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과 준비해 온 아쿠아슈즈 비치타올 등을 준비해서 어머니와 함께 나갔다. 숙소 앞에 가이드와 지프니가 와 있었다. 예전에 군용으로 사용하다 버리고 간 작은 자동차에 교회의자를 이어서 양옆으로 의자가 있는 형태의 자동차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멀리갈때는 봉고차, 팡라오섬내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때는 이 작은 지프니를 주로 타고 다녔다. 도로사정은 안 좋은 편이였고 골목들은 정말 좁았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골목 사이로 정말 잘 다녔다. 후진으로 좁은 골목을 아주 사정없이 잘 다녔다. 교통 사고가 많을 것 같았다. 해가 뜨고 처음 숙소밖으로 나가는 길 생소한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돌조비치 해변가에 있는 다이빙샵에 도착했다. 적당히 더웠고 거리는 이국적인 풍경과 남루한 주택, 상가들이 보였다. 상가라고? 싶은 짓다만 것 같은 판자건물인데 거기서 사람이 살고 장사도 했다. 길가는 정비가 하나도 안된데 흙바닥이고 마당엔 잡초가 우거져 있고 더러웠다. 풍경이 마냥 보기 싫거나 더럽게 느껴지기 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에 가까운 모습으로 느껴져서 정감이 갔다. 더워서 상의를 탈의한 채 다니는 남자들도 많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과 자동차는 빵빵 거리며 서로의 위치를 알렸다. 다이빙샵도 내부를 시멘트로 바른 것 외에는 아주 텅텅빈 모습이였다. 2층에 올라가니 교육용 작은 수영장이 있었고 그곳에서 어머니와 나는 체험 다이빙 강습을 받았다. 강습이라기엔 뭐 한 5분 10분?? 정도 이걸 일정이라고 적어놓다니 좀 거시기 할 정도였다. 강사는 한국인이라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고 100달러나 내야 체험다이빙을 할 수 있다고 해서 90달러로 깍았다. 인당 12만원 정도로 엄청 비쌌다. 우리는 이런식으로 저렴하게 방문한 패키지 비용을 야금야금 채웠다.
일행은 아주 늙은 할머니와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아 보이는 딸이였는데 어머니가 연로하시고 딸은 너무 많이 해봐서 안 한다고 해서 어머니와 나만 하기로 했다. 체험 다이빙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무작정 가보자 하고 갔다.
도착하자마자 기다리는 시간동안 우리는 근처 해안가를 걸었다. 이국적인 나무와 화초들 연한 하늘색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옆에 엄청 예쁜 리조트가 있어서 구경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들어가본게 아쉬웠다. 모달라 리조트라고 현재 보홀에서 제일 비싸고 좋은 곳이라고 했다. 어쩐지 좋아보이더라. 다음번엔 숙박도 해보고 싶다. 바닷가에 들개가 여러마리나 있었는데 피부병이 심하게 걸린 개를 보고 어머니와 나는 조금 놀랐다. 들개들이 바닷가에 너무 편한 하고 느긋하게 두다리를 쭉뻗기도 하면서 누워서 딩굴거리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까지 모두 게으르다던 열대지방 다웠다.
어머니가 아주 신나하며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이번 여행은 어머니가 사진 찍다 지칠 때 까지 다 찍어드리리다 하면서 나도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어머니 표정이 전에 없이 밝다. 이번 여행 내내 사진 속 어머니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나도 좋았다. 실제 여행도 그랬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후 방카라고 불리는 작은 필리핀 전통배를 타고 갔다. 길다란 배 양쪽으로 가느다란 나무로 된 네모 모양이 드리워져 있다. 지금 검색을 해보니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 끈으로 천막을 묶어서 그늘막도 친다. 하얀 백사장이 넓었고 바닷물에 발을 디딘 순간 물이 따뜻하다 못해 뜨끈해서 깜짝 놀랐다.
배 여자직원 한 명, 남자 한 명, 현지인 서너명이 함께 탔다. 우린 가만히 있기만 했고 그 사람들이 우리 몸에 착착 여러 가지 기구들을 부착해줬다. 하나도 제대로 설명을 안 해줘서 잘 모르긴하지만 무게추와 산소탱크 등등을 다 달아주었다. 빨리 물에 뛰어들고 싶었다. 풍덩. 너무 시원했고 좋았고 기대됐다. 들어가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별세계는 정말 놀라웠다. 다른 세상이 하나 펼쳐져 있었다. 딱 영화속에서 보던 그 바다였다. 각각 다른 모양의 놀라운 산호들 열대어들, 물고기떼, 조류 얕은 바다와 바닷속 절벽까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말로만 듣던 기압차에 의한 귀통증도 느꼈다. 계속 이퀄라이징을 해야 했다. 이미 귀가 아프고 하면 늦다는 것 같은데 꾸준히 이퀄을 해도 꾸준히 아팠다. 그러다 바다가 너무 놀랍고 날 들고 다니는 (?) 현지인의 이끌림에 따라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또 보고 했다. 불가사리를 만져본 것 도 처음이였다. 딱딱하고 무서웠지만 나중에 보니 사진은 정말 예뻤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부드러운 산호를 만져보았는데 정말 오동통하고 끈적한 빨판같은 느낌이 놀라웠다. 내 손길을 그 아이도 느끼고 움츠러드는 것이 짜릿했다. 바다속은 정말 경이롭고 아름답다. 날 들고 다니는 사람의 핸들링이 너무 능숙해서 전혀 아쉬움도 거부감도 없고 내가 돌아다니는 마냥 다녔다. 그 사람은 얼마를 받을까 ..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이 찐인데. 어머니도 너무 좋아하셨다. 나중에 들어보니 조금 긴장하셨다고 했다. 비슷한 바다풍경이 약간 지겨워지고 귀가 너무 아프고 숨쉬기 힘들다 싶을 때 쯤 날 들고다니는 분이 날 건져냈다. 40분이 짧을 줄 알았는데 해보니 딱 적당하다 싶었다.
해변으로 돌아오는 배안에서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는 배안에서도 잔소리를 해서 머리카락이 없는 남자가 어머니 평소에도 잔소리 많이 하시죠 라고 이야길 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우린 즐거웠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야외샤워장에서 물줄기를 맞았다. 수도시설이 열악한 탓에 리조트안이나 고급식당가를 제외하고는 어딜가나 수압이 약했다. 바닷물만 간신히 씻어내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 일행이 세부 현지에서 살던 사람이라 현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흥미롭게 들었다. 점심은 숙소바로 근처의 한식당이였다. 필리핀에서 먹는 부대찌개라니. 물놀이 후에 먹는 음식이 맛이 없을 수 가 없다. 어머니도 물놀이를 해서 힘드셨는지 음식에 대한 불만 없이 잘 드셨다.
식사후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쉬었다. 오후 일정이 전혀없었기 때문에 여유로웠다. 어머니는 방에서 샤워를 하고 쉬셨고 나는 수영장에 나와 햇볕을 쬐면서 모히토를 한 잔 시켰다. 아주 상팔자 여유로운 시간이였다. 해외여행을 오면 보통 바쁘고 타이트하게 일정을 짜는 편이였는데 일정이 여유로운 것도 괜찮았다. 다음에 온다면 더 좋은 숙소를 잡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일행 옆방 사람들도 나와서 수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나와서 앉아 있으면 인명 구조요원과 바에서 일하는 직원등이 계속 대기를 해서 부담스럽고 미안했다. 비치타월을 계속 주고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나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한국과 달라서 조금 부담스럽다. 나는 돈을 썼고 그들은 나에게서 돈을 받고 싶어하며 아주 친근하거나 공손히 대한다.
빈둥빈둥쉬다가 어머니와 여섯시까지 레드크랩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머니가 빨간 원피스를 아주 마음에 들어하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는 너무 빨간, 난 너무 새파란 옷을 입었나 하면서 슬슬 준비를 해 여섯시 픽업차량을 맞으러 나갔다.
우리 일행도 마침 같은 시간에 예약을 해서 인지 같이 차를 탔다. 일행이 팁을 팁박스에 넣는 걸 보고 나도 따라 넣었다. 일행에 말에 의하면 우리는 팁이 후한편이라 했고 난 대체로 그 사람이 넣으면 눈치를 보고 따라 팁을 줬던 것 같다.
치안이 안 좋은 나라인데 밤거리를 나서니 조금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됐지만 신나고 자유로운 기분이였다. 식당에 도착해 게를 고르고 제일 많이 먹는다는 블랙페퍼 소스로 주문 했다. 게를 들고 사진도 찍어준다. 어머니 사진이 너무 잘 나와 보기 좋았다. 맥주와 깡콩, 밥도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자 사진으로 보면 비주얼의 게요리가 나왔다. 껍질이 단단해 살을 바르기 쉽지 않았다. 비닐 장갑을 끼고 게를 뜯는데 게껍질이 너무 뾰족해서 장갑에서 구멍이나서 소스가 손으로 다 들어왔다. 수율이 좋지 않아 겨우 뜯은 껍질 안도 텅비어 있어서 먹기 참 귀찮았다. 소스도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가격도 11만얼마 나왔다. 이 집에 도대체 왜 유명한거지. 광고에 낚였나 보다 개빡치넴. 어머니도 기분 좋게 빈정거렸다. 밥이랑 깡콩에 배는 불렀다.
나와서 번화가 쪽으로 조금만 가볼까요 하고 걸으려는데 조금 무서웠다. 어쩌죠하니 어머니도 용기를 내서 가보자 가방 꽉잡고 안으로 들어라 하고 걷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가게들과 사람들이 꾸준히 있었고 위험하진 않았다. 호객꾼이 많았지만 공격적인 느낌은 아니였다. 숯불에 뭘 구워서 파는 현지인들의 가게도 많았다. 다양한 해산물 고기 등을 구워서 파는건데 진짜 숯불이라 다음날 물놀이 후에 먹으니 맛있었다. 어머니는 라오스에서 크게 아프신 후로 길거리 음시을 드시지 않는다고 하셨고 숯불 냄새도 싫어하셨다. 낯선 슈퍼마켓 뭘 파는지 모를 가게들. 식당. 바.
어머니가 과일을 사고 싶다 하셨는데 걷다 보니 길에 과일을 내놓고 파는 여자가 있었고 한국인 아주머니들도 마침 그걸 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용감하게 뭔지도 모르는 과일을 사셨다. 한국인 아주머니들은 페소가 없다고 하셔서 달러를 받고 과일값을 페소로 내드렸는데 좀 뿌듯했다. 과일에 개미가 기어다니고 있어서 난 좀 꺼려졌다.
걷다보니 번화가가 보이고 할로망고도 보여서 어머니에게 망고를 좀 먹자 하고 들어갔다. 컷망고 300페소를 주고 먹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쳐도 싼 가격은 아닌데 분위기상 굉장히 싸게 망고를 먹는 느낌이 들었고 맛도 좋았다. 사람이 아주 많았고 한국인이 대부분이라서 외국이지만 작은 한국같았다. 자리가 없었는데 어머니는 어떻게 또 빈자리를 잘 차지하고 앉아서 편하게 망고를 먹었다. 망고를 먹을 때는 사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참 좋다. 어머니가 망고를 먹는 순간을 찍어라 하고 하셔서 찍을 때는 귀찮고 이게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그 순간이 기억에 남고 좋았다.
거리로 다시 나섰다. 저기 뭔가 북적한 분위기가 있다 하고 가보니 거기가 알로나 비치 가는 길이였다. 작은 광장에서 알로나비치 글자를 향해 사진도 찍고 불쇼를 하고 있는 곳도 지나쳤다. 사람이 많고 그 열기로 인해 더웠다. 좁고 오래된 골목을 향해 내려갔다. 관광지 분위기였다.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가게는 다 뭘 파는지 아주 큼직하게 써둔 분위기였다. 마사지, 과일주스, 술, 커피, 음식, 기념품, 해산물, 과일. 모든게 거리에 있었다.
이국적이고 북적대는 분위기를 통과하자 아주 소란스러운 알로나비치가 나왔다. 밤이라 풍경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상상이 가능했다. 해변 바로 앞까지 상점이 있었고 모래 사장은 짧은 편이였다. 해산물을 파는 레스토랑이 많았고 음악소리, 호객행위소리, 사람들 목소리로 아주 시끌벅적했다. 묘한 분위기의 해변을 어머니와 걸었고 곧 다리가 아프고 힘들어서 돌아가자고 부탁했다. 발이 아프고 더웠다. 처음 가는 길을 걷던 신기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걸음과 돌아오는 걸음은 제법 달랐다. 너무 힘들어서 불쇼를 하던 광장에서 뭐 하나 마시고 쉬어가자고 어머니에게 부탁을 드리고 앉아서 맥주를 시켰다. 90페소 맥주가 2000원 정도라서 어딜가나 가볍게 맥주를 마시기 참 좋은 나라다. 그러나 반쯤 오픈 된 가게 안은 너무 더워서 제법 힘들었다. 가게 안 풍경은 아일랜드 풍? 그런 느낌이였고 가게주인이 그쪽 나라 사람이라고 했다. 가게에 처음 앉을 땐 몰랐는데 주변에 온통 젊은 필리핀 여자와 늙은 서양 할배 커플들뿐이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그런 관계군. 싶었다. 어머니는 우리나라도 60년대에 그랬다면서 향수병을 느껴하셨다. 가난한 나라의 슬픔. 여자들은 젊음을 팔아 뭐라고 얻고 싶어한다. 며칠간 머물면서 이 나라 사람을 우리나라에 가정부로 데려다 쓰면 좋겠다 싶었다. 나쁜 관계말고 잘해주고 가족같이 지내는 관계로 말이다. 따뜻한 밥 먹고 깨끗한 침구에서 잠자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그렇게 지내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맥주를 마시면 춥고 몸이 덜덜 떨리는데 산미구엘을 마시면서 이건 괜찮다고 하셨다. 다행이였다. 맥주와 이름모를 초록색 민트맛 음료를 같이 줬는데 이게 뭔지 이름을 두 번 정도 다시 물어봤는데도 이름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도수가 높은 음료였고 맛은 이상했다.
좀 쉬다가 살살 걸어서 나왔다. 처음으로 툭툭을 100페소 주고 탔다. 우리숙소가 아닌 RAMEDE RESORT가 하나 더 있어서 거길 갔다 다시 돌아왔다. 어머니 사진을 아주 많이 찍어드렸고 좋아하셨다. 내일 아침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빨리 잡시다 하고 우리는 잘 준비를 하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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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 50분까지 리조트 로비에 모이라고 해서 여섯시에 알람을 해두었다. 그날 밤에 체크인을 한 사람들의 소란, 아이들 목소리, 어머니가 다섯시반부터 눈떠서 몇시냐고 해서 조금 설치긴 했지만 그래도 피곤한 탓에 잘 잤다.
급히 나가 조식을 먹었다. 오늘도 부드럽게 더운 맑은 날씨. 어제 한 번 먹어봤다고 나름 능숙하게 시켰다. 자리도 천장에 실링팬이 달린 곳 아래를 골라 앉았다. 팬케익, 소세지, 햄, 고기등을 번갈아가며 다 시켜봤는데 고기가 젤 나았다. 그리고 첫날은 핫커피어쩌구 해서 핫커피밖에 없구나 해서 마셨는데 아이스 커피도 된다네 ?? 그래서 아이스커피도 마셨다. 이 나라 커피가 대체적으로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어머니는 congee가 마음에 든다며 그것만 먹겠다고 하셔서 나도 콘지가 있는 세트를 시켜서 어머니를 드렸다. 더운 나라 과일 먹고 탈날 수 있다며 걱정하시면서 수박이나 토마토를 먹을때는 좀 망설이셨다. 어제 서빙을 해줫던 친절한 서버가 또 와서 서빙을 해줬다. 마지막날에 이 서버에서 1달러를 줬던게 기억난다.
부랴부랴 챙겨서 나가는데 늦어서 정신이 없었다. 이 날 아침에 서두르느라 키를 방안에 두고 나오기까지 했다. 55분 정도에 나가서 일행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서 허겁지겁 움직였다. 배를 타러 숙소와 가까운 해안가로 갔다. 알로나 비치보다 숙소와 가까운 골목 안 바다였다. 절벽을 돌계단 같은 곳으로 걸어내려가니 방카들이 가득했다. 우리처럼 호핑투어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다 비슷한 시간에 출발을 하는지라 사람들도 배도 꽤 많았다. 우리가 사람이 제일 없는 시기에 가서 이 정도지 성수기에 갔다면 어디든 복작거렸겠지.
여러척의 배 중 안내받은 배에 올랐다. 그리고 꽤 멀리 이동했다. 돌핀 왓칭 포인트로 간다고 한다. 배위에서 돌고래를 본다고 하고 고래를 조금 갸우뚱 했는데 돌고래들이 숨을 쉬기 위해 3분마다 한 번씩 무리지어 올라온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점프도 하고 무리 지어 수영하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특정 장소에 가니 배들이 열 척 이상은 있었는데 모두 돌고래를 보기 위한 배였다. 다들 물 위만 보고 있다가 돌고래들이 올라오면 그쪽 방향을 향해 배를 돌진시켰다. 돌고래들이 엔진소리로 인해 피곤하겠다, 귀찮겠다. 하는 생각은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오슬롭의 고래상어들은 프로펠러에 다치는 경우도 꽤 많다는 걸 알게 돼서 마음이 아팠다. 자연속에서 자유롭지만 위태롭고 살아가고 있는 사랑스러운 돌고래 무리.
직접 본 돌고래는 작고 매끈한 회색 몸체를 가진 귀여운 존재였다. 날렵하게 꽤 높이도 뛰어오르고 무리지어 우르르 다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이거 봐서 뭐해 약간 싶었는데 생각보다 귀엽고 기분좋은 광경이라 볼만했다. 돌고래를 향한 배들의 레이스도 인상적이였다.
매끈하고 날렵한 돌고래 무리들을 지겨울 정도로 보고난 뒤 버진 아일랜드로 이동했다. 여기가 뭔데 ??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바다위에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물이 빠질 때 마다 작은 섬처럼 모래사장이 드러나는 특정 장소가 있었고 거기를 버진아일랜드 라고 불렀다. 특이 하고 기억에 남는 장소긴 했다. 남들은 물이 다 빠진 후에 가던데 우리는 조금 일찍 가서 물은 덜 빠진 상태 였지만 배들이 없었고 사진이 깨끗하게 나와서 좋았다. 휴대폰을 지키기 위해서 방수커버를 씌워갔는데 사진이 잘 안 나와서 방수커버 없이 갈 걸 하고 나중에 후회했다. 따뜻하고 얕은 물위를 걸어다니며 사진을 아주 많이 찍었고 동그랗고 통통한 단발머리를 모자아래로 쏙 빠지게 묶은 현지인 가이드분이 사진찍는 걸 다 도와주셔서 참 편했다. 더 예쁘게 해서 갈 걸 싶은 곳이다. 미안할 정도로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다. 태양은 뜨겁고 물은 미지근하고 모래는 부드럽다. 눈앞에 바다와 자연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아름다운 풍경.
이곳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후 푼톳 포인트라는 곳에 스노클링을 하러 갔다. 체험다이빙 때 아름다운 바닷속에 감동을 한지라 얼른 물에 들어가고 싶었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도 입고 들어갔다. 풍덩 아주 기분이 좋았고 물 속에서 오리발을 신는 건 좀 힘들었다. 이번엔 물 속에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어머니는 구명조끼는 잡고 안을 보고 계셨고 재미있으셨는지 거의 물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않고 긴 시간 수영을 하셨다. 나도 이리저리 구경을 좀 했고 혼자 다니는게 더 좋아서 거의 혼자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조금 지겨울 때 쯤 통통한 현지인분이 물 속에 들어가는거 해보고 싶냐고 해서 그렇다하고 하니 구명조끼를 벗어보라고 해서 벗었다. 그리고 물 속으로 들어가보라고 하는데 아니 덕다이빙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내려가는거지 ? 계속 해보려는데 잘 되지 않아서 그 사람이 등을 떠밀어주자 그제서야 조금 내려가긴 갔는데, 숨막힘과 귀아픔 몸이 잘 안 가누어짐의 3중고로 인해 생각한 것 같은 프리다이빙이 잘 되지는 않았다. 여러번이나 시도 했고 두세번 정도는 어느정도 내려갔다. 숨이 막히는 상태로 귀까지 아프니 이퀄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진작에 심폐지구력을 좀 길렀어야 했다. 힘들고 귀도 아프고 말도 안 통하고. 좀 쉬었다 하고 싶은데 계속 밀어넣어주니 숨도 차고 입도 짜고 난리였다. 너무 기다려온 순간이라 제대로 되지 않는게 아쉽기도 하고 답답했다. 물 속에서 자유롭게 숨쉬고 움직이는 물고기들과 버둥거리는 나. 인간으로 표현을 하기에 같이 잠수한 현지인 가이드들은 너무 물속에서 자유로워보였기 땀시 !! 놀다 보니 일행인 할머니와 어머니, 언니가 차례로 올라와 있는게 보여서 나도 조금만 더 있다가 슬슬 올라갔다.
아쉬우면서도 입이 너무 짜고 귀도 아프고 힘들어서 시원하기도 했다. 그리고서는 발리카삭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생각하니 발리카삭에 가서 물놀이는 안 하고 밥만 ?? 참 아쉽다. 물놀이를 더 적극적으로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소이다. 발리카삭 부근은 배가 적게 보이고 아름다운 바닷가 섬에 우리 일행뿐이라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예쁜 날씨와 해변에는 보통 사람들이 22323211334명 정도 있기 마련인데 카메라를 이리저리 틀지 않아도 우리뿐. 어머니 사진을 찍어드리고 내 사진도 기대를 하면서 찍었는데 결과물이 좋지않아 좀 속상했다. 여긴 정말 아름다운섬이다. 파도가 치는 경계선 부근의 바위도 모래도 산호가 부서져 쌓은 굵은 산호모래도 모두 아름다웠다. 어머니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막 뛰어가셨다. 발리카삭의 화장실이 좀 거시기하다고 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알로바비치 입구의 맥주집에서도 갔던 뚜껑없는 변기에 물을 바가지로 떠서 붓는 화장실이였고 그것 말고는 생각보다 멀쩡했다.
바닥에 모래이고 뜨겁거나 딱딱해서 아쿠아슈즈를 신기를 잘했다 싶었다. 섬에는 허름한 식당이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있고 병든 개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일행인 언니의 말로는 사람들이 준 버린 음식을 먹어서 어미개도 병든 상태로 또 임신을 하고는 해서 태어날 때부터 그런채 태어난다고 한다. 우리 일행에게 개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다가왔는데 그 개들을 보고 필리핀 남자들 같다. 쓸모도 없으면서 누구나에게 다가가서 친근감을 표시한다고 이야기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식탁엔 딱 동남아 느낌의 시퍼런 초록 ?? 테이블 비닐매트가 씌워져 있었다. 우리가 스노클링은 짧게 해서 시간이 넉넉했고 바닷가에서 어머니와 놀다가 곧 식사를 했다. 치킨 숯불에 구운 새우와 돼지고기, 깡콩, 밥, 망고, 물고기 튀김, 깔라마리튀김이 나왔다. 숯불구이가 넘 맛있었고 물고기 튀김은 맛 없다고 해서 포크로 먹기 힘들어서 맛을 보진 않았다. 깔라마리튀김은 우리나라 오징어튀김과 스페인 것의 중간쯤 되는 맛? 우리나라 오징어와 가까운 맛이였다. 망고는 말해 뭐해 ?? 적당히 맛있었고 현지 스러워서 좋았다. 콜라와 산미구엘도 한 병 마셨다.
사진도 찍고 해변에서 좀 놀다가 배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배도 부르고 피곤해서 배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왔다. 열두시반인가 엄청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어차피 샤워를 해야 하는 상태라서 나는 또 수영장에 앉아서 산미구엘 플레이버를 마셨고 사과맛이였는데 너무 달아서 산미겔 라이트가 낫다고 생각했다. 수영장 남쪽에 있는 중앙 누울 수 있는 나무 의자를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했다. 그땐 잘 몰랐는데 이 날 돌아다니면서 꽤 탔고 가슴이랑 코도 빨갛게 익어서 나중에 꽤 간질거렸다. 스노클링하는 날은 어느정도 자외선을 차단해야 하나 보다. 래쉬가드를 어느정도 입었는데도 그랬다. 그리고 커버업 원피스에서 주황색 가루들이 떨어졌다. 배에도 좀 흘린 것 같은데 청소하느라 힘들 것 같다. 미안.. 어머니도 방에서 좀 쉬셨고 나도 자는 둥 마는 둥 쉬었다.
조금 쉬다가 밥을 먹고 마사지를 받으러 나가기로 했다. 점심을 일찍 먹어서인지 저녁도 빠르게 먹었다. 배가 엄청 고프진 않지만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되자 숙소옆에 위치한 MOSA라는 식당에 갔다. 오다가다 계속 휘황찬란하게 좋아보여서 가보고 싶었던 식당이다. 얼핏 이집트풍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현지느낌이 물씬 나는 예쁜 인테리어의 식당. 중국인이 한다던 식당. 한국인이 없어서 더 좋았던 식당. 이층에 올라가니 꽤 더웠고 손님은 우리말고 한팀이 더 있었다. 어머니가 보시고 생일 파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선풍기를 틀어달라고 하고 중간에 앉았다. 머리를 길게 풀고 있었는데 더웠지만 참았다. 여기에서 유일하게 건질만한 사진을 어머니가 하나 찍어주셨다. 사진엔 역시 머리를 풀고 볼 일. 건물 뒤에는 숙소와 다이빙센터가 있었고 교육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제일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 달라고 하자 직원이 태블릿으로 이것저것을 보여줬다. 어머니가 고른 수비드 닭가슴살샐러드, 립, 크림소스 스파게티와 망고딸기주스를 시켰다. 망딸은 곰돌이를 망고모양으로 얼린게 들어있어서 귀여웠고 맛있었는데 먹을수록 너무 달고 배불러서 별로 먹지 못 한게 아쉽다. 오다가다 그냥 망딸만 먹으러 들어오고 싶은 가게다. 처음으로 닭가슴살 샐러드가 나왔고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플레이팅은 사진과 좀 달랐다. 소스에 찍어서 먹어보니 평범하고 예상가능한 맛이였지만 일단 맛있긴 했다. 지글지글 뜨거운 무쇠팬에 거대한 사이즈의 립도 서빙되었고 해물이 적당히 든 크림소스 스파게티도 맛있었다. 너무 많이 남아서 좀 애매했는데 어머니가 싸가자고 해서 이야길 했더니 상상하지 못 했는데 너무 멀쩡하게 포장을 해주었다. 가격이 꽤 비쌌지만 잘 먹어서 좋았다. 하나를 빼고 시킬걸 하는 후회는 남는다. 밤에 립 먹는 것도 좀 힘들었기 때문에. 포장은 종이상자와 종이백에 해줬는데 종이백에 손잡이가 없어서 들고 다니는게 거추장스러웠다. 일단 밥을 먹고 마사지를 받으러 궁풋스파 픽업차량을 타고 갔다.
어제 지나가다가 본 궁풋스파에 내려서 가게에 들어갔다. 한인 사장이라 한국돈 계좌이체가 가능해서 좋았다. 일단 3만원이 좀 넘는 비싸다면 비싼 가격이였다. 종업원들이 복도에서 마주칠 때 마다 너무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발 각질 제거를 예약했다. 발을 삭삭 벗겨내고 각질 있는 부분도 좀 어찌 될 줄 알았건만 각질제거를 옴팡 실망스러웠다. 이건 한국에서도 만오천원이며 안 받았을 것 같다. 그것도 계속 앉아있어야 해서 불편했고 어머니도 싫어하셔서 좀 그랬다. 어머니는 마사지가 시작하자마자 드르렁하고 잠드셨고 살살해라 같은 이야기를 잠결에 하셨다. 나도 보통 마사지를 받으면 많이 자는데 잠이 들지는 않았지만 노곤노곤해졌다. 너무 어리게 생긴 마사지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 여자는 내 발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옆자리 나이 많은 여자를 불러다가 발에 대해 뭐라뭐라 상의를 한 후 아주 약하게 발 각질을 제거해 주었다. 발각질 제거 전 후 내 발을 별차이도 없이 똑같아서 좀 아쉬웠다. 등이랑 목 어깨 마사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시원한 건 별로 없었다.
마사지를 다 받고 꽤 나른하게 일어나 패키지 일행과의 약속 장소인 맥도날드로 갔다. 시간이 조금 남아 필리핀 은행에서 트래블월렛으로 돈을 빼려니 출금이 잘 안 됐다. 덥고 모르겠고 개빡쳤다. 시간이 다 돼서 일행이 모이는 장소로 이동했다. 불쇼를 본다길래 기대가 하나도 안 됐다. 그래도 삼삼오오 모여서 알로나비치 불쇼 장소의 나름 명당에 앉았다. 어제와 달라 사람이 하나도 없이 길이 한산했다. 어제 길을 가면서 봤던 남자같이 생긴 여자가 우리가 들린 맥주집의 서버였는데 가이드말로 그 여자는 트랜드 젠더랬다. 뭔가 느낌이 있다. 여자처럼 꾸미고 있는데 여자가 아닌 이상한 위화감. 다른 느낌. 남자같이 생겼는데 꾸민건 엄청 코르셋스럽고 남자를 아주 좋아하고 손짓이랑 태도가 기갈스럽다.
맥주에 가이드가 사온 생열매 상태의 깔라만시를 짜서 넣어마시니 시원하니 좋았다. 한국에서도 깔라만시를 과일 상태로 많이 팔면 좋겠다. 소주에 타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불쇼는 의외로 앞에 앉아서 보니 괜찮았다. 키가 작고 땅딸한 체격의 남자들은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불을 돌리고 키가 상대적으로 크고 늘씬한 체격의 트렌스젠더 지망생? 남자들은 기갈댄스를 추며 불을 돌렸다. (아마도 성적)가치관에 따라 춤선이 크게 차이 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못생긴 사람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불을 돌리니 응원하고 싶어지고 귀엽고 친근감이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을 바라볼 때도 평범하고 관심이 안 가던 사람도 웃으면서 생글 생글 친근하면 사람이 생기있어 보이고 정이간다. 나도 좀 웃어야 하는데. 웃음이 잘 안 난다. 기분이 좋을 때 도 화나 보이면 어쩌란거지. 불쇼를 보고 일행들끼리 각자의 시간을 가지자 하고 헤어졌다. 어머니와 나는 오늘도 알로나 비치쪽으로 걸었다. 어제와 같은 왁자지껄한 풍경인데 사람이 더 적었던 것 같고 무서움이 거의 사라져 마음의 여유가 생긴 채 걸었다. 바닷가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레스토랑, 해산물을 진열해 놓은 레스토랑 등등을 지나 헤난 리조트 쪽으로 왔는데 고급스러운 수영장이 좋아보였지만 알로나비치와 너무 가까워서 좀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한국인이 그렇게 많다던 곳. 사진을 좀 찍었고 밤에도 여전히 미지근한 바닷물에 발도 담갔다. 돌아오는 길 마트에 들러서 건망고와 땅콩키세스를 샀다. 그리 싼 가격은 아니여서 화들짝 놀란 마음에 망고 하나를 뺐는데 집에 돌아오니 망고나 맛있어서 비싸도 더 많이 살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약간 익숙해지려는 툭툭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홉시 정도였는데 수영을 하며 남은 립과 파스타도 먹었다.
그 전날 밤 숙소의 하얀 복도에서 아주 작고 연약하게 생긴 귀여운 연한 회색, 흰색에 가까운 회색 도마뱀은 봤다. 우리의 목소리에 작은 도마뱀이 놀라 소화기 뒤로 숨더니 영영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 숙소 방 안에서도 작은 도마뱀이 나타났고 우리 목소리가 들리자 즉시 쓰레기통뒤에 숨었다. 그 후 어느 벽에서나 작은 도마뱀이 자주 보였는데 키우고 싶을만큼 귀여웠다. 저녁으로 모사에서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 좀 소화가 됐다 싶었는데 또 남은 립을 먹었다. 그래도 수영을 진짜 열심히 했더니 좀 소화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오늘도 보람찬, 적당히 여유 있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 하루였다. 내일은 체크 아웃하는 날이라 아쉬운 마음이 컸다. 나가는 시간이 늦어서 푹 자고 설렁 준비를 해서 나가자 하고 약간 늦게 잠이 들었다.
그 날 밤 숙소에 체크인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새벽이 시끄러웠다. 에어부산 직항은 시간이 늦게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타고 새벽에 도착하고 떠나는 것 같다. 와글거리는 소리 아이들소리 그래도 피곤해서 잘 잤다. 푹 자고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나가니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 없이 조용하게 내내 보내다 사람이 몇 팀 있었을 뿐인데 복잡한 것 같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3일차 조식을 먹고 이젠 아이스커피를 두 잔 시켜서 보온병에 담기까지 했다. 그런데 보온병을 식당에 두고와서 직원분이 우리 숙소에 보온병을 가져다 주셨다.
3일간 정들었던 숙소를 떠나려니 아쉬웠다. 서둘러서 짐을 챙겼다. 어머니가 발라카삭 해변에서 산호돌맹이를 5개 주워오셨고 그걸 나보고 챙기라고 짐에 담아주셨는데 휴지에 싼 채로 그냥 놔두고 온 것 같아 아쉽다. 정말 예쁘고 섬세하게 생긴 각각의 돌들이였는데 말이다. 하나는 산호 나뭇가지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가늘고 길다란 형태의 가지가 뻗은 흰색, 하나는 새빨간색에 작은 구멍이 송송송 뚫인 것, 하나는 작은 발자국들처럼 모양이 작게 찍힌 흰돌맹이 같은 것, 각각 개성있게 다른 모양들이였는데 아까운 산호돌맹이들.
봉고차를 타고 쇼핑센터를 향해 갔다. 아무것도 안 사야지 했는데 코코넛칩이 너무 맛있어서 안 살 수 없었다. 한국 물가와 비슷한 비싼 가격임에도 너무 맛있어서 더 많이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 정말 맛있는 코코넛칩. 다른 간식들 커피들도 다 맛있었다. 어머니도 영양제 종류를 열심히 구경했다. 못 사서 아쉬웟던 카카오코코넛칩은 우리나라에 거의 같은 간식을 올리브영에도 팔고 있었다.
혈맹기념비에 방문했고 볼거리는 없는 곳이였지만 보홀과 필리핀의 역사에 대해 약간 알게 돼 좋은 시간이였다. 172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 아주 잠시 일본의 지배를 받다 지금은 거의 미국의 지배를 받다 시피 하는 나라. 영어를 쓰는 건 부럽다면 부러운 건가.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에 돈벌러 갈 때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저렴한 필리핀에 어학 연수를 많이 온다. 한때는 정말 잘 살다가 독재자의 통치와 부정부패로 발전하지 못 한 나라.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릴 때 필리핀의 독재자 누구가 물러난 후 아방궁에 가보니 부인이 가진 구두가 3천 켤레 그런 기사를 본 것 같다. 온나라의 발전은 미뤄두고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정부. 어머니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뜬금 박정희 칭찬을 했다.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전쟁을 피한 지역이 보홀이라고 했다. 그래서 좀 안전한 걸까 ?? 다른 지역들도 너무나 아름다울 것 같은데 위험하니 갈 수가 없다. 착하고 순박하지만 가난한 사람들. 더운 나라 특유의 게으름 때문에 월급 개념이 없고 은행 개념도 적어서 월급을 받으면 즉시 다 써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주급으로 주고 주급 다음 날에는 출근을 잘 안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도라버려. 킬러라는 직업이 존재하고 3000페소만 주면 누굴 불구로 만들어준다고도 했다. 주민등록이 없는 사람이 많고, 어린 나이에 출산을 많이 한다는. 우리나라와 달리 어린 사람들이 많은 나라.
바클레욘성당에 갔는데 점심시간이라 닫겨 있었다. 겉모습은 새까마니 별거 없는 건물 같았는데 알고 보니 생각보다 유서깊고 내부도 볼만한 곳이였다. 아쉽지만 아름드리 큰 나무밑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나왔다. 그리고 로복강에 선상 런치를 먹으러 갔다. 뭔지도 모르고 갔는데 강가에 으슥한 사이 사이로 들어가니 배가 떠 있었다. 배에는 여러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이 가득 했고 뷔페식으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었다. 음식은 그냥 그랬다. 사진을 제대로 찍지 않아 기억에도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그 나라 특유의 나물음식, 해초음식, 잡채와 비슷하지만 아주 맛이 없는 음식이 있었다. 해산물은 손을 버릴 것 같아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다. 코코넛 음료수도 마시고, 배안에 노래를 불러주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트로트나 발라드도 많이 불러주셨다.
이때 배안에서 본 로복강 풍경이 정말 맘에 들었다. 너무 깨끗한 강변. 진녹색의 탁한 강물이 하류라서 아주 느리게 유유히 흐르고 강가에는 바닥이 거의 보이지 않고 갑자기 커다란 야자수 나무와 이름모를 열대 지방 특유의 풀들이 커다랗게 자라있다. 테이블 야자의 커다란 버전처럼 생긴 키큰 풀들이 강가를 빡빡하게 채우고 있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 배가 달리자 바람도 솔솔 풀고 별천지 같았다.
여기와서 살고 싶다는 어떤 사람의 말에 공감하며 나도 이 순간 보홀 한달살기를 진심으로 꿈꿨다. 여기와서 패들 보드도 타고 선상런치도 먹고 따뜻한 날씨 속에 느긋하게 빈둥빈둥. 지금도 그러게 살잖니 ? 풍경이 다르잖아. 깨끗한 자연. 모기나 해충도 별로 없었고 물가도 저렴하고 사람들도 순하다. 전기가 잘 안 들어오고 수압도 약하고 인터넷도 느리다면 살 수 있겠니 ? 난 좋아. 하루종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강에서 수영하고 망고 따먹고 코코넛먹고.
배를 타고 가다보니 원주민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불쇼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주는 곳도 있어서 어머니와 재미지게 사진도 찍었다. 어린애들이 정말 높은 야자수에 기어올라가 물로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몰랐는데 야자수를 올라가기 쉽도록 밑둥에 도끼자국이 있었다. 거길 이용해서 올라가는거였다. 처음 알게된 사실. 정겹고 아름다운 로복강. 꼭 또 오고 싶다.
밥을 다 먹고 커피 한 잔이 생각났는네 마침 잔당 150페소짜리 커피를 팔고 있어 사람들과 마셨다. 그리고 맨메이드포레스트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축축하고 울창한 곳이였고 우리나라 풍경과 다를 바 없어서 여긴 ?! 하는 마음으로 구경했다. 그리고 안경원숭이를 보러갔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이고 아주 작은 원숭이랜다. 동물원이나 이런식으로 동물을 이용해 돈벌이는 하는 걸 좋지 않게 생각하는지라 가면서도 마음이 찝찝했다. 멸종위기인 동물. 너무 섬세하고 예민해서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지 않고 떠나면 죽어버린다고 했다. 그렇게 예민한 애 서식지에 동물원을 만들고 낮에는 자야하는 애를 끊임없이 깨우고 괴롭히는 인간들. 애는 정말 작고 작았다. 왜 저기에 매달려 있는거야 싶게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낮은 곳에 있었는데 왜 도망을 안 가는 걸까 궁금할 정도였다. 관리인이 바로 앞에 카메라를 들이 밀어 사진을 찍고 손가락질을 해서 괴로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아주 작고 꼬리는 쥐같았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원숭이보다 실제로 쥐에 가깝다고 한다. 애를 애완용으로 키우고 싶어했다는 많은 사람들과 서식지를 떠나 강제 이주를 당하며 죽어갔던 작고 힘없는 원숭이들이 가엾다.
원숭이를 보고 나와서 생코코넛을 먹었는데 밍밍한 코코넛워터와 담백달달말캉한 코코넛 살 맛이 아주 맘에 들었다. 섬유질이 많아 포만감도 있었다. 배가 부를 정도로 먹었다. 가격도 50페소로 아주 저렴했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돼서 배가 불러 많이 못 먹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찝라인을 탔는데 별거 아니겠지 하고 갔다가 너무 무서워보여서 타지말까 싶었다. 어머니가 별거 아니다 해서 탔는데 진짜 별거 아니긴 한데 타기전이 너무 무서웠다. 누워서 출발했는데 내가 날아가는 새가 된 것 같았고, 아래로 보이는 로복강 – 계곡 같아보이는 곳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잊을 수 없다. 한번이였으면 아쉬웟을 건데 왕복으로 두 번 탈 수 있어 신났다. 갈때는 너무 무서워서 악 소리를 질렀지만 돌아올때는 날아오는 듯이 왔다. 어머니는 사진 출력도 하셨다.
마지막 일정으로 유명한 초콜렛힐에 갔다. 전망대로 가는 오르막과 계단이이 상당히 높았고 우리 일행 중 할머니가 다리가 아파서 못 올라오셨다. 이동을 하면서 보홀 본섬의 목가적 풍경들을 많이 봤는데 잔잔하니 좋았다. 덥고 햇빛도 강했지만 자유롭고 좋았고 송송송 귀엽게 솟아올라와 있는 초콜렛힐의 풍경들이 특색 있었다. 전망대에는 작은 종도 있어서 어린아이들이 종을 가끔 댕댕하고 울렸다. 전망대 아래 매점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먹으며 조금 쉬었고 이 날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팡라오 섬 방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커피때문인지 길이 너무 험해서 인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속이 너무 안 좋아서 힘들었다. 멀미약을 먹고 나서야 진정이 됐다. 세부섬에 가면 이런 길을 3시간 달려서 가야한다던데 그때도 멀미약을 꼭 챙겨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안 좋으면 여행에서 큰 위기 상황을 맞는다. 너무 괴로워서 1시간이 2시간-3시간 같았다. 어머니는 의외로 모든 상황에서 다 괜찮으셔서 쌩쌩하니 잘 계시고 나를 걱정해주시기까지 했다. 다행이다. 어머니가 아픈 것 보단 내가 아픈게 나은 것 같다.
숙소 대신 우리가 저녁을 먹기로한 BBC 리조트에 내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좀 컨디션이 나아지자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보홀에 와서 해지는 풍경을 처음 보는 것 같다. 너무 아름답다. 차를 타고 도착한 bbc 리조트는 생각보다 컸다. 외부 입구에서 리조트 입구까지가 어엄청 멀었다 차로 1분 이상은 간 것 같다. 이거 걸어서 나오기는 쉽지 않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와 봉고에서 내려 리조트 내부로 들어갔다. 고급스럽고 내부 조경이 잘 돼 있는 비싼 리조트 느낌이 났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식당 앞 바닷가로 갔는데 알로나비치와 다르게 사람이 없고 한적해서 너무 좋았다. 때 마침 뉘엿뉘엿지고 있는 해, 아직 남은 빛들이 아름다운 한산한 바닷가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보여주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진작에 와볼걸. 알로나비치에서 화이트비치까지 걸어서 와도 좋다는 이야길 본 것 같은데 정말 그럴 것 같았다. 빛은 남아 있어 전체적으로 밝지만 오른쪽으로 분홍색 노을이 바다위 하늘은 겹겹이 각자 다른 하늘색 푸른색 보라색으로 그라데이션 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막 떠오른 둥그런 달도 낮고 크게 보였다. 예쁜게 다 모인 아름다운 풍경. 분과 초를 다투어 점점 어두워지며 시간마다 다른 각각 아름다움이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딱 20분만 더 빨리 왔어도 진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도 너무 좋아하시며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고해 다 찍어드렸다. 휴식을 조금 취하다가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은 에어컨이 틀어져 있지만 3방향에 문이 활짝 열려 있어서 더웠다. 우리는 선풍기앞인지 에어컨 앞인지 시원한 곳에 앉았다. 친절히 다가온 검정 마스크를 쓴 직원에게 가장 맛있는 메뉴 추천해달라고 해서 필리핀식 오징어순대와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 것 같았다. 식당 분위기가 좋고 은은하게 고급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한국인 혹은 동양계로 보이는 손님들은 상당히 드레스업한 차림이였다. 어머니와 기분 좋게 이야기를 하며 오징어 순대와 피자를 먹었다. 오징어 순대는 우리나라 오징어처럼 작고 쫄깃한 느낌이고 속에 든 게 이국적 맛이났다. 잘게 다녀진 야채들인데 향신료맛이 새로웠지만 맛있었다. 버터에 구워서 풍미가 좋고 깔끔한 맛이였다. 피자는 밑에 불을 살짝 피워서 데워주는 방식이라 오래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토마토 빛깔이 노르스름 해서 레몬같았지만 맛은 분명 토마토였다. 호불호 없을 은은맛이여서 다른 종류의 피자를 시킬 걸 싶었다. 어머니도 나도 입이 짧은데 다 먹은 걸 보면 양이 적은 편이긴 한 것 같다. 그래도 나중에 피자 테두리를 다 남긴 걸 보면 분명 우린 배가 불렀다. 뭐 하나 상큼한거 마시자 하고 칵테일을 시켰다. 모히또와 롱티. 모히토는 가볍고 도수도 약해서 어머니도 솔솔 잘 드셨고 롱티는 알콜맛이 강해서 썼다. 술을 좋아하는 내 입에도 술술 들어가지 않아서 얼음을 더 달라서 해서 희석하니 그나마 먹을만 했지만 맛이 좀 아쉬웠다. 230페소로 칵테일을 둘 다 젤 비싼거 시킨 기억이 난다. 기분좋고 먹고 마시고 레스토랑과 주변 정원의 분위기를 즐겼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수영장도 구경하며 놀았을텐데 밥만 먹기에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것 같아서 칵테일도 시키고 멍때렸더니 시간이 또 부족했다.
마지막 일정인 비엣타이? 마사지로 갔다. 여긴 현지체인점이라는 것 같았고 한국인 카톡매니저도 있긴 했다. 어머니가 속이 좀 안 좋다고 해서 약간 쉬다가 오일마사지를 받으러 방에 들어갔다. 여긴 넓은 3인실에 둘이 누울 수 있어서 좋았고 옷도 다 벗으라고 했다. 민망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온지라 팬티만 입고 누웠다. 발을 안 씻은 상태라 좀 찝찝했지만 마사지는 진행됐다. 술을 살짝 마셔서 그런지 잠이 오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받은 마사지 중에 제일 좋았다. 좋음의 3할은 누워 있는 거. 시간도 길고 나른나른 했다. 긴 여행의 피로가 꽤 풀리는 것 같았다. 소심한 성격탓에 등이랑 어깨 목을 많이 해달라는 말을 못한건 아쉬웠다. 마사지 다 받고 잠시 쉬고 샤워할 수 있냐고 하니 2층으로 안내해줬다. 완전 깨끗하고 넓은데 에어컨은 고장난 방이였다. 그래도 편하게 샤워하고 하고 쉬웠다. 마사지샵이 11시에 닫는다고 해서 우리는 11시까지 쉴 수 있었다. 일찍 마사지샵 차량을 타고 우리 숙소로 돌아왔더니 금방 일행도 왔다. 마지막으로 캐리어를 정리하고 가방 정리하고 긴긴 기다림을 하고 있으니 가이드도 왔다. 이때 결혼이니 연애니 어쩌구 하면서 어머니도 가정사를 이야기하는데 항마력이 딸려서 좀 힘들었다. 내 기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한데 듣기 싫은 이야기까지 듣고 있으려니 좀 그랬다. 12시가 좀 넘은 시간 마지막으로 봉고를 타고 우릴 공항에 데려다 줬다. 3박 4일동안 함께한 우리 일행도 가족같고 가이드한테도 정이 들어서 헤어짐이 아쉽게 느껴졌다. 공항에 들어가니 또 배가 고팠는데 미리 준비해온 전투식량 비빔밥을 먹으니 딱 좋았다. 처음으로 전투식량을 까본거라 좀 무서웠다. 물을 계량해서 부으니 김이 엄청나게 나서 바닥에 내려놨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좀 신경쓰이고 부끄러웠는데 밥이 다 되고 마침내 밥을 먹기 시작하니 너무 맛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조금 맵고 짰는데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했다. 어머니도 너무 잘 드셨고 새벽 2시를 향해 가는 시간탓에 공항 벤치에서 아주 깊게 잠 드셨다. 나도 졸아서인지 비행기 타는 줄이 줄어드는 것도 모르고 멍을 때리고 있다. 급하게 어머니를 깨워서 비행기에 탔다. 이 나라에 오는 비행기안에서는 좀 불편하게 잤는데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안에서는 진짜 깊게 내내 잤다. 밥까지 먹은 덕분인 것 같다기엔 오는 비행기안에서도 육개장을 먹었지.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긴장이 풀리고 여행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들다. 소소히 어머니에게 짜증을 낸 것 들이 죄송하기만 했다. 나도 거의 짜증을 내지 않았고 티도 안 냈는데 유심 관련, 마지막날 피곤해진 후에는 좀 짜증을 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머니는 여행 내내 진짜 좋아하기만 하셨고 투덜거리는 순간도 진짜 싫은게 아니라 별로인 감정을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모습이셨다. 어머니가 너무 만족하셔서 나도 기분이 좋은 여행이 됐다. 어머니가 짜증을 안 내니까 여행 내내 좋은 기억만 있고 나도 뿌듯하고 또 같이 여행을 다녀도 되겠다 싶었다. 서로 가까워진 시간이였다. 이 여행 이후 어머니와 여기저기 같이 다니며 더 친해졌다. !! 행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