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목장
강릉에서부터 대관령정상까지의 진행이 쉽지를 않다. 바닷가를 찾았던 피서객들의 귀경행렬이 대관령 고개길 을 온통 점령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별 예고없이 불쑥 쏟아지는 빗줄기 또한 축축한 안개를 동반하며 우리들의 발목을 잡는다.
우리 앞의 차량 행렬이 짙은 안개속에 빨려 들어 사라지는 것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그 꼬리를 물고 오르다보니 기어이 대관령 정상을 밟는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장막을 뚫고 정상을 올라서도 이후의 상황 역시 별 다르지 않다. 이 더딘 행보로 언제나 집에 도착할까 하는 걱정이 됬지만, 그것은 우리를 위한 걱정이 아니었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횡계 방면으로 빠져나가던 필자일행이 서울 방향으로 길게 행렬을 이루고 움직이지 않는 다른 귀경 객들을 보며 뱉어낸 걱정. 물샐틈없이 막히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정체가 이제는 우리의 걱정이 아니라는 듯, 한적함의 여유를 부리며 진부면으로 이어지는 456번 지방도를 올라타니 조금 전 고개 길에서의 안개와 빗줄기가 이제는 낭만과 운치가 된다.
얼마를 진행하여 국내 최대의 황태 덕장 마을인 횡계리 번화가에 다다른다. 이곳 횡계 지역은 지형적으로 지대가 높아 겨울이 오래 머무는 곳으로서 매서운 겨울철 차가운 눈보라와 청정한 봄바람에서 말려지는 명태에게는 최고의 황태로 거듭나기에 아주 적격인 곳.
횡계 번화가를 바라보며 우측개울을 따라 오르니 필자 일행의 목적지인 대관령목장의 안내표지판이 눈에 뛰기 시작한다. 여의도에 7.5배, 전 국도의 1/5000이라는 동양최대 600여만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관령 목장. 해발 850m~1400미터의 고원에 자리한 축산업의 본산인 이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 그간 영동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한 번쯤 들러 봐야지 하며 마음 먹고 있던 중, 드디어 그 기회를 오늘 갖는다.
이촌에 다다른 후,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 포장도로가 시작된다. 거기에 더불어 주변 작은 능선들이 '목초지' 에 형태를 이루며 흔히 볼 수 있던 산림보다는 아담한 초원을 이루기 시작한다. 쏟아지던 빗줄기는 그 기세를 꺽었지만, 이곳이 고원이어서인가?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운 형(雲形)들이 이 지역 모두를 뿌옇게 덮고 있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좌우 생소한 경치를 바라보며 평탄한 비 포장을 얼마를 타고 오른 후, 청진암을 지나 고원 정상 목초지로 향하는 입구를 만난다. 구불구불 산 자락을 신중한 기동으로 조심스럽게 올라선다. 마치 이 세상과 다른 곳으로 연결된 듯한 이곳.
길을 따라 능선 위로 올라서서 큰 호흡을 한 번 하고 내려다본 이곳 세상은 온통 푸르른 목초의 바다를 이룬다. 사방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망망한 녹색의 물결, 흩날림. 부는 바람이 없는데도 풀들은 머리를 살랑거리며 느닷없이 올라선 우리 불청객들을 경계한다. 하늘의 구름과 맞닿아 있는 것인가. 넓게 펼쳐진 풀밭 위로는 모든 공간이 온통 하얗다.
정말 아름답고 경이로운 장관이다. '리드 카나리아'라고 했던가. 하늘을 가릴 정도의 참나무들이 빼곡하던 이곳 횡계 지역 산골 일대를 10여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하며 개간, 불가능하리라던 미국 산 풀씨 리드 카나리아를 재배하는 데 성공하여 마침내 오늘의 목초지를 이루어 냈다는 이곳. 아직도 소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초지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 아마 소가 아닌 사람의 발길이 미처 못 닿은 곳도 있지 않을 듯 싶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offroad.co.kr%2Fsorts%2Ffile%2Farticle%2Fdriving%2Fdaikwanryung%2Fusung-46z.jpg)
똑바로 세우면 그 키가 40~50cm는 족히 될 풀들을 바라보며 살 갓에 닿으면 곧바로 습해지는 구름을 밀쳐 내며, 약간은 두려운 마음으로 초지 사이로 뻗어있는 길을 계속하니 그 길의 끝이 잡히지를 않는다. 능선 하나를 타고 넘으면 또 다른 능선, 그 위를 넘어 그 아래를 내려보면 동산같은 산줄기가 하얀 공간 속으로 계속 이어진다.
초지 가운데로 뻗어있는 길은 이곳을 관리하는 용도에 트랙터와 농기계들만이 다닌 듯, 일정한 규격의 타이어 자국만 선명하다. 토질자체가 물기를 잘 흡수하는지 적지 않은 비가 내렸건만, 머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목장 내 길들은 비만 오면 만만치 않은 머드를 형성하여 일반차량의 출입을 금지한다는데 이곳은 길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여 2WD로도 충분히 주행이 가능하다.
오르고 내리는 능선줄기를 계속 따르며 주위 경치를 눈여겨보았으나 오직 보이는 것은 구름 사이로 간간히 그 형체만 비추는 나무 몇 그루. 마치 공포 시대 물을 다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 나의 눈앞에서 실감 나게 펼쳐지고 있는 듯.
속세와 자꾸 멀어지는 듯 음산함을 느껴 두려운 마음에 길의 끝을 기대해보지만, 이곳 목장 600여 만평 안에는 이런 소로(小路)가 무려 120km에 이른다고 하니 여차하면 발걸음을 돌려야겠다고 모진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일생 처음 본 고원지대 절경에 끌려 계속되는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나타나며 펼쳐지는 길과 인상적인 풍경에 빨려들기만 한다. 풀밭 사이를 곧게 뻗은 길을 얼마나 쫓았을까, 길의 윤곽이 점점 약해져 희미해지더니 결국 눈앞에는 온통 초원만이 펼쳐진다. 길이 계속 이어지는 가 확인을 하고 싶었으나 신비스럽다 못해 음산한 일기가 나의 그런 의지를 약화시킨다. 더구나 이곳 소들의 먹 거리인 풀들을 마구 밟고 다닐 수는 없는 일. 아쉽지만 발걸음을 다시 돌린다.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가지며 돌아 나가는 발길은 가볍기만 하다.
사실 이 광활한 곳 그 어디에서 모빌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고라도 나서 조난을 당한다면? 아마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 다음, 우연히 지나가던 소가 음메~ 하며 한 마디 위로를 해주는 것이 고작이 아닐까.
한번쯤 꼭 와보고 싶었던 뜻을 이루었기 때문인가, 돌아 나가는 발길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얻고 나가는 듯 하여 마음이 아주 가볍다. 나중에 날 밝은 때와 한창 낙엽이 우거지는 가을, 그리고 하얀 눈이 설경을 이룰 겨울에 맞추어 때마다 반드시 다시 들릴 것을 다짐하며 발걸음을 돌린다.
<대관령 목장 소개>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대관령 일대에 동양최대의 600여만평 초지목장.
백두대간의 허리 격인 대관령 목장은 동쪽으로는 바로 발아래 동해안이 펼쳐져 있고 서쪽은 완만한 고원성 분지를 이룬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드넓은 초지는 천혜의 관광자원으로서 목장 이외의 다른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새의 서식지인 삼정호와 오대산의 노인봉과 비로봉을 코앞에 두고 황병산, 강릉, 주문진, 연곡천, 소금강 계곡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해전망대에서의 일출광경이란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손색없는 관광상품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겨울의 설원과 가을의 단풍은 대관령 목장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offroad.co.kr%2Fsorts%2Ffile%2Farticle%2Fdriving%2Fdaikwanryung%2Fusung-64.jpg)
평균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얼룩 젖소가 풀 뜯는 때묻지 않은 풍경을 간직한 곳, 젖소 1,500백마리와 24명의 사람이 어울려 사는 하나의 마을이기도 하다. 목장 안에는 도로가 사방에 뻗어 있으며, 이중에 회색 잔 자갈을 뿌려둔 길이 탐방객들을 위한 순환도로다. 순환도로는 22km이지만 목장내 도로 총연장은 120km가 넘는다.
오대산 국립공원의 동쪽 경계를 이루는 소황병산( 1,400m ) 정상에서 대관령쪽을 향해 완만한 경사로 흘러내린 구릉지에 조성됐다. 사진을 찍거나 경치를 감상하면서 승용차를 타고 순환도로를 돌면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정문에서 10분 정도 가다보면 1단지 축사에 다다른다. 여기부터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면서 본격적인 고원지대가 시작된다.
1단지에서 5분쯤 달려 올라간 지점의 '중동'이란 팻말이 있는 곳의 초원 풍광이 특히 뛰어나다. 중동을 지나 목장 북동쪽 동해전망대란 팻말이 붙은 이곳에 올라서면 초지는 물론 강릉과 동해 푸른 물까지 바라보인다.
2단지의 분만동에서는 거의 매일 송아지가 태어나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더 없는 자연학습장이 될 수있다. 2단지 축사 앞에서 군사시설물이 선 산봉우리 아래의 계곡을 따라 난 급경사 길을 달려 오르면 정상인 소황병산이 보인다. 이곳은 남한에서 승용차로 오르내릴 수 있는 최고지점이기도 하다. 대관령고개가 해발 832m이니 그보다 600m 더 높은 곳이다. 때문에 서울이 폭염일 때도 이곳은 서늘한 가을 날씨.
소황병산 정상 동쪽 끝으로 나서면 너무 넓어 눈이 저절로 가물가물 감겨지는 광대한 초지 풍광이 발 아래 펼쳐진다. 탐방 객들을 위해 마련해둔 벤치가 여기저기 놓여있고 미풍이 끊이지 않으니, 도시락은 이곳에서 먹자.
목장에는 숙박이나 매식이 불가능하므로 미리 먹을 것을 준비해야 한다. 용평리조트가 지척인 만큼 횡계리엔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많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천혜의 땅인 대관령의 일부 지역은 4계절 고원관광 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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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관령목장은 한반도 동쪽 북단의 고원지대에 위치, 전국 5대 관광 권 중 중부권에 속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약 160km, 강릉 15km 거리에 위치, 서울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 편리한 교통 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변은 다수의 동해안 해수욕장과 산악 자연관광 자원이 인접되어 있는데, 북쪽으로는 소금강과 동쪽으로는 동해를 전망할 수 있어 파노라믹한 경관을 연출하여 사계절 휴양이 한 곳에서 모두 가능한 우수한 관광여건을 겸비하고 있다.
연 평균 기온은 6.3℃이고 연중 최고온도는 26.3℃, 최저온도는 -18.3℃이며 사계절 중 겨울이 긴 편으로 용인, 진부령 등의 기존 스키장과 비교해 볼 때 동계기온, 적설량, 강설기간등이 스키 리조트로써 매우 양호한 반면 하계 평균기온은 20℃미만으로 한여름에도 늦가을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어 하계 피서지로도 매우 좋은 기후 조건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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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얼마전에 다녀왔는데 큰길은 승용차가 어느정도 다닐정도로 평탄하구 그밖에 도로는 다 막아 놓아서 오프로드투어로서는 좀 그렇고 가족투어로 경관보실분은 추천입니다. 경관하난 죽이더군요 그리고 용평부군에서 황태구이 죽입니다. 1인분 7000원이었는데
오프투어 할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샛길도 많고 넓은 초지에 들어 갈수도 있고,(지금은 소가 없는 관계로 어느 정도는 허용 합니다,주위에 길도 차도 없는 초지 한가운데서 놀다 왔어요^^)황병산 가는 오프 코스도 있습니다^^*
대관령 강추 이제 눈오면 가야지 아님 단풍질때...대관령번개를 함 해야겠군 쿠하하... 대관령 = 강원방 회원님들의 고마운 구난 이것만 생각나내요
여기 소개한곳은 목장이 아니고 허딴데 입니다 여기 올린데가 어딘지 알아요. 하여튼 이글 쓰신분 허딴데 갔다오고 목장이라고 쓴겁니다.
허딴데......헤헤 참 구수합니다...알쥐님
알쥐와 프레야님 사이에 먼가 무슨일 있는거 같아 ....프레야님 알쥐좀 태워주고 만난고 사주고 그러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