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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바다에 풍덩 강원도 평창군 봉평 일대가 마치 소금을 뿌린듯 메밀꽃 천지로 변했다. 어린 꼬마들이 키높이 만큼 큰 메밀꽃밭을 헤치고 있다. |
메밀밭 76만㎡...섶다리.물레방아간 등 조성 봉평장에서 콧등치기국수 먹을까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메밀꽃 필 무렵) 강원도 평창군 봉평은 지금 메밀꽃 천지다. 휘영청 보름달이 뜬 밤에 만나는 메밀꽃은 누구라도 홀릴 듯이 넋을 빼놓고, 새벽녘 물안개와 어우러지는 메밀꽃은 보는
사람까지 자연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장돌뱅이 허생원이 걷던 그 길을 따라 가보자. 충주댁이 버선발로 뛰쳐나올 것 같은 모든 이의 고향, 바로 봉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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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밭으로 나들이를 나선 한가족을 메밀꽃과 맨드라미가 에워싼듯 포위하고 있다. |
◇달빛에 비친 메밀밭 눈물겹도록 아름다워
메밀은 지독한 면이 있다.
그 옛날 가뭄이 심하게 들면 물을 댈 수 없는 논에 땅을 파고 벼를 심어 열흘 안에 비가 오면 벼는 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를 메밀이 대신했다. 그래서 메밀은 억척스럽게 살던 이 땅의 어머니들을 쏙 빼닮았다고 한다. 그런 메밀을 호강시켜준 장본인은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 1907-1942)이다.
봉평에서 태어나 36세에 타계한 이효석은 서른 살인 1936년 발표한 ‘메밀꽃 필 무렵’을 통해 문학적 성취를 이뤘고, 평범한 면소재지를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어 고향을 돋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현재의 평창초등학교인 평창공립보통학교에
여덟 살에 입학, 졸업할 때까지 평창에서 하숙한 6년 동안 방학과 명절 등에 40여㎞ 거리의 고향 집을 걸어 오가며
접한 자연과 사람, 풍물과 정서 등이 오롯이 소설 속에 녹아 있다.
강원도 평창군의 봉평, 대화, 진부 등의 닷새장을 오가며 장사하는 주인공 허생원이 장돌뱅이 조선달, 청년 동이 등과
함께 걷는 밤길의 정경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 절묘한 묘사 속에 나오는 메밀꽃, 특히 흐드러지게 핀 꽃이 달빛을 받고 있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의 작품에 대해 “이효석 만큼 한국의 산하와 정서를 표현한 작가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가장 한국적인 문학혼을
보여준다.
지금 봉평은 성씨 처녀와 허생원이 만나 사랑을 나눴던 물레방앗간, 소나무로 엮은 소설 속의 정겨운 섶다리와 이효석
생가 등이 오롯이 재현돼 그 시절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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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가운지 관광객들이 양산을 든 채 메밀꽃 사이를 지나고 있다. |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인 가산 이효석의 문학혼을 기리는 효석문화제가 14일까지 봉평면 창동리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소설처럼 아름다운 메밀꽃밭’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문학과 공연예술, 체험행사, 전통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비록 축제기간이 아니라도 가을을 맞아 가볼만할 것이다. 굿^^
소설 속 허생원이 되어 떠나보는 메밀꽃밭이 올해 75만9000㎡ 조성돼 봉평 일대가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순백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올해는 유난히 큰 일교차와 적당한 강수량 등으로 메밀꽃이 지난해보다 더 풍성하고, 문화마을 중심부 메밀밭 언저리에는 맨드라미, 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등을 심어 메밀꽃과 함께 더 운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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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청에 놓여진 섶다리. 솔가지를 얹고 그 위에 흙을 깔아 푹신푹신하다. |
이효석 생가와 문학관 등을 오가는 길 곳곳에 메밀꽃이 늘어서 손짓한다.
흥정천 섭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효석 흉상이 있는 가산공원 앞쪽에 축제추진위원회가 봉평장을 운영한다. 봉평장은 원래 2일과 7일, 대화장은 4일과 9일, 진부장은 3일과 8일 장이다.
메밀전병(1000원), 수수부꾸미(4개 5000원), 옥수수(20개 1만원), 올챙이국수 등이 나오고, 양양에서 가져왔다는 송이(1kg 13-15만원)와 산양산삼, 각종 나물류 등도 고개를 내민다.
차로 우려먹을 수 있는 볶은 메밀(큰되 1만원, 작은되 5000원)과 비염에 좋다는 목련꽃봉우리(1되 1만원) 등이 눈길을 끌고, 메밀을 이용한 빵과 쿠키 등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또 명이절임(1만원)이나 참외절임(1만원) 등이 한쪽을 차지하고 목각공예품, 장난감, 기념품 노점들도 손님을 맞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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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 속으로 들어서는 나귀마차. |
◇여행메모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이나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 갈아타고 장평IC나 면온IC로 나와 6번 국도를 타면 된다. 버스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장평행 시외버스를 타면 2시간30분 소요되고, 터미널서는 시내버스로 이동한다.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원주까지 간 후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장평행 시외버스와 봉평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평창군 관광경제과(033-330-2399)
△먹거리
봉평은 메밀과 관련된 음식이 대부분이다. 축제장 곳곳에서 메밀묵, 메밀전병, 메밀적, 메밀막국수, 수수부꾸미 등을 내어놓고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등도 축제와 함께 운치를 더한다. 곤드레밥과 대관령황태, 대관령한우, 송어회, 민물매운탕 등도 이름나 있다.
△볼거리
오대산국립공원과 월정사가 지척이고 허브나라(어른 기준 5000원), 삼양대관령목장(7000원), 양떼목장(3000원), 한국자생식물원(5000원), 웰컴투 동막골세트장, 평창무이예술관(3000원) 등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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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묵은 김치에 돼지목살을 통채로 넣어 끓인 묵은지목살전골. |
이효석문학관 입구에 있는 가벼슬(033-336-0609)은 봉평 특유의 전통식당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집
하지만 소문으로만 알음알음 알려진 탓에 그리 번잡하지 않고, 깊은 맛을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게 또다른 특징. 이일훈(62), 김명순(59)씨 부부가 12년 전 농사일을 그만 두고 식당으로 전업해 봉평만의 맛을 고집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업 전 집에서 먹던 간장을 그대로 옮겨와 15년이 됐고, 8년 묵은 된장과 5년 묵은 김치 등이 이 집의 보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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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묵은 김치. 아삭아삭 씹는 맛이 그대로다. |
틈나는 대로 농사일을 한다는 이 씨는 감자, 콩, 파, 배추, 고추, 고구마 등 손님상에 내 놓는 식재료를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한다. 안주인인 김 씨는 “농약을 치지 않은 농산물로 음식을 하면 색깔부터 다르다”며 “우리가 먹는 것과 손님이 먹는 게 다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꼍 큰 나무 밑에 김칫독을 깊게 묻어 5년이 지났지만 위로 풀이 수북하고 거기서 꺼낸 김치는 아삭아삭한 씹는 맛이
그대로 났다. 이 김치를 넣어 만든 묵은지목살전골(2만5000원-3만원)은 깊은 맛이 우러났다. 또 엄나무백숙(3만5000원), 닭도리탕(3만5000원)은 토종닭을 직접 잡아 쫄깃함이 느껴진다.
김 씨는 “음식도 주인을 닮는다는 말처럼 넉넉하게 사는 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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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묵은 된장으로 만든 찌게. 깊은 맛이 우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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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주에 다녀왓어요 비록 꽃은 졌지만 아름다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