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회 만에 시청률 30% 돌파, 지금까지 최고 시청률 39%를 자랑하며 그야말로 요즘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떠오른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의 대사 하나 외워주는 것은 기본, 매일 눈뜨면 오늘이 수요일이길 바라게 되며, 왠지 케잌 냄새만 나면 발길이 절로 향하고, “개자식”, “나쁜 새끼” 정도의 욕은 아무런 가책 없이 쉽게 사용하게 되며, 그들의 키스신을 떠올리며 마치 내 첫 키스라도 되듯 얼굴을 붉히게 되는, '삼순이 홀릭’ 증상에 빠진 폐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날 정도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잘생긴 부잣집 남자와 평범한 여자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그렇고 그런 종류의 트렌디한 드라마를 우리가 하루이틀 봐온 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토록 삼순이에게 열광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남녀 주인공이 잘생기고 예쁘다? 뭐 얼짱스타 출신 현빈이 멋지고 잘생긴 건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우리에게 김선아는 그다지 ‘예쁜 여자’로 기억되고 있진 않았던 게 사실이다.
둘째, 출생의 비밀과 주인공의 죽음 등 인기 드라마가 되기 위한 필수불가결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알고 보니 삼순이와 삼식이가 어렸을 때 헤어진 남매였을 리도 없고, 그 건강하고 튼튼한 삼순이가 죽을병에 걸릴 일도 없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스토리로 전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셋째, 화려한 스타군단 출연진을 자랑한다? 김선아가 영화계에서는 꽤 훌륭한 관객동원력을 자랑하는 배우이지만, 그렇게 영화계를 누비던 배우가 몇 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해서 항상 성공하지는 못했었다. 또한 <아일랜드> ‘강국’으로 인기를 얻긴 했지만 아직까지 시청률 보증 연기자는 아니었던 현빈과 다분히 아이돌 가수 이미지를 간직한 거의 초짜 연기자 려원, 그리고 그 이름조차 생소하기 그지없는 다니엘 헤니까지. 캐스팅 면에서는 여타 다른 드라마에 비해 그리 두드러진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왜, 도대체 왜!! 삼순이는 이렇게 인기가 많단 말인가.
이유는 바로 100%, 아니 200%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로 입에 착착 붙는 맛깔스러운 대사 때문일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개성 있고 인상적인 명언을 만드는 인정옥 작가(네멋, 아일랜드)의 대사,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이고 약간은 까칠하기까지 한 섬세한 감정표현을 자랑하는 김수현 작가(청춘의 덫, 부모님 전상서)의 대사와는 또 다른, 무언가 일부러 드라마를 위해 머리 짜서 지어냈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말 그대로를 그냥 옮겨놓은 듯한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대사들이 우리들의 공감대를 콕콕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드라마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삼순이의 나래이션은 마치 의 캐리가 그랬듯,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이신영이 그랬듯, 여자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내뱉고 있다.
이미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명대사를 만들어낸 그녀 삼순이, 그리고 귀여운 싸가지 왕자 삼식이가 우리에게 들려준 주옥 같은 말들 속으로 지금부터 빠져보자.
[뜨거운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다양한 버전으로 패러디 된 삼순이&삼식이 커플]
★★★연애가 서투른 귀여운 서른 살 노처녀 삼순이★★★
1. 욕쟁이 삼순이 ▶(현우에게 차인 후 계속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자) “그래도 그렇지, 난 줄 뻔히 알면서 생까고 있단 말야 지금? 나쁜 자식”
▶(진헌에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전 맘이 안 맞는 고용주하고는 일을 못하거든요? 그런데 댁처럼, 아니 사장님처럼, 그런 싸가지,. 아, 죄송합니다. 이해하세요, 저한테 싸가지는 욕이 아니니까.”
▶(진헌 때문에 맞선에 실패한 후 광분한 삼순) 진헌: “배 안고파요? 어디 가서 밥이나 먹죠.” 삼순 : “넌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니?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넌 인간미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새끼야. 뭐 ? 밥? 니 혼자 잘 쳐먹으세요. 그리고 퇴직금 정산해 놓으세요. 이 사장 놈아!”
▶(현우에게 퍼붓는 삼순의 말) ”어머, 어떡하니? 오늘이 12월 24일이라는 걸 몰랐구나? 쯧쯧. 요즘 조기 치매가 무섭다더니... 녹차의 주성분인 카데킨이 치매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두루두루 유식한 자기가 가르쳐 주구선?? 앞으론 녹차 많~이 마셔, 이 새끼야!”
▶(삼순을 입사시키기 위해 끝없이 따라다니며 설득하는 진헌) 진헌: “원래 그렇게 알랑방구를 잘 껴요? 월급 5% 인상! 교태도 잘 부리던데..가증스럽게...10% 인상!” 삼순: “언제까지 나 놀릴 건데요??” 진헌: “그 이상은 나도 안돼요, 직원들간의 형평성이라는 게 있으니까.” 삼순: “어디서 개가 짖나..” 진헌: “아..알았어요! 정직원!! 임시직 1개월 만에 정직원 된 사례는 없어요.” 삼순: “아우.. 이제는 소도 짖네...”
▶(현우에게 차인 후 오랜만에 만난 그들의 대화) 현우: “너 나랑 헤어진 게 언젠데? 울고불고 한 게 언젠데 벌써 남자가 생겨? 환자통이란 게 있다. 사고로 팔다리가 잘려나가도 그 잘려나간 팔다리가 아파. 뇌 속에 감각중추가 그렇게 느껴. 하물며 팔다리도 그런데 사람 마음은 어떻겠니? 날 잘라냈는데 안 아팠어? 안 아파서 그새 다른 놈을 만나?” 삼순: “너 지금 뭐라고 씨부렁 대는 거냐?”
2. 너무나 재치있는 삼순이 ▶(절대 안 웃던 삼식이가 미주와 함께 장난치다가 웃는 걸 보자) ‘아니, 삼식이도 웃을 줄 아네? 저렇게 웃는 거... 처음 본다. 웃으면 뭐 국세청에서 세무감사라도 나오냐?’
▶(현우에게 차인 후 굳은 결심을 하는 삼순) “좋아, 일단 라떼부터 끊는 거야! 구닥다리 올드보이한테 집착하지 말고 살을 쫙 빼서 뉴페이스를 만나는 거야!” (잠시 후) “라떼 하나 주세요, 시럽 듬뿍 넣구요!” ’한심해 한심해. 어떻게 이거 하나 못 끊냐? 난 올드보이의 저주에 걸렸음이 틀림없어...’
▶ (진헌의 어머니 나사장과의 첫 만남에서) 나사장: “돌아가신 아버지는 생전에 무슨 일을 하셨나?” 삼순: “식품업에 종사하셨습니다.” 나사장: “(반가움에) 식품업이라면 나도 좀 아는데, 무슨 회사를 운영하셨을꼬?” 삼순: “삼순이네 방앗간이오.” 나사장: “방앗간?” 삼순: “네, 어머니는 그간 모은 돈으로 시장분들 상대로 조그만 금융업을 하십니다.” 나사장: “시장에서 조그만 금융업이라면…, 새마을금고?” 삼순: “아뇨, 일수를 살짝 놓고 계십니다.”
▶(진헌이 이상형을 묻자 삼순의 대답) '내 이상형은 말이지… 그냥 탄탄한 직장 다니면서 월급 꼬박꼬박 갖다 주는 남자면 되지. 우리 부모님이랑 언니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남자예요'라고 소개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자기 부모님하고 친구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여자예요' 이렇게 소개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진헌이 키스할 것 같은 자세를 보인 후, 집에서 밤새 가슴 떨면서) “너무 오래 굶은 거야.. 단지 그것 뿐이야. 넌 너무 오래 굶은 거야. 진정해.. 내가 너무 오래 살았어. 이제 죽을 때가 된 거야..”
▶(언니 이영이 진헌과의 진짜 연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삼순: '삼식이와 진짜 연애를 하게 될 확률은 내가 판교에 집을 분양 받을 확률과 같애.' 이영: '혹시 알아? 전산 오류로 당첨될 지.' 삼순: '내가 LK야?'
▶(진헌이 걸핏하면 5천만원을 갚으라며 큰소리 치자 삼순이 하는 말) “너 개 키우니? 그 개 이름이 5000만원이야? 야, 이 철없는 놈아! 너한텐 그 5000만원이 개 이름일지 모르겠지만 난 아냐. 우리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서 만든 집이 그 돈 때문에 날아갈 수도 있어! 5000은커녕 500이 없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근데 넌 뭐야. 그 돈 니가 벌었니?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는 주제에 뭐가 그렇게 잘났어? 나 돈 없어! 배 째!!”
▶(나사장이 삼순이에게 진헌이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자 삼순의 대답) “어머님.. 한 여류 소설가가 있습니다. 이 소설가는 밤새 글을 써서 새벽에 남편의 책상에 올려놓고 잡니다. 그러면 남편이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그 글을 봅니다. 매일아침 남편은 아내가 써놓은 글을 읽는 첫 독자가 되는 거죠.
전 제가 만든 케익을 제일 먼저 진헌씨를 먹일 겁니다. 제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케익을 제일 먼저 먹여주고 싶습니다.
그만큼 진헌씨를 사랑합니다. (진헌을 쳐다보며 손으로 하트를 날리며~)사랑해요.”
▶(드디어 만난 희진과 삼순이 진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대화) 희진: “김희진씨, 진헌이 사랑하세요?” 삼순: “그러니까,,저 사실은..사랑합니다. 제가 사장님을, 아니 진헌씨를 무척이나 사랑하거든요. 그러니까 껴들지 마세요. 그 쪽 사정이 딱한 건 아는데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요.” 희진: “지나간 일 아니에요.” 삼순: “3년 전이면 지나간 일이예요.” 희진: '끝난 적이 없다고 했잖아요.' 삼순: '그건 그쪽 주장이고 진헌씨가 싫다잖아요.” 희진: “화난 거 뿐이예요.” 삼순: “유희진씨,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3년 동안 연락 한번 없다가 불쑥 나타나서 내놓으라니, 이런 경우가 어딨어요.' 희진: “원래 내 남자였어요.” 삼순: “이젠 내 남자예요.” 희진: “우린 헤어진 적이 없다구요.” 삼순: “어쨌든 나랑 사귀고 있잖아요.” 희진: '겨우 100일 됐다면서요. 우린 8년째예요.' 삼순: '아직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 추억은 추억일 뿐이에요. 추억은 아무 힘도 없다구요!' 희진: '유치하게 왜 이러세요?' 삼순: '하나 더 가르쳐줘요? 사랑은 원래 유치한 거예요!'
▶(커피숍을 나서며 서로 커피값을 내겠다고 또 실랑이하는 삼순과 희진) 삼순: “내가 희진씨 것 낼 테니까 희진씨가 내 꺼 내요.” 희진: “왜요?” 삼순: “이런 게 추억이니까.”
3. 사랑에 대한 삼순이의 마음 ▶(진헌에게 레스토랑에서 끌려나온 삼순이가) “사장님은 그렇게 사세요. 근데 난 그렇게 못살아요. 왜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종자가 바로 바람 피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는 물건이 또 바람 피는 남자거든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쏴 죽이고 싶은 말종이 애석하게 또 바람 피는 남자거든요.”
▶(사랑을 믿지 않는 진헌과 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한 삼순의 대화) 진헌: '난 그 사람보다 그 쪽이 더 이해가 안가요. 얼마나 우습고 가벼운 건지 그렇게 겪고도 너무나 쉽게, 사랑에 대한 기대를 또 하잖아요.' 삼순: '그렇다고 사랑을 안하고 살 순 없잖아요. 그리고, 쉽다뇨? 누가 뭘 쉽게 하는데요? 난 단 한번도 사랑을 쉽게 해본 적이 없어요. 시작할 때도 충분히 고민한 뒤에 시작하고, 끝낼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요 동의해요. 시간이 지나면 도파민인지 세로토닌인지 그게 말라버리는 거 다 알아요. 하지만 사람은 복잡한 동물이에요. 그런 화학성분으로만 단정지을 수 없는 미묘한 무언가가 있다구요. 난 그렇게 믿고 그런 마음으로 사랑을 했어요. 호르몬이 넘치든 메마르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다구요, 진심이요. 진심을 담당하는 호르몬은 혹시 없나요?' '도대체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요 도대체 그게 뭔데 그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흥분을 하냐구요.'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이거 하난 확실해요. 사랑이 뭔지 생각하는 사람, 사랑이 이거다라고 단정하는 사람은 이미 사랑을 할 수가 없다는 거...'
▶(채리와 약혼식이 끝나자마자 다시 삼순에게 찝적대는 현우에게) 삼순: ”그래서? 채리랑은 결혼하고 나랑은 바람피겠다? 나 이 상황에서 욕해도 되는 거지?” 현우: '똑바로 봐. 너, 아직도 나 사랑해. 그렇지?' 삼순:'사랑은 아냐. 미련도 아냐. 그냥... 그래, 내 청춘을 3년 동안 같이 한 사람인데 한 순간에 없었던 일이 될 순 없잖아. 그 시간이 안타깝고, 씁쓸하고, 안쓰럽고... 그립진 않아.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막상 채리와 현우의 약혼식을 보며 이런저런 착잡한 생각이 든 삼순) ‘커피 한 잔의 열량은 5키로 칼로리, 키스 5분의 열량과 같다. 우리가 3년 동안 나눈 키스의 열량은 얼마나 될까? 사랑의 열량은... 그 에너지는 다 어디로 간 걸까... 어디로...’
▶(진헌이 다시 나타난 희진을 외면하기 위해 삼순을 여자친구라 소개하고 나서) “그래 나도 니 일에 상관하기 싫다. 근데 이게 뭐야. 날 바보로 만들었잖아! 우리 계약서에 니 연애에 날 이용해도 된다는 말은 없었어. 연애한다고 유세 떠니? 사랑싸움한다고 자랑하고 싶어? 웃기지도 않아 정말. 누군 왕년에 연애 안해봤나? 연애가 거기서 거기지 왜 그렇게 유난 떠는데? 야야 눈꼴 셔서 못 봐주겠다 야. 이 따위로 할 거면 차라리 계약을 파기하든가.'
▶(희진에 대한 현빈의 마음에 질투가 나고, 현빈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할 때 즈음) '그래, 그 여잘 질투한 게 아니었어. 미지왕한테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구. 그냥 그 사람들이 했던 사랑을 질투하는 거야. 나도 사랑이란 걸 했는데 그 사람을 추억하면서 들을 음악도 없고, 이름만 들어도 화낼 열정도 남아있지 않고... 신경질 나잖아, 둘이 유난 떠는 게...'
▶(진헌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깨달았지만, 진헌이 희진에게로 돌아가버린 후 아버지와 대화) “나 신경질 나 죽겠어. 이젠 남자 때문에 울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아부지.. 서른이 되면 안 그럴 줄 알았다.. 가슴 두근거릴 일도 없고, 전화 기다리면서 밤 샐 일도 없고.. 아부지,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냥 나 좋다는 남자 만나서 가슴 안 다치게.. 내 이맘... 안 다치게.. 나 그냥 그렇게 살고싶었는데.. 근데.. 이게 머야...끔찍해.. 그렇게 겪고.. 또 누군가 좋아하는 내가.. 난 내가 너무 끔찍해 죽겠어…
심장이... 심장이.. 딱..딱.. 해졌으면 좋겠어.. 아부지...”
4. 공감대 100& 나래이션의 삼순이 ▶결국은 다 자기식대로 보게 되어 있어요. 사람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갖다 붙이고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죽었다 깨도 모르는 거죠.
▶초코렛 상자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져 있거든요. [포레스트 검프]란 영화 보셨죠? 거기에 보면 주인공 엄마가 '인생은 초코렛 상자와 같은 거다. 니가 무엇을 집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가 무엇을 집느냐에 따라서 많은 게 달라지거든요. 아주 많이요.
좋은 것도 있었고, 나쁜 것도 있었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 상자는 제 꺼고, 어차피 제가 다 먹어야 하는 거니까요. 언제 어느 것을 먹느냐 그 차이겠죠.
그치만 예전과 지금은 다를 거예요, 아마. 어릴 때는 겁도 없이 아무거나 쑥쑥 다 집어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생각도 많이 하고 주저주저하면서 고르겠죠 어떤 건 쓴 럼주가 들어있다는 걸 이젠 알거든요.
또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초코렛 상자에 더 이상 쓴 럼주 든 게 없었으면 좋겠다, 30년 동안 다 먹어치웠다.. 그거예요.
▶그런 적이 있었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시절.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아득하고 항상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거기까지 사랑이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 같았다. 한 남자가 내게 그런 행복을 주고 또 앗아 갔다. 지금 내가 울고 있는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렇게 뜨겁던 게 흔적도 없어져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 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나쁜 자식,,, 맹세는 왜 해 가지구... 그땐 몰랐다.. 그가 나에게 했던 많은 약속들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 그 맹세들이 없었더라면 지금 좀 덜 힘들 수 있을까? 허튼 말인 줄 알면서도 속고 싶어지는 내가 싫다.,, 의미 없는 눈짓에 아직도 설레이는 내가 싫다.. 이렇게 자책하는 것도 싫다. 사랑을 잃는다는 건 어쩌면 자신감을 잃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빨리 봄이 갔으면 좋겠다..
▶어느 날 몸이 마음에게 물었다. 난 아프면 의사 선생님이 치료해 주시는데 넌 아프면 누가 치료해주니? 그러자 마음이 말했다. 나는 나 스스로 치유해야 돼.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이 아플 때 유용한 치유법을 하나씩 갖고있다.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고, 화를 내고.웃고 울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하고, 여행을 가고, 마라톤을 하고,, 가장 최악의 것은 그 아픔을 외면해 버리는 것. 나의 치유법은 지금처럼 아침이 다가오는 시간에 케익과 과자를 굽는 것.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도, 불같던 연애가 끝났을 때도, 실직을 당했을 때도 나는 새벽같이 작업실로 나와 케익을 굽고 그 굽는 냄새로 위안을 받았다. 세상에 이렇게 달콤한 치유법이 또 있을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왕싸가지 미지왕 삼식이★★★ ▶(술 먹고 취한 다음 날 진헌의 집에서 잠이 깬 삼순) 삼순: “세상에 남자로 태어나서 하지 말아야 할게 뭔지 알아? 바로 술취한 여자 건드리는 거야!” 진헌: '남의 등에 업혀 오줌 싸는 여자를 누가 건드리나?”
▶(계약 연애 100일을 기념하는 장미꽃을 삼순에게 건네며) “드넓은 우주. 지구라는 별에서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오늘 당신이 내게로 온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에요. 고마워요 내게로 와줘서.”
▶(퇴근 후 단둘이 레스토랑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삼순: '인생 뭐 별거 있어요? 그렇게 살다가는 거지.' 진헌: '30년이면 그렇게 오래 산 것도 아닌데 인생 별 거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요.' 삼순: '나 있잖아요... 파리 가는 비행기표랑 학비 마련하느라고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거든요? 왜 그런 줄 알아요?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거든요. 인생 별 거 없다는 말, 우리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이에요. 아버진 50평생을 그렇게 사셨어요, 방앗간 김사장으로 불리면서... 근데 난 가끔은, 아주 가끔은 말예요... 주목 받는 생이고 싶거든요? 살아보니 인생 별거 있더라, 특별하더라... 혹시 모르잖아요. 내가 만드는 과자랑 케잌이 날 그렇게 만들어줄지.' 진헌: '적어도 이 레스토랑에선 특별해요.' 삼순: '칭찬이에요?' 진헌: '여직원 중에 가장 나이 많고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현우가 자꾸 삼순에게 찝적대는 걸 보고 화를 내며) 진헌: “자존심도 없어요? 왜 자꾸 상대해요, 왜?” 삼순: “상대하든 말든 니가 무슨 상관인데?” 진헌: “하지 말라면 하지마!” 앞으로 저 자식이든 누구든, 눈 마주치지 마. 말도 하지말고 듣지도 마. 내 말만 들어. 나한테만 귀 기울이라고!”
장난처럼 시작된 이들의 연애, 그리고 사랑..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To be continued..