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스페이스 관객과의 대화 '문재인입니다' 이창재 감독편 스크립트입니다.
일전에 일부 요약해 공유했는데요.
직접 듣는 것이 대통령님과 영화 제작 배경에 대한 더 깊이있는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혹시 문제 있다면, 이동 부탁드립니다.
https://twitter.com/i/spaces/1OdKrzvbNgkKX?s=20
진행자: 배동미 감독: 이창재 감독
진행자: 안녕하세요. 씨네21 트위터 팔로워 여러분. 그리고 영화 '문재인입니다' 관객 여러분. 씨네 21 스페이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방송은 5월 10일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연출한 이창재 감독님입니다. 감독님을 모시고 영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요. 감독님이 들어와서 지금 마이크를 설정해 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감독님. 마이크를 켜고 우선 트위터리안 여러분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독: 안녕하세요. 들립니까. 혹시.
진행자: 잘 들립니다.
감독: 다행이네요. 제가 디지털 치매가 돼갔구요. 겨우 마쳤습니다. 시간에. 반갑습니다. 이창재 감독입니다.
진행자: 환영합니다. 늦은 밤에 나오서 너무 감사합니다.
감독: 늦은 밤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행자: 네, 감독님. 전주 다녀오셨는데 어떠셨어요? 전주에서 처음 이 영화를 공개하셨잖아요. 떨리셨을지 아니면 뿌듯함이 더 크셨을지 궁금한데요. 어떠셨어요?
감독: 아무래도 전주는 좋은 영화제다 보니깐 관객 분들의 반응도 시중하고 좀 틀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로서도 이 영화 전주영화제 세 번째 영화를 초청받아 갔었는데, 그 당시의 천 몇 백석 되는 자리에.. 마치고 나서 저도 극장에서 처음 보다 보니깐 영화를 보고 나서 좀 박수가 나와서 좀 그냥 일어서서 인사를 했는데. 그리고 한 3-4분 동안 계속 이어졌고, 여기가 깐느인가 전주인가 이런 생각이 될만큼 되게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서울로 와서 부터는 조금 냉랭할 때도 있고요. 반가울 때도 있고 그 온도차가 각자 같은 다른 같습니다. 사실은
진행자: 저도 전주에서 정말 보고 싶었는데 티켓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저는 서울 와서 시사회에서 봤습니다.
감독: 전주에서 독점적으로만 하면 좋겠다는...감독 입장에서는...(웃음)
진행자: . 자, 그러면 11시가 살짝 넘었으니 본방송을 시작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오. 지난 주 금요일에 문 전 대통령님 내외가 이 작품을 보러 극장에 나들이 하는 모습이 공개가 됐어요. 혹시 감독님에게 따로 영화 어떠했다라고 코멘트를 남기셨을지. 사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텐데. 어떠셨나요?
감독: 그 한번 추측을 해보시죠. 어떠실 것 같은지.
진행자: 대통령님 성격상 이야기 안 해주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떠셨어요?
감독: 예. 저희들 입장에서는 천 명 이 천 명 관객님께서 박수치는 것보다 출연한 당사자 분의 반응이 제일 감독 입장에서는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대단히 마음 졸이면서도 또 한편 태연한 척 이렇게 있었는데. 사실은 이게 다 제가 공개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 직접 전화하시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전혀 전화하시지 않았고요. 다른 분 통해서 비공식적으로 전달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공개를, 밤이니까, 살짝만 공개하고 빠지면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대통령께서 되게 좋게 보셨고요. 당신께서 균형과 이걸 잘 맞췄다고. 되게 좋게 보셨고, 김여사님은 아주 좋으셨다고 따로 이야기를 주셨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작진쪽에서는 이거를 올려야 되는 건가, 안 되는 건가 마음속으로 또 회의도 해보고 했는데.직접 올리는 것은 별로인 같아. 그냥 시청만 하고 말자 하고 그걸로 만족하고 말았습니다. 네.
진행자: 아 네. 고민이 많으셨을 텐데 저희 스페이스에 나와서 이렇게 살짝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감독: 활달한 분들만 계시니깐 이렇게 말씀 드려도. 또 왜 그러냐 하면 저희들이 뭔 이야기를 해도 어쨌든 논란이 먼저 앞서니깐. 저는 차라리 그 배급사 쪽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을 텐데. 그냥 우리가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노이즈라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거는 대통령에게도 누가 되는 것 같으니까.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노이즈를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직접 그 의사를 전달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부터 어떤 상황에 의해서 뭐 나올 만한 그런 이야기조차도 그냥 피하자고. 그런 그런 쪽으로 아예 저희들은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네 마음을 그렇게 잡으셨군요.
감독: 예.(웃음)
진행자: 그러면 결과물을 보신 문 대통령 내외분의 반응까지 살짝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영화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감독: 예.
진행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처음 떠올린 게 2017년 5월 대선 당일 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로부터 6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작품이 완성된 지금은 어떤 기분과 마음이신지 궁금한데요.
감독: 사실 여기가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의 자리니까, 이제는 대통님 말씀 좀 안하고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드리면. 제가 감독 입장에서 보면 6년 동안 어떻게 보면 굼벵이로 산 거죠. 이렇게 굼벵이로 나무 속에서 깊이 살다 보니깐, 어느 날 보니깐 제가 굼벵이인지 매미인지 잘 정체성이 헷갈리기 시작하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굼벵이가 죽을 때 잠시 매미가 참수되는 건가? 아니면 매미가 지금 굼벵이로서 매미가 되기 위해서 버티는 건가? 이게 정말 앞뒤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평균적으로 저는 한 3.5년에 한 편씩 영화를 만들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해바라기로 있다가 나오니깐. 그래서 막상 매미로 딱 나오니깐 막 파리가 된 느낌이 있죠. 그냥 파리채로 다 맞는 느낌. 작품에 대한 작품을 공개하기도 전부터 막 작품 자체가 네가 왜 나왔냐고 묻고. 매미가 아니라 파리가 왜 나왔냐. 그래서 막 여기저기 파리채를 맞는 느낌이니까. 이게 못 나올 때 나온 건가 이런 생각도 들었고. 또 한편에서는 자기가 6년 동안 그냥 살다가 나온 건데 이런 논란이 있을 줄 알았으면 한 몇 년 더 공백기를 살껄 이런 생각도 들고 마음이 되겠죠. 작품에 대한 논쟁으로 가면 작품이 좋다, 나쁘다 이런 이야기로 가면 그거는 영화에 대한 부분이니깐 충분히 반성도 될 때 있고. 또 한편에서는 격려가 되기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 작품 자체가 왜 태어났냐고 하니깐, 너무 그게 좀 서글픈 마음도 있습니다. 솔직히는.
진행자: 어 근데 창작자로서 느끼는 진짜 솔직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요. 근데 아까 굼벵이라고 하셨지만 어 창작자의 삶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않은 않을까요? 정말 정말로 만들고 싶은 작품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낼 고야많은 게 또 창작자의 일이니까. 좋게 생각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작품의 기획안 이야기도 살짝 엿듣고 싶어요. 그때 대선 당일날 마음을 먹은 마음을 어떻게 먹으셨지만, 기획안을 내미신 것은 2018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청와대 인사들과 실제로 만났지만 촬영을 금방 시작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 퇴임 이후인 2022년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재임 당시에 그때 2018년에 내밀었던 그 다큐의 기획자는 어떤 방향이었고, 퇴임 이후에 지금의 마지막으로 완성된 작품의 그 기획은 약간은 달랐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좀 달랐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감독: 지금 정식으로 기획안이 총 네 번 나왔던 것 같습니다. 18년 관련 당시에는 대통령께서 지지율 79%까지 올라갔었고, 당시 남북미회담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리더같은 격으로 올라가셨는데 제가 그때 당시에 이런 사실 외에 다른 OTT에서 제안을 받았던 상황이었고 그래서 그때 우리나라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키워드가 자국내에서는 '헬조선'이란 말이. 우리가 자주 하듯이 늘 나왔던 이야기인데 2018년도 오면서 부터는 K 시리즈가 막 달리기 시작했던 것 같거든요. K 드라마, K 무비, K팝 이러면서 점점 K뷰티 이런 까지 점점 점령해 오며 긍정의 신호가 시작되는 시기였고. 되게 뭔가 으쌰으쌰 하고 할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은데 제가 외국 친구들을 한번씩 만날 때 느껴지는 게 특히 서구인들이 바라보는 입장인 한국은 뭐 이런저런 경제나 이렇게 기술도 되게 발전했는데 하면서 은근히 자기들이 100년, 200년 묵은 민주주의나 시스템에 대한 우월감 같은게 있었는데. 우리는 청와대를 만약에 오픈해서 찍을 수 있다면 그냥 프로세스의 의사결정에 프로세스나. 뭐 민주주의 척도나 이런 부분들을 아예 그 안에서 촬영을 해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K 데모크라시랄까요. 이런 형태로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었던 첫 시도가 있었고요. 그 뒤로 부터 점점점 모든 이야기들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검찰개혁 관련해서는 나중에는 아주 강력한 서로의 드라마가 생기는 상황이었고, 마지막에는 청와대에서는 제가 대통령 100일을 찍고 싶었습니다. 청와대의 100일.
진행자: 마지막 100일이요.
감독: 어떤 정부가 들어설 지도 모르고 또 마지막 100일 까지 어떤 자세로 일하는지. 모든 기획들이 다 무산되고 결국은 전원일기가 나오게 되시죠.
진행자: 네, 전원일기라고 위트 있게 말씀을 해주시네요. 어 근데 말씀하신 기획안 모두 다 실제로 촬영 배웠으면 어땠을까? 참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만큼 참 다이나믹했고, 정말 예상하지 못하는 국면을 매순간 맞이했던 정부가 아닌가 싶은데, 기존에 기획안대로 였다면 아무래도 좀 속도감도 있을 것 같고 박진감 넘쳤을 것 같은데. 지금 결과적으로 나온 결과물을 보면 좀 제가 느끼기에는 휴먼다큐에 가깝다는 느낌이 받기는 했거든요. 어 감독님은 이 작품은 학교 안에서도 좀 어떤 갈래의 속한다고 정의를 내리셨는지. 휴먼 다큐가 아니라 또 어떤 다큐다라고 보고 계시는 게 있다면 또 설명 부탁드립니다.
감독: 예, 저 같은 경우 해서는 그 일관되게 어떤 커뮤니티에 들어가도록, 그리고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누군가를 통해서 창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사람을 들여다 보는 게 지인한테 익숙하고 그게 저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 아무리 정치적 논쟁의 인물이라 하더라도 정치 여정을 걸쳐오면서 보여주고 있는 그분의 어떤 태도, 이런 태도들이 모여서 그분의 내면을 이룰 라고 생각해서 저는 철저하게 사람 중심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슈 파이팅에 강한 그런 경향도 없고요. 또 관심도 좀 그쪽에 약하고요. 그래서 그냥 어떤 사안들이 드러났을 때 그 사안을 어떻게 이분은 대할까, 또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또 대응할까 하는 그 각각의 대응의 자세를 들여다보는 게 큰 목적이었고요. 그걸 들여다 보는 가운데서 저도 반추해서 자신을 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휴면 다큐라는 게 저한테는 제가 세상을 읽는 눈이 이기도 하고 또 그 세상을 통해서 제가 영향받는 부분이다 거든요. 그래서 작업을 마치고 나면 누군가와 좀 긴 여행을 떠난 듯한, 거창하게 얘기하면. 또 더 나아가서 좀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나이를 많이 들다 보니깐 조금 뭐랄까요. 책을 읽어도 좀 둔감해지는데 사람을 좀 깊게 들여다보고 만나고 관계를 가져가면 그 관계들은 여전히 속살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막상 결승 지점에 마라톤을 한다면 늦게 도착해서 박수칠 사람이 없다 하더라도 저한테 박수를 스스로 칠 수 있는 부분들이 그 누군가와의 여정, 그 여정에 대한 기억, 또는 기억을 통한 역량. 이게 저한테 선물이라서 때론 씁쓸하기도 하면서도 오랫동안 남는 저의 어떤 큰 선물이죠. 그래서 앞으로도 아마 사람 휴먼다큐에만 매달릴 것 같고요. 그게 저를 규정해 주는 참 좋은 참 같아요.
진행자: 긴 여정이지만 정말 할 만한 여정이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책을 읽을 때 둔감해지고, 영화를 볼 때 둔감해지곤 하거든요.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는데,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서 카메라를 들면 어떤 깊이의 내면 안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아서. 네, 저는 단순히 장르가 무엇인가요? 이렇게 여쭤봤는데, 깊이 있는 답변 감사했습니다.
감독: 덧붙여서 깊은 밤이니까 말씀을 더 드리면 사실은 가까운 친구라 하더라도 10시간 20시간 동안 깊은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나 또는 한 사람에 대해서 질의응답하는 경우가 없고 그만큼 깊은 대화들은 우리가 배제된 좀 표면적인 관계들만 가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거리를 요구되는 다큐멘터리 작업이 어떤 내면 안에 들어가고 또 자기 자신 출연자 조차도 질문하지 못한 질문을 받고, 또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 질문을 위해 여러 숙고를 하는 과정에서 자기를 결국 돌아보는 과정이라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가끔 학생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다큐작업 자체가 삶과 되게 가까이 있다고. 멀리 있는 작품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는 보상은 적지만 되게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작업이라고, 그 작업을 삶속에 집어넣어 보면 그 맛을 알게 될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진행자: 네, 아, 정말 다큐를 당장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감독님의 발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 그러면 제목 이야기도 살짝 여쭤보고 싶어요. 전작인 '노무현입니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인데, 연출자로서 전작과 유사성이 느껴지는 제목을 어쩌면 피하시고 싶으셨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적극적으로 사용을 해볼 만하다 라고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지금의 제목이 됐는데 어떤 이유에서 이런 제목을 가져가셨지 궁금합니다.
감독: 감독들은 보통 제목에 되게 집착하는 편인데, 저는 사실은 제가 했던 제목은 앞의 작품에서 본다면 " "밖에 없고, 그 다음부터는 다들 배급팀이나 마케팅팀에서 제 제목이 배제당하고 이렇게 낙점당하듯이 이렇게 된 경우가 너무 많았거든요. 예를 든다면 '노무현입니다' 제목은 '바람과 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그게 노래, 노래 제목이 있죠. 그래서 노무현이라는 바람과 그 흔적을 지나가고 난 그 나의 개인들, 시민일 수도 있고요. 노사모일 수도 있고, 또는 당신 자신일 수도 있고. 그 바람을 탔던. 이런 거창한 의미를. 마케팅, 배급 팀, 제작사 모두 다 반대를 했을 거에요. '문재인입니다'도 실은. 대통령님 의견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마는 그게 사저 비서팀에서 의견을 들었을 때 유사성 때문에도 그렇고 별로라고 해서 저는 저도 별로라 해서 만들어 놓고 '대통령과 나'라는 제목을 보고 했었거든요. 보통 나라는 사람들은 우리 시민일 수도 있고 인터뷰하는 참모일 수도 있고, 대통령 자신일 수도 있고, 대통령직이라는 것과 나 이랬는데 이 또한 응징을 당했습니다. 한 명의 지지자도 없이 전부 다 나를 공격했지요.(웃음)
진행자: 아이고.
감독: 특히 이번에 같이 참여했던 프로듀서가 제 제일기획 동기인데 그 친구가 카피라이터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아, 내.
감독: 카피라이터의 권한으로써 묵살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는 '문재인입니다'로 낙찰을 받았는데 저도 약간 불만입니다. 솔직히.
진행자: 음. 들으시는 분들이 약간 감독이 그냥 정하는 게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작품의 제목이 정해지기 까지는 마케팅팀 그리고 홍보팀이 달라 붙어서 베스트를 제목을 뽑아내기 위해서 정말 콘테스트가 열린다고 할까요? 거의 그렇죠? 네. 근데 감독님의 정하셨던 첫 제목은 잘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아까 말씀해 주신 프로듀서님께서는 그 제일기획 동기라고 말씀하셨는데, 감독님께서 원래 광고를 하셨다가 그 다음에 회사를 그만두시고 유학을 가시고 영화를 계속 하신 걸로 알고 있거든요. 이런 뒷 이야기까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한글 제목은 이렇고요. 영제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어요. 영문 제목이 'This Is the President'거든요. 그래서 저는 혼자 생각하기로는 촛불 혁명 이후로 만들어진 그 대통령 70 퍼센트의 지지율을 넘는 그 대통령이 바로 그 대통령이 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의미로 'This Is the President'라고 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 어떤 의미에서 지금과 같은 영제를 지금 셨나요?
감독: 솔직하게 고백하면 제가 여기에 큰 영향을 못 미쳤고요. 다만 결과적으로 저한테 통보받듯이 했는데. 그 앞의 '노무현입니다'의 경우에서는 'This Is Our President'라고 해서 우리들이라는 뜻을 강조했는데. the President 의미에서 강조란 의미가 있거든요. 진짜 대통령 이런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이 진짜 대통령이다, 이런 개념까지 포함된 거라고. 그리고 문이란 이름을 안 붙여도 타이틀에서 이미 글로벌하게 알려져 있는 분이라서 얼굴이 비치고 This is the President the가 붙으면 그 사람인지 알 거라고. 많은 이런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그런 의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솔직히 제가 창작자로서 큰 영향 못 미친 제목입니다.
진행자:영제 이런 뒷이야기까지. 그러셨군요. 그래서 따로 성함을 쓰지 않았다 라고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이 작품이 촬영 기간이 2022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인데요. 비교적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촬영을 다소 길게 늘어뜨려서 더 길게 이어가고픈 마음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아니면 콤팩트하게 찍어서 지금 딱 마무리를 하여서 이 순간에 내보내자 라고 생각을 하셨던 건지. 촬영 기간에 대해서도 좀 여쭙고 싶은데요.
감독: 사실은 어느 감독이나 최소한의 기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일반적으로는 제 같은 경우에 1년이 기준 같은데요. 1년이라는 계절 자체가 포함돼 있는. 그런데 어떤 감독한테는 그게 3년이나 5년이나 10년도 가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에서는 1년이라는 기간을 짧게 여기지는 않는데 그 기간 동안에 뭐랄까, 시간의 단면랄까요. 그러니깐 어떤 분들의 시간의 깊이를 통해서 본다면 저는 시간의 단면을 활용할 때는 카메라 팀도 좀 많이 가는 아이템이죠. 한 세 팀이 가서 그 일상 전체를 마치 미시경제학 미시 역사를 보듯이 한번 파고 담아서 오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간은 더 짧은 셈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5개월. 그 중에서도 촬영 회차를 본다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무엇보다도 우리 출연자이신 문대통님께서 근본적으로 당신이 이렇게 출연하시는 자체를 되게 불편하게 여기시는 분입니다. 그건 제가 직접적으로도 당신한테서 말씀을 들었고. 다른 분을 통해서는 수 차례 들었는데, 문 대통령님은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걸 별로 원치 않는다고. 평생동안 당신은 배경이 되는 것을 되게 편안해 하시고, 스스로가 꼭 주어를 다는 걸 원치 않는 편이시라고 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불편해하신 거는 없었는데 그렇다고 오라고 하신 적도 없습니다. 저희들이 가서 마치 시위하듯이 얼정얼정 거리면. 아 왔습니까?는 하는데 오늘 무슨 일이 있으니까 오시죠? 라고 하는 적이 없으니, 항상 늘 거리감이 유지되는 상황이랄까요? 또 하나의 한계는 당신께서는 어디까지는 보여드리는 것 같은데, 어디 이상부터는 당신의 어떤 사생활이자 딱 바로 최근에 해방감을 느끼시깐. 그 해방감을 좀 누리고 싶으신 것도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촬영 하면서도 그걸 느꼈는데. 저는 촬영이 그런 어떤 개인의 어떤 최소한의 욕망까지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실은. 그래서 당신이 시간을 가치에 들이는 부분들이 제 촬영 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고. 그 애초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하도 촬영이 어려울 것 같아 보여서 그냥 없는 셈 치고 촬영을 하자. 그래서 인터뷰를 다른 분들 참모분이나 지인분들을 참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 와중에 허락 받은 상황이라 사실은 그 마저도 저희한테 오아시스 처럼 너무 귀중했었죠.
진행자: 음. 네, 네.
감독: 뭐 마지막으로 본다면. 전직 대통령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생활이 간결하고 담백하세요. 그러니까 한 6개월 후에 오면 또 다른 삶이 진행될거라고 생각이 되지 않을 만큼 늘 일상이 한결같이 아침 일찍 산책 시작하고, 그 다음 농사일 짓고, 6시 되면 들어가서 책을 보시고 딱 이 생활이 한 번도 변화 없이 똑같더라구요. 그래서 이거는 단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게 옳다. 그래서 어떻게 카메라를 세대를 어떻게 설치하고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를 보는게 훨씬 더 이점이 크다는 판단까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음. 그렇겠네요. 그러면 정말 어떻게 보면 1년을 찍더라도 거의 비슷한 생활을 계속 루틴을 지키시기 때문에 오히려 그 촬영을 한번 나가실 때 나가실 때마다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깊게 들어가는게 전략이 맞았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저도 보는 내내 아 되게 대통령께서 셔츠가 정말 거의 비슷하구나. 입으시는 옷도 거의 비슷하시고 거의 변함이 없으시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독: 맞습니다. 거기에 좀 여름 한 철을 집중적으로 촬영이 좀 진행됐는데.
진행자: 네.
감독: 여름철 동안 세 벌로 버티시더라구요. 이렇게 손님이 오셔도 그렇고 당신 농사일을 하셔도 그렇고. 다행스럽게 세 벌 다 체크무늬 파란색이었습니다.
진행자: 맞아요.
감독: 그러다가 어쩌다가 대단히 격식이 필요한 제주 유족분들께서 찾아오신다든가, 이럴 때만 감색 좀 나이 든 느낌이 든 남색 옷을 딱 한번 입으시고, 그 외에는 항상 이게 그냥 일반 세탁이 가능한 세 벌로 유지 하시니깐. 저희들로서는 편집할 때 너무나 고마웠죠. 이 날씨나 다음 날이나 그 다음 날이나 동일하게 옷이 있으니깐 어떻게 붙여들어가서 똑같이 표현이 되지. 예 그 정도는.
진행자: 소위 연결이 맞다라고 하죠.
감독: 물론 맞습니다.
진행자: 편집이 튀지 않게 딱 연결이 맞죠. 그러면 의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아 정말 새 걸로 버티셨군요.
감독: 네. 오늘 문득 생각이 났는데 사실 아마 눈이 매서운 분들은 발견하셨을 건데, 첫 신의 아침 산책을 마루와 할 때 그때 신고 있던 신발이 클로즈업으로 보이는데요. 거기 보면 그 신발이 프로떠블유, 뭐 이런 아주 가성비가 되게 좋은 되게 저렴한 신발인데요. 그 신발 밑창이 양쪽 다 떨어져 있습니다. 덜렁덜렁합니다. 이렇게 그게 그럴 때마다 덜렁덜렁 하는데 저는 그 장면을 누가 보고 발견할까 싶으면서 꼭 묻고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카메라도 왔고, 그러면 당신이 간결한 걸 보이지 누추한 걸 보이지 않을 건데 당신은 아직 그런 거에 대한 어떤 감이 따로 없으시고, 편견도 없으시고 그냥 생활이 생활이지 하는 태도시라서. 우리가 왔다고 옷을 바꾸시지도 않았지만. 그 신발을 제가 한 몇 개월 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양산 비서 팀을 통해서 들었는데요. 그게 그 때 대통령 때 되시기 전에 신었던 신발이라 하더라고요.
진행자: 아이구야
감독: 누군가가 그거 안 볼 때 버려야 된다고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아, 정말 어제도 신고 내일도 신을 것이기 때문에 촬영팀이 오나 안 오나 그 신발을 신으셨던 것 같네요. 정말 실제로 대단히 검소하시다는 걸 카메라가 포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면 오랫동안 촬영을 하기를 원하셨고 기획안을 쓰셨지만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으셨지만, 결국 그 주인공을 앞에 두고 카메라를 들고 섰을 때 첫 촬영을 하셨을 때는 어떤 느낌이셨을지 궁금한데요. 고대했던 만큼 떨리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떠셨어요? 첫 날을 기억하시나요?
감독: 막상 촬영이 시작되었을 때는 그때부터는 30년 정도 다큐멘터리 만들어 오니깐 따로 떨림이나 이런 게 거의 없었는데요. 그때 7월 초에 뵙자고 할 때 한번 보자고 편지도 보내고 기획서도 보내고 제가 아는 모든 분들 통해서 좀 읍소를 했고 했는데. 보자고 할 때가 제일 가슴 떨렸던 것 같고요. 그날 같은 인터뷰로 나오는 그 장면, 그 위치에 앉아 계셨는데 제가 그날 뵙자 마자. 제가 수습이 좀 안 돼서, 6년 묵은 한이랄까요. 그런 게 쏟아져 나오면서 제가 거의 한 시간 동안 떠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옆에 있던 제작사 대표가 그러던데. 그냥 일방적으로 제가 왜 하고 싶은지 이런 걸 쭉 늘어놓았다는데. 그 한 시간 이야기를 하시면서 뭐 제지를 했다든가 의견을 주신다든가 이게 아니라 그냥 웃고 계시더라고요. 되게 좀 환대 하는 느낌이랄까 좀 보듬어 안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저한테 되게 오래 기억에 남았어서, 촬영을 다음에 할 때도 이렇게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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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
+오늘 영화를 네 번째 관람하면서... 도대체 읽히기도 전에 오독의 오독으로 모욕 당한 영화가 아니었나, 왜 그게 우리 대통령님 영화고 오독의 주체가 소위 '일부 지지자' 들이었나 안타까웠어요.
“그냥 웃고 계시더라고요. 되게 좀 환대 하는 느낌이랄까 좀 보듬어 안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저한테 되게 오래 기억에 남았어서”
하... 갑자기 감독이 무지막지하게 부럽네요.
그런 눈빛과 미소 저도 받아보고 싶어요😭
잘읽었어요 2편도 있나요? ^^
정리하시느라 넘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