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談十四要 : 활쏘는 사람이 마음에 새겨야 할 열네 가지 중요한 원칙
▶ 수요평형(手要平衡) : 양손은 저울처럼 평평을 이루어야 한다
양손은 평형을 이루어야 한다. 화살이 과녁에 맞고 안 맞는 것은 모두 양손의 균형에 달려있다. 앞손이 낮고
뒷손이 높으면 살은 제대로 가지 않는다. 앞손이 높고 뒷손이 낮으면 그르게 날아가지 않는다. (영축이 생긴
다는 뜻). 이른바 '평형'이라고 하는 것은 양손의 균형이 딱 맞아서 조금이라도 한쪽이 높거나 낮지 않은 것
을 말한다. 다만 뒷손을 끌 때 젖꼭지와 턱 사이로 시위를 타듯 당겨서 수평으로 끌어 살을 내보낸다. 옛부
터 전해오는 사법에 이르기를, '가슴과 팔과 소매까지 한 기운으로 관통하게 하여 옷깃을 헤치듯이 하면서
죽지를 떼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 해설
양손이 평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여기서 평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만작을 했을 때
살촉에서부터 깍지손의 중구미까지 일직선으로 힘이 뻗어야 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활을 워낙 먼 거리를
날아가기 때문에 이 말 그대로 땅과 살이 수펴을 이루어야 한다고 해석하면 말이 안된다. 당연히 줌손이 높
고 깍지손이 낮게 된다. 아마도 중국의 활은 날아가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앞뒤손을 수평으로 해도 되기 때
문에 이렇게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앞뒷손이 일직선으로 뻗으면서 늘 일정한 위치
에 고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높낮이는 물론 각자 쏘는 버릇과 궁체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깍지손의 높이이다. 여기서는 내상신하(?上?下)라고 하고 있다. 이
것은 젖꼭지 위에서부터 턱 아래까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작을 했을 때 살대의 높이는 턱 밑과 젖
꼭지 사이의 어느 한 곳에 있다는 말이다. "기효신서"를 보면 궁체를 그린 그림이 나오는데, 실제로 이렇게
뒷손이 낮게 그려져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의 활은 사거리가 워낙 짧아서 우리처럼 높게 끌 필요
가 없는 활인 것이다. 사법의 원리가 같더라도 이 점이 우리하고 다른 점이어서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는 조
심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활에서는 보통 살대가 입꼬리를 중심으로 해서 사람에 따라 그 위아래에 걸치는 것이 보통이다. 황학
정의 구사들은 살대가 광대뼈의 높이까지 올라가는 것이 흔하다. 또 나이가 들면 뒷손이 젖꼭지까지 내려가
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살대의 위치는 입꼬리이다. 그리고 이렇게 쏘는 것이 가장 흔하다.
이렇게 쏘는 것이 가장 편하고 보기에도 좋다.
그런데 고구려의 고분벽화를 보면 <?上?下>의 사법을 구사하는 무사도 나온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용총
의 수렵도에는 지금과 똑같이 살대가 입꼬리에 걸쳐있지만, 다른 무덤의 구렵도에는 깍지손이 젖꼭지까지
내려간 자세로 그려진 무사가 많다. 따라서 아득한 옛날에는 뒷손의 높이가 일정하게 정해지지를 않았던 것
이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살대의 높이가 입꼬리 근처로 올라온 것은 편전사법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애기살은 짧기 때문에 그것을 쏘려면 천상 덧살을 대야 하는데 이 덧살은 만작을 했을 때 바깥으로 짜기 때
문에 덧살이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깍지손이 턱밑으로 내려가면 덧살이 허공에 뜨기 때문에 애기살을 쏠 수
가 없다. 옛날 무인들은 반드시 애기살을 쏘았다. 그러다보니 다른 활들도 자연히 그렇게 쏘게 된것으로 보
인다. 애기살이 처음 생긴 것은 고려때부터라고 하니, 아마도 살대가 입꼬리 근처에 고정된 것은 그때쯤이
아닌가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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