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한 시간이 새벽 두 시쯤 이었을 겁니다.
한참 신혼때, 체력과 카드와 인간성이 남아돌 적엔 보통 우유와 함께 들어갔고,
약간의 체력고갈과 카드의 감쇠기 때에는 신문과 함께 집으로 들어갔던 나날들이 떠오릅니다.
나에게도 그럴때가 있었었지 하며...지금은 자정이 넘으면 밀려오는 피곤함에 자연스럽게 발길은
집을 향합니다.
뭐 매번 그런건 아니구요, 발길은 집을 향하는데...주변 환경이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ㅎㅎㅎ
제가 집에갈 때 들고간 건 쇠고기(양지-국산 1등급), 당근 3개, 돼지고기(잡채용), 대파(뿌리있는것),
부산어묵(납닥오뎅) 이었습니다.
집사람은 여전히 오냐가냐 말이 없고, 전 집에 들어서자마자 애들방으로 가서 침대에 널부러진
딸래미들 이불을 챙겨 덮어주고 얼굴에 뽀뽀 한번 때리고 제방에 가서 작업복(?)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여기서 작업복이라 함은,,,ㅎㅓ험...(이상한 상상하지 마십시요. 요즘 회원 사진방에 너무 노골적인(?)
사진도 올라오고, 누구네 밤터진 부부싸움 얘기도 올라오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도를 넘는
지나친 상상은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왜이래? 아마추어 같이...)
...아주 편한 제 실내복입니다. 오리지날 투피스. 마데 인 차이나(외제-중국산). 이름하여 티. 알. 와이.
튜라이 입니다.
아까 위의 글에서 제가 사들고 들어간 내용물을 읽고 아시는 분은 대충 아셨겠지만,
새벽 두시 넘어 저의 요리는 시작됩니다.
당면 준비하고, 건표고 물에 퐁당시키고, 건미역(기장 월내산-외가)을 가위로 잘라 냉수에 불려두고
해풍맞아 달달한 시금치 데치고, 납닥오뎅 자르고, 당근 채썰고, 계란 노른자,흰자 분리하여 굽고...
쇠고기 달달 참기름과 국간장에 볶아가며 마늘 다진것 투하하고...핵핵핵...
준비완료 해놓고 집사람 누워있는 침대 옆으로 납세미 새끼마냥(?) 파닥거리며 스며든 시각이 아마
다섯시 쯤이었을 겁니다.
다시 눈뜬 것이 여덟시 즘...
가스렌지 앞으로 가서 미역국 끓이고, 미리 준비해 둔 각종 재료들을 짬뽕하여 잡채를 만들었습니다.
쌀도 새벽에 불려 둔 찹쌀과 함께 찰밥을 만들고...대충 냉장고 뒤적거려 김치와 동치미, 된장을 내어놓고
집사람과 애들을 식탁으로 불러모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0A4009496E1FEB00)
※배경화면 : 지난번 새우 사건(?)의 배경이 된 우리집 식탁입니다.
보잘것 없는 상차림이지만...일년에 단 한번 있는 집사람의 생일 아침상입니다.
뭐 잘해주지도 못하고, 돈도 못벌어다 주고(많이 까먹지요...ㅠㅠ), 못나기만 한 저에게 시집와서
그래도 애들 바르게 키워주는 집사람이기에......그래서 마흔번째 생일상은 제손으로다가...
따스한 밥 한그릇 해주는 것이 내세울 만한 큰 일은 아니지만......
내년 마흔 한번째 생일때에는 더 잘해줘야 겠습니다.
☞진실의 종...즉, 사실관계 확인 :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아침이면 (아시겠지만) 거의 전쟁 수준입니다.
요즘은 애들이 방학이라 좀 나은 편이지요.
아침, 제가 맨날 합니다. 밑반찬 같은 음식요?
역시 제가 전부 다 만듭니다.ㅠㅠ(가끔 어머니께 들르면 공수도 하고)
집사람요? 아침 만큼은 꼬박꼬박 먹고 갑니다.
눈뜨자마자 머리 감고, 얼굴 분장하고, 할 거 다하고...아참, 아침똥도 무척 사랑하는거 같습디다...
저는요... 눈뜨자마자 밥하고, 반찬 챙기고, 세수 대충, 우유/신문 수거, 애들 깨우기, 이불정리, 등등등...
그래도 제가 빠릅니다. 실컷하고 옷 후다다닥 갈아입고 출근시간 다되어가는 급한 마음에 현관문 열고
나서서 엘리베이터 잡고 있으면 집사람은 식탁에서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밀어 넣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제가 왜 사는가 싶습니다. ㅠㅠ
그런데 이런 사실을 왜 적느냐고요?
맨날 밥하고, 설거지, 빨래...제가 한다구요.
집사람 생일이라 특별히 해보는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회원님들 위의 사진까지 보시고, 혹시나 만의 하나라도 남편분들에게......
"보소보소, 저래 못난 사람도 지 마누라 생일때 생일밥 차려주는거 함 보소.
당신은 언제 내한테 저런 밥상 한번 채려 줄낀교? 내사 마 꽃다발 이런거보다 저런 밥상 한번이라도
받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고마... " ......하지 마시란 이야기 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슬픈(?) 제 일상생활의 일편일 뿐입니다.
저에겐 1년 365일이 매일 집사람 생일입니다요. 꺼이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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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2탄인 셈입니다.
생일날 밥만 먹었냐구요?ㅎㅎㅎ
잠깐 눈 붙이고나서 가족이 영화보러 오랫만에 갔었습니다.
마다가수타2. 재미있더군요. 특히 팽귄들...
그리고 볼링장에가서 볼링 좀 하다가, 서면 동보서적에서 애들 책 두어권 사고,
롯디리아 가서 배터지게 먹고 왔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 잠깐...
▷롯디리아 서면점 한점장님 감사합니다. 공짜로 배터지게 먹여줘서...
▷김지배인도 감사...애들 모자목도리 하나씩 챙겨줘서...
이렇게 1월 11일. 집사람의 생일은 지나갔었드랬습니다.
맛보기로 제사진도 함께 올려드리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20C0B496E293500)
※ '앗싸...아빠 나 잘했어?'...우리집에서 키우는 작은 하이에나입니다.
근데...제 사진이....짤렸습니다. 이크...ㅎㅎㅎㅎㅎㅎ
다음에 더 잘나온 사진으로다가....
첫댓글 조훈종님~ 가족 사랑이 넘치시는 분이네요... 너무 따뜻하고 푸짐한 아침 생일상이라 보는 사람도 행복해요~ 근데 하이에나가 너무 이쁜 어린이탈을 썼네요~ ㅎㅎㅎ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요즘 하이에나는 다 저렇습니다. 얼마뒤에는 또 변신을 하지요. 하하하하,,,첨단의 기술로 새롭게 태어난다나요...ㅋㅋㅋ
식탁앞에 앉은 빨간내복의 엉덩이는 누구랍니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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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잡채로 만들어진 당면의 갯수는 세어보시지 않으셨는지 궁금..![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우리집 첫째 하이에나입니다.(눈도 좋으셔라....) 빨간내복은 작년 12월달에 부산시청에 잠시 놀러갔다가 복지매장이라는 곳에서 사왔던, 첫째 하이에나용 빨간 내복입니다. 하긴 둘째 하이에나도 똑같은 걸로다가...당면은 길게 늘여놓았을 때의 길이를 모르고, 저으면서 워낙 가닥으로 떨어져버린 관계로...원하신다면, 다음에 꼭 한번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직업이 무엇인지 차암~ 궁금하네요.
직업요? 생뚱맞게...새우젓 장사는 아닙니다.ㅎㅎㅎㅎ 그리 나쁜짓 안하고 삽니다. 애고고, 오늘 몸살기운이...다들 건강하소서......
잼있는부산 사람.. 내친정 동생도 부산인데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가족화목 건강이 젤입니다..ㅎㅎㅎ
조훈종님~~~ 정도 많으시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으신분 같습니다.... 저런 생일상을 받아보시는 사모님은 얼매나 행복할까요~~ 따끈한 미역국에 맛난 잡채까지 금방이라도 숟가락 들고 먹고 싶네요~~ 근데 저는 울 남편한테 잔소리가 막 하고 싶어지는데 어쩌죠?? 저런상 언제 차려줄꺼냐구 하고 ~ ㅎㅎ 조훈종님~~ 더도말고 덜도말고 지금처럼만 행복만땅으로 사십시요~~
부산새비님화이팅이네요,ㅎㅎㅎ 누가경상도 남자들정이없다고 했나요, 세상에 이런남편모시고 사는 마님이 어디몇될까싶은데요,저희집남편도 요즈음은 남,녀할일이따로없이 아무거나 도와가면서 살아야된다고 하는좌우명을 갖고있지만 본인말대로라면 다른건 다할수있는데 요리만은못하겟다네요, 아무쪼록 그맘변치말고 오래오래화목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늦었지만 부인의 생일도축하한다고 전하고싶네요
새비님 말씀을 아주 맛스럽게 합니다 즐감잘하고 갑니다.
자상하신,부산새님,존경합니다,한결같은마음,변치마세요,,,
눈물이 날려해요 남편의 가족사랑이 느껴지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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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딱한번 울낭군이 미역국을 끓여줬는데 너무감동해서 그만 멱국에 눈물이 뚝뚝떨어져서 눈물의 미역국먹었던 기억이나 코끝이 시큰해오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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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을 잘하시나봐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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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하면 어때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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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돕고사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일것같은데요 행복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접수하세요 모든일상이 긍정입니다 부산새비회원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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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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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머꾸싶당![~](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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