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2-23(일) 서울구덕 집중RC 6차 남설악 등반, 맑음. 비
대상지: 남설악 몽유도원도(22일, 맑음), 미륵장군봉 코락길(23일, 비)
참가자: 최병기(대장) 이명규 이승원 안성조 (4명)
(10월 22일 – 1일차)
06:00 집 출발
05시 50분에 주차장에 나가니 병기가 성조를 태우고 이미 도착해 있었다. 병기 차에 주차증을 부착하여 주차시키고 내차로 3명이 출발했다. 올림픽대로까지는 수월했으나 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네비가 톨게이트 부근 정체로 30분 지연된다고 나온다.
08:00 아침식사
정체구간을 벗어나니 뻥 뚫여 수월하다. 지난 겨울 설악 빙벽 가면서 아침 식사한 철정검문소 삼거리 곰탕집 뚜레정육식당에서 곰탕(10.000원)으로 식사를 하고 08시 30분경 식당 출발
09:25 장수대팬션에서 어프로치 시작
국도에서 몽유도원도와 미륵장군봉으로 가는 등산로 맞은편 갓길 주차공간은 이미 이중주차까지 열댓 대의 차량이 만차다. 우리는 500여 미터 더 가면 있는 오늘 숙박할 장수대팬션 주차장에 9시 15분경 도착하여 주차하고 장비를 챙겨 산행을 시작했다.
10:05 몽유도원도 등반 시작
장수대팬션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차로 지나온 길을 역으로 걸어가니 칠팔분 걸렸다. 그 사이에 주차공간도 아닌 갓길에 차가 몇 대 더 주차위반해 있다. 총 스무 대 정도인데 한 대에 3명씩 잡아도 오늘 암벽등반하러 이미 올라간 사람이 60여명은 족히 될듯하다.
미륵장군봉 표시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가야 몽유도원도이다. 조금 더 올라 가니 첫봉 스타트 지점이 나온다, 도착하니 9시 50분이다. 모두 장비를 착용하고 병기가 선등 성조가 세컨 내가 라스트로 등반을 시작했다. 병기와 성조는 암벽화를 갈아 신고 나는 신고온 릿찌화로 해보기로 했다.
12:00 점심 식사
첫 봉을 오르고 하강하니 우리 앞에 팀이 가고 있다. 일행이 9명이라고 한다. 그 중 후미 3명에게 양해를 구하고 병기가 중간에 올라갔다. 뒤섞여 올라가다가 앞 팀이 정체되는 구간에서 너무 기다릴 것 같아 병기가 루트파인딩을 하면서 다른 길로 치고 올라갔다. 15미터 정도 올라간 지점에서 한참 머뭇거리며 캠을 3개채 치고 올라가는데 어렵게 보인다.
라스트로 내가 올라가 보니 마지막 캠이 박힌 크랙은 상당히 까다롭고 고도감이 심해 별도로 캠을 하나 더 설치하여 스링을 걸어 레다로 사용하고 올라가니 좀 수월했다. 힘들게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올라가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배도 고팠다. 앞에 보이는 다음 봉우리 스타트 지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은 병기가 준비했는데 마침 어제가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 기일이라 전과 떡을 잔뜩 가져오고 음료수로 하이뮨을 가져와 내가 가져간 삶은 달걀 3개와 함께 배불리 먹고 12시 30분경 다음 봉우리로 향했다.
14:00 마지막 봉우리 도착
마지막봉 앞의 전봉은 홀드 스탠스가 좋으나 중간 확보물이 없고 직벽이라 너무 바위에 붙으면 어렵게 느껴진다. 마지막 봉우리의 마지막 피치가 크럭스이다. 확보용 캠을 3개 치고 오른다. 맨 마지막 캠에서 부터는 우측 크랙 안에 미세한 손가락 홀드를 잘 찾아가면서 오르면 무난하다.
마지막봉 봉우리가 좁아 히프만 걸치고 앉아 3명이 인증샷을 찍고 내려와 안부에서 장비를 정리하여 배낭에 넣고 병기와 성조는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이번에 릿찌화로 해보니 작년에 암벽화를 신고할 때 보다 확실히 어렵게 느껴졌다. 이제 쉬운 길이라도 암벽화에 습관이 들어 어지간하면 암벽화를 신고 바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워카에서 장글화 크레타 리찌화 암벽화로 발전해 왔는데 우리는 이 모든 변화를 경험한 노장이 된 걸 실감했다.
14:10 하산 시작
마지막봉 바로 밑 안부에서 부터 급경사 내리막길이 계곡 합류점까지 계속된다. 중간중간에 고정 밧줄이 엉성하게 설치되어 있다. 정식 탐방로가 아니라 필요한 사람들이 대충 걸어 놓은 줄이 쫙 깔려 있다. 몇 군데는 낙석 주의를 해야 한다. 계곡에 도착하여 세수하고 머리 감고 내려 왔다.
15:24 하산 완료, 장수대팬션 도착
도착해서 보니 장수대팬션의 위치가 정말 명당자리이다. 대승폭 주변 기암괴석이 북쪽으로 병풍을 치고 남쪽은 가리산 주걱봉이 연봉으로 도열하고 있다. 여기에 양쪽에서 큰 계곡이 마주치는 삼거리에 있다. 팬션 테라스에 앉으니 이 모든 것이 다 보이고 만산홍엽 가을 정취가 눈이 부신다. 짐도 풀지 않고 베란다 탁자에 앉아 강원도 메밀막걸리 3병에 감자전(15,000원)과 두부김치(15.000원)로 설악에 빠져든다.
원래 내설악 등반 때는 백담사 가는 버스 정류장 부근에 있는 효건이 등산학교 동생이 운영하는 백담정에서 숙박을 했으나, 어프로치와 매식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과 아침식사도 해 먹어야 되므로 암벽등반시 새벽시간 낭비 요소가 있어 숙식이 다 해결되고 걸어서 어프로치 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해 보니 장수대팬션 밖에 없어 하루 전에 예약했는데 와 보니 정말 굳 초이스였다. 다만 숙박비(3인 12만원)와 김치찌개(3인분 6만원)이 좀 비싸다고 느껴졌다.
기분 좋게 한잔하고 있는데 장수대팬션 사장이 와서 같이 합석했다. 호구조사를 해 보니 58년생이고 팬션은 누님 내외에게 운영을 맡기고 자기는 서울서 매 주말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관리하고 있고 다른 사업도 하고 있는데 그중 자기 와이프가 아파 치료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우려 연구 개발한 아사달 지압베게 회사도 운영한단다. 중풍 치매 예방과 시력향상 편두통 자세교정 등 뇌혈관질환 특효라고 열을 올린다. 정작 자기 와이프는 개발되기 전인 4년전에 이승을 떠나 써 보지도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한다.
한번 시험해 보자고 하여 성조부터 시키는 대로 베게를 베고 도리도리 운동 등 7가지 운동을 하더니 머리와 눈이 맑아지고 느낌이 좋다고 하면서 하나 산다고 한다. 사장이 우리 한테는 시중가 24만원인데 할인하여 12만원해 주겠다고 한다. 이상해서 나도 한번 해 보니 확실히 침침하든 눈에 초점이 잡힌다. 나도 하나 샀다. 다음은 병기가 해 보더니 자기는 2개 사겠다고 한다. 하나는 치매 끼가 있는 장모 드린단다.
다들 잠깐씩 해봤는데 술도 안 취한다면서 막걸리를 기분 좋게 3병이나 순식간에 먹었다. 술을 더 먹으면 내일 암벽에서 헤맬 것 같아 17시경에 술자리를 끝내고 2층에 있는 방으로 왔다. 4인실인데 더불베드 2개와 화장실이 있는데 좀 좁지만 하루 자는 데는 문제없어 보인다. 화장실에는 세면대와 양변기로 꽉차고 샤워는 꼭지만 있다. 그래도 샤워는 가능해서 교대로 샤워하고 짐 정리하고 쉬었다.
18:00 저녁식사
1층 식당으로 내려가니 식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서울서 사 가지고 온 장수막걸리 5병을 풀어 놓고 특별 주문한 돼지김치찌게와 그런대로 괜찮은 밑반찬 산나물 등 몇가지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는데 기태한테서 전화가 왔다.
경고 동기 60명이랑 오색 그린야드호텔에 와 있는데 형님이 인근 장수대에 계신다고 해서 전화했단다. 잠시 넘어와서 얼굴 보고 가겠단다. 택시(4만원)로 바로 날라 왔다.
기태와 같이 어울려 회포를 풀다가 기태도 아사달 베게 도리도리를 한번 해 보더니 자기도 집사람 것까지 2개 사겠단다. 내가 말려 일단 하나만 사서 해 보고 다음에 하나 더 사라고 하니 하나만 샀다. 식당 문 닫을 시간이 되어 자리를 파하고 기태는 팬션 운영하는 누님 남편이 승용차로 오색 그린야드호텔까지 실어 주었다.
23:30 취침
기태가 가고 나서 팬션 주인 김사장의 안내로 팬션 투어를 했다. 총 4층으로 되어 있는데 지하층은 객실과 찜질방이 있고 남쪽은 전면이 개방되어 계곡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어 지하가 아니라 낮은 쪽 지상과 바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1층은 로비라운지와 식당, 2층은 객실 3층은 스위트룸 2실인데 그야말로 경치가 끝내준다. 스위트 룸 1실은 김사장이 전용으로 기거하는 곳이다. 객실이 총 15실이다. 주로 2인실 4인실로 구성되어 있다.
김사장이 자기방에서 한잔하고 가라고 하여 넷이 원탁에 둘러앉아 막걸리 먹으며 장수대팬션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사연이 많은 곳이다. 원래 군사작전로가 한계령으로 뚫릴 때 김재규가 이승만 대통령 별장 바로 옆인 이곳에 자기 별장으로 지은 것을 김사장이 24년전에 구입했다고 했다. 분위기가 무러익어 병기 성조도 술이 술술 들어가는 것 같아 내일 등반을 위하여 자리를 끝내도록 했다.
마치고 나 혼자 찜질방에 가서 찜질을 하니 피로가 싹 풀린다. 방에 올라와 보니 병기와 성조 둘 다 코를 골며 자고 있다.
(10월 23일 - 2일차)
06:00: 기상
기상하니 깜깜하다. 교대로 씻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침 식사 하러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06:30 아침 식사
어제 미리 주문한 황태국(1만원)을 차려 놓았다. 신속히 먹고 주문한 주먹밥 3개(한개 5천원)를 찾아 밖으로 나오니 아뿔사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어제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영동지역인 외설악은 비가 와서 암벽등반허가를 취소하고 영서지역인 내설악은 비가 안와서 유일하게 장수대 미륵장군봉만 허가 취소를 안 한다고 통보받았는데 일기예보가 잘못되었다. 기상하여 바깥 일기부터 살폈으면 서둘러 밥 먹고 준비하지 않아도 될 것을 멍청한 짓거리를 했다.
일단 바위가 물에 젖어 등반은 어렵다고 판단되어 오늘 등반은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겨울 빙벽등반했던 응당폭 쪽으로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이어서 대승령까지 워킹 등반을 하려했으나 비가 계속 내려 취소하고 좀 쉬었다가 차 밀리기 전에 귀경하기로 결정했다.
09:00 장수대팬션 출발
찜질방에 가서 찜질하고 방에 누워 쉬다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팬션 김사장이 와서 고성 바다공원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하고 가시란다. 성의는 고맙지만 동해안까지 너무 멀어 왕복 시간 따지면 귀경차량 정체가 극심해서 안 된다고 사양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오늘 회장님과 합류하기로 했는데 우천으로 취소되어 장소를 가락시장 포항수산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11:30 훼미리아파트 주차장 도착
차가 밀리지 않아 수월하게 도착하여 병기와 성조 짐을 병기 차에 옮겨 싣고 시간이 넉넉하여 우리집에 들어가 용변도 볼 겸 잠시 들렀다가 포항수산에 가서 미리 사시미 하고 꽃게와 새우 조개찜을 시켜 놓았다.
12:00 점심 식사
회장님과 합류하여 각자 맥주 소주 막걸리를 취향대로 좋은 안주와 즐기고 매운탕에 장수대 주먹밥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점심 식사대는 다른 때 보다 좋은 것을 많이 시켜 간조가 좀 쎈데 회장님이 과용하셨다.
14:30 해산
포항수산에서 나와 회장님은 혼자 가시고 병기와 성조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나는 사우나 가서 냉온탕 각 3탕하고 집으로 복귀했다. 장수대의 가을 설악 정취가 계속 눈에 아른거린다. 영화 한 편 보고 온 기분이다
첫댓글 와우!
이틀간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기억해서 세세히 기록하셨습니다.
좋은 산행과 여행을 했습니다.
남기태 형님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대장님 수고하셨고,
회장님 감사합니다.
7차 훈련을 기대합니다.^^
아사달 베게 덕분에 기억력이 좋아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