노렸음 하는데 튼동이 갈 하겠죠
한끝 차이로 이재현 김영웅 윤영철 김택연을 다 놓친 것도 레전드긴 한.. ㅋㅋ
@시이나 타키 딱 부족한 포지션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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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천이나 신지환도 괜찮죠 ㅋㅋㅋㅋ 근데 2라는 뭔가 우완일 것 같은게 막상 쓸만한 20대 우완도 그리 많진 않아서,,
아얄못...? 그럼 전......뭐죠
저도 고야 자체는 주요대회 준결승이나 결승만 겨우 보는 편이고 중요 픽들도 경기 영상 + 전문가 & 커뮤 유저들 평가만 아는 편이라.. ㅋㅋㅋㅋ
제발 삼성이 배찬승 픽하기를 매일매일 기도 중입니다ㅠ 배찬승이나 김태형 둘 다 좋은데 김태영 맘은 제발 피했으면 좋겠네요. 김태형은 2라에서 픽할 수 있는 김서준이나 박세연이랑 큰 차이를 모르겠어요.
1라운드 김태현, 2라운드 김서준, 3라운드 어준서 바랍니다~
솔직히 지금 투수풀에서 4픽으로 김태형 먹는 건.. 선수에겐 미안하지만 좀 아쉽긴 하죠. 풍철아재 특성상 배찬승 이 악물고 거를 것 같아서 더 그렇고요 ㅋㅋㅋ
진짜 배찬승 거르면... 너무 슬플것 같습니다. 일본전 선발로 나와서 당당하게 투구하던 모습이 너무 멋있었네요.
풍철 아재.. 이제 사람됩시다~
1라 좌투, 2라 좌투,3라 유격수나 3루 정도 뽑는다면 대성공일듯..1라서 배찬승이나 김태현 뽑는다면 2라는우투로 가도 크게 상관없을것 같긴한데..비슷한 능력치라면 역시 좌투..
아쉬운 건 좌완 상위 5명인 정현우 김태현 배찬승 박정훈 권민규와 나머지 좌완들의 평가가 좀 갈려서.. 상대적으로 2라 우리 순번까지 내려올 우완들의 평가가 괜찮기도 하고요.
최악의 시나리오는 1라 김태형 뽑고 2라 니즈픽 맞춘다고 좌완 얼리 갈기는 건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