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를 모두담은 경기도 화성 개량한옥
3년간 본지를 구독하면서 차근차근 집짓기를 준비해 왔다는 애독자 정민순 씨. 기나긴 준비 끝에 지난 6월 완공한 한옥을, 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는 독자들과 가장 먼저 나누고 싶다며 초대장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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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서 오랜 시간 아파트 생활을 해왔지만, 마음은 늘 전원주택에 맞춰 있었다는 정민순 씨. “어릴 적, 시골에서 한옥에 살았어요. 아버지와 담을 함께 쌓고 흙벽돌도 손수 만들곤 했죠. 그 기억 때문인지 전원주택을 마련하게 되면 꼭 한옥으로 짓겠노라고 생각해왔답니다.” 그 때부터 본지를 구독하면서 주택과 자재 정보를 익히고, 해마다 진행되는 건축박람회도 놓치지 않고 관람했다. 추후 지어질 한옥에 꼭 필요한 자재와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와 업체를 찾는 일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작년 5월, 그토록 고대해왔던 집짓기의 첫 삽을 뜬지 1년 만에 정민순 씨의 한옥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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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화성시
대지면적 :495.00㎡
건물규모 :지상1층
건축면적 :80.00㎡
연면적 :108.00㎡
건폐율 :19.75%
용적률 :19.75%
주차장 :28.80㎡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통기초 지상 - 일반목구조
구조재 :강원도 양양산 소나무
단열재 :황토흙벽
지붕재 :한식시멘 기와
외벽마감재: 황토모르타르 (삼보황토)
외벽담와편 :아트기와건축
외벽 색담 :프라자이엔씨
조경 :산솔조경
설계 :대지건축설계 031-373-2337
시공 :건축주 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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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를 모두 담은 개량한옥 :독특한 문양의 와편으로 완성한 담장
정씨는 남편과 함께 경기도 화성으로 출퇴근 하기에 근교에 부지를 마련해야 했다. 그래서 인근 단독주택 토지분양 마을에 입지를 정했다. 주택은 전통한옥이 아닌 실생활의 편의에 맞춘 개량한옥으로 지었다. 특히 부지 형태가 도로보다 상당한 높이로 성토된 상태였기에 무엇보다 담장을 쌓는 일이 주택 시공의 관건이었다. “와편으로 장식된 담장을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곳저곳을 물색하다 건축박람회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와편을 보게 된 거에요. 100% 진흙으로 구성된 친환경소재로 기존의 전통 와편 형태가 아닌 독특한 문양의 기와였어요. 특허까지 받은 기와이고 제 취향과도 맞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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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 욕실은 히노끼 편백과 황토벽돌로 마감했다.
- 서랍 형태로 제작한 밤나무 테이블과 한지 조명등, 전통무늬창호가 잘 어우러진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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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장품들로 채워진 부부침실)
담장 덕분에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 출입구를 따라 오르면 한옥과 함께 정갈하게 정돈된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 곳곳에 그녀가 좋아하는 야생화를 심었고, 실제 맷돌을 디딤석으로 활용한 점이 독특하다. 철근콘크리트 기초에 목구조 형식으로 지어진 한옥은 강원도 양양산 소나무를 구조재로 사용했고 황토모르타르로 외벽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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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1F
1.출입구 2.부부방 3.욕실 4.주방 5.거실 6.황토찜질방 7.창고
HOUSE SOURCES
내벽마감재 볏짚 + 황토, 황토벽돌(인토문화연구소)
벽지 한지벽지(일신한지방)
마루 황토대리석(황토석)
타일 이태리타일(이정세라믹스)
창호 내창 - 전통한식창호(백겸창호공방) 외창 - 드리움융기(에이원시스템창호)
조명 직접 제작(종이나무 갤러리에서 수강)
수전 부부방 욕실 - 독일 GROHE 거실욕실 세면대 - 독일 DORN BRACHT 거실욕실 샤워기 - 미국 KOHLER 주방수전 - 미국 KOHLER(모두 이정세라믹스)
주방가구 백겸창호공방 전통가구 목이당
도자기 지산도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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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위로 한옥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락방을 시공한 점이 독특하다)
단열과 건강을 동시에 지켜내는 황토 마감 :한옥의 기품 살리는 애장품으로 꾸민 내부
전통한옥구조에서 볼 수 없는 공간, 다락방이 눈에 띈다. “본래 ‘ㄷ’자 형태로 한옥을 지어 가운데에 중정을 둘까 생각했었는데, 주택 앞뒤로 정원을 두는 것이 미관상으로나 활용면에서나 더 낫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이 다락방이었죠. 방마다 배치된 창호 말고 다락방에서 거실로 비추는 햇빛이 얼마나 운치있는지 몰라요. 일직선으로 빛이 내부로 들어오는데 가만히 앉아 그 빛을 감상하는 일이 꽤나 매력적입니다.” 북미산 홍송으로 대들보를 상량하고, 전통한옥에서 볼 수 있는 완자살과 아자살 형태의 창호를 집안 곳곳에 배치해 전통미를 살렸다. 특히 단열과 건강을 위해 바닥에는 골조 프레임만 제외하고 전부 황토와 숯가루를 넣었고, 볏짚과 황토를 섞어 맞벽치기 방식으로 내부를 마감했다.
비염과 안구건조증을 앓던 정씨는 이곳에서 생활한 뒤로 건강이 좋아지고 있음을 체감해 가는 중이다. 집안 곳곳은 천연염색과 서각작품, 도자기와 고가구 등 정씨의 취향이 담뿍 배어난다. “1년간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집짓기란 게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변수도 많고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나만의 집을 위한 시간이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인내와 애착이 있다면 성공할 거에요. 많은 노력 끝에 원하던 집을 마련했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좋아하는 야생화 가꾸기와 천연염색에 집중하며 전원생활을 만끽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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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기품이 느껴지는 서각작품
얼마 전부터 취미로 시작한 서각작품으로 집안 곳곳에 포인트를 주었다.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한옥의 기품을 한층 살려주는 소품이다.
(오른쪽) 정성으로 물들인 천연염색천
모시와 한지천을 사다가 개화, 홍화, 양파, 황토 등으로 물들인 천연염색천. 곱게 물든 염색천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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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복을 부르는 돼지 문고리
보고만 있어도 절로 웃음이 나는 돼지 문고리는 직접 업체에 요청해 주문 제작한 것. 작은 아이템이지만 지나치지 않고 정성을 쏟은 덕분에 집안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주요 소품이 되었다.
(오른쪽) 자연을 그대로, 생잎벽지
집안의 모든 벽지는 자연을 그대로 머금은 건강 벽지를 사용했다. 국화꽃, 허브, 생잎 등이 고스란히 입혀진 벽지는 황토로 마감한 벽과 함께 집 안 곳곳 건강을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