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오빠의 눈물

동서 고금을 막론 하고 효자는 하늘에서 내린다는 말이 있다 ㆍ우리 집에도 하늘이 내린 효자가 있다ㆍ바로 막내 오빠다ㆍ칠남매 다섯 번째로 태어난 오빠는 코가 오똑 하고 도토리 같이 야물게 생겼었다 ㆍ참 예쁘게 생겨서 유독 엄마 아빠의 귀여움을 받았는데, 재바르고 일도 곧 잘 해내서 학교를 마치면 소를 뜯기고 (풀먹이는 일) 풀을 베고 겨울이면 소죽도 곧 잘 끓여서 아버지의 일을 도와 드렸었다 ㆍ나는 가끔 겨울에 오빠가 산에 쳐놓은 덫에 걸린 토끼를 잡으러 가는 오빠뒤를 따라 갔다가 눈밭에 미끄러져 식겁 한적도 많았었다 ㆍ 돼지고기를 못드시는 아버지께서 토끼 고기는 드셨기에 겨울만 되면 토끼 사냥을 했었던것이다ㆍ 노,라는 말 한번 없이 집안에서 작은 일꾼이든 오빠의 효심은 심근경색으로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엄마가 혼자 남게 되자 더욱더 효심이 깊어져 주말만 되면 고향집에 내려가서 시골 집 일 다하고 노모의 발톱깎는 일 부터 온 갖 궂은 일을 다 했다ㆍ 우리는 가끔 가서 엄마 한 번 안아 주고 오면 그게 효도 한거라 뻐기기도 했고 당연히 모든 힘든 일은 오빠가 하는게 당연시 되어 버리고 말았다 ㆍ엄마가 구십 수를 넘길 수 있었던 건 오빠 덕이었음을 부정 할 수 없었다 ㆍ 엄마가 밥을 잘 못드시면 닭을 솥에서 푹! 고와서 고운 고기를 갈기갈기 찣어 믹서기에 갈아 죽을 손수 만들어 봉지봉지 만들어 엄마 드시라고 이르고는 집을 떠나 오는 것이었다 ㆍ아침마다 노모의 음성을 듣고서야 마음 놓고 직장으로 출근 했었다ㆍ 오빠의 한결 같았던 효자 블루스는 엄마의 코로나 확진으로 생을 마감 하면서 끝나고 말았다 ㆍ장례식장에서 나는 엄마도 엄마지만 막내 오빠가 더 걱정이 되었었다 ㆍ헌데 생각 보다 상주 노릇도 잘 하고 정신도 잘 챙기고 해서 나는 오빠도 이제 마음에 짐을 들어서 오히려 괜찮은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ㆍ 하기사 자기도 인간인데 50십 평생 장가도 못가고 이제라도 부모 그늘에서 벗어 났으니 조금은 홀가분 하지 않겠냐고 나름 생각 했다 ㆍ등신 같이 새벽 무릅이었다 ㆍ다들 돌아가고 모두가 지쳐 잠이 들었는데 나는 오줌이 마려워 잠이 깼었다 ㆍ그 때 영안실에서 작은 흐느낌 소리가 들려 살며시 안을 보았다 ㆍ그 곳에 막내 오빠가 장식 되어 있는 꽃을 하나하나 옮겨서 엄마의 영정 사진 둘레에 하나 씩 놓고 있었다ㆍ 나는 처음에 뭐하는가 싶어 유심히 봤다 " 우리 어머이 사진에는 꽃이 없네 ㆍ 어머이 내가 어머이 사진에 꽃 놔줄게요 어머이 꽃 좋아 핫게 " 그리고 나는 오빠의 콧등으로 떨어지는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 ㆍ 우리가 울고 소리 내서 몸부림 치던 그 어떤 눈물 보다 오빠 얼굴에 흐르던 그 하염 없었던 눈물은 세상 다시 없는 애달픔이요 슬픈이었다 ㆍ 어버이 날에 부모님 산소에 찿아 카네이션을 심고 오빠와 나는 집을 다시 정리 나서는데 오빠가 부모님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 어머이 아버지 또 올게요 집 잘 보고 계시이소 " 하는 것이었다 아! 오빠의 효도는 계속 진행중이었다 ㆍ아직도 가끔 내려가 집 안과 밖을 정리 하고 아침 마다 받지 않는 전화를 건다 ㆍ 집을 울려 줘야 된다면서ㆍ 오빠의 지극한 효심 때문에 행복 했을 부모님은 가시고 없지만 이제 오빠에게 내가 효도 할게 효도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ㅎ ㅎ 사랑해 오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