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퉁마디/김정식-
밀물과 썰물의 언저리에 서있다
떠날 수 없어 정든 땅에
발목을 담그고 밥을 찾는다
밥이 출렁거린다 흩어진 쌀알을 걸러 모아
맑은 햇살과 간간한 바람에 씻어 안치고
뜨거운 볕살에 흰 밥물 푸르르 끓어올라 솥전을 적시면
물새의 비린 울음에 자작자작 뜸 들여
짠 밥을 짓는
한 줌의 소금은 밥이고 찬이니
짠맛 쓴맛 안 가리고 달게 밥술을 들다보면
살가죽은 통통 늘어난 마디마디
살이 차고 뼈가 여문다
등뼈에서 갈라져 사방으로 사지를 뻗는 산법算法이란
소금밭에 온몸을 절여
얕은 공중에 볏가리 쌓는 일이라고,
다시 볏가리 훑고 털어
밀물의 짠맛과 썰물의 쓴맛을 함께 버무린
몸을 씹고 소금의 밥을 씹는
끝내 보약이 되는
밀물과 썰물의 밥알을 입안에 몽땅 떨어 넣어
퉁퉁, 마디가 모두 붉어있다
*퉁퉁마디: 바닷물이 드는 갯벌이나 내륙 염습지에 자라는 1년생 초본임. 약재로 쓰이는 염생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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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마디/김정식
해드는 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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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15 15:3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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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