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현직 인증부터 합니다.
원서철만 되면 경북에 대해 이상한 말들이 돌아서 경북 현직 입장에서 답답하더라고요.
선동하는 글들에 휘둘리지 마시고 경북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 글 보시고 원서 접수에 도움 되시기 바랍니다.
우선, 경북 보면 좋은 분들
1. 합격이 정말로 간절한 사람(n수생/집안 형편상 빨리 취직해야 되는 분들)
-내년부터 교사티오 줄어듭니다. 이 상황에서 재수, 3수도 아니고 4수 이상이시거나 불안하신 3수생 분들은 일단 합격부터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임용공부도 재능이고 공부 습관이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 n년 임고 봤는데 성적이 제자리 걸음이신 분들은 일단 합격하시고 사회생활 하세요. 사회생활 하다보면 학생때랑 지도서 보는 시각이 달라져서 오히려 현직 신분으로 타지역 임용 붙는 분들도 많습니다.
2. 경상도 출신
-수도권 출신들은 경북 적응 힘들어요. 아무리 인싸타입에 성격 좋은 사람이어도 경상도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조금 버겁습니다. 하지만 경상도 출신들(경남 포함)은 괜찮습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글 댓글에 경남 출신인데 경북 괜찮냐..는 질문들이 있었는데 경북에 경남 출신 많고 적응 잘 하세요.
3. 대구 보고 싶은데 티오 때문에 고민되는 사람
-대구에서 출퇴근 가능한 경북 지역에서 근무하면 됩니다. 물론 첫발령이 경북 북부면 대구 근교로 가는 데 4~5년 잡아야 되긴 합니다. 하지만 대구 고집하다가 n년 임고 보면 생각 들걸요? '아 그때 경북 봤으면 지금쯤 경산 왔겠다.' 아무리 대구 티오가 적어도 붙을 사람은 붙기는 하지만 불안하시면 경북 나쁘지 않습니다. 교직문화도 경북이 나아요.
4. 생각 많고 불안감이 많은 성격
-2년 전의 접니다. 남들은 다 합격하고 사회생활 하는데 나는 나이 28살 먹고 독서실 형광등 밑에서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더라고요. 항상 10월 되면 이 생각에 우울해져서 결론적으로 시험 결과도 안 좋았습니다. 수험 생활을 빨리 끝내야 됩니다. 특히 생각 많고 불안감이 심한 성격이라면 더더욱 빨리 끝내고 사회로 나와서 사람들과 부딪혀야 됩니다.
5. 시골에서 3년 정도 버틸 수 있다. (3년 정도 뒤에 도시로 갈 수 있음)
-경북은 1등~15등 정도가 원하는 지역을 보내줘요. 그리고 120등까지는 상주, 영주, 안동, 울진, 영덕, 의성, 예천 보냅니다. 그 이후 등수는 운에 맡겨야 됩니다. 그래서 첫발령지가 시골일 가능성이 30% 정도인데... 이 시골에서 3년 버틸 수 있으시면 경북 보세요. 저는 어쩌다보니 2년차인데 시골에서 사니까 돈 쓸 일도 없고(배달 안 됨. 엽떡 먹은지 1년 넘음) 취미생활도 조용히 즐길 수 있어서 3년 버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골이어도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요가, 필라테스, 헬스, 수영, 테니스, 배드민턴 등 취미 즐길 수 있어요. (대구 출신들은 금요일 저녁마다 대구 가고 월요일 아침에 경북 북부로 가서 3년 금방 채우더라고요)
이 유형들은 경북 응시하시면 좋습니다.
두번째, 굳이 경북을?
1. 경북 생각 없는데 티오 안 좋아진다니까 쫄리는 현역들
-현역은 무조건 소신지원입니다. 저도 현역때는 경기 봤는데 후회 없습니다. 집안 형편상 빨리 취직해야 되는 거 아닌 이상 응시하고 싶은 지역 응시하세요.
2. 수도권 출신
-위에 내용과 비슷합니다. 말투, 단어, 생각의 차이, 본가까지의 거리 때문에 힘들어요. 하지만 n수생이고 합격이 간절하다면 원서 쓰세요.
세번째, 경북에 대한 오해들
1. 술 마시는 회식자리가 빈번하고 배구에 미쳤다?
-코로나 전까지는 맞습니다. 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들이랑 교사들이 형님 아우 하면서 읍내에서 술 마시는 일이 빈번했어요.
배구가 선택이 아닌 필수였고요. 그러나 요즘은 그러지 않습니다. 7~8년 전쯤에 다같이 으쌰으쌰 술 마시던 선생님들은 가정이 생겨서 예전만큼 안 마시고요, 마셔도 친한 소수의 사람들끼리 마십니다. 배구 하는 지역도 있지만 강권 안 합니다. 최근 들어 개인주의 성향들이 강해졌고 그게 교직에 영향을 많이 미치더라고요.
2. 수직적인 관리자?
-경북 북부의 일부 관리자들은 수직적입니다. 근데 이건 경북 북부에 승진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아서 관리자에게 잘 보여야 되니까 관리자가 '~해라' 하면 근평 점수 때문에 '네!' 하는 거고, 경북 북부라도 좋으신 관리자 많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관리자는 경북만 있는 게 아니라 서울부터 제주까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3. 뱀 나오는 사택?
-경북 디펜인지 뭔지... 허름한 시골집이 가끔 올라오는데 그건 산골짜기에 있는 시골 3학급 학교 사택입니다. 대부분 관리자가 거주하고 있고 운 좋으면 교사가 들어갑니다. 신규 합격해도 그런 사택에 머물진 않습니다. 군지역이라면 읍내 원룸에서 자취하고 학교까지 출퇴근합니다. +뱀 안 나온다고 말은 못해요 ㅎㅎ...^^
2022년 현재 경북 사택 현황입니다.
여기서 '세대'는 일반 원룸 건물을 생각하시면 돼요. 영양 41세대라는 건 원룸 빌라가 41개 있다는 겁니다.
현직 입장에서 경북이 엄청 좋다고는 말하지 못해요. 다른 곳으로 임용 보겠다고 중간에 면직하는 쌤들도 그동안 많이 봐왔고 가끔 저또한 시골에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오로지 합격만 생각했기에 제 선택에 후회는 없고 경북에서 나름 알차게 지내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동네라서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아직까진 좋아요. 그리고 꼰대스러운 발언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직장이 어딨나요 ㅠㅠ 인프라 좋은 곳에서 일하지만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서 스트레스 받는 제 동기도 있고, 저같이 인프라는 개나 줘버린 곳에서 일하지만 마음 편하게 일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디에서 일 하시든지 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내일이 원서접수 마지막인데 아직까지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 글 보시고 마음 정하시길 바랍니다. 재작년에 만든 경북 합격자 단톡방이 있는데 1차 시험 끝나고 정비한 다음에 주소 올려드리겠습니다. 그 단톡방에서 2차 시험 정보랑 각 지역 정보 얻어가세요. 날이 많이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시고 마지막까지 건승하사길 바라겠습니다!
|
첫댓글 삭제해주세요 ㅡㅡ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10.06 13:1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4 08:1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4 19: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4 19:2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4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