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교구 도룡동 성당에는 40여개의 조그마한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이 있다. 본당인 한빛당에는 좌우 벽면에는 높이 2미터 폭 1 미터 정도 크기의 아치형 창문이 각각 6개씩 있고, 뒷벽에는 같은 크기의 창문이 11개가 있다.
- 이들 유리창은 모두 스테인드 글라스로 되어 있는데, 다른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비하여 너무 소박하여 찬란하다거나 장엄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고 대신 평온하게 뭔가를 사색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것은 아마도 이 성당이 대덕 연구단지의 연구원들과 그 가족이 주로 다니는 곳이어서 거기에 걸맞게 한빛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의 디자인을 모두 다양한 연구에 몰두하는 연구원들의 상반신 그림으로 체워 놓아서 일 것이다.
- 이러한 것은 성당에 장식한 스테인드 글라스로는 아주 특이한 것인데, 대부분의 성당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그리고 구약 성서나 신약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소재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 한빛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있는 23명의 연구원은 누구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이 성당이 건축되기 이전인 1980년 대에 도룡동 성당에 다니시던 연구원들이 모델이 되었을 것이다.
- 나는 신자는 아니지만 이 시기에 연구단지에서 연구원 노릇을 하였으니 내가 아는 동료들중에 어느 분이 모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스테인드 글라스를 들여다 보았지만, 반구상화의 기법을 사용하여서인지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다.
- 그래서 그냥 그런 것이 거기에 있다는 정도만 뇌리에 남긴 체 매주 예비자 교리를 받은 후에 미사에 참여하러 한빛당에 드나드는데, 지난 7월 초순경에 H 부인으로부터 내가 세례를 받기 전에 성령의 도움으로 새로운 것을 터득하게 될 것이라는 하느님의 계시가 있었는데, 최근에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어 온다. 나는 성지순례로 솔뫼성지에 갔는데, 그곳에서 특이한 손 모습을 보았다고하니까. H 부인의 말은 이번에는 손에 관한 것은 아니고, 몸에 관한 것인데, 천천히 잘 생각해 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참 생각해 보니 어쩌면 도룡 성당의 본당인 한빛당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몸에 관한 모종의 계시를 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다음날 미사가 없는 오후 시간에 도룡동 성당에 가서, 전등이 모두 꺼지고 오로지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만 은은한 햇빛이 들어오는 한빛당으로 들어 갔다.
- 성수를 손 끝에 찍어 성호를 그리고 제대를 향해 목례를 한 후에 전에 성지 순례를 할 때에 집사람에게서 배운대로 먼저 성체조배를 하기 위하여 맨 앞 줄로가서 무릅을 꿇고 성호경을 한 후에 주모경으로 기도를 하려는대, 한구절도 체 못가서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면서 눈물이 막 쏟아진다. 막힌 가슴을 뚫으려고 끄~억~끄~억~을 10여번 하고나니 좀 진정이 되는데, 다시 주모경 구절을 이어가려니 다시 눈물이 쏟아지며 가슴이 막혀 온다. 아! 나는 아직도 준비가 덜 되었구나!!! 나는 기도하면서 울고 또 울면서 끄~억거리고 조금 괜찮아지면 다시 기도를 하면서 아직 준비가 덜 된 이 몸으로는 하느님의 계시를 우러러 볼 수가 없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다음 기회에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기로 하고 조용히 한빛당에서 물러났다.
- ( 다음에 계속 ) |
첫댓글 하느님의 계시와 가호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네
이러한 순간은 평생에 몇번 경험하기 어려운 은총이 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