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0일에 작성된 원고이기 때문에 클래식-챌린지 3R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
임형철의 월간 K리그, 한 달 동안 있었던 K리그의 주요 사건들을 모아 모아 정리합니다.
시즌 개막과 함께 빠르게 지나간 3월, K리그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북짜형 ‘이상호’, 이러기에요 정말…
2017 K리그 클래식은 개막전부터 이야기 거리가 상당했습니다. 그 중 최고는 단연 슈퍼매치! 수원에서 서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상호가 있었기에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경기였습니다. 수원 시절에 서울을 향해 날린 도발성 멘트를 이유로 ‘북짜형’이란 별명이 생긴 이상호, 그는 개막전 슈퍼매치의 주인공이었습니다. 팀이 0대 1로 지던 후반 17분, 윤일록의 슈팅 성 패스를 그대로 골로 마무리하며 팀의 패배를 막아냈습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 상황, 당연히 원정석의 수원 팬들은 황당했고, 煎 라이벌 팀 선수의 친정팀을 향한 득점에 서울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과 함께,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막을 열었습니다.
# 엇갈린 희비, 그들의 3월은 어땠나?
언제나 그렇듯, 이번 달에도 각 팀들간의 명암은 엇갈렸습니다. 제주의 3월 기세는 눈부셨습니다. 리그 3경기를 모두 이겼고, 단 한 차례도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조성환 감독이 준비한 공격적인 스리백 카드가 빛을 발했습니다. 조용형, 알렉스 등이 구성된 수비는 안정감이 올라왔고, 이찬동과 이창민, 권순형 등의 맹활약이 눈에 띄는 중원도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마그노, 멘디 등 외국인 공격진들도 적재적소에 활약을 보이며 제주의 상승세를 단단히 만들고 있습니다. 군경팀 상주의 기세도 눈부십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게 된 김태완 감독은 1군 팀 감독을 최초로 잡기 때문에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상무에서 15년 간 트레이너, 코치 등으로 군경팀의 리듬을 함께해 온 감독은 누구보다도 군경팀의 선수와 분위기를 이끌 줄 알았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을 가지고 확고한 동기부여까지! 체질이 달라진 듯한 상주 상무는 2승 1패로 올 시즌 초반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이와 반대되는 팀들이 있습니다. ‘2승 1무’로 상주보다 더 결과가 좋은 서울은 경기력에 대한 질타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 보강이 원할하지 않았던 탓에, 팀원 선수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선수들은 라인을 높인 포백 시스템에서 뒷공간 및 역습 방어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간신히 2승을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내용이 좋지 않고 수비의 불안함이 많다는 점. 황선홍 감독의 고민거리입니다. 수원은 2무 1패,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과감하게 스리백 전술을 준비했지만, 답답함은 여전합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전남은 부담스러운 초반 일정 때문일까요? 세 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처져있습니다. 수비, 중원 쪽에 부상자가 집중돼 안정된 경기 운영이 불가능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으니, 곧 시작되는 4월 일정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할 것입니다.
# 3월부터 두각을 낸 ‘K리그 신성’들
새로운 선수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3월 한 달, K리그는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주인공은 전북의 김민재입니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김민재는 지난 시즌 경주 한수원에서 활약한 후, 올 시즌 전북에서 K리그 데뷔 시즌을 갖고 있습니다. 3월에 있는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그는 신인 답지 않은 안정감을 뽐냈습니다. 커팅 능력을 비롯 전반적인 수비력과 주력, 빌드업 능력이 모두 좋았기에 반응은 상당했습니다. 3R 전북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문선민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K리그 무대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그동안 스웨덴 무대에서 활약한 그는 올 시즌 인천을 통해 K리그 데뷔 시즌을 갖게 됐습니다. 활약을 뽐내고 싶었던 문선민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김대경의 부상으로 맞은 교체 출전을 기회로 삼았습니다. 놀라운 드리블 솜씨로 측면을 지배하며, 전북의 수비수를 공략했습니다. 공격적인 면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인 문선민, 이후 팀원들과의 조직력과 경기 감각, 수비 가담력만 보완된다면 더 좋은 자원이 될 듯 합니다.
# 신생팀 ‘안산’의 미친 존재감
팀원 대부분이 내셔널리그, 대학 리그 출신의 K리그 신예 선수들로 구성된 안산. 당연히 개막 전 대부분이 ‘최약체’가 될 것을 예상했지만, 안산의 존재감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개막전부터 대전을 홈에서 잡고, 부산 원정에서는 패배했으나 안양전에서 또 다시 승리하며 2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 3전 전승의 수원 FC, 2승 1무의 부상 아이파크가 엄청난 상승세를 탄 것도 흥미로웠지만,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 안산의 기대 밖 반전이 더 놀랍게 다가온 것이 사실입니다. 홈 2경기 전승, 라울, 나시모프를 비롯한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들, 이흥실 감독의 팀을 완성하는 능력과 그 짜임새는 놀라울만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흐름을 탈지 지켜볼 일입니다.
#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두 지략가… 박경훈, 김병수 감독
평가 절하된 안산이 놀라운 활약을 보였습니다. 자연히 기대보다 좋지 않은 성적을 낸 팀이 있기 마련입니다.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박경훈 감독의 성남, 김병수 감독의 서울 이랜드는 실망스런 3월을 보냈습니다. 성남은 3월 세 경기 1무 2패, 서울 이랜드는 무려 3전 전패를 당했습니다. 박경훈 감독이기에 기대 받았던 패스 플레이는 아직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부상자가 워낙 많은 탓에 제대로 선발 명단을 꾸리기도 쉽지 않았고, 나온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조직력도 완전치 만은 않아보였습니다. 김병수 감독은 다른 감독들보다 조금 늦게 지휘봉을 잡은 후 3월 세 경기에서 내내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선발 명단에 계속해서 변화를 주며, 팀에 대한 파악을 우선시하려는 듯 한 모습이었습니다. 두 감독에게 아직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안겨 준 3월의 성적. 4월에는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까요?
# 우리를 슬프게 한 ‘부상들’
3월 한 달 동안 우리 맘을 아프게 한 부상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2R 수원전에서 선발 출전한 이승기는 가벼운 몸상태를 증명했습니다. 공격 포인트를 직접 기록하진 않았어도 중앙 및 상대 진영에서 기회를 풀어줬습니다. 이승기에 의해 전북의 공격이 유기롭게 연결되던 때였습니다. 끝내, 이승기는 교체 투입된 서정진에게 깊은 태클을 당해 무릎에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됐습니다. 그간 부상으로 마음 고생이 많았던 이승기이기에, 7G 출장 정지를 받을 만큼 서정진의 깊은 태클이 의도성이 있던 것으로 비춰졌기에 부상 장면이 더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인천의 김대경 선수가 당한 부상도 안타까웠습니다. 2R 대구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팀의 패배를 막아낸 김대경, 데뷔 후 최초로 부상 없이 시즌을 시작했기에 날아오를 것이 기대됐으나 다음 경기에서 8분 만에 다리를 젚질리며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본인이 몰고가려던 볼을 뺏기고, 그 볼을 다시 되찾아오려는 과정에서 스스로 느낀 부상이었습니다. 개막 후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 몸을 날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선수들. 모두의 부상이 빠르게 쾌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 3월의 K리그가 남긴 쓰라린 기억들
3월 한 달 간, K리그가 남긴 이야기는 아쉬운 것들도 많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안고 진행된 강원 FC의 홈 경기는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평창 알펜시아 곳곳에 준비 미숙의 흔적이 드러났고,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가야 할 좌석은 서비스가 턱 없이 부족했습니다. 흙밭을 연상시키는 잔디 상태도 상당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3R 서울 광주전에서 발생한 주심의 터무니 없는 오심도 쓰라립니다. 이상호의 크로스가 광주 박동진의 등에 맞고 나온 것을 핸드볼 파울로 선언해 주심은 PK를 줬습니다. 이 장면 전까지 1대 0으로 앞서가던 광주는 멘탈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결국 1대 2로 역전패했습니다. 주심의 판정이 결과에 개입한 좋지 않은 사례였습니다. 또한, 연맹으로부터 7R 출장 정지의 큰 징계를 받은 서정진의 질이 좋지 않은 태클도 다음 달엔 부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번 주 중계 일정]
4월 2일 일요일 21:30
프리미어리그 30R [스완지시티 vs 미들즈브러]
SPOTV(뉴미디어) 중계
'임형철의 월간 K리그'는 FANTHER CP 네이님의 '월간 풋볼'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fanther.net/users/Neymar11/channel/1705
국내축구 중계 못 한지 오래지만... ㅜㅜㅜ 4월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