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9]
장덕희(張德姬) - 눈물 속에, 감사 속에
2. 자식보다 식구가 더 귀하다 - 1
1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큰딸 은명이에게서 편지가 왔다. “어머니! 정신이 있으세요, 없으세요? 40일 먹을 양식을 사다 놓고 떠난 어머니가 4개월 동안을 돌아오시지 않으니 동생들과 저는 어쩌란 말입니까? 그동안 집 안에 있는 가구와 옷가지를 팔아서 식량을 장만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팔아서 식량 살 가구가 없단 말이에요. 어머니! 이제 우리 형제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2 큰딸의 편지를 받고 나자 집 생각이 났다. 혈육의 정은 그 무엇보다 깊었는지 누우나 앉으나 아이들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도 누렇게 파리해진 모습들이었다. 기도도 안 되고 설교도 안 되었다.
3 “옳다. 사탄이가 서울에 있는 아이들을 통해서 이곳을 떠나게 하려는구나! 사탄아 내게서 떠나가라. 자식 4명보다 이곳에 모인 90명의 식구가 하늘에게는 더 귀하다. 천사장 너는 해와를 타락시켰지만 이 장덕희는 손대지 못할 것이다” 새벽 기도 시간에 위와 같이 기도하고 나니 그전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4 하루는 기성교회 처녀 전도사를 길에서 만났다. 교회를 소개한 후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서로 협조해 보자고 악수를 청했다. 그러자 그 전도사는 내 손이 더럽다고 세 번씩이나 뿌리쳤다. 그 일을 당한 뒤에 괜히 눈물이 솟아올랐다.
5 하나님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시집도 가지 않고 전도사 생활을 하는 그녀가 그럴 수 있을까? 그녀가 몹시도 불쌍하다는 생각에 성전에 엎드려 실컷 울었다.
6 또 심방 중에 감리교 목사를 만났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토론을 하다가 ‘유대교인의 불신으로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라고 하자 화를 버럭 내며 ‘주님은 우리 죄를 속하시기 위해 죽으러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나를 밀쳐 냈다.
7 “목사님 고린도전서 2장 8절을 보십시오. ‘이 지혜는 이 세대의 관원이 하나도 알지 못하였나니 만일 알았다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하였으리라’ 하지 않았습니까?”
8 “목사님께서 후회할 날이 올 테니까 회개하십시오” 한 마디를 더 해주고 나왔다. 이리가 양가죽을 쓰고 와서 교인을 빼가려 한다는 그 목사의 조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제천에 교회를 꼭 세우고 말겠다고 두 손을 쥐었다.
9 어느 날 밤 설교를 하는데 커튼 뒤에 누군가가 숨어서 설교를 듣고 있었다. 끝나고 나와서 보니 옆방에 사는 감리교회 다니는 부인이었다. 그 부인은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권사님! 우리 아기가 아파서 죽게 됐어요. 기도 좀 해주세요. 권사님께서 기도를 해주시면 나을 것 같아요”
10 “같은 하나님인데 누구의 기도는 들어주고 누구의 기도는 안 들어주시겠습니까?” 성전에서 기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성전에서 자면 아기의 병이 나을 것 같다기에 아기와 함께 성전에서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