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올려진 예술을 좋아하는 yasasii가 뮤클과 인연을 맺고, 첨 시도한 비싼 클래식 보기.
좋은 좌석도 아닌데, 액면가 99,000원이다.
만약 기를 쓰고 올라가서 졸기만 한다면, 나의 소중한 시간과 돈은 허무하게 날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철저한 예습을 실시.
매일 아침, 알람은 말러 5번으로 시작.
첫 날, 1악장의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들짝 놀라 기상. (기상과 동시에 오디오를 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이다.
으음... 이래서야 제대로 감상하겠는가?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
1주일 후, 1악장의 요란함을 견뎌냈다.
그리고 뒤 이어지는 알 수 없는 선율들...
몇 악장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그 때 쯤이면 이미 나는 다시 잠 들어 있다.
그러다가 내내 신경을 긁는 소리 때문에 다시 오디오 OFF~!
음... 그러다가 2번 디스크, 쇼팽은 좀 낫다.
들을 만 하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선율도 있고...
연주회가 가까워 올수록 철저한 예습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가중되어, 아침, 저녁으로 들어 본다.
음... 그래... 클래식아... 가까이 오너라~!
내심 기다렸던 원정 당일.
뮤클 엔젤스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중한 원정대를 모시고 출발한다.
다소 무뚝뚝한 기사 아저씨 덕분에 마이크를 바짝 대지 않으면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인사를 정답게 나눴다.
이미 다 아는 얼굴이라도 공식적인 자리에 서서 인사를 나누면 사람들이 달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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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 마이크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알고 있었겠지만, 내 기본적인 목소리는 착 가라앉는 중저음이다.
오페라의 유령님은 그걸 모르셨나 보다.
괜히 감동하셔서..ㅋㅋㅋ 나의 매력에 빠져 드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
12시가 조금 지나고 야구 시작.
별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해도, 역시 긴장된다.
심지어 밥집도 TV가 나오는 곳으로 섭외하는 에스테베즈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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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리움 미술관으로 이동... 이동 도중에 한국팀, 일본에게 점수를 마구마구 준다.
버스에서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재벌만 산다는 그 동네...
그 동네 안에 미술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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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상, 외관만 구경해야 했지만... 나로선 정말 다행이다.
사실, 국보급 미술품이 있다고 들었지만, 알아야 감상할 것이 아닌가?
다음에 좀 더 공부를 한 다음에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예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yasasii~!
따뜻, 쌀쌀한 날씨를 만끽하며 산책을~!
아아아... 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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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조금 일찍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여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의 전당에 있는 카페테리아, '모짜르트'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
사람들과 다정다감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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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분류를 위해 yasasii는 사랑스런 뮤클러와 일찍 헤어져서 예술의 전당 매표소로~!
직장 동료 simi님이 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티켓을 취소하여 고심하고 있었는데, 역시 세일즈의 여왕 yasasii는 현장에서 무사히 해결한다.
장한 yasasii의 섭외력으로 마련한 티켓 금액을 돌려 드렸을 때, simi님이 기뻐하는 모습이란... ^^
그러나, 여러분... 절대로 마감 후 취소는 안됩니다.
이 티켓은 순전히 제가 개인적으로 소화해 낸 부분이니까, 양해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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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연주회...
합창석은 지휘자의 정면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나는 음향에 민감하지 않은고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연주자들에 더없이 만족~! ^^
사진이나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거장 정명훈 씨를 눈으로 본다.
그 뒤는 말끔하게 생긴 윤디 리.
나는 솔직히 말러 5번을 먼저 연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왜냐면, 내가 늘 말러만 열심히 들었기에...
첫 시작부터 좀 이상했다.
어어? 이상하다...
이렇게 시작 안 했었는데... 내가 CD를 바꿔 끼웠나?
혹 내가 계속 듣고 있었던 것은 쇼팽이었고, 2번 CD가 말러였던가?
소심한 나는 혼란의 늪에 빠진다.
엉엉엉... 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멀다.
그러나 이런 대단한 오케스트라는 첨이다.
오옷... 감동...
이렇게 많은 악기에서 화음을 만들어내는 작곡자들이 신기할 따름이고, 그 음악을 연주하는 지휘자와 연주자들에게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윤디 리의 피아노 연주는 어릴 적 피아노 앞에서 가상으로 뚱따따닥 손을 놀려 보던 그대로, 건반 위에서 가볍게 춤을 춘다.
내가 연주할 때는 그야말로 불협화음이었는데, 이 사람은 피아노에서 이런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란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천재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부모님의 모습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나도 착하고 바르게 살아서, 부모님을 빛나게 해 드려야겠다. ^^ (초등학교 버전의 다짐이지만, 진심이다.)
인터미션 후, 말러 5번 시작.
하하하... 첫 시작부터 이것이 말러란 확신이 생겼다.
아침에 날 깨우던 그 요란했던 소리.. 크하하하...
홀 내의 건조함 때문에 완전한 몰입이 어려웠으나, 참으로 훌륭하고도 훌륭한 연주란 것은 알겠다.
왜냐면 옆의 papa님의 흠뻑 몰입해 계셨으니...
이 순간, 클래식에 조예가 깊으신 이 분들이 참으로 부럽다.
그러나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내가 극 예술을 볼 때,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몇 가지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며 다른 좋은 것에 몰입하지 못하는 수가 많은데... 이번 연주에서는 뭐가 잘못된 것인지를 전혀 판단할 수 없는 나의 무지함 덕택에 아름답고 황홀한 그 분위기만 흠뻑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밤을 틈 타, yasasii의 얼렁뚱땅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 ^^
첫댓글 마지막 멘트 100% 공감대 형성 ㅋㅋ 그냥 듣고 좋으면 대만족하는 나의 습성과 아주 비슷한 야사시~~~ㅎㅎ 담에도 함께하자, 알쥐?
자꾸만 빠져드는 연주회.^^ 통영에서의 한 판도 기대가 되네요.
재밌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야사시님 마지막 멘트에 동감합니다^^
서퉁님의 원정 취향을 잠시 엿보았을 땐, 이미 보통을 넘으신 것 같은데요? ^^
저두 동감.... 넘들 박수칠 때 따라치는 수준이지만, 좋은 건 그냥 피부로 느껴지는 듯해요.... 좋은 시간 부럽습니다.
언니, 담에는 원정도 함께 해요~! 얼마나 좋았는지... ^^
후기 잘 읽었답니다^^ 처음 봤을때 마치 언젠가 만난적이 있는 사람처럼..너무 스스럼 없이 대해주셔서 넘 감사했어요^^성격 무지조아요~ㅋㅋ
뮤클 회원이란 이유만으로도 그냥 따뜻해지는 것 같네요.^^ 앞으로 자주자주 만나요~!
나두...일케 몰입해서 듣는 말러는 사실 첨이었단다 마에스트로 정의 지휘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행운이었다 생각하고...
훌륭한 지휘, 연주... 정말 감사할 따름인 시간이었어요. ^^
항상 느끼는 거지만 후기글을 읽다보면 감상못한것을 후회하게된다....
통영에서 감상하시겠네요. ^^
오~ 저두 동감(..)a 잇힝>ㅇ< 글 잘읽었습니다^^
빨리 플로라님을 뵈어야할텐데요..ㅋㅋㅋ
이야! 완전히 입체 예술이네! 이 후기 쇼팽 피협 못지 않게 걸작이당!
외봉님의 후기가 바로 걸작이지요~!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
역시...후기의 여왕~!! 그날의 일들이 생생하다...^^
여왕은 결혼했으니까, 공주할란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