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초대석(배선옥 시인)
따뜻하고 가슴 촉촉한 시집,
<초록가시의 시간> 시집 출간한 배선옥 시인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인 배선옥입니다.
인천에서 시화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기도 하고 방송대 생활체육지도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기도 합니다. 3-4년 전부터는 취미삼아 서각도 하고 있습니다.
1997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하였습니다. 그동안 <회떠주는 여자>,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 <오렌지모텔>등의 시집을 출간하였고 얼마 전 네 번째 시집 <초록가시의 시간>을 출간하였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 <초록가시의 시간>을 소개하면?
2016년 인천문화재단의 문예진흥기금으로 출간한 <오렌지모텔> 이후 8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냈습니다.
이번 시집은 4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크게는 두 개의 구성이라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직장생활과 일상 속에서 만나는 여러 상황과 사람들 그리고 그 관계들이 모티브가 된 시편들과 저의 어린 시절이 담긴 지역인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동에 대한 기억들이 모티브가 된 시편들입니다. 따뜻하고 촉촉한 시편들로 엮어진 시집을 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는데 이번 시집에서 그 소망들이 어느 만큼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집을 내게 된 동기가 있다면?
시인이 시를 열심히 쓰고 잘 쓰고자 노력해야 하고 또 잘 쓰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이란 시인의 삶 또는 시인이 완성하는 시의 생애에 관한 문제가 얹혀있다고 봅니다. 어느 시기부터 어느 시기까지 시인의 삶과 시의 삶을 함께 정리하고 계획을 다진다는 의미이겠지요. 시간의 정리가 시집을 묶어내게 하는 동기가 됩니다.
-시인의 시 창작론이 있다면?
저는 대단한 이즘이나 창작론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낮게, 작게, 소박하게 라는 나름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사물과의 어깨를 맞추고 작고 낮은 곳에 자리한 사물들과도 눈을 맞춰보려 노력합니다. 엄청난 기교나 교훈을 넣어 가르치는 시를 쓰지 않는 것이 제 나름의 창작원칙입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더군요. 낮고 작고 소박한 글감과 문장들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요. 꾸밀 수 없는 민낯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도 행동도 매사에 조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만 아무리 꾸미고 가꾸어도 결국 글을 쓴 사람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 시의 세계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나름의 시창작론이기도 합니다.
-애착이 가는 자작시 한 편 소개
<초록가시의 시간> 첫 페이지에 실렸던 ‘전생’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전생前生
구두를 잃어버렸다 그저 소박하게 살았던 지인의 소박한 장례식장에서였다 옆 상가喪家와 뒤섞인 출입구 잠시 주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신발들끼리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줄을 서야한다며 술렁거리는 사이 슬그머니 내 신발이 낯선 주인을 따라가 버린 모양이다 뒤늦게 짝짓기 프로그램 출연자 같은 얼굴로 나타난 임자를 찾아 신발들 흩어지고 난 뒤 우두커니 남겨진 낡은 신발 한 켤레 내 눈치 보며 안절부절 못한다 보아하니 얘야, 너도 나만큼 고단한가보구나 뒤축도 닳고 앞창도 살짝 들린 그 놈 내려다보다 눈 질끈 감고 발 들이밀었다 양말 신겨지듯 착 달라붙던
-앞으로의 계획
계획을 세워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열심히 살자로 원칙을 좀 바꿨습니다.
현재 저는 방송대 생활지도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생활체육지도사와 스포츠경영관리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1차 필기는 합격을 했으니 올해는 실기 시험에서 성공하는 것이 우선은 목표입니다.
시 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세계인데?라고 의아해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제대로 된 좋은 시를 쓰려면 시인이 아는 게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 때 수학을 열심히 공부한 적도 있었는데요, 당시 수학의 어떤 부분이 시와 공통점이 많다는 생각에 빠졌던 거 같습니다.
저는 오래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열심히 시를 쓰고 좋은 시집을 출간해내는 시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우아하게 나이 먹는 것입니다. 나이에 걸맞게 곱게 나이 먹은 여인네가 되는 것도 계획이라는 계획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미용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뷰티라이프 독자들께 한 마디
<뷰티라이프>를 미용실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알던 막연한 미용의 실체를 확인하는 건 정말 즐겁고 멋진 일이었습니다. 어쩜 신의 손을 가지신 분들이구나 하는 감탄을 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자꾸 점수를 많이 주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게 사실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뷰티라이프와 같은 미용잡지와의 만남은 미의 세계를 좀 더 섬세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뷰티라이프 많이 사랑하시면 다들 아름다운 사람이 될 거 같습니다. 저도 뷰티라이프의 독자입니다. 감사합니다.
<뷰티라이프> 2024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