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종주 23일차 (2024년 3월 09일, 토)
1) 코스 : 개머리재~지기재~신의터재~무지개산갈림길~윤지미산~화령재
2) 거리 : 약 18.5km (백두대간 구간 : 18.5km) / 실거리 (19.3km)
3) 산행 : 09:30 ~ 16:00 (6시간 30분)
4) 일정 : 06:30 동대문역사공원역 => 개머리재 입구 (거인산악회 버스)
09:30 개머리재 => 16:00분 화령재 (16.7km)
17:00 => 저녁 식사
18:20 => 서울(양재, 20:30 도착)
코로나 펜데믹 이후 지난해 3월 11일, 거인 21기 백두대간 산악회는 남원시 운봉읍 권포리 통안재에서 첫 산행 시작한 지 오늘로 1주년이 됩니다.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삼도봉 총무님께서 오랜만에 참여하여 23회차 대간 산행은 1주년 기념 산행을 겸해 진행된다고 공지하며, 떡과 음료 그리고 기념품을 준비해 나누어주십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버스는 지난 22회차 산행의 들머리인 상주 개머리재에 약 9시 30분경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이곳 상주 구간을 중화지구(中化地區)라 불리는데, 이는 조선 시대 행정구역의 이름인 중모현(中牟縣)과 화령현(化寧縣)의 첫 자를 딴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백두대간 15~21구간에 속해 있는 김천 황악산(1,111m-5회차)과 속리산 천왕봉(1,058m-9회차) 약 60km 사이엔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없는 곳으로 지세(地勢)가 약한 곳입니다.
1. 개머리재에서 지기재 그리고 신의터재까지 (2.6+4.4=7.0km)
들머리인 개머리재, 지난 22회차는 이곳 개머리재에서 큰재까지 남진으로 진행되었지만, 오늘은 화령재까지 북진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늘 구간의 최고봉인 윤지미산은 해발 538m로 이번 구간 역시 오름과 내림이 심하지 않아 구간 거리는 약 18km 이상이지만 힘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 날씨는 다소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백두대간 푯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이내 산길로 들어서면서 김(0)동 대장을 선두로 자연스럽게 일렬로 행군하듯 걷기 시작합니다.
마치 동네 야산을 트레킹하듯 약 20분을 걷다 첫 번째 오르막에서 숨 한번 크게 몰아쉬며 고개를 오릅니다. 이어지는 내리막, 뭐가 바쁜지 미끄러지듯 내려갑니다. 그런 회원들의 모습을 담는 사진 한 장을 남기면 그만큼 거리가 벌어집니다. 하지만 언제 이 산길을 걸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숲속에서 바라본 3월의 맑고 파란 하늘이 배경으로 한 컷 담아보니 탄성을 지를 만큼 아름다운 모습의 사진이 됩니다.
마을을 지나는 도로를 건너니 지기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개머리재에서 2.6km 떨어진 지기재까지 약 40분가량 소요된 10시 20분, 지기재는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으로, 이곳 뒷동산에 도독이 많다고 하여 ‘적기재’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지만, 적기재에서 지기개로 불린 이유는 알 순 없나 봅니다.
이곳에서 신의터재까지는 4.4km, 또다시 갈색 낙엽이 쌓여 있는 산길을 따라 약 1시간 10분가량 걸렸습니다. 눈앞에 ‘덕유산에서 조령산’까지 백두대간의 줄기가 새겨진 커다란 표지석이 나타납니다. 단체 사진과 개인 사진을 줄지어 서서 찍고는 회원들은 곧바로 떠납니다.
해발 280m인 신의터재는 임진왜란 때, 최초 의병장이었던 김준신이 큰 공을 세우고 순절한 후부터 불렸으며, 지방관리나 귀양 중인 옛 벼슬아치들이 나라님(御)으로부터 승진 또는 복직 등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던 고개였다고 전해왔다고 합니다. 이곳 또한 낙동강과 금강의 분기점을 알리는 표시가 있습니다.
2. 신의터재부터 무지개산 그리고 윤지미산까지 (8.6+왕복 0.4=9.0km)
신의터재를 함께 둘러본 민(0)송 선생과 이(0)배 선생 세 사람은 앞서간 선두를 따라 고갯길을 오르니, 벌써 11시 30분이 지나갑니다, 한낮의 햇살이 잘 드는 묏자리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일행과 떨어져 점심을 먹을 수 없기에 배고픔을 참고(?) 약 30분 가까이 걸으니 앞서간 일행들이 자리를 잡고 그룹(?)별로 앉아 점심을 먹기 시작합니다.
김(0)동 대장이 이끄는 선두그룹 7~8명이 속해 있는 이 선생이 불러 함께 식사하려고 갔습니다, 그동안 행동식을 즐겼던 모습(?)과 달리 오늘따라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하고 준비해 왔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도시락을 준비한 저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왕 합석했으니 쌀쌀한 날씨에 뜨거운 라면, 그것도 콩나물과 순두부 그리고 떡국까지 들어간 뜨거운 라면 맛은 오직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닐는지. 이로 인해 바른 점심을 먹고 출발했던 선두그룹은 중위 그룹이 출발하고 난 약 20분 뒤에나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은 이미 봄기운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다음 산행 때는 화들짝 피어난 봄꽃들 노래를 들으며 걸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봅니다. 화령재 7.4km를 남겨둔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진 무지개산의 안내판을 발견, 이 선생과 의기투합(?)하여 올라가니, 먼저 출발한 민 선생이 그곳을 다녀온다면서 지나갑니다. 무지개산을 알려주는 작은 표지석 배경으로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 또다시 윤지미산을 향해 밋밋한 산길을 걸었습니다.
말용 팀장께서 버스 안에서 간략히 구간 설명했듯이 윤지미산 전방 약 2km 지점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구간이 있다고 했듯이, 몇 차례 오르고 내림을 반복해야만 겨우 해발 538m 윤지미산에 도착합니다.
3. 윤지미산에서 화령재까지 (1.8km)
윤지미산? 원래 이름은 '소머리산'이었지만, 서경(書經) 우서(虞書)의 윤집궐중(允執厥中)에서 유래한 것으로, ‘언행과 마음가짐이 어느 곳에 치우침 없이 올바른 상태를 이루어야 한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출처 :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도를 지키려는 마음은 극히 희미한 것이니, 정신 차리고 오직 하나로 모아, 그 중정(中正)을 진실로 잡아야 한다.)
윤지미산에 도착하니 오후 3시 10분, 들머리에서 출발하지 5시간 40분이 지나갑니다. 삼도봉 총무께서 공지했던 것처럼 윤지미산 표지석 앞에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고사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종교를 벗어나 거인 21기 백두대간 동안 안전 산행을 기원하며 예를 갖춰봅니다.
삼도봉 총무님과 이야기하다 혼자 있던 정(0)애 선생과 함께 마지막 하산길을 향합니다. 하산길은 급경사로 얼었던 길이 녹아 미끄럽기까지 합니다. 정 선생 역시 매번 선두그룹에 속해 있어 그런지 4명의 선두에 서서 화령재까지 리딩합니다. 봄은 아직 저 멀리 있는 듯하지만, 3월 오후의 햇살은 봄의 기운을 품고 있는 듯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마무리
거인 21기, 백두대간 1주년을 돌아봅니다. 총 산행 횟수는 22회, 백두대간 산행 거리는 264km, 접속 거리 42km, 실거리는 약 309km로 산행시간은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약 162시간 소요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남쪽 백두대간의 거리가 약 745km(포항셀파 자료) 기준으로 보면 약 36% 정도 도달한 듯합니다.
앞으로 약 1년 반의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23회차까지 결석하지 않고 참여한 회원들이 10여 명 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21기 회장으로 민(0)송 선생께서 거의 만장일치로 선출되었습니다. 1주년 기점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거인 21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3월 9일(토)
백두대간 종주 23차 산행 후기.
PS : 사진과 함께 올려진 개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eric1960/223379113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