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시 공지]
- 책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 과제 주제 : 가난(가난은 상대적인 것이다. / 자기 이야기만 아니고 다른 사람까지 확장해서 써도 된다), 이외 책 읽고 떠오르는 자기 서사,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세요. (독후감, 책 요약 아니고 에세이)
- 과제 기한 : 1/28(일) 자정까지
- 과제 분량 : A4용지 1장 반 이내 (폰트 10, 200자 원고지 15매 이내)
- 과제 제출 : 11기 게시판에 본문에 올려주세요. (첨부파일x, 복사 허용)
- 발표자 : 밤비, 노마드, 목소리
* 발표자는 발표글 출력 25부, 간식 준비해주세요.
[2차시 기록]
질문 : 막상 쓰다 보니 두 장이 금방 넘어서 삭제했다. 거창한 마음치고는 소소한 글이 나와서 아쉬웠다.
은유 : 항상 꺼내 놓고 확인하고. 근데 어떤 상황에서는 별 일 아닌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던 걸 발견할 수 있다. 생각보다 알맹이 없는 글이 될 때 버리는 거(어딘가 저장하거나). 그걸 아까워 하면 안 된다. 야구로 치면 4말 때 타자만 되어도 훌륭한 타자이듯 글을 매번 쓴다고 매번 훌륭한 글이 나오는 게 아니다. 계산하듯 쓰면 지친다. 글쓰며나와 대화한다,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질문 : 읽기/쓰기 둘 다 어려울 때는 무엇을 우선시하면 좋을까?
은유 : 책을 다 읽으면 좋지만 어렵다면, 한 챕터 읽고 스케치 형태로라도 지면을 채우는 과제를 내보면 좋겠다. 식사 메뉴 고민하듯 뭘 쓸지 고민해야 한다. 거칠더라도 초고라도 내는 게 좋다. 자기 글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경험을 누리는 것이다 생각하고, 자의식을 내려놓고 과제를 제출하면 배울 수가 있다. 과제는 항상 실패 체험한다 생각하고, 넘어져도 좋을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하고 하자. 글쓰기 바깥에서는 실패하면 탈락이 되지만 글쓰기 안에서는 그렇지 않다. 용기 있게 실패해보는 게 소중한 자원이 된다. 읽기도 너무 중요하다. 왜 중요할까? (객관화가 되는 거 같다. 읽다 보니 나도 이런 표현을 했는데 책을 보다 보면 내 표현이 어떻게 보이겠다 해서) 쓰는 사람이 보면 같은 문장도 다르게 보인다. 좋은 문장을 보면, 나라면 어떤 문장으로 볼까 생각해 본다.
질문 : 기억에 의존해 글을 쓸 때가 있는데, 선명한 반면 흐릿한 기억을 쓸 때 어렵다.
은유 : 과거를 재구성하는 건 편집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왜곡도. 같은 경험을 해도 기억하는 게 다르고. 기억이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인정한다. 맥락적 진실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메타포라에 관한 경험을 쓸 대 책방이 어디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하면 망원인지 성산인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건 채워넣으면 된다. 솔닛도 글쓰기는 경험을 조각을 깎는 게 아니라 강에 떠다니는 부유물을 건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 레베카 솔닛
고통의 연대. 우리가 왜 고통에 대해 왜 글을 써야 하나. 그걸 왜 굳이 써야 해,라고 했을 때 답을 한다면. 개인의 고통은 구조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만 겪은 일이 아니라는) 연결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출구가 될 수 있다.
글은 내 삶에서 나오는 것. 내가 바껴야 글도 바뀐다. 내가 바뀐다는 건 내 관점이 바뀌는 것. 그래서 독서가 중요하다. 책을 읽고 그것이 흡수되며 내가 바뀌는 것이다. “모든 것의 이면에 자아의 문제가 있다.” 글쓰며 답답한 건 내가 빨리 바뀌지 않는 것 때문이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2017년에 시작해서 2019년에 완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고등학생 때부터. 그 책을 쓴 게 마흔 일곱이니까 삼십 년 저의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고) 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당시만 해도 산재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음. 사회 문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마음은 소중하지만, 그게 바로 행동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신문에 나오면 한 번 더 들여다 보고 일상에서 말 한 마디 할 수 있는 건 되게 중요하다. 내가 시민운동가가 꼭 되어야 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삼개월 뒤, 삼년 뒤, 삼십 년 전에 생길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제가 노동 문제, 청소년들의 시민으로서 권리 없음에 대해 오래 고민했고, 그게 딱 만난 게 그 책이었다. 그 마음을 내가 품고 있는 거,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원제 <비존재의 회상 Recollections of My Nonexistence>
삶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한 건 내가 기득권이라는 의미다. 몰라도 되는 게 얼마나 큰 권력인지. 설사 내가 당하지 않았지만, 뉴스에 일어나는 일들이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기득권의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상상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
<합평>
숨
- “이런 조각들이 모여 구명조끼가 되어 주었고 나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었다.”-> 맥락적으로 이해는 되는데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 구명조끼는 팽팽하게 뜨는 것, 조각이 구명조끼가 됐다고? 착 붙는 비유는 아닌 거 같았다. “이런 조각“했을 때 무엇을 지시하는지 모호하다. 한 번 더 정확히 써주는 게 좋다.
- 제목이 퍼즐 조각인데, 글 안에 나오는 조각들이 각각 다른 의미인 거 같은데, 제목은 어떤 의미인지, 통합적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 숨 : 살면서 겪는 다양한 일. 경험의 조각이란 의미.
- 조각이란 말이 반복되니 핵심 단어가 된다. 그랬을 때는 이게 왜 조각인지 책임을 져야 한다.
- 이런 일을 겪었다면 엄마가 원망스러웠을 거 같은데, 담담하다. 얼마나 힘든지는 객관적으로 쓴 거 같은데 엄마에 대한 마음이 궁금했다.
- 기억을 복기해서 쓴 글. 글적으로만 봤을 때는 두 번째 단락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정해진 단락 안에 무엇을 담을까 했을 때 첫 문단을 덜어내고, 남는 거에는 그런 일을 겪었을 때의 내 감정이 나오면 좋겠다.
- 이 글만 봤을 때는 아이가 그 힘든 시기를 거쳐서 어떻게 성인이 됐을까 하는데. 그 뒤에 성당, 친구, 음악, 책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도 비중있게 다루면 좋겠다. 우리가 고통을 묘사하는 글을 봤을 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이 아이가 삶을 지탱할 수 있던 힘이 무엇이었을까. 고통의 상황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그것을 버텨내는가.
- 긴 일대기를 다룬 글이니까 시기를 정확히 써줘야 한다.
- 교사의 삶은 별도의 글감으로 쓰면 좋겠다. 여기서는 성장기에 있었던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살게 한 것에 대한 이야기만 담으면 좋겠다.
- 현재 나의 고통과 유년의 경험이 인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 숨 : 100%는 아니지만 있다고 생각한다. 결핍,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 해도 채워지지 않고. -> 이 부분이 중요하다. 전 인과관계를 믿지는 않는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걸 이해하기 위한 수단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 이렇게 썼으니까 글쓴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써줄 필요가 읽다. 지금 내가 겪는 걸 유년의 어떤 걸로 환원하는 게 이해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다. 나를 견디게 한 걸 쓰라는 건, 그 부분의 이야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 편 더 쓰면(엄마를 중심인물로, 엄마를 주어에 놓고 쓰는 방식) 좋겠다. 솔닛이 말했다, 고통을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면이라고.
- 어린 시절 기억을 조각처럼 써봐도 좋겠다. 조각이란 단어가 이렇게 나오는 건 이유가 있는 거다. 글은 형식이 중요하다. 형식에서 내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모퉁이
- 육갑잔치란 말이 재밌었다. 제목으로 해도 좋겠다.
- 육갑잔치 이야기랑 할머니 이야기 연결이 어려웠다. -> 모퉁이 : 할머니한테는 도움 주지 않고 나만 살겠다고 이런 공동체를 만든 게 부끄러워서 썼다가 뺐다. -> 이게 제일 중요한 거라 빠지면 안 된다. 내가 그렇게 느꼈다고 친구들을 설득한다는 건 절실함이 있는 건데, 그 절심함이 나오지 않으면 글이 공허해지고, 몰입이 잘 안 된다. 우리는 타인의 삶에 영향을 받으며 내 삶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다. 할머니 삶을 끝까지 돕지 않으면 나는 내 삶을 설계할 자격이 없는가? 질문을 계속 던지고 생각을 확장해야 한다.
- 사유 노동을 해야 하니까 다른 노동을 하게 하면 안 된다. -> 우리는 마흔의 여자 다섯이 모였다. 그렇게 편하게 써 주면 된다.
- 실행까지 하게 된, 친구들을 포섭한 과정이 나오면 좋겠다. 안 그러면 친구들은 수동적인 존재처럼 나온다.
- 육갑잔치 내용만 가지고도 좋은 글감. 친구들 캐릭터도 나오면 좋겠다.
- 할머니 이야기는 따로 한 편, 육갑잔치 공동체 이야기도 따로 한 편.
- 의기투합하는 게 순조롭지만은 않은데 갈등이나 에피소드는 없는지.
- “제도는 나 같은 사람을 보호하지 못했다.” -> 제도라는 게 무슨 제도인지? 한국 사회에 복지 제도가 기혼 가정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의미인지. 쓰고 나서 단어를 정확하게 바꿔줘야 한다. 무슨 제도인지.
- 글을 쓰면 첫 단락은 덜어내도 되는 경우가 많다. 첫 단락은 설명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내용이 많다.
- 모두에게 필요한 좋은 글감이다.
봄날
- 왜 남편은 일찍 일어나라고 하는 건지? -> 봄날 : 모르겠다.
- “나는 정말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똑같았구나.” 공감이 갔던 문장.
- 엄마한테도, 남편한테도 화가 나면서 읽었는데, 필자가 자기 탓으로 돌리니 읽는 독자도 억울했다.
- 내가 바라는 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일 뿐이라고 했는데, 요구를 했는지? -> 봄날 : 평소에 늘 미안하다고 해달라고 했는데, 그 말을 못하겠다고 하더라. 사과의 의미로 집안일을 돕는 거다.
- 폭발이라고 하는데 뉘앙스가 안 나오니까. 평범한 말 같다. 남편의 지뢰가 폭발했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건지. -> 봄날 : 지뢰라고 한 건, 갑자기 예상 못한 순간에 화를 내서 표현한 것. (주기는?) 대중이 없다.
- 지뢰라는 표현이 공감이 됐다. 아빠가 화내는 타입이라, 언제 화낼지 몰라 늘 불안했다.
- 분위기는 짐작되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표현이 덜 된 거 같다.
- 지뢰라고 하려면 배경이 있어야 한다. 화낸 사례가 세 개 정도는 나와서 독자가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어머니의 사례는 잘 그려지는데, 남편 이야기가 헷갈린다. 이 글에서는 남편 이야기만 쓰면 좋겠다.
-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나는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됐다는 건지. 엄마를 피해 상냥한 남자를 만났는데 남편의 지뢰에서 좌절한 건지. -> 봄남 : “여자들은 결혼 속으로 사라진다”라는 문장에서 시작한 글. 도피로서 결혼인데, 행복하지 않고 여전히 제 탓을 하고 있더라.
- 그러면 에피소드가 더 필요하다. 원가족 피해 도망왔는데 다시 지뢰에 걸린 좌절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근거와 사례가 더 들어가야 독자 입장에서 필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 지뢰라는 말이 오히려 독해를 방해한다. 지뢰라는 말을 쓰지 않고 지뢰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써보자.
- 설명과 감정이 중간 중간 섞이면 몰입이 안 되니 정리해야 한다.
- 흐름도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잘 읽히는 글. 사례가 더 있으면 좋겠따.
- 나도 엄마랑 똑같구나 -> 익숙한 문장을 써버리면 글이 더이상 진척이 안 된다. 이걸 의심해야 한다. 빨리 써버리면 생각도 닫힌다.
첫댓글 수업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주시는지 몰랐는데... 다시 읽으며 곰곰히 생각할수있을것같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기록하면서 수업 들었는데 도리님의 기록은 정말 전사 그 자체네요. 깔끔하고 섬세한 기록 감사드려요!
수업 마치자마자 이렇게 정리하여 올려주시다니!! 👍 👍 감사합니다, 반장님^^
우왕 대박!!! 학창시절 필기 열심히 하던 친구가 노트 빌려준 것 같아요.
반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소중했던 시간, 다시 한 번 곱씹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좋아해 주셔서 기쁘네요. 근데
여러분 “야구로 치면 4말 때 타자만 되어도 훌륭할 타자이듯” 이거 무슨 뜻인가요? 제가 야구를 몰라서.. 아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4말이 아니라 3할대 타자. 타율이 3할대라는 뜻 ㅎㅎ
우와.... 반장님 든든합니다!! 감사드려요. 덕분에 메타포라 시간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