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3. 토요일
원래 오늘은 부산에 계시는 준.희선생님 찾아 뵙고
새해 인사 드리러 가려 했는데
같이 가자시는 분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펑크 나 버렸네?
어쩔겨?
한달전부터 준비해 놓은 날인데 . . . .
조금 속상하지만 ~ 퍼뜩 딴곳, 딴 기분으로 환기한다.
결정되어 되돌릴 수 없을때 빠르게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걸 잘해야 성격좋다는 얘길 듣는거다.ㅋㅋ
꿩대신 닭이라고 (이런 표현이 적당한건지 아닌지 모르지만..ㅋㅋ)
어머니 모시고 콧바람 쐬러 가기로 한다.
혼자 계시는 우리 어머니
얼마나 외로우실까?
나름 1주에 한번이상씩 찾아뵙는다 해도 늘 모자란다. 죄송죄송.
늙을수록 가족과 친구가 있어야 하는데
부모님 두분께서 금술이 너무 좋으셔서 어머닌 친구가 없다.
아버지가 잘하긴 했어도 유난히,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어머니 당신이 아버지 의중을 잘 따르는 여인이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니... 홀로 덜렁 남으시게 된거다.
그러니 얼마나 내 어깨가 무겁겠는가~
거기에 세월이 흐르니 ~ 자꾸 병원을 찾게 되고...
어머니는 자꾸 약해져 가는데 뭐 해드릴 것도 없이~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 마음은 아... 미어지게 아프고 씁쓸하다.
오늘은 어디가까 고민하다
가까운 "창녕 우포늪 생태둘레길" 한번 걸으러 간다.
예전에 한번 걸어보니 괜찮았었다.
창녕이라케도 대구와 별 거리 차이도 없는데다가, 기왕이면
좀 색다른 동네로 모시고 가고 싶었다. (절대 효자소리 들어려고 이러진 않는다 알지?)
렛잇고, 렛츠~ 고.
초반에 어린 소녀같이 너무 좋아하시니 나도 덩달아 신이났다.
편하게 한번 돌다가, 힘 드시는거 같으면 잘라서 끝내려했는데
엄청 잘 걸어주시네~?
아들이 신경써서 기획했다고 저렇게 최선을 다해 걸어주시니
일반 산악인 트레킹 하고 다를게 없다.
그래서, 욕심을 좀 냈는데...
옴마야 ~ 78세 어머니 너무 빡세게 굴린거 아닌지..
11키로는 쫌 무리였다. ㅋㅋ
생각해봐라~!!
타원형의 원같은 "늪"이다 보니 중간에 짜를 수도 없고,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왔다.
예전 생각으로 금방 걸어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내 기준, 내 욕심이었다.
배려를 못한체 내 기준으로 너무 쉽게 생각했다.
나쁜 놈, 아니 모자라는 놈.
천천히만 걸으면 쉽게 걸어내실줄 알았거든... ㅋㅋ
그래도~ ❤️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좋은 날이었다.
맑은 공기 마시며 철새들 울부짖는 소리 들어가며 현장학습 즐겁게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
이제 그만 바쁘고,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겠다고....
우포늪 환종주 끝내고 나니 "한편으론" 흐뭇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게 너무 힘들어 그렇지, 종일 어머니는 천국의 표정이었으니~
까짓것 ... 인생 뭐있나? ㅋㅋ
자, 내일은 지인 형님 따라 남덕유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