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하의 <어떤 동행>
서울 출생/ 혜원여고 졸업/ 본지 통권 19호 등단/ 서정과 서사회원
어느 날, 숙경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불쑥 장난처럼 말했다.
“나 폐암이래, 사는 날 받아놓은 밥상이다. 너는 건강관리 잘 해라.”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뭐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니? 나쁜 기집애, 너 그렇게 잘 났어? 네가 뭐 선택된 인간이야. 왜 남들 사는 거처럼 평범하지 못해.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어? 폐암? 네가 무슨 비극의 주인공이야?”나는 속이 상해 죽겠는데 숙경은 웃으면서 자기는 예쁜 딸 하나 낳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단다. 문학이 어쩌고 시가 어쩌고 하며 싸돌아다닐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딸이 있으면 좋겠다고? 암 걸려 죽으려고 하는 사람이 자식 있어 뭐 하니?”
나는 끝내 위로의 말은 해주지 않았다.
“너,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늙어죽는 것보다는 낫겠다. 하얗게 빛이 쏟아지는 창가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회한의 눈물 한줄기 주르륵 흘리면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거야. 멋있잖아.”
숙경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저 브라운관속에서 장애를 이기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미혼의 커리어우먼이 결국 암으로 쓰러지고 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가슴까지 와 닿지 않았다.
이재선의 <젊은 날의 초상>
경북 안동출생/ 현 오류고등학교 교사/본지 통권 19호 등단/ 서정과 서사회원
그가 측은하다. 젊음만으로도 축복인 그 청춘에 어찌 즐거운 시간은 잠깐이고 날이면 날마다 온갖 고뇌를 다 끌어안고 살았는지. 한편 대견하기도 하다. 그 많은 어려움과 유혹에도 범법자가 되지 않고 생을 포기하지도 않고 잘 버텨주어서……. 그 덕분에 내 아내가 노처녀를 면했고 우리 딸들이 세상구경을 하게 되었으니, 정말 고맙다. 그런 그에게 화수분처럼 신통방통한 내 비상금을 용돈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대 후반에 쓴 비망록을 우연히 보다가 스스로 도취되어 며칠간 탐독을 했다. 내가 나를 어여삐 볼 수도 있구나 하면서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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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고시절의 류영하샘은 기차도 지나칠 때엔 착하다착하다, 하면서 지나가곤 했답니다.
저 총각이 누구냐구요? 집 나간 총각입니다.
야~~~ 등단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중편을....중편수필을 쓰는 것은 어지간한 수필 서 너 작품을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 일텐데...그만큼 평소에 묶혀 둔 작품이 많았다는 방증이겠죠? 기대할께요~~~
19호 동기들이 떴네요. 축하드립니다. 열심히들 쓰세요.
사진에선 이미 벗었지만 또 한 번 벗고 서려니 부끄럽사옵니다. 하하...
빵빵하게 글 잘쓰는 영하샘. 발가벗고 글을 쓴 돈오샘 에세이스트의 new writers!!!!!!!!!!!!!
멋있어요. 강샘 느낌표 많이 붙인거 저도 나중에 한번 해볼래요.
유영하님 축하드립니다. 또 한 분, 백사장에서 신발 한짝만 신으신 이재선님에게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두 분 계속 좋은 글 많이 쓰시옵소서.
지난 번 김삼진 선생님 중편에 이어 또 두분.... 19호로 등단하신 분들 정말 빵빵하십니다.
저희 서정과 서사 팀은 썼다 하면 중편이야요. 무서워요.
가지울촌장님은 18호로 등단을 하셨다네요. 아무러나 덕담에 감사!
이런, 쯔쯔쯔
축하드립니다. 기대가 큽니다.
이런 예고편들에 마음이 우르르 몰려 갑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도 우르르 몰려 갑니다. 아름다운 두 분선생님, 축하합니다. 건필하소서.
님들의 덕담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근데 영하씨는 왜 침묵하는겨? 이쁘면 다여?
그러게요
이뼈서 암소리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좀 착해서 그래요. 돈오님 뒤에 납짝 숨어 있으터니 감사의 글은 대신 써주세요.ㅎㅎ
이쁘면 모든 게 용서되는 겁니다. 모르셨어요? 돈오선생? ㅋㅋㅋ
촌장님께 또 한 수 배우네요. 실속이 없이 이론만 밝으신 촌장님!
아니? 조렇게 이뿐여자가 글도 참 잘쓰넹. 이뿌고 글도 잘쓰고... 실물대로 나온거 마저? ㅋㅋㅋㅋ
담배 꼬나물고 똥폼?잡고 있는 사진을 봉께 옛날 옆방에 살던 순덕이놈이 생각나네요. 고2때 우리집에 살았는데 고녀석이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설랑 지한테 장황한 연애편지를 보냈다아닙니꺼. 지가 어떡해 했냐구요? 고렇게 못생긴놈이(이 사진 보다 훨 잘생겼는디.ㅋㅋㅋ) 감히 내게 편지를 썼다고 잘게잘게 찢어 그 방문앞에 갖다두면서"어딜 넘봐,컁". 지금 생각하니 너무 했다아닙니꺼. 한번 읽어나 볼껄. 워째 돈오샘이 닮아가지고설랑 기억하고 싶은 않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실까.두 분 모두 축하합니다. 일취월장 하신 턱 내실거쥬.
고렇게 못생긴 놈보다 더 못 생겼담시롱 한 턱을 내라니요? 그냥 날 가져요. 속이나 썩게... 하하...
ㅎㅎㅎㅎㅎㅎ,못생겼다는 말에 삐졌어요? 잘생겼다고 줘다 글 잘쓰는거 아니잖아유.얼굴은 얼굴이고 글은 글인께, 한 턱 내셔야지유.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누가 그러데요. 못생기고 까만 돼지가 더 맛있다고. 그런데 요사이가 그이가 이 카페에 잘 안들어오시더랑께.
이쁜 영하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