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가재골 창문예쁜집
창너머 집안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숭일씨와
유리창 비쳐 아기업고 있는 명옥씨 놀이판 결혼식에 다녀왔다.
고천문
흐르는 세월을 잡아 헤아리니 2006년 5월 13일
한국이라는 나라의 영월하고도 가재골에서
박춘자의 장남 유숭일과 엄형섭 정기순의 장녀 엄명옥이
만나 부부의 연을 맺는다하니 해가 방긋웃고 달이 활짝 웃는다.
지상의 산과 강과 나무와 바위들 또한 은근슬쩍 미소를 머금는데
두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 어이 즐겁지 않을수 있으랴
하여 천지신명께 이 소식을 올립니다.
성질도 급한 두사람은 일찍이 만나서 눈빛이 쨍 마주치자마자 입을 맞추고 껴안아서
아이부터 세상을 내놓았으니 가재골산신령님도 놀라서 감히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한 마디 하지 못하고 그저 껄껄 웃으며 너그럽게 보아주셔서
아이도 발발발발 재게 돌아다니는 것이 튼튼도 하고 눈망울이 초롱하니
영특도 하게 자라나 이제 돌도 맞았것다.
그래 달아오르던 음양의 열기도 한풀 꺽이고 아기에 대해서도 한시름 놓고
언뜻 뒤를 돌아보니 그제서야 예식이란 것도 젖혀놓고 살부터 마주댄 것이
양가 부모님께 조금은 미안하듯도 하고
자신들에게도 뭔가 빠진듯한 허전함이 가슴을 파고드는 바 있어 더 늦기전에 조촐하나마
돼지라도 한마리 잡아 하늘님 달님 별님 가재골 산신령님께 한 점씩 바치고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양가 부모님의 굳어가던 눈시울도 풀어주고
주위의 의뭉스런 시선으로부터도 벗어나려 한다니
이 어찌 아니 좋을 소냐
사연이 이러하니 천지신명이시여
이 부부가 살고자 하는 대로 마땅히 살게 하여 주시고
이 세상 다하는 그날까지 서로의 금실이 좋게 하여 주시고
자식과 더불어 정과 복이 가득한 집을 꾸려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대대손손 그 웃음이 이어지게 하소서
무릇 부부라 함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지극한 사이이니 앞으로 함께 사는 날이
이어지는 그날까지 가슴깊이 간직하며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랑 신부의 앞길에 시 한 수 덧붙여 올립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고 싶어라
유승도
앞산과 뒷산 사이
골짜기가 온통 시끄럽다.
찌직찍찌지지직찌직
박새들이 가시덤불
여기 저기에 앉아 너나없이 떠들어댄다.
그 소리들이 합쳐지며 골짜기를 울린다.
우리도 이렇게 모여 재잘대니
세상이 울려지네
아유 참 재밌어라
찍지지직직찍찍찍찌지지직
스스로 흥에 겨워 노랫소리
번져가는곳
그곳이 어디까지인줄도 모르겠네
재잘재잘 퍼져가는소리에
세상이 다 녹아드네
세상 끝과 시작이
찌지지지지지
너와 나의 부리에서 나오네
살아 있네 살아있네
사회 : 만인의 기쁨조
축사 : 산골시인 유승도
주례 : 유영문 목사님
축가 : 정솔 , 정다운
제각기 맡은 역활속에 환하게 웃음지어 축하를 해주었다.
숭일씨~
명옥씨~
이쁜딸 도이랑 행복하세요.
<그대와 함께 있다는 -원종수>
첫댓글 가재골 창문 예쁜집... 행복의 향기가 이곳 까지 폴~폴~더욱 행복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