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로 가는길) (2007년 작성) 경의선 가좌역 가시설 붕괴에 대한 소고 (小考)

[지반멘토]

1. 지반멘토입니다.

2. 기술사를 따는 과정의 99%는 물론 시험으로 접근한 수험기간입니다.

3. 그러나 남은 1%는 59.9점과 60.0점의 차이와 같이 매우 크고 중요한 경험의 과정이겠지요.

4. 저의 경우를 돌아보면, 현장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거 같아서, 수험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기술사 취득에 많은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5. 2007년도에 가시설 붕괴 사고가 많았습니다. 부산 롯데월드도 그랬고, 지금 소개해 드릴 경의선 가좌역 붕괴도 그랬습니다.

6. 이 때 어스앵커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참 사고가 많은 한해였습니다.

7. 그 때를 회상하며, 2007년에 작성한 소고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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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가좌역 가시설 붕괴에 대한 소고(小考)

□ 소고목적

- 흙막이 가시설을 많이 접하는 현장엔지니어로서 가시설에 대한 이해증진과 추후 동일사고 방지를 위한 건설기술자로서의 현장안전에 대한 각성을 위함이다.

□ 사고개요

․ 사고현장 : 경의선 가좌역 지하역사 신축공사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 공사내용 : 경의선 복선 전철화 공사 및 가좌역 지하역사 신축공사

․ 사고일시 : 2007년 6월 3일 오후 5시 15분경

․ 사고내용 : 폭 30m, 길이 50m, 굴착심도 50m 규모의

가시설(어스앵커+흙막이구조물)과 지반유실

3. 소고

3.1 서론

   금번 경의선 가좌역 지하역사 신축을 위한 흙막이가시설 붕괴를 바라보면서 기술인으로써 부산롯데월드 사고에 이어 또다시 동일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사고의 원인을 떠나, 사고로 인해 철도라고 하는 국가중요 교통수단과 물류의 통로가 일시 중단된 2차적인 피해가 발생되어 더욱 안타까운 사고이기도 하다. 현장 기술자로서 인접지 주민으로부터 상당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받아온터라, 사고로 인해 생계에 피해가 발생된 주민으로부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겪어야 될 거대한 민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흙막이라는 가시설은 한정된 땅 안에서 건설행위를 하기위한 피할 수 없는 구조물이다. 00택지 안에도 상업용지에 대한 신축공사가 진행되어, 동 공사를 위한 20m가 넘는 지반굴착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지만, 비전문가들에 의한 굴착진행과 정보화 시공의 부재 등 굴착의 어려움과 중요성에 대한 간과로 인해 지반침하문제를 겪고 있어, 철도의 가시설 붕괴사고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이전에도 정리한 바 있지만, 가시설 붕괴의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지반의 불확실성에 따른 현시대 기술적 한계

2) 기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천재지변

(온난화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와 같은 자연현상)

3) 최저가 입찰 등으로 인한 적정 이윤 확보가 어려운 현실

(제도적인 문제점)

4) 설계자의 가시설 관련 설계 및 지반조사의 부실

(지반조사 단가의 비현실성과 지반조사에 대한 인식의 부재)

5) 부실 감리 및 공사와 같은 기술자들의 윤리의식 부재

(설계기준 미 준수)

6) 가시설에 대한 구조이해, 가시설 주변 지반에 대한 지반이해의 부족

(기술자의 능력 부족 또는 비전문 직종에서 토목공사 감독 또는 시공)

7) 지반앵커의 시공의 불균일성

(설계와 시공의 불합치)

   경의선 가좌역 지하역사 신축위한 가시설붕괴에 대해 사진만으로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다른 현장의 현장상황이나 설계도서에 대한 이해없이 사고 원인을 판단하는 것은 항상 생각의 한계가 불가피하지만, 기술인으로써 또한 현장에 동일한 가시설이 많아 이를 관리해야 하는 현장기술자로서 원인에 대해 공부해보고 생각해보는 것은 기술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여 몇 자 적고자 하며, 이해 당사자에게 우선 양해를 구한다.

3.2 사고 원인 분석

1) 시공상의 문제

① 초기 및 유효 긴장력 손실

- 초기긴장력(손실긴장력을 고려하여 할증을 미리준 긴장력 총량)이 Creep, 건조수축, Relaxation, 탄성수축, 정착단 활동에 의해서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유효긴장력의 감소로 인한 문제)

- (참고) 긴장력 크기 = 소요인장력 + 손실인장력

② 진행성 파괴에 의한 설계와 시공의 상이점 발생

- 인장력 도입 초기에는 지표면에서 가까운 앵커체가 인장력을 부담하지만, 그 크기가 증가할수록 선단으로 이동되고,

- 설계시에는 동시파괴 개념이지만,

- 실제에서는 진행성 파괴가 되는 경향이 있음.

2) 설계상의 문제 => 설계시 중요한 극한인발력 설정의 문제

- 앵커 설계시 가장 중요한 것이 앵커의 극한인발력을 구하는 것이나, 현재 앵커표면의 수직응력, 마찰각 등에 대한 연구가 대단히 적고, 또한 앵커 주변지반의 파괴모드에 따른 극한인발력 산정식에 대해서 정확한 연구가 없는바, 대략적인 경험치에 의존하고 있어, 일정한 안전율로서 위험을 일정부분 감수하고 있는 실정으로, 설계시 산정한 극한인발력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앵커는 다수 타설되므로, 인접앵커간의 거리가 가까우면 응력의 중첩(coupling)현상이 발생하여 앵커 1개당의 극한인발력은 감소되는데, 이 군효과(group effect)를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여 앵커 1개당의 극한인발력을 과대평가하게 되어 위험측의 설계가 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 설계정수의 시공에 따른 변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반앵커시공을 위해 일정부분 굴착이 진행되어야 하고, 토류판이나 CIP가 설치(완전 경화)되기 까지 자립된 지반은 변형이 발생되며 이에 따른 지반정수가 실제보다 낮아질 수 있으나, 설계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3) (참고) 설계와 시공시 고려해야 하는 앵커 시험에 대한 정리

종 류	목 적	방 법	시 기
인발시험	극한인발력 산정 (Tu)⇒설계앵커력	강선극한앵커력×20%씩 5단계로 나누어 재제하	설 계 시
인장시험	①확인시험기준 ②시공기준(변위)파악	설계앵커력×1.2~1.3배 5단계 나누어 재제하	시공초기
확인시험	①지지안정성 ②시공품질확인	설계앵커력×1.0~1.2배 1단계만 시행	시공중후

4) 직접적인 사고원인인 앵커체 균열 및 파단의 원인

- 사진만으로 판단할 때, 강선이 파단된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으며, 손실긴장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되어, 앵커체(정착장)의 Grout 에 인장균열이 진행되었고, 우수나 지하수로 인해 앵커체가 부식되는 등 추가적인 문제발생으로 진행성 파괴후, 벽체 전면의 파괴가 일시에 진행된 것이 아닌가 추론해 본다.

- 손실긴장력의 발생원인은 Creep, 건조수축, Relaxation, 탄성수축, 정착단 활동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고 위치가 철도 차량이 주기적으로 다니는 곳이라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다.

즉, 포화된 사질지반에 동하중이 작용하면 (-)Dilatancy (면모구조가 이산구조로 변화)에 의거 비배수조건이 되어 과잉간극수압 발생으로 유효응력과 전단강도가 상실되어 지반이 액체와 같이 되는 현상인 액상화의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액상화에는 반복변동과 유동액상화 두가지가 있으나, 그중 지반의 전단강도 이하의 동하중이 장기간 작용하여 진행성 파괴를 일으키는 반복변동의 문제로 판단된다.

3.3 결언

신문기사를 보면 경찰이 사고발생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비전문가인 경찰이 기술에 대해서 법적인 잦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으며, 실제 경찰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본 사람으로서 경찰이 지적하는 것 이라봐야 건설산업기본법이나, 시방서에 나와있는 공사일지 누락이나 불성실 기재 등을 문제삼으며 “당신이 기술자 맞냐?”는 호통이나 칠 것 같아, 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지반사고는 사고의 원인을 단정하는 것은 구름위에 있는 비행기를 보고, 대한항공인지, 아시아나 항공인지 아니면 여객기인지 화물기인지 알 수 있다고 하는 것(구라)이나 다름없다. 사고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대학교수님이나 지반 전문가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고, 부산 롯데월드 가시설 붕괴에 이은 동일한 지반앵커가 설치된 현장에서의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지반기술이 향상되고 우리 기술자들이 기술적인 발전이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기술 내공향상에 매진해야겠다.  끝.

[막사발]

대단하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천세흥]

불확실한 지반을 다룬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