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언희 출연 임수정, 김래원, 이미숙 제작 드림맥스 공동제작 틴하우스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1월 말
한마디로 | 새침한 고3 여학생과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대학생의 밝고 유쾌한 멜로
스물여덟살의 젊은 여성감독이 만드는 멜로영화. 앓고 있는 병 때문에 어릴 적부터 병원과 집을 오가는 게 중요한 일과였던 고3 소녀 민아(임수정)는, 아래층에 이사온 껄렁한 남학생 영재(김래원)로부터 귀찮게 ‘작업’당하다가 결국은 그에게 마음이 넘어가고 만다. 이제 민아는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따분했던 일상이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고양이를 부탁해>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의 각색작업에 참여한 바 있는 감독 이언희는 이번 데뷔작을 통해 단순한 멜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엮이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강력무기는 김래원. TV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단숨에 떠버린 이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장화, 홍련>의 서늘한 이미지와 달리 새침하면서도 밝은 소녀를 연기할 임수정과 어떤 ‘커플룩’을 보여줄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렐 소녀 팬들이 많을 듯싶다.
빙우
감독 김은숙 출연 이정재, 송승헌, 김하늘 제작 쿠앤필름 배급 KM컬쳐 개봉예정 11월 중
한마디로 | 설산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멜로드라마
‘국내 최초의 산악영화’를 표방하는 작품. 알래스카 아시아크 등반에 나섰던 두 남자가 눈구덩이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추위와 배고픔 속에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각자 마음에 품고 있는 여자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조각조각 이어지던 기억은 한 여자의 초상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성재가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남자로, 송승헌은 그녀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사랑을 우정으로 간직해야 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눈덮인 산을 찍었으며 미니어처 촬영과 컴퓨터그래픽으로 눈사태의 스펙터클을 만들었다. 제작비 50억원을 투자한 대작이기도 하다. 단편영화 <집행>을 촬영하고 <우물> <일요일> 등을 연출한 영상원 출신 여성감독 김은숙의 데뷔작
내츄럴시티
감독 민병천 출연 유지태, 이재은, 서린 제작 조우엔터테인먼트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2080년, 피가 흐르지 않는 여인과의 사랑이 시작된다
한국 블록버스터영화의 자존심을 살릴 것인가. <내츄럴시티>에 우선적으로 쏠리는 관심은 그동안 작품성에서나 흥행에서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초대형 프로젝트의 첫 성공작이 될 것인지 여부다. 그건 <내츄럴시티>가 후발 블록버스터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개봉을 한참 앞둔 시점부터 “비주얼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진 데 따른 기대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대에는 <21세기 모노리스> 같은 뮤직비디오나 <유령> 등을 통해 영상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입증한 민병천 감독의 존재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 또한 틀림없다. <내츄럴시티>의 배경은 22세기를 얼마 앞둔 2080년, 우주여행과 사이보그가 일반화된 세상이다. 주인공은 무단이탈 사이보그 제거를 임무로 하는 요원 R(유지태). 폐기처분될 운명의 사이보그 리아(서린)를 한없이 사랑하는 그는 그녀의 재생을 위해 자신의 직장과 친구를 배신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케 하는 이 영화는 ‘SF멜로’를 지향하고 있다. 꽉 짜여진 시스템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주인공들이다보니 액션이 없을 수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중심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에 관한 것이란 얘기다. 만약 화려한 영상에 걸맞게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된다면 <내츄럴시티>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열지도 모른다.
올드보이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제작·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복수는 나의 것>은 잊어라! 진짜 박찬욱식 액션영화!
한 남자가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하루종일 누가 나를 가두었는지만 고심하던 남자, 좁은 독방에서 몸을 갈고 닦아 온몸을 무기로 만든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막상 대면한 문제의 인물은 그를 가둘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복수를 하기에 앞서 이제 남자에게 과제가 주어진다. 나를 왜 가두었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박찬욱 감독은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드라마를 다루지만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한다. 차갑고 건조했던 전작과 달리 뜨겁고 표현이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보는 영화라면 <올드보이>는 밀착해서 보는 영화”라고 설명한다. 주인공 오대수로 최민식을 캐스팅한 것도 그런 차이를 암시한다. 최민식은 온통 머리를 부풀린 헤어스타일로 나오며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와 달리 대사가 많다. 그는 오대수란 인물에 매력을 느낀 이유에 대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라고 말한다. 오대수는 <파이란>의 강재와 전혀 다르면서 일맥상통하는 면을 갖는 인물로 보인다. 액션 스타일도 상당히 다른데 <올드보이>의 액션은 짧은 컷을 이어붙여 속도감과 파괴력을 높이는 쪽이다.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로 익숙한 유지태가 처음 악역을 맡았으며 <나비>의 강혜정이 오대수를 돕는 여인으로 나온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감독 이재용 출연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제작 영화사 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SF적 상상력이 필요했다는, 성(性)스러우면서도 성(聖)스러운 사극멜로
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숙한 숙부인(전도연)이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의 조직적이고도 압박적인 구애를 받는다. 이건 일종의 준비된 작전이다. 조원 뒤에는 조씨부인(이미숙)이 있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소실로 들일 소옥과 정절녀 숙부인을 모두 농락하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 상으로 주겠다고 조원에게 제안한 터였다. 조씨부인이나 조원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시대도 배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쾌락을 능숙하게 탐하는 ‘선수’들이다. 이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을 토대로 <위험한 관계>, <발몽> 등 여러 차례 영화화된 이야기를 빌려온 것이다. 이재용 감독은 되풀이돼왔던 소재에 발칙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새겨왔다. 불륜을 다뤘으나 과정이나 결론이 은근히 전복적이었던 <정사>나 일상을 투시하는 듯하면서 기묘한 멜로 코드를 집어넣었던 <순애보>에 이어 <스캔들…>에선 집요한 고증을 통한 섬세한 상상력이 가미될 전망이다. 양반집 깊숙한 곳에서 춘화를 돌려보고, 엄숙한 제사가 치러지는 동안 질펀한 정사가 벌어진다. 미술, 의상 등 시대를 우아하고 정교하게 재현하는 데만 2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다.
황산벌
감독 이준익 출연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제작·배급 씨네월드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백제의 아그들아, 나 계백인디, 죽도록 싸워불자!
약 1300여년 전, 지금의 충남 연산군의 한곳에선 무시무시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스러지는 조국의 운명을 끝까지 부여잡으려는 백제의 5천여 결사대가 엄청난 물량으로 몰아치는 신라군과 혈전을 벌였던 이 싸움은 ‘황산벌 전투’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하지만 <황산벌>은 백제 병사들의 드높은 기개나 신라군의 지략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황산벌>은 ‘백제와 신라의 병사들이 사투리를 쓰며 전쟁을 벌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코미디임에 틀림없지만, 장르의 이면에 전쟁의 무의미함을 은연중에 심어놓을 작정이다. 계백(박중훈)과 김유신(정진영)이라는 커다란 대립축 외에 주요 인물로 ‘최후까지 살아남는 백제 병사’인 거시기(이문식)를 세워놓은 것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황산벌>의 가장 큰 매력은 웃음일 것. 이 영화는 ‘생활사투리’류의 유머만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병사간의 욕싸움, 인간장기 등의 에피소드와 삼국시대라는 상황 자체의 아이러니를 통해 다양한 웃음을 전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코미디에 복귀하는 박중훈의 연기 또한 관심을 끈다. <달마야 놀자>를 기획한 씨네월드의 대표이기도 한 이준익 감독이 <키드캅> 이후 10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
아카시아
감독 박기형 출연 심혜진, 김진근 제작 프로젝트 그룹, 아름다운 영화사 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한국판 <오멘>? 아카시아 나무에는 벌레가, 가정에는 악마가 서식한다
그녀는 행복하다. 향기로운 아카시아 나무 그늘이 드리운 전원주택, 자상한 남편, 인자한 시아버지. 사방을 에워싼 달콤한 그림을 바라보며 여자는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기만 있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거야. 10년의 기다림 끝에 임신을 포기하고 입양을 결심한 미숙은 보육원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조숙한 눈빛으로 화가 뭉크를 연상시키는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여섯살배기 소년 진성을 아들로 맞아들인다. 하지만 진성은 그녀의 결핍을 채워주지 않는다. 아카시아 나무만 맴돌며 그림에 매달리고 죽은 벌레를 갖고 노는 기이한 행동으로 양부모의 일상에 불길한 어두움을 드리운다. 창백하고 머리 긴 귀신을 뛰어넘어 여성성의 신비로운 힘을 끌어들인 호러 <여고괴담>, <비밀>의 박기형 감독이 만든 슬픈 가족 호러.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이후 5년 동안 스크린을 떠났던 배우 심혜진이 모성이 불러온 비극 앞에 당혹해 하는 미숙으로 분한다.
천년호
감독 이광훈 출연 정준호, 김효진 제작 한맥영화사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중국과 홍콩의 제작인력이 결합한 판타지 멜로물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김혜리) 통치기, 도적떼를 물리치며 숱한 공적을 세운 비하랑(정준호)은 숲속에서 만난 소녀 자운비(김효진)를 남모르는 연인으로 만나왔지만, 아직 젊고 아름다운 진성여왕이 보내는 뜨거운 눈길 때문에 괴로워한다. 진성여왕은 비하랑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심복에게 자운비를 살해하도록 지시한다. 살기 위해 달아나던 자운비는 우연히 손에 잡힌 신검을 집어들고 대항하다가 결국 자줏빛 귀기가 서린 천년호수에 몸을 던지고 만다. 이때부터 사라진 부족의 원한과 세 연인의 애증, 통일신라 말기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이 뒤엉키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나키스트> <비천무> <무사>에 이어 중국 촬영을 시도한 영화로 장이모의 <인생> <상하이 트라이어드> 등을 찍은 뤼웨, <더 원> <키스 오브 드래곤> 등의 액션을 연출한 위엔더 등 중국과 홍콩의 베테랑 제작진이 합류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감독 김기덕 출연 김영민 제작 LJ필름 배급 코리아픽쳐스 개봉예정 9월19일
한마디로 | 김기덕이 물 위의 암자로 간 까닭은?
부랑자와 매춘부의 거리에 머물렀던 김기덕 감독의 카메라가 산속 깊이 자리잡은 작은 암자를 찾았다. 경북 청송 주왕산 기슭에 자리한 작은 호수 주산지, 왕버드나무 같은 희귀 식물이 살고 있는 맑은 물 위에 그는 작은 사찰 하나를 지었다. 노승과 동자승이 살고 있는 암자, 봄이 오자 맘껏 뛰어놀 수 있게 된 동자승은 산속에서 잡은 개구리며 뱀의 몸에 돌을 매달아놓고 즐거워한다. 다음날 동자승은 몸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노승이 소년의 몸에 돌을 매단 것이다. 동자승은 노승의 가르침을 배우며 10대 소년이 된다. 계절은 여름으로 접어든다. 김기덕 감독은 사계의 변화와 인간의 성장을 하나로 엮어 윤회하는 삶을 그린다. 소년승은 절을 찾은 소녀와 사랑에 빠져 절에서 도망친다. 가을, 청년이 된 소년은 속세에서 죄를 짓고 절로 피신한다. 겨울, 청년은 홀로 절을 지키는 중년의 스님이 되고 어느 날 한 여인이 아이를 남기고 떠난다. 다시 봄, 아이는 동자승이 되어 첫 장면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만 들어봐도 가학과 피학의 처절함으로 악명 높은 지금까지 김기덕 영화와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직접 영화를 보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일 것이다. 지난 7년간 만든 8편 역시 같으면서 다른 영화였기 때문. 김기덕 감독이 중년의 스님으로 직접 출연하며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조폭 마누라2: 돌아온 전설
감독 정흥순 출연 신은경, 박준규 제작 현진시네마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꿇어’를 외치던 무서운 그녀가 돌아왔다
전국 5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조폭영화 신드롬을 낳았던 <조폭 마누라>가 2년 만에 돌아왔다. 두 번째 이야기는 뒷골목을 평정한 가위파의 두목 은진이 사고로 기억을 잃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세력 다툼 끝에 머리를 다친 그는 의식을 잃고 중국집 주방장에게 발견돼 회복된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 누군지 전혀 기억을 못한다는 것. 중국집 배달부로서 새 삶을 살아가던 은진은 우연히 은행 강도를 잡은 것을 계기로 과거의 인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몸치장과 성교육을 맡았던 세리, 라이벌 조직이었던 백상어파 두목 등이 그들. 저개발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과 가족을 위해 은진은 다시 가위를 든다.
<조폭 마누라 2: 돌아온 전설>은 학교에도 가고 아기도 키우는 등 엉뚱한 상황에 처한 조폭들의 ‘문화충격’을 폭소탄으로 심었던 기존의 조폭 코미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엉뚱한 신분까지 선사한다. 2편의 바통을 이어받은 정흥순 감독(<가문의 영광>)의 “제대로 된 조폭영화를 만들겠다”는 결의가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 브라더스
감독 김용화 출연 이정재, 이범수, 박영규, 이문식 제작 KM컬쳐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오, 나의 형제여! 어디 있다 이제사 나타났는가!
서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배다른 두 형제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만나게 되면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이야기. 흥신소 직원으로 살아가는 형 상우(이정재)는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을 떠넘기기 위해 실제보다 4배나 빨리 늙는 조로증 환자 봉구(이범수)를 마지못해 데리고 살게 된다. 겉늙은 봉구의 외모를 상우가 ‘악’이용해 채무자들을 수월하게 협박하는 과정이 빚어내는 소소한 웃음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서로 정이 들어버린 이 두 형제에게서 가족애의 감동을 전달받을 수 있다.
불어라 봄바람
감독 장항준 출연 김승우, 김정은 제작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9월 5일
한마디로 | 부족한 남자, 과한 여자를 만나다
아껴도 너무 아끼고 사는 남자 선국(김승우)은 못 나가도 너무 못 나가는 소설가, 봉투값 아끼느라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남자, 기름값 아깝다고 보일러도 안 때는 남자. 통신비 아까워서 삐삐차고 다니는 남자, 아무도 이런 ‘부족한’ 남자가 좋을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망사스타킹에 미니스커트, 뽀글한 파마머리에 야한 화장을 한 물망초다방 영업부장 화정(김정은)이 집 앞에 당도한다. 웃음도 치장도 눈물도, 모든 것이 ‘과한’ 이 여자는 다짜고짜 선국의 2층방이 자기 셋방이라고 우기며 밀고 들어온다. 내세울 건 자존심밖에 없는 선국은 절대로 ‘오봉순이’와 한집에서 동거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1층으로 쫓겨난다. 그날 이후 모든 물자를 아낌없이 써대는 하숙생 때문에 이 소심하고 쪼잔한 주인장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에서 궁합을 확인한 장항준 감독과 김승우가 다시 손을 잡은 <불어라 봄바람>은 라이터 하나에 목숨 걸었던 그 안쓰럽고 비루한 남자의 귀환을 보는 듯한 영화. <역전에 산다>로 큰 역전을 이루지 못했던 김승우의 코믹연기와 비장미 넘치는 멜로드라마 <나비>의 비행을 끝내고 익숙한 ‘코미디’의 운동장으로 돌아온 김정은의 7전8기가 관객의 ‘웃음바람’을 불게 할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영매
감독 박기복 출연 채둔굴, 박미정 제작 M&F 배급 하이퍼텍 나다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무당의 한과 설움, 그리고 성스러움에 관한 다큐멘터리
무속은 미신이며 배척할 대상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다큐멘터리. 감독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아직 이 땅에 숨쉬고 있는 무속의 전통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굿이 무엇이고 무당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죽은 자와 산 자를 매개하는 자의 고통, 근대화의 밤에 신음했던 한(恨),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어우러져 극영화를 능가하는 극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오구
감독 이윤택 출연 강부자, 이재은, 김경익 제작 마오필름 배급 아우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업그레이드된 대박 연극,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무려 270만명의 선택. 일찍이 연극판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인정받았던 이윤택의 <오구>가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죽음을 예감하고 굿을 준비하는 황 노모(강부자)와 마을에서 쫓겨난 무당의 딸 미연(이재은), 이미 저승에 간 황 노모의 아들 용택(김경익) 등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 펼쳐지는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를, 때론 눈물이 쏙 빠지게, 때론 배꼽을 움켜쥐게 묘사했다는 것이 제작사의 말이다. 연극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넉넉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강부자, 전석환 등 오랜 세월 단련된 연기, 촬영지인 밀양의 수려한 경관, 원일의 음악 또한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오구>는 ‘문화 게릴라’ 이윤택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마오필름의 창립작이기도 하다.
위대한 유산
감독 오상훈 출연 임창정, 김선아 제작·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소시민 백수 남녀에게 위대한 유산은 돈보다 사랑
형에게 빌붙어 사는 고학력 출신의 백수 창식(임창정)과 탤런트가 되고 싶은 비디오 가게 여주인 미영(김선아)은 단돈 100원 때문에 동네 앙숙이 된 사이다. 그러나 보상금 500만원이 걸린 뺑소니 목격자를 동시에 자청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에 빠지자 별 수 없이 협력관계 모드로 전환, 결국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색즉시공>의 임창정과 <몽정기>의 김선아가 전작에서 선보였던 코믹 연기의 일가견을 이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 조화롭게 보여줄 수 있을 지가 하나의 관건. 이 부분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할 원군으로 중견탤런트 김수미와 <색즉시공>의 입 걸걸한 여대생 신이가 합류해 있다. 그러나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돈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따뜻하게 말하는 영화. 이 사랑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유산’이라는 것이 제목의 의미다. 충무로 경력 10년의 오상훈 감독 입봉작이며,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자체제작 1호다.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감독 용이 출연 배두나, 김남진 제작 이손필름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곰탱이, 현채랍니다
할인매장 직원 현채는 번번이 남자에게 퇴짜를 맞으면서도 로맨스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어느 날 현채는 도서관에 있는 화집 사이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메모를 발견한다. 표지판을 따라가듯, 메모를 따라 이어지는 미묘한 마음. 현채를 짝사랑해온 소꿉친구 동하는 남몰래 속을 태우며 이 술래잡기를 지켜본다. <봄날의 곰을…>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와 비슷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이 아닌, 화집에 실린 그림을 따라가기 때문에 예쁘고 상쾌한 비주얼을 확보한 영화. 무뚝뚝하고 눈치없어 곰탱이라는 별명을 가진 현채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단조로운 드라마의 틈새를 메우는 에피소드들이 귀엽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용이 감독은 이동통신 CF에 출연해 영화보다 먼저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은장도
감독 김성덕 출연 신애, 송선미, 윤다훈, 오지호 제작 조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 말
한마디로 | 순결을 고집해온 열녀가 자유분방한 연애에 눈뜨기까지
열녀문과 은장도를 가보로 삼는 열녀 집안의 딸 민서. 철저하게 순결교육을 받아온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남학생 주학의 구애를 받게 된다. 하지만 민서는 남자와 손만 잡아도 품에 지닌 은장도를 반사적으로 휘두를 만큼 순결을 고집하는 여인. 그녀 못지않은 주학의 고집으로 두 사람은 이제 ‘처절한’ 사랑 전쟁에 돌입한다. <보스상륙작전>을 만들었던 김성덕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다양한 CF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온 신애의 코믹한 이미지 변신이 하나의 승부수가 될 듯.
귀여워
감독 김수현 출연 예지원, 김석훈, 정재영, 박선우, 장선우 제작 튜브픽쳐스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1월7일
한마디로 | 바람난 가족, 한 여인을 사랑하다
이 묘한 가족에 관해 설명하자면 머리가 아프다. 우선 가장인 장수로(장선우)는 한때 잘 나가던 박수무당으로, 숱한 여성에게 ‘신내림’을 해줬단다. 그리하여 그는 배(腹)는 다르되 나이는 같은 세 아들을 두고 있다. 오토바이 택배기사 963(김석훈), 래커차 기사 개코(박선우), 날건달 머시기(정재영)가 그들. 이것도 모자라 어느 날 장수로는 순이(예지원)라는 여자애를 집안에 들여놓는다. 드디어 4부자의 순이를 차지하기 위한 애정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귀여워>는 어느 모로 보나 사회의 주류로 진입할 수 없는 ‘못 나가는’ 인생들의 유쾌하고 서글픈 일상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영화다. 지금은 철거된 청계 고가도로와 그 아래 허름한 아파트의 살풍경 또한 차라리 정겹게 느껴진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등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영어완전정복
감독 김성수 출연 이나영, 장혁 제작 나비픽처스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1월14일
한마디로 | 이나영, 대한민국 공무원의 명예를 걸고 영어를 완전정복하라
영어를 위해서라면 미쳐도 좋고, 2세의 혀굴림을 원활히 할 수만 있다면 기러기 신세도 감수한다. 21세기 초엽 한국에서 영어는 가히 종교라 불릴 정도다. 얼떨결에 영어학원을 다니게 된 한 동사무소 말단 직원의 좌충우돌을 그리는 <영어완전정복>은 이런 시류에 편승하려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과 사람이 소통을 하는 데는 언어는 단지 수단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하긴 학원에 나가긴 해도 영주(이나영)는 영어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대신 문수(장혁)라는 남자에게만 열을 올리지 않던가. 영주와 문수, 그리고 학원생들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로맨틱코미디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단연 나사가 풀린 듯 어수룩한 모습의 이나영일 것이다. <비트> <무사> 등 시종 남성들의 힘있는 이야기만 그렸던 김성수 감독의 코미디 연출 또한 관심거리다.
아빠하고 나하고
감독 이상훈 출연 정웅인, 채민서 제작 기획시대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사람들 사이의 정, 부모와 자식간의 정, 남녀간의 정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영화
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퀵서비스로 아들을 배달받은 철수. 아이엄마 애란은 유학을 떠나버리고, 졸지에 총각아빠가 된 철수는 삼류 카바레 MC로 연명하면서 초원이를 키운다. 세월이 흘러, 초원이와 철수, 애란은 카바레에서 우연히 재회한다. <여고시절>의 프로듀서였던 이상훈 감독의 데뷔작. 카바레에서 흘러다니는 삼류 인생들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보듬는 영화다.
최후의 만찬
감독 손영국 출연 이종원, 김보성 제작 해바라기필름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인생 막장에 몰린 세 사람의 탈출기
상대조직 보스의 다리를 찌르고, 조직의 넘버 2에게 찍혀버린 삼류건달 곤봉(이종원), 자신의 의료 실수로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를 잃은 전직의사 세주(김보성), 시한부 인생이지만 발랄하게 살아가는 재림(조윤희), 이 세 사람이 우연히 만나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우연한 짧은 만남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을 그린 영화로 신인 손영국 감독의 데뷔작.
첫댓글제가 기다리고 있는 영화는 <...ing>, <반지의 제왕> 이구요.. 나머지는 뭐.. 그냥 기회되면 보고^^;; 그래도..한국영화 중에서 코믹류 빼고 <빙우, 내츄널시티, 올드보이, 아카시아, 스캔들, 황산벌> 정도가 관심이 갑니다...^^ 군데..요즘 흥행하는 한국영화가 거의 코미디인데...왜 흥행했나 싶은
갑자기 떨리네요..^^; 경쟁작이 너무 많아서..모두 좋은 수확 얻었으면 좋겠고..우리가 사랑하는 ing는 좀더 좋은 수확이 있었으면..*^^* 걘적으로 올드보이나 위대한 유산이 흥행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나는 대배우가 나오시고 하나는 유행코드와 잘 맞고..우리의 ing는 소리없이 강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ING...'이 젤로 기다려 지지만, 갠적으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무척 기대됩니다. 실력있는 두 감독, 최민식.. 등의 뛰어난 연기자가 펼칠 세상. 'ING...' 이 추석연휴때 개봉했음 좋았을 것을.. 기나긴 연휴 뭔 재미로 보낸데요?? -_-;;;
첫댓글 제가 기다리고 있는 영화는 <...ing>, <반지의 제왕> 이구요.. 나머지는 뭐.. 그냥 기회되면 보고^^;; 그래도..한국영화 중에서 코믹류 빼고 <빙우, 내츄널시티, 올드보이, 아카시아, 스캔들, 황산벌> 정도가 관심이 갑니다...^^ 군데..요즘 흥행하는 한국영화가 거의 코미디인데...왜 흥행했나 싶은
영화가 많아요.. 더욱 발전했으면.. 관객들도..^^
갑자기 떨리네요..^^; 경쟁작이 너무 많아서..모두 좋은 수확 얻었으면 좋겠고..우리가 사랑하는 ing는 좀더 좋은 수확이 있었으면..*^^* 걘적으로 올드보이나 위대한 유산이 흥행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나는 대배우가 나오시고 하나는 유행코드와 잘 맞고..우리의 ing는 소리없이 강하기를 바랍니다..*^^*
생각했던것보다 개봉할 영화가 무지 많네요..요새 코믹영화는 질렸는데,,볼때만 재밌고 나중에 여운도없고 돈이 아깝더라구요..ing말고는 별로 당기는 영화가 없네요..사실전 외국영화가 더 좋더라고요^^
개봉할 영화가 많네요=_=; 그래도 ing가 , 잴 재밌을껄요 ~ @?
웬 영화가 이렇게 많단 말이요.정말 경쟁작이 너무 많구려...ing 대박나야 할텐데.래원이 열심히 찍고 있는데 이때까지는 영화가 흥행을 못해서 좀슬펐는데 이번에는 꼭 대박나기를 ...
전 <...ing>랑 황산벌...기대가 되요..황산벌은 백제와 신라에 대해 나오는데 거기에 사투리를 섞어서 나오거든요.<...ing>는 말로 할것도 없구요..
ing가 개봉하는 11월말은 경쟁작이 그닥 없는것두 같구...
물론 'ING...'이 젤로 기다려 지지만, 갠적으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무척 기대됩니다. 실력있는 두 감독, 최민식.. 등의 뛰어난 연기자가 펼칠 세상. 'ING...' 이 추석연휴때 개봉했음 좋았을 것을.. 기나긴 연휴 뭔 재미로 보낸데요?? -_-;;;
다른데 찾아봐두 11월말 개봉작은 거의 없더라구여. 그래서 좀 안심되지만 기말고사기간이라서 불안하기도 하고.... 저는 요새 유ㅈㅌ한테 바람이 날려고 하는(심각하진 않아욤)지라 그가 출연하는 영화들도 볼려구여. 열분들도 영화 마니 보시고 래원스런날들 보내세여.
제가 보고 싶은 영화는 "올드 보이"와 "스캔들"..그리고 "...ing"..울 래원님 영화 제발 잘되기를...........
아무리 경쟁작이 많아도 우리 ing...는 무조건 100% 대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