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대천 샬롬 민박집에 동창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고 다시금 각자 가정과 직장으로 흩어져 지금쯤 열심히 살고 있겠지?
이날 모임 준비팀인 김영관과 정헌주 목포에서 미리 온 박순자는 익산에서 토요일 오후 1시경에나 출발하여 그곳에 2시경 도착했다.
희득이가 공을 들여 미리 예약해놓은 월드 파크장을 답사한 결과, 20여명의 동창들이 앉아서 얘기하기에는 너무나 방이 비좁은 상태였다.
바로 일행은 그곳을 나와 모든 동창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도 하고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나섰다.
여관은 모두가 대중방이 없어 일단 민박집을 알아보기로 하고 알아본 결과, 다행히 있어 샬롬 민박집으로 정했다.
세명이서 방에 누워 피로를 풀면서 아직 오지 않은 동창들을 전화로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오후 4시가 넘어서 영광팀이 도착했다. 효형이와 태국이 그리고 금성이가 도착한 것이다. 금성이는 초등학교 졸업이후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효형이, 태국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태국이는 육두문자로 시작해 육두문자로 끝나는 말투가 여전했다.
이어, 오후 5시가 넘어 영광에서 건설업을 한다는 영재가 얼굴만 내밀고 피로회복제를 갖다놓은뒤 간다는 말도 없이 가버려 아쉬움이 남았는데 평택에 사는 희득이와 영희가 도착했다. 희득이는 역시 훤칠한 키에 군인이 되어 있었고 우리 영희는 예전의 날렵한 몸은 어디로 가고 후덕한 맏며느리가 되어 나타났다. 오늘 모임에 참석 못한다고 했다가 영관이한테 섣빠지게 욕을 먹고 달려온 성환에 사는 숙희가 얼굴을 나투어 만나서 월산 사는 개구쟁이들이 소시적에 영희집과 숙희집을 찾아서 못된짓(?)을 한 내용을 소재로 배꼽 잡는 얘기들이 화재가 되어 기다리는데 무료함이 없이 시간들이 흘러갔다.
이어 속속 인천에 사는 백수동초등학교 31회 동창들의 영원한 대모(키는 적어도 마음의 키는 엄청 큰) 승미와 사업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오대양 육대주를 앞으로 오가며 동분서주할 쪼그만 정숙이, 항상 성실하고 점잖은 준호, 엄청 살림(?)이 늘어난 옥자도 도착했고 안산에 사는 조그만 신사 승호와 멋과 흥을 겸비한 바람둥이 광희, 안양의 조용한 목수 성록이, 순자한테 엄청 귀를 뜯긴 경행이, 중년의 신사가 다 되어버린 계환이가 오는 듯 마는 듯 도착했다. 이어 영등포에서 자리잡은 탈렌트 같은 연술이가 이번에 새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한 경미와 집에서 현모양처로 부덕을 쌓고 있는 기순이를 데리고 왔다.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삼겹살과 소주를 마시면서 저녁을 먹으며 그동안의 그리움을 달랬던 회포를 풀고서 다시 자리를 숙소로 옮겨 저녁 시간을 진행했다.
저녁시간은 4개의 창을 통해 본인을 소개하고 상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간간히 웃음이 터져 나와 배꼽을 쥐게 했다.
그 내용은 첫째 창문으로 본인의 이름과 살았던 동네,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곳, 슬하에 자녀와 나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말하게 했으며, 둘째창문에서는 배우자의 이름과 나이, 고향, 직장, 언제 결혼했는지, 그리고 배우자 장점들을 말하게 했다. 여기서 말을 못하는 친구가 딱 한사람이 있었는데 역시 여기서도 감초인 그 사람은 바로 이태국이었다. 아직까지 총각이고 솔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태국이가 중간중간에 끼어들어 흐름을 자주 끊어 다른 친구들이 약간의 짜증(?)을 정이 듬뿍 담긴 말투로 나타내기도 했다. 다음 모임때부터 태국이만은 행사 시작 5분전에 알리자는 의견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세 번째 창문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노래,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올 해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들을 들어보았고, 네 번째 창문에서는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게 했다. 초등학교때 가장 기억에 나는 이성친구와, 가장 기억나는 선생님, 가장 추억에 남는 일들을 말하게 해 이미 고인이 된 영근이 친구와 송민식 선생님, 이백린선생님이 자주 거명되기도 했다.
이렇게 서로를 알리며 시간을 갖는 중에 경행이와 성록이는 우리가 정말 오랬만에 만났는데 무슨 이런 격식이냐며 말도 않고 중간에 사라져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나눠 미움을 사기도 했다. 하옇튼 배꼽잡은 웃음과 태국이의 변치않은 육두문자, 이를 제압하기 위해 같이 일부러 역설한 영희와 순자의 육두문자가 싱겁지 않은 양념역할을 해주었다.
밤 10시경이 되어 숙희는 언제 가버렸는지 집에 가버렸고, 대신 광주에서 초등학교 5학년때 전학간 대홍이와 영원한 기억속의 공주병(?)에 사로잡힌 애숙이가 뒤늦게 합승해 서로를 확인했다.
이어 나이트 클럽에 가서 광란의 밤을 갖는데 순자의 재발견이 여기서 또다시 비롯이 되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지 머시마 영계들이 40대 아줌마를 감싸고 한판 어우러져 이를 막느라 머시마 친구들 애를 먹었다. 이 틈에도 우리 영관이 돈을 아끼기 위해 양주를 몰래 사서 양복 속에 감추고 들어와 취기를 돋구어 주었다. 그동안 쌓은 스트레스를 멋들어진 몸놀림으로 없애고 바로 숙소로 다시 들어가기가 아까워 이제는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방에서는 각자 돌아가면서 노래를 하며 시간을 가졌는데 광희와 옥자의 좁은 공간 속에서 추는 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술에 약간 간 순자의 문지기가 분위기 상승하는데 약간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반해 역효과도 컸다. 밖에 나가는 친구들을 못나가게 힘으로 밀어부쳐 많은 친구들이 급히 볼일이 있는데도 참아야 하는 고문을 당하고 특히, 경행이와 태국이는 이날 완전히 순자의 밥이 되어버렸다. 경행이는 얼마나 귀를 잡혔는지 다음날도 그 아픔을 호소하기도 했다.
새벽 5시경에 모두 숙소로 가서 눈을 부치고 아침 8시에 일어나 생선탕으로 아침을 먹은뒤 앞으로 동창모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회의를 가졌다.
회의 결과는 년말에 한차례 모임을 갖는데 그때 총회를 갖자고 했다. 그리고 그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준비위원을 구성하는데 서울에서는 윤수와 경행이, 경미, 경기지역에서는 승미와 연수, 성호, 희득이, 호남지역에서는 영관이가 함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이어 기타사항으로 이번 행사의 경비에 대한 소요 내력이 발표되었고 여기서 남은 돈으로 이번 행사에 수고한 친구에 대한 간단한 선물이라도 줄 수 있도록 하고 다음 총회 모임을 준비하는데 쓰여지도록 했다. 또한, 많은 친구들이 다모임을 활용해주기 바랬고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뀌면 바로 희득이한테 연락을 주면 좋겠다는 광고를 하고 마쳤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희득이와 승미, 영관이에 대한 동창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가 있었으며 또한 끝까지 함께 한 모든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 그리고 건강을 염원하는 박수를 친뒤 1박2일의 대단원의 동창모임을 마감했다.
각자 살고 있는 가정으로 떠나는 동창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동창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큰지 일요일이 결혼기념일인데도 마다하고 달려와준 경미와 광희, 그리고 동서가 어렵게 아기를 가져 첫돌을 맞아 그곳에 가야하는데도 급한 초상이 났다며 거짓말까지 하며 달려온 대홍이 너무 고맙고 감사함을 다시금 이 자리를 통해 밝힌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살고 건강하며 해맑은 모습으로 년말에 또다시 만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기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