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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한 색감과 아삭한 맛으로 잃었던 입맛을 깨우는 열무. 새콤달콤 시원한 감칠맛이 혓바닥을 톡톡 친다.
열무는 초여름부터 여름 내내 나오기 때문에 지금이 딱 제철.
열무김치 국물에 삶은 국수를 말아도 좋고,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에 다른 반찬을 찾을 일도 없다.
입안을 즐겁게 하는 여름철 밥도둑이다.
열무는 비타민과 식이섬유소가 풍부하다. 푸른 잎에 과일보다도 더 많은 비타민 A, C가 들어 있기 때문.
무기질도 많아 혈액 산성화를 막고, 식욕을 증진시킨다. 보통 초여름부터 먹기 시작, 더위에 지치거나 체력이 떨어질 때 원기를 돋워주는 보양음식이다.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고혈압, 신경통, 시력 저하에도 탁월하다면, 너무 과찬일까.
열무는 주로 물김치나 김치로 담가 먹고, 데친 뒤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고추장에 참기름까지 넣고 쓱쓱 비빈 열무보리밥도 좋고, 톡 쏘는 국물 맛이 끝내주는 열무물김치를 살짝 얼려 국수를 말아도 좋다. 쇠고기와 함께 국을 끓여도 국물 맛이 시원하고,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먹어도 잘 어울리는 여름철 별미.
너무 길거나 굵은 것은 억세지만 키가 작고 도톰한 어린 열무는 연하고 맛있다.
풋내가 많이 나는 열무는 손질할 때 약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뿌리가 짧아 대개 잘라내 버리는데 흙을 깨끗하게 털고 손질해 뿌리째 조리하는 것이 좋다. 작은 칼을 이용해 뿌리를 둘러가며 도려내면 깔끔하게 다듬을 수 있다.
열무 김치를 담글 때 밀가루로 풀을 쑤거나 감자를 푹 삶아 으깨 양념에 넣으면 열무 특유의 풀냄새를 없이고 잘 삭아 담근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먹을 수 있다.
또한 데칠 때 통째 넣어도 되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데쳐도 된다. 통째 넣을 때는 뿌리 쪽을 먼저 넣어 익히는 것이 좋다.
무를 국물에 갈아넣고, 마늘, 생강 등도 믹서에 갈아 국물로 사용하면 김치맛이 깔끔하고 시원해진다. 야채와 국물이 서로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에 간을 세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완전히 익혀 먹는 것보다 담근 지 하루 정도 지나서 먹으면 신선한 맛이 살이 있는 것도 팁.
절임할 때도 열무에 소금을 직접 뿌리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소금에 물을 탄 뒤 골고루 뿌려야 좋다.
열무는 쉽게 짓물러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조리하는 것이 좋다. 절인 후 물에 씻을 때도 세게 흐르는 물에서 다듬으면 상처를 입어 풀냄새가 나거나 질겨질 수 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열무김치가 많이 시어지면 국물째 송송 썰어서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 김치수제비로도 즐길 수 있다. 김치 국물을 버리지 않고 수제비 반죽에 살짝 넣으면 더욱 쫄깃하고 칼칼한 맛의 수제비가 완성.
2000원짜리 열무 한 단이면 여름 식탁은 풍성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