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하면 경상도라 우선 멀게 느껴져 여행이 망설여지기도 하는데 수도권에서 2~3시간 거리에 있는 가까운으로, 실제 이번 여행에서 갈 때 2시간45분, 귀경 때 2시간30분 걸렸으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 맞네요.
평소 여행을 많이 하신 참석자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예천이 처음이라 하시니 예천은 거리도 멀다 느끼고 마음도 멀리 있는거 같아 예천 공무원님들 좀더 분발하셔야 되겠네요.
공지문에 '예천, 적당히 걸으며, 적당히 볼게 많은 문화 품은 여행'이라는 제목을 내걸었는데 딱 그랬습니다.
파란하늘에 구름도 이쁘고 시원한 바람이 불며 여행의 격을 한층 높여 주었습니다.
아직 수분이 많이 남은 연노랑 들녘도 여행지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 역활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은근 궁금했던 황복복불고기는 예상보다 더 많은 격찬을 주시고 선택에 칭잔을 주셔서 흐뭇했습니다^^
좋았던 여행지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하루 또 행복했습니다.^^
사진이 많아 1편 예천 용문사/회룡포/삼강주망, 2편 금당실길 걷기로 나누어 올립니다~~^^
(개인사진은 톡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작은 사진은 누르면 확대됩니다)
집을 나서는 길, 길을 건너는데 신호등이 온통 초록색, 왠지 시작이 좋은 느낌입니다 ^^
후덥지근하던 잠자리가 시원해져 잠자기 좋다 느끼는 순간 어느덧 해가 짧아져 집 나서며 보던 일출이 이제는 한강을 지나며 보게 됩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나는 요즘 기온은 산자락에 걸린 구름도 말해 줍니다.
차창 밖으로 운무가 멋들어지게 산골짜기를 파고든 풍경, 갑짜기 시야가 흐려질 정도의 안개 지역도 지납니다.
예천이 가까와지며 잘 정돈된 벚나무 가로수가 내년 봄 벚꽃이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게 됩니다.
영남제일화엄도량소백산문. 예천 용문사 산문을 지납니다.
버스가 이 산문을 지나 주차장까지 제법 올라가는데 길이 참 예쁩니다.
좀 특이하게 주차장에서 계단이나 경사 오름없이 용문사 경내가 시작됩니다.
용문사라는 작은 팻말이 예뻐 칠면조님, 들빛님을 첫 번째 인증샷 모델로 모십니다~^^
주차장 가까이 안내도가 세워져 있어 전각 찾기가 쉽습니다.
사진 상 왼쪽 주차장에서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에 마침 성보박물관이 있어 일부러 찾지 않아도 좋다하며 보물인 목각탱화를 보고가려하니 공사중이라 휴관이네요. 아쉽 ~~
용문사는 870년(신라 경문왕 10년) 두운선사에 의해 창건된 절로 알려진 천년고찰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정벌하러 내려가다 이 사찰을 찾았으나 운무가 자욱하여 지척을 분간치 못했는데, 어디선가 청룡 두 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하였다 하여 '용문사'라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스님 혼자 예배하며 독경 소리가 듣기 좋더군요.
밖에서 사진 하나 살짝 찍고 목각탱화가 어디있나 두리번두리번~~
현재 대웅전에 없어 자료 사진(왼쪽)으로 가져와 봤습니다.
용문사에는 눈에 띄는 보물 중에 보물 제89호 목각탱화가 있습니다.
후불탱화는 석가모니의 설법모습과 장식(장엄)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삼존불 주변으로 여러 불보살상을 배치하여 부처의 설법장면을 전달하기 쉽지 않아 후불탱화를 조성하게 되었다합니다.
통일신라, 고려시대에는 불상의 광배에 새기다가 조선시대에는 불상과 불화의 기능이 접목된 새로운 장르의 '목각탱화'가 나타나게 되었으며, 용문사 목각탱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광명전 앞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용문사는 아담한 느낌입니다.
반듯한 마당에 전각들이 일렬로 배치되었네요.
천년고찰인 만큼 곳곳에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들이 좋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자연스럽고 투박한 느낌의 석축도 위압적이지 않게 보여 좋습니다.
꽃을 다 떨군 배롱나무는 스스로 묵은 껍질을 벗어내고 새 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스로 늘 새로워짐, 그게 선비의 정신, 수행하는 정신과 통해 서원과 사찰에 배롱나무를 많이 심는다 하지요?
천불전이 있는 높은 곳으로 한 영역 올라서면 소나무들이 본전을 향해 가지를 멋스럽게 내렸습니다.
사진에는 안보입니다만 천불전 뒤로는 문효세자태실이 있답니다.
다시 보광명전으로 내려와 옆 전각인 대장전으로 향합니다.
대장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국보 제328호로 지정된 윤장대와 대장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 보수공사 중이라 꽁꽁 싸매여져 있어 내부는 전혀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자료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랩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작은 전각도 있고, 전각 측면과 창틀의 심플함, 투박한 돌을 그대로 이용한 모습들이 요란스럽지 않아 좋았습니다.
장독대도 분위기 한 몫합니다.
장 익어가는 냄새가 폴폴~~
용문사는 요란스럽지 않은 차분함이 좋았습니다.
곳곳에 숨은 작은 풍경들을 담아 봅니다.
어디선가 졸졸 물소리가 과하게 크지 않으며 경쾌하게 들려 찾아보니 축대 아래로 물길로 있네요.
근데 저 고무관이 쪼금.....^^;;
용문사는 천년고찰답게 주변으로 숲이 좋아 사찰에 목적을 두지 않고 산책하듯 걷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절집이라 하더니 정말 물소리도 제법 크고 숲이 우거져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몇몇 회원님들은 내려올 때 걸어서 여기까지 오셨답니다.
버스를 타고 다음 일정 '금당실길 걷기'가 이어지는 초간정으로 이동합니다.
사진이 많아 금당실길 후기는 2편으로 나누었습니다.
금당실길 걷기 후기 : https://cafe.daum.net/torone./Z13B/269
▼예천 회룡대와 회룡포 뿅뿅다리
장안사 대형버스 주차장 도착. 승용차는 장안사 입구까지 더 올라갈수 있더군요.
우리는 여기서 회룡포마을을 내려다보는 회룡대(전망대)까지는 1km 정도 오르막을 걷습니다.
계단을 이만큼 오르면 포장도로를 따라 장안사 일주문 옆으로 회룡대로 가는 도로가 나누어 집니다.
장안사는 시간이 없어 사진 하나 남기고 지나칩니다.
회룡대 가는 방향으로~
전망대 전에 작은 암자와 석불이 있는 쉼터가 있습니다. 바위에는 비천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회룡포에서 불어오는 냉풍같은 시원한 바람에 경사도로 오르느라 등을 촉촉히 적신 땀방울이 싹 들어갑니다.
쉼터 조망. 하트 산이 숨어 있다고 구름꽃이 알려주셔서~~
쉼터에서 다시 올라가는 건강 계단 200 몇 개 정도 된다합니다.
계단 높이가 낮아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짜잔~~
여기가 회룡포마을을 전망할 수 있는 회룡대.
회룡대 정자에서는 나무에 가려 물돌이 지형이 가립니다.
정자 아래에서는 내려다보이는 회룡포마을. 깔끔하니 조망되네요.
회룡포는 육지와 연결된 부분이 매우 가늘어, 사람들이 '한 삽만 퍼내면 섬이 되겠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가장 드라마틱한 곡선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에 물돌이 지형이 여럿 있음에도 회룡포를 최고로 꼽습니다
2005년에 국가 명승 16호로 지정된 풍광 좋은 곳이며,
회룡포 마을은 가을동화 앞부분 촬영지, 1박2일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내성천 강이 360도 휘감아 나가는 지형의 순우리말인 물놀이 마을입니다.
음~~
그런데 예천은 올 여름 장마비가 가장 많이 내렸던 곳이지요. 아직도 그 영향인지 수량이 많아 뿅뿅다리는 물에 잠겨 마을로 들어갈수가 없네요. 물이 많은 사진이 보기 더 좋던데 오늘은 너무 많아 아예 볼수가 없어요.에고~~
그래도 오늘 날씨가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여서 시야는 아주 맑습니다.
제가 본 사진 중에 제일 맑은 사진 중 하나안거 같습니다.
원래 일정은 회룡대에서 1km 정도의 산책로를 걸어 마을로 내려와 제1뿅뿅다리, 제2뿅뿅다리를 건널 예정이였는데 마을이 통제되었으니 버스로 다시 돌아가 제1뿅뿅다리 입구에서 인증사진 남기로 합니다.
장안사에서 버스가 있는 주차장까지는 이런 정도의 제법 경사도 길입니다.
제1뿅뿅다리 입구 도착, 여기서는 그나마 다리 흔적도 보이지 않고 물보라가 이는 모습으로 다리 위치를 가늠할 정도입니다.
오늘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직접 뿅뿅다리를 건너 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그래도 오늘 이 분위기 만으로도 좋다하시네요. 다리 못 건넜으니 다음에 또 와야 하나 하시네요 ^^;;
해가 짧아지기도 하고, 일정도 좀 지연되어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간,
서울로 향할 일정 시간에 오늘 마지막 여행지 삼강주막으로 향합니다~
태도사님 버스 안 타고, 노새 타고 오셨나 봅니다.ㅎ~
노을이 물드는 삼강주막, 나름 운치가 더합니다.
낙동강 700리에 마지막 남은 주막인 삼강주막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주모가 운영하던 주막이에요.
삼강주막은 금천과 내성천, 낙동강 3개의 강이 합류한다는 의미로, 낙동강을 건너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는 삼강나루터가 있던 곳입니다. 조선시대 과거를 보러 영남에서 한양으로 갈 때 문경새재를 넘기 전 한숨 돌리고 갈 수 있는 주막이였습니다.
아직까지 늦은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지라 음식 생각은 없었는데....
오마나, 주막에 도착해 기름 냄새 맡으니 식욕이 동합니다.
오늘은 주말이나 늦은시간까지 주막 영업을 하네요.
배추전에 막걸리로 옛 정취를 즐기는 분, 주변 삼강문화단지를 둘러보는 분~ 각자의 여유로무입니다~
노을빛이 물드는 시간,
오늘 하루 종일 하늘이 맑고 구름이 이뻐서 더 좋았고 아름다웠던 날입니다.
마지막 해넘이까지 지켜보며 예천을 떠나 서울로 향합니다~~^^
첫댓글
처음가본 예천 .
오늘은 날씨도 좋고 용문사 절경도 차분 하면서 길도 너무 예쁘고 이리 좋은데 스님 혼자 계시는 독경 소리도 잔잔하니 좋았습니다 .
횡룡포 뽕뽕다리을 못건너 보고 오니 섭섭해서 다음에 다시 와야 겠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진 너무 감사합니다^^
사진 참 멋스럽고 분위기 있습니다. ^^
예천 첫나들이
기대이상의 행복을 안겨준 여행이였습니다
좋은길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소리 스님의 독경 소리
자연스런 석축과 구석구석 예쁜 공간이 숨어 있고
다른 절에서 보던 벽화와 달리 촉촉하며 안정감 있는 색상으로 보기 좋았어요
회룡포 마을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듯
자연의 신비한 조화를 보여주는 절경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걸음 하게되어 무쟈게 행복했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