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어린이, 비행청소년 될 확률 높다'는 기사보셨나요?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연구팀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최근에 발간한 연구보고서를 기사화한 것이지요. 지면 사정상 짧게 소개한 내용을 좀 자세히 풀어볼까 합니다. 또 주의가 산만한 아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묘책도 함께 알아봤습니다. 기사에도 나와있지만,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고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비행청소년들의 ADHD 유병률이 일반청소년보다 세배 정도 높았습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엔 그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비행소녀들의 ADHD 유병률은 일반 여학생들의 ADHD 유병률보다 무려 6배나 높았지요. 이는 여자이면서 ADHD인 경우 문제행동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랍니다. ADHD는 성(性)에 따라 유병률이 차이가 나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자 대 남자의 비율이 대략 1:6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자가 ADHD 증세를 나타내는 경우는 드물지만, 증세가 있을 경우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겠네요. 어쨌든 부산하게 움직이며 집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도 못하고 친구 사귀는데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비행청소년이 될 확률까지 높다니….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성향이 있지는 않는지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ADHD의 증상은 다음과 같답니다. ▶주의력 결핍=일·공부·놀이 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마치 마음이 딴 곳에 가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신 직접 관계가 없는 사소한 자극에 쉽게 산만해지지요. 예를 들어 공부를 하다가도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 공부하던 것은 잊어버리지요. 정리정돈을 못해 자기 물건을 잘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과잉행동=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어린아이의 경우엔 옷을 입히기 전에 이미 문밖으로 뛰어나가는가 하면, 가구 위로 뛰거나 기어오르고 집안을 온통 정신없이 뛰어다니기도 하지요. 유치원에서도 앉아서 집단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학교에 가서도 자리에 계속 앉아있지 못하고 자주 일어나며 의자에서 몸을 뒤틀고 옴지락거립니다. 주변에 있는 물건을 괜히 만지고 지나치게 발이나 다리를 흔들기도 한다는군요. ▶충동성=성급하게 말하거나 행동합니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심성이 없으며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 합니다. 다른 사람의 활동을 간섭하고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까지 끼어들기도 하지오. 어린아이의 경우 자기가 갖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물건을 생각없이 만지고 가로채기도 해 다른사람이 보기에 버릇이 없다는 인상을 줍니다. 충동성 때문에 물건을 뒤집어엎거나 뜨거운 냄비를 쏟는 등의 사고를 자주 일으킵니다. 청소년기에는 사소한 일로 남과 싸우거나 가출하고 오토바이 폭주를 하거나 성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증상을 보니까, 이런 성향이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약간씩은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런 성향이 있는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개선시키기 위해 부모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단순한 인테리어=집안환경이 복잡하고 헝클어져 있는 것은 좋지 않다네요. 과도한 장식이나 치장을 하지 말랍니다. 가구 뿐 아니라 집안을 드나드는 사람도 너무 많으면 아이가 더 산만해진다는군요. ▶규칙적인 습관=학원가는 시간, TV 보는 시간, 취침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맞춰놓고 거기에 따르도록 합니다. 또 할머니·할아버지 집이 가깝다고 시도때도 없이 드나드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네요. 요일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답니다. ▶태권도·수영=흔히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바둑·서예·피아노 등을 시키려고 하지만 ADHD 성향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이런 활동들이 요구하는 인내심과 집중력을 기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신 태권도·수영·무용 등이 자기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훈련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검도는 오래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 ADHD 아이들이 적응하기 어렵고, 축구 같은 단체활동은 사회성이 부족한 ADHD 아이들의 특성상 적당하지 않다고 합니다. ▶개인과외=집중력이 부족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개인과외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군요, 1:1 상황에서는 훨씬 집중을 잘 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 많이 시행되고 있는 '열린 교육' 학습방법이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좋은 환경이 아니라니, 아이들 교육이란 게 정말 정답이 없나 봅니다. ▶칭찬과 상=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그리고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스스로 자기자신에 대해 '나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나는 맨날 말썽만 부리는 아이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칭찬과 상이 필요한 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입으로만 칭찬해서는 아이들도 금방 알아채지요? 못마땅한 아이의 성향은 아이의 특성이려니 하고 어쩔수 없는 것으로 무관심하게 내버려 두고 아이의 장점을 찾아내는 쪽으로 부모의 마음도 바꿔나가야 진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