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내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키싱마이라이프 서평-1차 수정)
김정연
나는 항상 책을 읽기 전에 뒤표지를 본다. 그 이유는 책의 뒤표지에 적힌 글을 읽으면 책의 장르나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뒤표지를 읽었을 때 청소년의 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임을 알 수 있었고 청소년의 성이라는 주제 때문에 내심 기대도 되었고 이 무거운 주제를 이옥수라는 작가가 어떻게 풀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은 ‘kissing my life’(내 인생에 키스를)이라는 제목을 가졌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 나는 아빠가 추천해준 어려운 지리책‘지리의 힘’을 읽다가 질려서 좀 더 내 호기심을 자극시켜줄 책을 찾고 있었다. ‘키싱마이라이프’ 라는 제목은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으며 전부 다 야한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청소년의 학업이나 갈등, 가정환경 등의 이야기를 잘 표현해서 공감도 되었다.
학생들의 눈물
이 책에서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것이다. 나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도시아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그들과 공감할 수 있었다.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새벽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시험성적으로 등급이 나눠지는 공부하는 기계와 같이 취급된다. 이 책에서는 하연이가 학교에서 ‘네 성적에 잠이 오냐’라는 급훈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청소년들에게는 친구를 만나는 놀이터,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인 학교가 그저 공부하는 기계들을 가둬놓는 감옥이 되 버렸다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 학생인 내 관점에서 보면 학교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무리하게 올리는 것 같다. 공부만 시키는 기존의 교육법보다는 개개인의 개성을 찾아주고 인성교육이나 토론학습과 같이 서로 소통하고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의 안식처
학교성적, 진학, 미래에 대한 두려움, 친구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은 아마 가정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하연이와 엄마가 싸운 것처럼 나도 엄마랑 싸운 적이 있다. 그때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엄마가 미워서 방문을 꽝 소리가 나도록 세게 닫고 씩씩거렸었다. 이처럼 부모와 청소년 간에 갈등은 흔히 있는 문제이고 이 책은 그 부분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많은 갈등을 빚지만 청소년들에게 가장 힘이 돼 주는 것 또한 가정이다. 내가 힘들어 할 때 내 가족들은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 준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그러지는 않는 것 같다.자식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무조건 공부만 시키는 부모들 그들은 “다 너를 위한 일이야”라며 자식들에게 공부를 강요한다. 나는 자식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진정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자식의 의견을 들어주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보다 더 좋은 건 없어
나와 같은 청소년시기에는 부모님보다 친구가 더 좋을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부모님보다 친구가 공감도 많이 돼서 이야기도 잘 되고 툭하면 공부하라고 하는 부모님보다 이야기도 더 잘 들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에서도 하연이는 진아에게 엄마보다 먼저 임신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엄마보다도 친구들을 더 믿고 의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도 부모님보다 친구들이 좋을 때가 많다. 민석이나 주은이 도연이 시우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은 기쁠 때 같이 웃어주고 슬플 때는 같이 울어주고 힘들 때 는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 매일매일 나와 함께해주는 친구들. 아마 하연이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기에는 친구들이 큰 힘이 되어 준다. 하지만 오히려 친구 때문에 힘들 때가 있다. 다행히도 우리학교에는 없지만 다른 학교에서는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 왕따를 시키는 가해자,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방관자, 이들 모두에게 책임은 있다. 이 책은 내가 친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몇 일전 한 기사에서 청소년의 7.4%가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그중 10%가 임신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이라며 보도 한 적이 있었다. 기사에서는 이 문제의 원인을 청소년들이 자극적인 매체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나는 이 책에서도 나왔듯이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풀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하연이가 채강이와 실수를 저지르고 임신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모두에게 숨기고 뱃속아기를 증오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친구들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뱃속의 아기도 하연이 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채강이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습을 보고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성에 대한 책임감을 갖자’라고 말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나에게 이 책은 내가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지, 평소 친구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개인적으로 하연이와 채강이 그리고 아기가 앞으로 살아갈 내용을 담은 이 책의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 전반적으로 암울한 분위기는 이 책에 더 몰입하게 해주었고 미혼모의 삶, 청소년 성문제같이 인식이 좋지 않은 소재를 비교적 밝게 묘사하여 인식을 바꾸는데 노력한 것 같았다. 책의 마지막에 ‘하늘을ㅇ 향해 작은 날개가 희망을 따라서 날아간다. 힘차게.’라는 문장은 마치 하연이와 다른 미혼모들에게도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나는 청소년들과 미혼모들이 이 책을 읽고 성에대한 책임감을 배웠으면 좋겠고 미혼모들에게는“여러분은 죄인이 아니에요 그러니 당당해지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세요.”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