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혼자서 생활을 한지 열흘째이다. 처음에 며칠은 외롭고 답답하더니 이제는 제법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그 열흘사이 클로징을 무사히 했고 성가대 모임도 잘 치루었다.
어제는 감사함님의 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나누었다. 맛있게 양념을 하신 명란젓(나를 위해 아껴서 남겨 놓으셨단다), 달달하고 시원한 겉저리, 구수하고 바삭한 명태전, 여수에서 유기농으로 재배된 시래기와 갈비가 어우러진 탕 등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후식으로는 따뜻하고 달달한 애플소스위에 부드럽고 시원한 아이스크림!
지난 주는 교회에서 여행자님 부부와 감사함님 부부가 함께 앉아있는 테이블 맞은 편에 멀리서 인사를 했다. 카페식구들이 왜 이렇게 멋있어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분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쪽으로 방이 훤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마 내년쯤에는 같은 목장으로 편성을 받아 서로 더욱 친밀해질 것을 기대해본다.
이제 엿새면 집사람과 어머니들이 돌아온다. 그러면 일월이 마무리 될 것이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가상화폐는 거의 반토막이 되어간다. 다행히 나는 주식의 혜택은 제대로 보았고 가상화폐는 본전이 되었다. 빗코인의 경우는 한 주에 $250밖에 투자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앞으로도 아에 더 내려가기를 바란다.
집사람과 통화를 해서 한 주를 더 버틸 수 있으니 산구완을 더하고 오라고 이야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 하신단다. 함께 방을 쓰고 있는데 밤에 수시로 깨시고 화장실을 가는 바람에 어둠에 넘어지실까봐 신경을 쓴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번 일요일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딸에게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 얼마나 좋겠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우리보고 그쪽으로 오라고 한다. 내가 이곳에 애착이 있는 만큼 딸아이도 그곳이 편하고 좋은 모양이다. 천상 내가 보고싶으면 운전을 하건 비행기를 타건 그곳을 가야할 모양이다. 아직 Thanksgiving day는 까마득하고…
오늘이 첫째와 둘째의 생일이다. 어렸을 때 마당에서 옆집 강아지와 뛰어놀던 너댓살 짜리들이 이제는 애엄마와 노처녀가 됐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항상 첫째는 아이의 친구들도 많고 파티가 왁자지껄 했고 둘째는 상대적으로 친구들이 적었다. 그리고 케익을 하나만 놓고 초를 번갈아 나이에 맞추어 올려놓고 하던 것 등이 둘째에게는 불만이었나보다. 어제 미리 둘째에게만 생일을 따로 축하해주었다.
내일은 낮에는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목장모임에 간다. 모레는 드디어 해방이다. 반찬걱정에서 놓여나는 이 기쁨을 잘 기억해야지.
한국에서는 또 안전사고가 터졌나보다.
012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