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파 7일차 7월 15일 금요일.

[牛步(윤상천)]

새벽에 눈을 뜨니 딱히 할일 없어 카페 뒤적이다가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다듬지 않은 글이니 이해 하소서.

우보 꾸벅.

    7월 4일 믁요일.

아침 7시. 아직도 여명의 시간이다. 서편으로 창을 낸 호텔 방, 동편 하늘을 바라볼 수 없음이 아쉽다.

오늘은 이박삼일 카스(喀什) 여정을 마무리하고 파키스탄과의 국경 마을인 타스쿠얼칸으로 향한다. 해발 3,200m의 고산 지역인데 혹시나 고산반응이 오지않을까 조심스럽다. 택시를 이용하여 9시 30분 출발 예정. 가는 길에 별다른 식당이 없다하니 약간의 점심을 미리 준비한다.

무스타크봉 아래 카라쿨 호수까지는 십여년 전에도 한번 가본적이 있다. 가끔 영상으로 보긴 했지만 그 십년 세월에 길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다.

약속된 시간 9시 30 분. 드뎌 출발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도로인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간다. 해발 7,546m의 무스타크봉을 끼고서 파미르 고원을 넘어가는 것이다.

위구르족 기사의 인상이 후덕하다. 목적지 타스쿠얼칸 까지는 290km로 예상 소요시간은 7시간 남짓이지만 도착해봐야 안다. 

파키스탄과 국경지역인 이곳은 역시나 살벌한 지역이다. 먼 길을 위해 주유소를 들렀는데 가장 첫번째 절착가 기사의 정확한 신분 확인이다. 혹시 모를 위구루족의 테러를 걱정함이리라. 이곳은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위구루족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가장 골치 아파하는 곳 중 하나다.

시내를 벗어나 한시간 여를 가니 도로 양편으로 황량한 황무지가 펼쳐진다. 산이고 들이고 식물이 생장하기 힘든 거친 환경이다. 고도가 점차 높아지니 이제부터는 고산 적응을 위하여 심한 운동을 해서는 안된다. 아침에 일어나 조심하느라 겨우 눈꼽만 떼어내고서 머리도 감지않았다.

출발 후 두시간 반, 도로의 고도가 2,000m를 넘기니 드문드문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훅 다가오는 파미르의 느낌이다.

첫번째 검문소를 쉽게 통과했다. 십년 전에 비해 아주 문명화 되었고 군인들의 표정도 부드럽다.

예전에 가파르게 치고 올랐던 고개길에 터널이 뚫려있다. 곳곳의 계곡에도 다리가 놓였다.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다. 한결 편안하다.

3,000m가 넘어가니 나무는 아예 보이지않고 풀들만 드문드문하다. 바짝 그을린 내 팔을 내려다보니 며칠 새에 피부가 늙었다. 심한 자외선 때문이리라.

네시간을 달려 백사산(白沙山)도착. 산 기슭이 온통 하얀 모래로가득하다. 호수의 푸른 빛과 어울려 절경을 이뤘다.

오래 구경할 시간이 없다. 준비된 점심마저 차 안에서 해결했다. 어서 타스쿠얼칸에 가서 파키스탄행 국제버스표를 사야만 한다. 내일 금요일 입출국을 하지 못하면 월요일까지 마냥 기다려야되니 낭패 중의 낭패가 되리라.

다시 출발. 곧바로 눈앞에 해발 7,546m의 무스타크봉이 위용을 드러낸다. 중국에 속한 파미르 고원 중 최고봉이다. 설산을 이고서 아래에 자리한 호수는 카라쿨이다. 해발 3,500미터. 설산아래 특유의 남색 물빛이 신비롭다. 십여년 전에 바로 이곳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렸었는데 이제는 이 길을 이어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려는 것이다. 건조한 기후 때문인지 혀 끝이 쎄하다. 

다시 출발. 여기 부터는 처음 가는 길이다. 그래도 유튜브 등을 통하여 눈에 익었는지 낯설지 않다.

무스타크봉 빙하공원에서 잠시휴식. 해발4,082m가 찍힌다. 오늘 여정의 최고 높이다. 아직 별반 고산반응은 없다. 천천히 올라오면서 적응이 되었던지, 아니면 이전 여행의 경험을 몸이 기억하고 있던지. 여기서는 이제 손에 잡힐 듯한 설산 무스타크봉이다.

다시 고도를 낮추니 여전히 설산은 머리 위에 얺쳤어도 초원이 나타나고 방목된 양들이 한가롭다. 계곡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비록 흑탕물이지만 대지에게는 축복이다. 녹색을 마주하니 눈이 편안하다.

두번째 검문소 통과. 여기가 카스쿠얼칸현의 초입이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여섯시간 반 만에 목적지에 닿았다. 비록 소박하긴해도 요즈음 리모델링 되었다는 숙소가 맘에 든다. 일부러 1층을 택하여 오르내리는 수고를 던다.

고산증 예방을 위하여 샤워는 물론 머리도 감지말라하니 잘 되었다. 적당히 세족이나 하고서 푹 쉬자.

이곳의 주민은 주로 타지크 민족이다. 아직 한족들이 발을 들이지 않은 것을 보니 오지 중의 오지인 것이 분명하다. 이제 내일 중국 땅을 벗어나면 오리지날 이슬람의 세계다. 돼지고기와 술의 반입에 대하여 아주 엄격한 곳이라니 이 기회에 남은 기간 아주 확실하게 금주를 한번 해보자. 특히 음주는 체력을 떨어뜨릴 것이니 예정된 여러차례의 고산 트레킹을 감안하여서라도 삼가고 경계해야 할 일이다.

저녁식사는 야크고기 샤브샤브. 고산지대라서 야크가 흔한지 온 사방의 식당들이 야크를 간판으로한다.

해가 저물자 고원의 밤공기가 금방 선선한데 광장의 한켠에서는 타지크족들의 춤판이 벌어졌다. 즉석에서 양탄자를 깔아 마련된 스테이지에 남녀노소가 섞여 빠른 리듬에 몸짓을 나누는데 손짓과 발짓이 마치 박자 빠른 아리랑이라고 한다면 비유가 되겠다.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오는 길에 작은 슈퍼에서 내일 점심 구매. 국경을 넘어 '파수'에 가는 도중에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단다. 생수와 빵, 요구르트 준비.

[쏘냐(이은희)]

우왕~ 오늘 아침 눈 떠 설악산에 뜬 무지개를 보았는데..이게 뭔 횡재래요.
우보님의 글을 읽고 있는데 저를 그곳에 데려다 놓으셨네요.
고산증 올까 조심조심. 가보지도 않은곳이 그냥 그려져요.

다음편 기대해도 되죠? ^^
공짜로 저도 같이 여행좀 하게요~

그러려면 여행 마치실때까지 몸과마음 건강하게 잘 지키시구요~~

[牛步(윤상천)]

ㅇ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